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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충 허겁지겁 울면서 밥 먹는 미소녀 그려옴]
(눈물 그렁그렁 단 채로 손으로 밥 먹는 성녀 짤)
(주변에서 기사들이 눈치 보는 짤)
어떰
진짜 같이 잘 그림?
[추천360] [비추천12]
- 어디 사는 몇 살...? ^^
ㄴ 종족 빨리 급함
ㄴ (엘프 대표 이미지 짤)
ㄴ 엘평인 척하는 인평인 척하는 엘프
- ㅅㅂ 진짜잖아
ㄴ 그래서 진짜 누구임?
ㄴ 작성자) 나도 ㅁㄹ;
ㄴ 작성자) 경계 서고 돌아왔더니 텐트에 웬 여자가 있었음
금발의 미녀가 울먹거리면서.
꾀죄죄한 차림으로 바닥에 주저앉아.
허겁지겁 밥을 입에 털어넣고 있었다.
“이게 왜 진짜임.”
독특한 차림새의 여자.
주둔지 앞에서 주웠다.
그리고 나는 그녀가 누군지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다.
꾸준글 성녀 사칭 고닉, 귀염뽀짝성녀랑 완전히 똑같이 생겼으니까.
“이게 사칭이 아니라고.”
며칠은 굶은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일단 안으로 데려와 밥을 이것저것 챙겨주긴 했는데...
뽀짝성녀는 음식이 나오자마자 허겁지겁 맨손으로 집어먹기 시작했다.
“많이 배고팠나 보네.”
수저를 미처 보내기도 전에 벌어진 일이었다.
“으으...”
성녀가 정신을 차린 건, 음식을 싹싹 다 비워먹은 이후였으니.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뒤늦게 부끄러운지 고개를 푹 숙였다.
주딱*: 아니 님아
주딱*: 님 진짜 뽀짝성녀임? 사칭이 아니었다고?
밥먹을 땐 개도 안 건드린다.
식사가 끝난 뒤, 나는 채팅을 보냈다.
그러자 뽀짝성녀가 놀란 눈을 하다가 열심히 채팅을 치기 시작했다.
귀염뽀짝성녀: 나 성녀 맞음, 사칭 아님!
귀염뽀짝성녀: 나같이 귀엽고 말랑한 성녀가 세상에 또 어디 있음?
음슴체 말투.
그와 대비되는 신비롭고 말랑한 외모.
마지막으로 자기가 말해놓고 부끄러운지 꾸물거리는 모습까지.
“뽀짝성녀 맞네.”
주딱*: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뽀짝성녀는 내게 서운한 모양이었다.
귀염뽀짝성녀: 왜 날 버렸음?
귀염뽀짝성녀: 왜 내 기도에 응답 안해줌?
뽀짝성녀는 심통이 난 표정으로 채팅을 열심히 치기 시작했다.
“며칠 동안 못 보긴 했지.”
마수도 아닌데 변종보다 강한 거대 좀비에게 신경이 쏠려 있었다.
그로 인해 며칠 간 일반글을 대충 살펴본 게 원인이었던 모양이다.
그동안 내가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한 걸까.
귀염뽀짝성녀: 나, 나 진짜 무서웠음
귀염뽀짝성녀: 배고팠음. 힘들었음. 춥고 외로웠음...
바닥에 주저앉은 그대로 울먹거리는 게 눈에 들어왔다.
주딱*: ㅈㅅ;
실은 미안할 건 없었다.
하지만 파들파들 떠는 모습을 보고도 알빠노를 차마 시전할 수가 없었으니.
“...그런데 성녀라고?”
신성왕국 넬의 성녀라.
넬, 넬...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이름이었다.
게다가 성녀라는 호칭에도 관심이 갔다.
성녀 하면 떠오르는 게 힐러 포지션이 아니던가?
주딱*: 그럼 혹시?
자연스레 생각이 이어졌다.
그럼 다리안의 감염도 낫게 할 수 있지 않을까?
귀염뽀짝성녀: 할 수 있음
그리고 성녀는 당당하게 대답했다.
“오.”
어쩌면 못한다고 해도 놀라울 건 없었다.
그도 그럴 게 감염이었다.
초기 절단 외에는 방법이 없는 최악의 능력이었는데.
“잘 됐네.”
이런 곳에서 해답을 찾게 될 줄은 몰랐다.
주딱*: 그럼 회복 좀 부탁해도 됨?
귀염뽀짝성녀: 당근. 나한테 맡김
다행히도 뽀짝성녀는 곧바로 승낙했다.
뽀짝성녀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당당히 다리안을 향해 나아갔다.
모두의 이목이 자연스레 집중되었다.
그렇게 뽀짝성녀가 눈을 감았다 뜬 순간!
-화아악!
“오오!”
뽀짝성녀의 흐릿했던 눈동자에 광채가 깃들었다.
다리안 또한 살짝 놀란 눈치였다.
“넬이시여.”
그때 뽀짝이가 말했다.
듣기만 해도 경건해지는 목소리.
마치 온몸이 가벼워지는 듯한 미성과 함께 다리안의 이마에 손을 얹었으니.
“어린 양을 돌봐주소서.”
광채가 더더욱 빛나기 시작했다.
“진짜 되나?”
이 정도는 나도 예상하지 못했다.
텐트 내부에 쏟아지는 광채에 모두가 입을 벌린 그때였다.
귀염뽀짝성녀: 우웁
“응?”
“웨에엑...”
뽀짝성녀가 사색이 된 얼굴로 다리안에게 토를 해버렸다.
결과적으론 실패했다.
“토만 하다가 끝났지.”
다리안에게 토한 순간, 텐트 내부는 차가워졌다.
하필 상대가 다리안이니까.
용사, 죄인을 상대론 목을 아무렇지 않게 베어버리는 미친 청렴결백귀 아니던가?
“요, 용사님!”
“괜찮으십니까!”
주변에 있던 기사들은 사색이 되어 호들갑을 떨었다.
하지만 나는 아무런 걱정도 들지 않았다.
“별 신경 안 쓸걸?”
내가 아는 다리안이라면 이런 거 가지고 화내지 않는다.
그리고 내 예상대로 다리안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럴 수 있다.”
이 한마디만 남기면서.
다리안은 유능하고 성실한 사이비니까.
즉 나에 대한 모욕과 부정부패만 안 저지르면, 관대하단 것이었다.
정작 문제는 따로 있었다.
주딱*: 힘들면 안 해도 됨 ㅇㅇ
귀염뽀짝성녀: 아님, 나 할 수 있음
주딱*: 진짜 괜찮다니까?
귀염뽀짝성녀: 아님, 나 진짜 괜찮음. 제발 나 시켜줌
“성녀가 문제네.”
성녀는 자신을 자책하고 있었다.
정작 내가 괜찮다고 말했지만.
성녀는 거의 집착하다시피 간절히 내게 다시 기회를 요청했다.
마치 그러지 않으면 죽기라도 하는 것처럼.
“과거에 트라우마라도 있었나?”
평범한 사양이 아닌, 광적인 집착.
어떻게든 자신의 쓸모를 증명해 보이겠다는 저 눈빛이 처량하게까지 느껴졌다.
귀염뽀짝성녀: 나 잘함 진짜임
정작 토를 해서 몸은 부들거리는 와중에, 눈만은 갤러리를 빤히 응시했으니.
주딱*: 안 돼 돌아가.
물론 나는 허락해 줄 생각이 없었다.
일단 쉬는 게 맞다.
마침 아드리안의 갤러리군이라 텐트 허락을 받는 건 쉬웠다.
귀염뽀짝성녀: 나, 나 안 쉼! 허락해 줄때까지 안 쉴 거임!
물론 환자는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럼 약간의 강제성을 띌 뿐이었다.
내 말을 들은 몇몇 기사들이 성녀를 안락삶 시키기 위해 다가갔으니.
“휴식을 취하라는 주딱님의 신며...아니 명령입니다.”
“저희가 텐트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용사에게 토를 했지만, 그 이전에 성녀는 나의 손님이 되었다.
예의를 갖추어 잡는 기사들의 손길에, 성녀는 입술을 꾹 깨물고 버텼다.
“이익... 으이익...”
“이러시면 안 됩니다.”
“제발... 저 진짜 회복할 수 있어요...! 저 진짜 잘 한다니까요?”
“흐음.”
물론 성당 기사들에겐 씨알도 안 먹혔다.
“흐엑.”
양쪽에서 성녀를 번쩍 들어버렸다.
결국 성녀는 흐물거리며 텐트로 끌려가 푹신한 침대에 휴식 당할 수밖에 없었으니.
귀염뽀짝성녀: 너무함
귀염뽀짝성녀: 혹시 나 버릴거임?
귀염뽀짝성녀: (주저앉아 엉엉 우는 성녀 콘)
자신을 쓸모를 증명하겠다.
그건 직접 자신으로 콘을 만들어 보낼만큼, 진심이었다.
“왜 이렇게까지 집착하는 거지?”
하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성공하면 하는 거고.
아니면 마는 거다.
물론 다리안의 병은 고쳐야겠지만, 못하겠다는 사람 닦달할 생각은 없었다.
“너? 속 안 좋잖아.”
무엇보다 상태가 안 좋다.
지금도 보면 제대로 누워 있지 못하고 의자에 앉아 괴로워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공복에 너무 음식을 많이 먹어 그런가 싶었지만.
이제 보니 소화불량의 증상이었다.
귀염뽀짝성녀: 아님. 나 속 좋음
주딱*: 엄지로 명치 꾹 눌러보셈
귀염뽀짝성녀: 흐에엑
“역시.”
[상점/의약품]
소화효소제(알약형) - 3p
한약제제 – 3p
그래서 소화제를 구매했다.
“알약하고 마시는 거, 이렇게 사면 되겠지?”
소화 때문에 고통받을 때 먹으면 효과가 좋다.
[물품을 배송했습니다!]
귀염뽀짝성녀: 뭔가 나타남
주딱*: 소화불량인 것 같은데, 먹으면 좀 나아질 거임
병균이 들어 있으면 몰라도, 기능성 소화불량이면 금방 나을지 모른다.
그래서 몇 개 사다가 보내봤다.
귀염뽀짝성녀: 나한테 줌?
주딱*: ㅇㅇ 빨랑 드셈
귀염뽀짝성녀: 왜?
“왜?”
나는 채팅치다 말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성녀가... 말대꾸?”
새로 추가된 기능을 통해 실시간으로 뽀짝성녀를 바라봤다.
그리고 멍한 얼굴로 펑펑 울고 있는 뽀짝이를 발견했다.
“아니.”
이런 걸로 운다고?
고작 소화제 좀 줬다고?
“진짜 뭔 일이라도 있었나본데.”
호의를 싫어하는 건 아닌데.
자신의 쓸모를 증명하기 전까진 호의를 받는 걸 병적으로 싫어했다.
“뭐, 차차 대화해보면 알겠지.”
일단은 속 풀리는 게 우선이었다.
하지만 그때는 모르고 있었다.
주딱*: 일단 약부터 드셈
귀염뽀짝성녀: 고마움. 정말 많이.
고작 소화제가 어떤 반응을 불러올지.
고요한 텐트 내부.
레아는 의자에 앉아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배가 불러요...”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각이었다.
배가 부르다니.
과거 넬에서도 이런 적은 드물었다.
오히려 성녀로서 교육을 받는다고 제대로 먹지 못할 때가 많았다.
“날 버린 게 아니었나요?”
레아는 흐릿한 눈으로 중얼거렸다.
능력을 증명하지 못했다.
그런 채로 벌써 며칠이나 지났다.
하지만 주딱은 자신을 버리긴커녕 계속해서 밥을 주며 돌봐줬다.
넬에서는 맛보지 못할 온갖 음식들을 먹었다.
“우읍...”
하지만 평온했던 것도 잠시.
레아는 표정을 찌푸렸다.
배가 심할 정도로 꼬여 오는 게 느껴졌으니.
어렸을 때부터, 정확히는 성녀가 되었을 때부터 지속되었던 불편함.
“후우, 하아...”
하지만 차마 주딱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없었다.
이건 신벌이니까.
“악마가 장난치는 거라고, 그랬었나요.”
넬 시절, 사제들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성녀로서 본분을 다하지 않기 때문에.
진정으로 넬라신을 섬기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악마의 장난이다.
“주딱님께는 말할 수 없어요...”
비록 주딱은 다른 신을 믿었던 것에 대해서는 관대해 보였지만.
신앙심 부족으로 얻은 것에 대해서는 절대 말할 수 없다.
애초에 레아는 단 한 번도 넬을 진심으로 믿고 기도한 적이 없으니까.
침대에 차마 눕지도 못한 채, 끙끙거리며 앓던 그때였다.
[물품이 배송되었습니다!]
[까x활명수]
[베x제]
“이, 이건?”
불현 듯 하늘에서 무언가 떨어졌다.
얼떨결에 두 손을 받은 레아의 중얼거림에, 채팅이 나타났으니.
주딱*: 드셈, 먹으면 좀 나아질 거임
“아아.”
레아는 작게 탄식했다.
숨기려고 했는데, 역시 주딱 앞에서 비밀이란 건 무의미했던 걸까?
하지만 주딱은 타박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를 걱정해주고 난생 처음 보는 무언가까지 주었으니.
“이게... 그 유명하다는 신물...”
아드리안까지 오며 여러 마을을 거쳐온 레아는 알고 있었다.
거의 모든 마을에서 환자들이 신봉하는 물건이 있었으니.
그 이름과 색상은 다르지만 묘사는 같았다.
‘아주 작은 알맹이인데. 이걸 먹으면 모든 불편함이 싹 사라진답니다.’
‘그, 그런 게 가능한가요?’
‘물론! 주딱님이 직접 나눠준 신물인데!’
신물.
하지만 그게 정말 가능할까?
‘그건 넬라도 못하는 건데.’
넬에서 그토록 떠받들던 신조차 이런 건 할 수 없었다.
레아는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약을 입에 털어 넣었다.
그렇게 10분이 흘렀을 즘.
- 뿅!
“어라?”
레아의 머리 위에 주황빛 헤일로가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