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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되긴 되냐?”
“네?”
“내 말은, 우리도 밖에 나가서 도와야 하는 거 아니냔 말이지.”
늦은 밤.
마을 내 유일한 술집에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며칠째 이어진 마수 습격 건 때문이었으니.
창가 자리에 앉은 노인이 불안한 표정으로 검 손잡이를 만지작거렸다.
“...내가 그 양반을 안 믿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마수놈들 교활하지 않나.”
마을 문제가 주딱에게 닿았다.
그건 정말 잘된 일이었지만...
“한 명만 왔잖아. 고작 한 명.”
마을로 지원 온 인원이 고작 하나였다.
벌써 구울에게 납치된 사람만 셋.
실종자 상태이지만, 사실상 끔찍하게 죽었다고 보는 게 맞았다.
게다가 경비를 서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한곳에 뭉쳐 있으라니.
“그 양반 죽으면, 다음은 우리 아니냐?”
노인은 직접 겪어봐서 알았다.
구울이 얼마나 교활한지.
실종자 중 하나는 그의 평생 친구였다.
대전쟁 때도 살아남은 친구는 어제, 고작 3초 한눈판 사이에 끌려가 버렸다.
“으음...”
노인의 말을 듣던 다른 마을 사람들도 말을 삼켰다.
다들 비슷한 생각이었으니까.
술집 내부가 우울감에 가라앉은 그때였다.
“괜찮습니다.”
바 너머 주인이 말을 꺼냈다.
자연스레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괜찮다니요?”
주인은 대답없이 다 마른 유리잔을 괜히 닦고 또 닦았다.
정작 표정은 이 자리에 있는 그 누구보다 근심 걱정으로 가득했다.
그런데 괜찮다니.
“그게 무슨 소리냐. 네 표정이 제일 안 좋으면서.”
“그게 아닙니다.”
노인의 말에 주인이 고개를 저었다.
아예 식은땀까지 흘리며 불안해하던 주인은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술집 주인은 가게를 운영하기 위해, 가장 많이 갤러리에 접속했었다.
덕분에 이 외진 마을에서도 나름 정보력이 빠삭했다.
그래서 그랬다.
“제가 무서워하는 건 마수가 아닙니다.”
“마수가 아니라고? 그럼?”
“저는...”
술집 주인이 입을 달싹인 그때였다.
-끼이익
문이 낡은 소리를 내며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
“마수인가!”
이상하리만치 바깥이 조용했다.
어쩌면 지원 왔던 그 남자가 당했을지도 모른다.
내심 긴장하고 불안했던 마을 남자들이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저 아득히 어두운 바깥에서 걸어 들어오는 건...
마을에 홀로 온 지원군.
바로 갤러리 의사였다.
“으잉?”
분명 지금쯤이면 마을 입구를 지키고 있어야 했는데?
왜 입구를 방치하고 돌아왔냐.
너가 돌아오면 마을 방비는 어떻게 하냐.
하지만 그걸 말할 용기는 아무도 없었다.
특유의 위압감이 마치 인간이 아닌 듯한 느낌이 들었으니.
“호, 혹시 놓고 간 거라도 있소?”
대신 노인이 어색하게 웃으며 질문한 그때였다.
“좋은 반응을 얻다.”
갤러리 의사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예, 예?”
하지만 그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거지?
그러자 갤러리 의사가 다시금 말했다.
“결과물을 목격하다. 그리고 나는 좋은 반응을 얻다.”
술집 내부의 모두가 벙쪘다.
뭘 보고 무슨 반응을 하라는 거지?
하지만 주인의 눈에는 분명 보였다.
그의 형광 조끼 위로, 다른 형광 물질이 묻어 있다는 걸.
-덜컥
그때였다.
갤러리 의사가 가볍게 힘을 주어 무언가를 술집 내부로 들였으니.
-쿵!
그러자 거대한 무언가가 맥없이 술집 중앙에 널부러졌다.
“흐어억!”
“구, 구울?”
긴 손톱에 기괴한 몰골의 구울.
아니, 구울 변종으로서 대장격으로 보이는 구울이 맥없이 퍼졌다.
살아있는지는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
온몸 가득 묻어버린 형광피가 구울의 상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으니.
훌륭한doc는 느긋하게 창가 자리로 다가가 앉았다.
“저... 시, 식사라도 준비해 드릴까요?”
가장 먼저 이성을 되찾은 술집 주인이, 몹시 친절하게 훌륭한doc에게 물었다.
하지만 훌륭한doc는 고개를 저었다.
“Reward를 기대하지 않는다. Reward, 그것은 주딱의 격려 아래 이루어지는 것.”
“...예?”
“나의 Reward는 장터에 존재합니다.”
- 쿠웅
훌륭한doc가 형광으로 적셔진 거대 도끼를 테이블에 기대두었다.
그리고 갤러리 장터에 접속해 무언가를 입력했으니.
[상품이 구매되었습니다!]
빈 테이블 위로 데운 냉동치킨 3마리, 콜라 1.5L 한 병이 올려졌다.
훌륭한doc가 사랑하는 식단이자...
살아가는 목표이기도 한 것.
“honestly, 이것은 성별과 같다.”
가면을 살짝 위로 들어 식사를 시작하는 갤러리 의사를 두고.
술집 주인은 용기를 내어 문 밖을 내다보았다.
“...히이익.”
그리고 문 밖에는.
수 십 마리의 구울 사체가 아무렇게나 널려 흩어져 있었다.
[제목: 마수씨는 이런 맛이구나...]
(구울 패티 햄버거 짤)
(구울 치킨 너겟 짤)
(모락모락 연기가 올라오는 구울 스프 짤)
(구울 찜 짤)
.
.
음...
맛있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추천8311] [비추천79]
-
ㅅㅂ 중간생략 뭔데
-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임?
-
마지막 글이 갤러리 의사 왔다!! ← 이거 아니었냐
-
으 씨발 구울 고기를 쳐먹냐
ㄴ 너 대전쟁 때 도망쳤지
ㄴ 대전쟁 겪어본 새끼면 이런 반응이 나올 수가 없는데?
ㄴ 비추 박힌 놈들 잡아다가 3일에 한 끼씩 먹이면 다 추천으로 바뀔 듯?
“성공했나 보네.”
형광조끼 방법은 성공적이었다.
애초에 구울이 혈액 공포증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순간, 승리는 확정이었다.
하지만 사람에게 바로 조끼를 입히고 실험할 수는 없는 노릇.
그래서 갤러리 의사, 훌륭한doc를 파견했다.
그리고 올라온 다음 글이 이거였으니.
- 근데 고기 다 어디서 났냐
ㄴ 작성자) 훌륭한doc선생님이 다 주심
ㄴ 아니 왜
ㄴ 왜 저 아까운 걸 안 먹고 남 주냐??
ㄴ 작성자) 자기는 주딱님 장터제 음식만 식사로 취급하신다던데?
구울이 전부 였던 것이 되어버렸다.
한 두 마리가 살아서 도망치긴 했지만...
“아마 돌아오진 않을 것 같네.”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 듯 하다.
복수를 걱정하기엔, 낮이 되어 찍은 구울 사체 짤들이 너무 적나라했으니까.
무엇보다 훌륭한doc는 일을 마치고 괴물 고기를 직접 채취하지 않는다.
한 번은 궁금해서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훌륭한doc: 괴물 고기? 나는 고용주의 장터만 취급합니다
주딱*: ㄹㅇ? 왜?
“장터제 음식 아니여도 꽤 맛있어 보이는 건 있더만.”
이곳의 고기라고 특별히 더 맛이 없거나 지저분하진 않았다.
msg도 있어서 적당히 뿌려서 먹으면 맛있는데.
하지만 훌륭한doc는 유독 장터제, 즉 현대 식품만 식사로 취급했다.
훌륭한doc: 장터는 훌륭한 음식. 그 외는 가치없는 trash meat
주딱*: 엄 ㅇㅋ
[주딱*님이 5만 경단을 지급했습니다!]
훌륭한doc: 모든 알바생, 주딱께 항상 감사하십시오. and I also 주딱좋아
나는 채팅을 닫으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유독 현대 음식에 집착하는 훌륭한doc.
“과거에 뭔 일이라도 있었나?”
애초에 일반인인지도 의심이 간다.
나는 잠깐 고민하다... 말았다.
“알아서 뭐하게.”
고용주와 직원의 관계.
내가 과하게 사생활을 침범할 필욘 없지.
사실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었다.
[제목: 요즘 귀족 사이에서 유행이라는 요리]
작성자: 미식세끼
(사람보다 거대한 옛날 통닭 짤)
(모락모락 피어나는 연기에 잘 익은 살점 짤)
닭 존나 크지?
코카트리스라는 지도 밖, 서쪽 마수인데
파충류에 닭을 섞어놓은 레전드 면상이 특징임
최근에 몇 마리 유입되서 켈리어튼으로 팔려오게 되었음
왕성 근처 고급 식당에서 마침 이 식자재로 요리를 한다는 모양.
(아궁이에 코카트리스 굽는 짤)
옛날에는 이렇게 잘라서 통구이로 먹었는데
아무래도 지금은 장터에 향신료도 있고 치킨이란 것도 있지 않음?
그래서 치킨으로 만들 수 있는데, 이게 또 독특하고 맛있다고 함
그래서 부호나 귀족들이 큰맘 써서 먹으러 간다는데
나는 돈은 없는 그지새끼지만, 미식에 인생을 바친 놈이라 먹으러 간다
한 끼에 약 4290 경단 ㅇㅇ
몇 자리 안 남았는데 먹을 사람은 먹으셈
[추천1999] [비추천210]
-
와... 존나 맛있어 보인다
-
치킨보다 맛있음?
ㄴ 미식세끼) 그건 알 수가 없음, 유행이라곤 하는데 사실 먹어본 사람이 많이 없어서
-
ㅅㅂ 시대가 어느땐데
-
나 빼고 다 돈 많네
-
4290???? ㅅㅂ 지랄을 해라 그냥 ㅋㅋㅋ
“오...”
바로 념글에서 유행중인 켈리어튼 코카트리스 치킨이었다.
심지어 조리 방법도 예전에 장터의 민족으로 팔았던 옛날 치킨식이란 모양.
“오랜만에 나가볼까.”
밖에 안 나간 지 몇 달째.
나같은 갤창에겐 나가는 것도 일이다.
이젠 정말 생존을 목적으로 햇빛을 보러 나가는 김에, 겸사겸사 할 일도 몰아서 하려는 것.
그래서 큰 맘 먹고 밖에 나왔다.
방에 틀어박혀 로맨스 소설만 읽는 건조기와 함께.
“페니도 데려갈까 했는데.”
페니는 다시금 질투가 날뛰기 시작했다.
감정을 다스릴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나태를 베개 삼아 공사장 분쇄기 asmr을 틀고 힐링 테라피를 하는 모양.
“헤헷.”
“?”
“단둘이 산책... 너무 좋아요.”
건조기는 이전에 내가 선물했던 목도리를 만지작거리며 웃었다.
걸어가는 내내 흥얼거리는 게, 산책이 어지간히도 좋은 모양.
“앗!”
그때 건조기의 시선이 어디론가 향했다.
그곳에는 서점이 있었다.
“원래 서점 없었던 것 같은데.”
시중에 소설을 푼 이후로, 소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가 높아졌다는 증거였다.
“다녀와.”
“네? 하지만...”
“어차피 나도 할 거 있으니까.”
마침 서점에는 켈리어튼 최초, 로맨스 소설이 판매중이었다.
“그, 금방 다녀올게요!”
건조기는 불법적인 일을 저지르는 위험한 표정으로.
얼굴이 벌게져서는 서점으로 떠났다.
“그럼 나도...”
나는 광장 분수대 앞으로 걸어가 두 팔을 펄쳐 하늘을 바라봤다.
최소한의 햇빛 수급을 위해 10분 정도 광합성을 할 생각이었는데.
-샤샤샥!
“음?”
저 멀리, 광장 골목에서 무언가 빠르게 지나갔다.
흑발에 검은색 눈.
평범한 외모라 할 수 있지만, 적어도 이 켈리어튼에선 평범한 외모는 아니었다.
무엇보다...
“어딘가 익숙한데.”
묘하게 많이 본 얼굴 같았다.
나는 광합성을 멈추고 홀리듯 그 골목을 향해 걸어갔다.
뭔지는 잘 몰라도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할 것만 같았다.
그 여자가 들어간 골목으로 들어...가진 않았고 입구 근처에서 고개만 내밀었다.
“골목에 들어가서 납치되는 거, 이거 클리셰거든요.”
안전하게 모두가 보이는 광장에서 골목을 빤히 들여다봤는데.
아무것도 없었다.
“뭐지, 분명 방금까지 있었는데.”
이상하다 싶은 마음에 다시 몸을 돌리려는 그때였다.
“우잉.”
귓가에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온몸에 소름이 오소소 돋는 그런 소리가.
“정지정지 움직이면...!”
반사적으로 인벤토리에 넣어뒀던 권총을 꺼내들려던 그 순간!
“우이잉.”
조금 전 봤던 그 흑발의 여자가 품 속에 쏙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