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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13 KiB
Raw Blame History

“인간들은 나약하구나.”

오만한 표정으로 페니가 말했다.

그녀는 식탁에 팔짱을 끼고 앉은 채, 나를 내려다보며 못마땅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작은 충격, 작은 습관에도 쉽게 무너지지. 한없이 작고 약한 존재일 뿐이야.”

그 모습에는 일종의 분노마저 서려 있었다.

나는 페니를 빤히 바라보다, 페니의 입 안을 다시 들여다봤다.

“말하면 보기 힘들다.”

“...충치 아니겠지?”

“음, 잠깐만.”

나는 페니가 아프다는 이빨을 젓가락으로 아주 살살 건드렸다.

“어때.”

“아무렇지도 않아.”

“그럼 충치는 아닌 것 같은데? 실금도 없고.”

“휴, 휴우우.”

충치일지도 모른다길래 걱정했더니, 다행히 별일 아니었다.

치과 의사를 주제로 한 동화, 닥터 드 소토를 보고 식겁했던 모양이었다.

페니는 놀란 마음을 쓸어내리고 나서야, 볼멘 소리를 늘어놓았다.

“단 거 좀 먹었다고 이빨이 시리다니, 말도 안 돼.”

“단 걸 먹으니까 시린거지.”

“인간은 약하구나.”

페니는 생긴 거 답지 않게 무게감 있는 말투를 사용했다.

물론 울먹거리면서 그런 말을 해도 그닥 위압감은 없지만.

나는 페니의 정수리를 꾹 누르며 말했다.

“충치 생기면 별 수 없어. 나는 문과거든.”

“그게 무슨 말이야?”

“단 거 줄이고, 양치 열심히 하라고.”

페니의 머리를 헝크러뜨리자, 곧 총총걸음으로 화장실로 갔다.

안그래도 불안했는지 양치질이라도 하려는 모양이다.

그 모습을 보다보니 문득 갤러리가 떠올랐다.

페니는 내가 이곳에 적응한 지 꽤 되었을 때 만났었다.

그런 페니가 이빨 걱정을 할 정도면, 진작 장터를 이용하던 갤럼들 상태는 어떻지?

“아니, 어쩌면 양호할지도?”

중세 시대 사람들의 치아 상태가 오히려 좋았다는 영상을 본 적이 있었다.

설탕의 보급이 적고 곡물 위주의 식단으로 오히려 치아 건강이 좋다고 했었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갤러리에 들어가, 이빨을 키워드로 검색해봤다.

[‘이빨’에 대한 검색 결과]

  • 본인 이빨 상태 ㅅㅌㅊ?...jpg

  • 이빨 ← 뭔가 발음이 야한 거 같음

“이것저것 다 뜨네.”

이세계 멸망 갤러리는 말 그대로 한 세계를 아우르는 커뮤니티였다.

수도 없이 뜨는 관련글들을 보니 키워드를 수정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존나, 이빨, 시1발이 포함된 검색 결과]

  • 아 시1발 이빨 존나 아프네 ㅋㅋㅋ

  • 시1발 이빨 때문에 죽고 싶다

  • 절대 양치질을 하지 마

ㄴ 왜?

ㄴ 이 시1발 새끼야

ㄴ 뭔가 빠진 것 같은데요

키워드를 좁히자 글들이 많아졌다.

그리고 의외로 치아 관련 글들이 정말 많이 올라오고 있었다.

아프다거나 관리법에 대한 질문글들이 대다수.

“아.”

중세 시대 치아 건강 상태는 괜찮았다.

다만 여긴 현대 문물이 가득한 장터가 있었다.

슬슬 치아 문제가 터질 시기란 것이다.

[제목: ㅋㅋ 충치걸렸다 ㅅㅂ]

(이발사가 따봉하는 짤)

동네 이발사가 이발 겸 외과의사 겸 충치 전문의까지 하는데

이빨 진짜 존나 아파서 찾아가니까 자기가 해결해주겠다더라

이제 막 뽑으러 가는데 뽑고 후기 남겨준다 ㅋㅋ

[추천9] [비추천0]

  • 고맙다 ㅅㅂ 나도 충치 걸렸는데

  • 기다려봅니다

그리고 몇 시간 전 글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충치에 걸렸으니 후기를 남기겠다는 글.

해당 작성자의 갤로그에 들어가보니, 마침 몇 분 전 새로운 글이 올라와 있었다.

[제목: ㅋㅋ 충치 걸렸는데 ㅅㅂ]

(이발사가 당황하는 짤)

동네 이발사가 이발 겸 외과의사 겸 충치 전문의까지 하는데

이빨 진짜 존나 아파서 찾아가니까 왜 또 왔냐고 하더라

ㅅㅂ 이제 막 뽑으러 왔는데 뭐냐?

내가 이미 왔다는데 뭔 소리임?

근데 왜 밖은 어둡냐?

[추천9] [비추천0]

  • ㅋㅋㅋㅋㅋㅋ ㅅㅂ

  • 아니 뭔, 고문받다 기억 잃었냐?

  • 너 이빨 몇갠지 새 봐

ㄴ 작성자) 어 ㅅㅂ 왜 하나 없지?

ㄴ ㅋㅋㅋㅋ

ㄴ 작성자) 아니 웃지만 말고, 니들은 어떻게 아는데?

ㄴ 이발사 성능 확실하누

ㄴ 하... ㅅㅂ 나도 뽑아야 하는데...

“와 후기 확실하네.”

찾아보니 치료법이 다 비슷비슷했다.

힘으로 뽑아버리는 것.

물론 다른 방법도 존재했다.

마취제 보급을 받는 갤러리 의사들에게 부탁하는 것이다.

[제목: 반갑습니다 undeucated 아이들]

작성자: 훌륭한doc

(갤러리 의사 근육 과시 짤)

mr 주딱의 장터를 이용합니다 많은 사람.

하지만 그릇된 아이들의 치아 방치

그리고 주딱을 탓합니다 so hard

also 요구합니다 anesthetic 마취제

이해 불가. 대체 무엇 때문?

everyone 집에 에 타격에 의한 불화가 있습니까?

벌레이가 등장했다면 내게 고하십시오

(이빨 수십 개를 수집해 놓은 짤)

나는 훌륭한 famous dentist

신속하게 당신의 강냉이를 털다

혹은 마취제 값을 치르십시오

[추천5121] [비추천0]

  • 아... 아... ㅠㅠ 충치 났는데

  • 그...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ㄴ 그냥 마을 장정들 다 모아다가 님 팔다리 잡고 뽑는 방법도 있음 ㅇㅇ

생명이 위독한 상황이 아니라면 기본적으로 돈을 받는다.

마취제를 받으려면 돈을 내야 하는데...

  • 무서운데 돈 내고 마취 받을까...

ㄴ 마취 한 번 = 참치캔 50캔

ㄴ 님 하남자임?

ㄴ 이걸 참치캔을 포기하네 ㅋㅋ

ㄴ 겁쟁이 쉼터 비용 = 참치캔 50개

가격이 비싸다.

터무니없는 가격은 아니지만, 그럴바에 참치캔을 사먹겠다는 의견이 주류였다.

자연스레 사람들 사이에선 힘으로 단번에 뽑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마수도 바닥에 꼽아버리는 갤러리 의사들 괴력을 생각하면 오히려 이게 정석으로 뽑혔다.

물론 아예 뽑지 않는 방법도 있었다.

  • 아.아.아.아.아.아.

ㄴ ? 이새끼 왜이럼

ㄴ 무시하셈 어제부터 저러고 있었음

ㄴ 마지막 글이 이빨 안뽑고 버티겠단 글이었는데, 충치에 정신이 나가버린 듯?

그렇다면 당신은 알게 될 것입니다. Amazing 고통.

덕분에 갤러리에는 충치 예방이 중요한 관심사로 떠올랐다.

“하지만 여태껏 치약 칫솔을 장터에 올린 적은 없었는데?”

덕분에 갤러리 내 양치 방법은 다양했다.

  • 수은 한 번 입에 머금고 있다가 뱉음

  • 본인은 씹상남자라 안닦음 ㅋㅋ

  • 식사 끝나고 식탁보로 닦는데?

각종 민간요법들이 판치고 있었다.

그나마 대중적인 방법도 있으나, 그것도 정상적이진 않았다.

[제목: 양치법 종결 딱 말해준다]

(깨끗한 천과 목탄 짤)

우선 나는 굉장한 부자다. 이런 거지새끼들~ 하는 갤럼이 있다면 거수.

부자새끼는 소금이나 후추 준비 ㄱㄱ

나머지는 잿가루나 목탄하고 나뭇가지를 준비하셈

(나뭇가지 끝부분을 잘게 갈라놓은 짤)

우선 찬물에 이를 한 번 담금

그리고 입에 목탄가루를 넣고 나뭇가지로 목탄가루를 씻어내셈

입에 넣은 목탄을 잘 비비고 다시 빼내는 것임

개인적으론 긁어낸다고 생각하면 됨 ㅇㅇ

그리고 마지막으로 집에서 쓰던 손수건이나 식탁보가 있으면 이걸로 닦아내며 마무리 ㅇㅇ

  • 고맙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이었는데

  • 목탄이면 집에 불피우고 남은 재 있는데 이거 맞나요?

ㄴ 작성자) ㅇㅇ 됨

  • 어휴 인간들 수준!

ㄴ ㅎㅎ 그러니까 이가 상하죠

ㄴ 작성자) ?

ㄴ 들풀 빻은 가루가 더 부드럽고 청결도에 좋거든요

ㄴ 작성자) ㅇㅎ 꿀팁 ㄱㅅ

대전쟁이 터지며 웬만한 위생 기록들은 불타고 사라져 없었다.

게다가 얼마 전까지 굶었던 이들에게 칫솔질은 그야말로 부의 상징이었다.

이제 막 관심사가 된 양치에 마땅한 방법이 있을 리가 없었다.

“그래도 차라리 다행인가?”

내가 알기론 치아 미백을 위해 소변도 사용했던 걸로 알고 있는데.

다행히 그 정도까진 안 간 모양이었다.

  • 근데 이론상 소변으로 양치하면 좋음

ㄴ ㄹㅇ 눈딱감고 하면 좋다

ㄴ 충치가 생기는 게 악마의 저주 때문인데, 소변을 악마가 싫어함 ㅇㅇ

“이런 십.”

아니, 그 정도까지 간 모양이다.

  • 주딱*) 개새끼야

ㄴ ??? 왜 갑자기 욕하셈

ㄴ 주딱*) 악마가 사람의 소변을 싫어한다고?

ㄴ ㅇㅇ 교회가 그러던데

ㄴ 주딱*) ㅅㅂ 당연하지. 사람의 소변을 좋아하는 게 있기는 하고?

ㄴ !

ㄴ !!!

민간요법들이 판을 치기 시작했다.

나는 공지글을 하나 작성해 올렸다.

[공지: 나다]

작성자: 주딱*

(페니의 새하얀 이 짤)

(대량 주문한 칫솔과 치약 짤)

이거 줄테니 이걸로 이 닦으셈 ㅇㅇ

[제목: 와 ㅋㅋ 치약 이거 지리네요]

(눈물 머금고 따봉하는 고양이 콘)

  1. 치약을 솔에 묻힌다

  2. 이 구석구석 기분 좋게 닦는다

  3. 다 닦고 나면 그대로 삼킨다

[추천5123] [비추천52]

  • 오오 벌써 사용법이 감사합니다

  • ㄹㅇ 이거 맛도 괜찮음

  • 배도 채우고 이도 닦고 진짜 이게 두 마리 토끼를 다잡는다 그거 아니냐?

ㄴ 주딱*) 아니야 시1발

장터에 치약을 올렸다.

안그래도 치아 건강 때문에 걱정하는 사람이 많아서일까, 빠르게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2060 치약 10개입] - 15p

심지어 가격도 싸다.

“국룰이지.”

가격은 개당 1.5경단 정도.

이세계 기준으로도 나쁜 편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귀하다는 소금, 후추에 비해 사용도 편리하고 상쾌함도 있으니.

  • 와 개 상쾌하네 ㅋㅋㅋㅋ

  • 치약 종류 별 맛 평가 후기.jpg

[제목: 신.jpg]

(주딱 얼굴 상상도 그림)

(주딱 몸 상상도 그림)

(주딱 왼팔 짤) (주딱 오른팔 짤)

(주딱 왼다리 짤) (주딱 오른다리 짤)

여태껏 갤러리 내 유출된 신의 모습을 조합해 완성시켜놓은 신 자화상입니다.

다들 개추 한 번씩 남기고 가십쇼

[추천12] [비추천1]

  • (크으으으 침팬지 기사 콘)

  • 젠장 또 주딱을 봐버렸어... 난 숭배해야 해

  • 십지랄하누 ㅋㅋㅋ

갤러리에는 호평이 가득했다.

손을 이용하거나, 천을 빨아다 쓸 필요도 없다.

단지 짜서 칫솔질만 하면 끝.

  • 음, 치약의 상쾌함 정도가 괜찮네요

  • 이게 짜서 바로 쓸 수 있다는 게 ㄹㅇ 신임

  • 나뭇가지로 이빨 닦다가 몇 개 깨졌는데, 진짜 칫솔은 신이 맞누 ㅋㅋ

ㄴ ?

  • 음? 흐음? 으음...

ㄴ 이새끼 뭐함?

ㄴ 맛있네요 이거

ㄴ 왜 쳐먹는데 미친놈아

양치 이후 특유의 상쾌함은 청결에 관심도가 높아진 갤러리에 극호였다.

하지만 여기엔 분명한 단점도 존재했다.

양치질은 어디까지나 치아 예방용이었으니.

이미 충치가 심각하게 진행된 경우에는, 뒤늦게 양치질을 해봐야 의미가 없었다.

[제목: 아 ㅋㅋ 칫솔질 구린데 뭐가 좋음?]

(이빨이 전부 빠져버린 짤)

약팔지마라 별로 안 좋네 ㅡㅡ

  • 으악 시발 혐짤이라 붙여

  • ? 아니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ㄴ 작성자) 21인데요

ㄴ ?????

이미 충치가 진행되거나 이가 없는 이들에겐 그야말로 희망고문일 뿐.

  • 아 ㅋㅋ 진작 좀 쳐 내지

  • 단 거 줄땐 언제고 이제 이런 걸 냄?

  • 진짜 주딱 감 다 뒤짐?

그리고 이미 이가 다 빠져버려 표독해진 갤럼들은 급기야 나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하루에도 수천, 수만 이상의 글이 범람하는 가운데 숨어 나를 욕하는 것이다.

“아니, 이걸 날 욕한다고?”

다만 나는 하루 전부를 갤질에 쓰는 전문 사이버 지킴이라는 것.

나는 불만글들을 포착해다가 댓글을 남겼다.

  • 주딱*) 음 ㅈㅅㅈㅅ 듣고보니 내가 잘못한 부분도 있는 것 같네

ㄴ 작성자) 이미 이빨 다 쳐 빠지고 난 뒤인데 사과하면 전부임?

ㄴ 이새낀 십 뭐누

ㄴ 너는 그냥 갤러리에서 꺼1져라

자연스레 갤럼들은 분탕을 향해 너도나도 악수 요청을 했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달랐다.

“마침 한 번 써보려고 했는데 잘 됐네.”

중세에서는 치과 진료를 할 수 없다.

장비나 책자야 구할 수 있겠지만, 내가 치의학을 모른다는 점이 컸다.

그런 내게 마침 좋은 방법이 있었으니.

  • 주딱*) 내가 다시 치료해줄 수 있는데, 한 번 받아보실?

중세식 치과 진료 방법, 중급 회복 물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