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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lQKt) (환하게 두 팔 벌려 웃는 인어 콘)
ㄴ RlQKt) 사랑해여!
ㄴ RlQKt) 사랑ㅎ해요
인생 첫 기습 고백 공격을 받았다.
그것도 인어한테.
-
뭣
-
아니 이거 ㅈ목...
-
아직 뉴비라 잘 모르나?
-
ㅅㅂ 순서 지키셈
한창 관심이 쏠려 있을 때 올린 채팅이라 그런가 반응 또한 폭발적이었다.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네.”
갤러리에서 고백 받기.
이거 진짜 쉽지 않거든요.
뭣보다 이건 빼박 친목질이었다.
아무래도 막 들어온 뉴비라 그런가, 아직 룰을 잘 모르는 건가?
“아니면 뜻을 오해했나?”
-
아무래도 말 잘못 한 거 같은데
-
ㅇㅇ 그냥 고맙단 거 아님?
-
맛있는 거 줘서 고맙다는 거 아직 표현이 서투른 듯?
하지만 그렇게 물어뜯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아마 말을 배우는 과정에서 고맙다는 말을 오해했을거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ㄴ 이새끼들 갑자기 왜 이렇게 스윗하냐?
ㄴ 그건...
ㄴ 으흐흐
그렇다 해도 정정해줄 필요는 있어 보였다.
- 주딱*) 그럴 땐 고맙다고 해야함
ㄴ RlQKt) ㅎㅎ
“실수 맞겠지?”
그래서 완장 고백 떡밥 치고는 금세 사그라들었다.
헤프닝으로 가볍게 넘기고 마나 싶을 즘이었다.
“말파이트...?”
순간 등 뒤가 차가워졌다.
이상함에 급하게 고개를 돌린 그 순간이었다.
“뭣.”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온 페니가 죽은 눈으로 날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사랑해요?”
페니가 대뜸 어딘가를 가리켰다.
그곳에는 인어가 말실수로 내게 고백 공격을 했던 댓글이 보였다.
페니는 숨을 거칠게 고르기 시작했다.
“미워.”
“엥.”
“고백한 인어도 밉고, 고백 당한 주딱도 미워. 그걸 질투하고 있는 나 스스로도 미워.”
페니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더니
곧 부들부들 손을 떨면서 중얼거렸다.
“나... 나, 까매질 것 같아.”
“그게 무슨 소리니 페니페니야.”
페니의 상태가 이상하다.
누워 있던 몸을 일으켜 살펴보려는 순간, 페니가 날쌘 다람쥐처럼 날 덮쳤다.
“가만히 있어!”
일어나려던 자세 그대로 다시 침대에 눕혀 팔다리로 이불을 봉쇄했다.
히히 못 가!
페니는 마치 그 장면처럼 나를 이불로 결박한 채 귓가에 중얼거렸다.
“이제 내가 하란 대로 해야할 거야.”
페니는 고개 각도를 내려 음영진 눈매로 내게 선언했다.
“하루중에 나랑 가장 오래 있어야 해.”
“어...”
“아직 안 끝났어. 그리고 평생 나랑 같이 식사해야 해.”
페니는 마치 브레이크가 고장 난 기차처럼 계속 말했다.
“다른 사람이 말파이트를 보는 건 싫어.”
“그럼?”
“필요하다면... 널 지하실에 가둬서 평생 나만 보게 만들거야.”
페니는 어느때보다 진지하게 말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이름 개짜치네 진짜.’
이렇게 길게 갈 줄 알았으면 말파이트 같은 거 안 했지.
미안한데 몰입이 안 된다.
이름 닉변권 같은 게 존재했다면, 조금 더 멋진 이름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나는 페니와 말없이 시선을 나누다 입을 열었다.
“이미 다 하는 거잖아.”
“...뭐?”
“필요하다면이 아니라, 이미 그러고 있는데.”
페니의 말에는 오류가 있었다.
다른 사람이 날 보는 게 싫고.
지하실에 가둬서 평생 보겠다.
그건 이미 나 스스로가 벙커에 들어와 갤질하는 것으로 증명되었다.
“내가 해를 한 달에 몇 번 본다고 생각하니.”
“어?”
오히려 답답해진 페니가 같이 산책 나가자고 해서 나간 적은 있었다.
아무래도 페니가 진짜 이상하다.
처음 데려왔을 땐 꼬맹이였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성장했으니.
늦은 사춘기라도 찾아온 건가?
“으윽!”
그때 페니가 머리를 부여잡았다.
잠깐 고통스러워 하는가 싶더니, 페니의 눈동자가 평소처럼 고요하게 돌아왔다.
페니는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현재 상황을 눈여겨보더니 중얼거렸다.
“내가 한 게 아니야.”
페니는 내게 시선을 맞춰오며 다시 말했다.
“내가 한 게 맞는데, 내가 한 게 아니야.”
“수능 국어 지문인가?”
“아무래도 질투의 힘을 흡수하면서 몸에 영향이 간 것 같아.”
“질투?”
그 말을 듣는 순간 이해가 되었다.
동화나 연애 소설을 좋아하던 페니가, 최근 들어 집착피폐후회물을 읽을 때부터 그랬다.
“너무 섣불렀어.”
페니는 복잡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
“시간,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거야. 언젠가는 내 힘으로 온전히 흡수될 테니까.”
다행인 건 시간만 있으면 된다.
“얼마나?”
“수백 년?”
동시에 불행이기도 했다.
수 백 년이면 내가 죽고 말파이트 2세가 태어나 또 죽어도 부족한 시간이었다.
“에반데.”
하지만 적어도 지금 당장 폭주하는 힘을 억누를 방법은 있었다.
[상점/테이프]
[상품을 구매했습니다!]
나는 곧장 상점에 들어가 카세트로 재생할 테이프 하나를 구매했으니.
“그럼 이거라도 들어보는 건 어때?”
“방법이 있는 거야?”
페니의 물음에 나는 잠깐 고민 끝에 자신 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상점에는 없는 것이 없다.
[공사장 분쇄기/고속 저속/마력별 소리 모음 테이프] - 12p
가령 이런 것도 존재했으니.
“분쇄기 asmr인데.”
페니는 카세트를 받아 들었다.
그리고 눈을 감고 소리에 귀를 기울였으니.
- 위이이잉!
“마음이 차분해지고 있어.”
효과가 있었다.
페니는 한결 편안해진 표정으로 카세트를 들고 방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방법이었다.
저 소리 또한 언젠가 힘을 다하겠지.
“확실한 해결 방법이 필요한데.”
당장은 떠오르는 방법이 없었다.
[제목: .]
그러던 차에 신박한 제목의 글 하나가 눈에 띄었다.
“이건 뭔 신박한 어그로글이지?”
제목 없는 작성글.
그런데 사진 업로드 표시는 있어 호기심을 자극하는 일종의 어그로 글이었다.
마치 변기와 같다.
열어보면 후회한다.
하지만 이를 알면서도 클릭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이건 짤도 없네.”
문제는 이 글은 짤 표시조차 없던 것.
글 순환이 빠른 유일 갤러리답게 빠르게 다음 페이지로 묻혀가고 있었으나
내 눈은 속일 수 없었다.
“일단 클릭하고 봐.”
신박한 어그로글에 내용이 궁금해져 제목을 클릭한 순간이었다.
[제목: .]
[추천0] [비추천1]
-
뭐임?
-
(얼탱x 농민 개구리 콘)
“뭐야, 아무런 글도 없잖아.”
문제는 내용물조차 비었다.
말그대로 똥글.
곧바로 흥미가 식었다.
밖으로 나가 다른 글을 클릭하려고 할 즘, 문득 이상한 점이 느껴졌다.
“아니, 그냥 똥글은 아닌 것 같은데.”
보통 이런 글을 쓰는 심리가 관심 때문이었다.
그런데 짤조차 없다?
나는 잠깐 고민하다가 물품을 배송시켰다.
[‘참치캔’ 1캔과 ‘생수500ml’ 1통을 배송했습니다!]
고작 직감에 불과했지만, 도움이 필요할 것 같다는 느낌.
그 뒤로 말없이 5분이 지났을 무렵, 게시글이 새로 수정되었다.
[제목: 주딱님이셨나요?]
(더러운 골목에서 참치캔을 받아먹는 여자애 짤)
(오물오물 받아먹으며 울먹거리는 짤)
정말 감사합니다...
아무리 구걸, 도움 요청글을 올려도 소용 없었는데... 정말 감사합니다...
“역시.”
마냥 똥글은 아니었구나.
짤 속의 여자애는 옷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넝마를 입고 있었다.
근처에 쓰레기 더미가 가득한 걸로 보건데, 쓰레기를 뒤져보다 지쳐 쓰러진 모양.
-
제발 아무나 도와주세요... [0]
-
배가 너무 고파요 음식물 쓰레기라도 좋으니까 아무나 [0]
-
배고파 엄마 보고 싶어 [0]
여자애가 쓴 작성글을 보아하니, 여러 번 도움을 요청하다 말고 지친 모양이었다.
아마 이번 글마저 무시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지 모르겠다.
“요즘 밖에 추운데.”
무엇보다 넝마가 눈에 거슬린다.
저런 옷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나는 고민 끝에 상점에 들어갔다.
[상점/의류]
[여아용 스웨터] - 13p
[겨울, 혹한기용 요술 장갑] - 5p
[방한 명품 목도리] - 12p
“대충 따뜻한 걸로 보내주면 되겠지.”
패션? 모른다.
흰 티 반팔 원툴인 내게 패션은 다른 세상 이야기였으니.
- 작성자) 서, 설마 저에게 주시는 건가요?
ㄴ 주딱*) ㅇㅇ 따뜻하게 입어
ㄴ 작성자) 감사해요, 감사합니다 ㅠㅠㅠ
다행히 만족스러운 모양이다.
[‘참치캔’ 5개를 추가 배송했습니다!]
혹시 몰라 추가로 참치캔도 더 보냈다.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 집이 없다.
게다가 성인도 알바를 못 구하는 마당에, 어린애를 써주는 곳이 없었다.
고아는 도시의 해결책 없는 고질병이었다.
“집값 자체는 싸던데.”
그나마 다행인 건, 중세 집값은 현대처럼 그리 미쳐 날뛰진 않았다.
-
2층 고급 주택 / 매매 / 3만 경단 / 가. 격. 협. 상. 가. 능
-
§§아드리안 중심가 2층 매물 / 초특가! 1만 경단 / 문의 대 환영^^ §§
예전에 밴 먹였던 광고들을 생각하며, 갤러리를 조금 얻어볼까 생각할 즘이었다.
-
와 나 방금 아드리안에서 어떤 여자애 봤는데, 옷차림 뭐냐?
-
어지간한 귀족도 저렇겐 못 입을 듯?
-
장터제인가? 파는 건 못 봤는데 ㅅㅂ
-
나도 입어보고 싶다
그동안 여자애에게 줬던 옷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도 모른 채로.
빗물이 고인 골목길 사이.
누군가 다급히 뛰어와 구석에서 자고 있던 여자애를 깨웠다.
“어서 일어나, 자고 있을 때가 아니야!”
“...으응.”
“얼른!”
다급한 부름에 하는 수 없이 고개를 들었다.
여자애의 앞에는 핀이 서 있었다.
그것도 귀족들이나 입을법한 옷차림으로.
적어도 어제까지 같이 골목을 누비던 고아가 입을 법한 옷은 아니었다.
“어때?”
“와. 정말. 대단해.”
궁금할 법도 했지만, 여자애는 영혼 없는 리액션을 마치고 다시 바닥에 누웠다.
며칠 동안 제대로 먹지 못했고
며칠 동안 제대로 씻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건 관심 없었다.
“피곤해. 더 잘래.”
손 하나 까딱이기도 귀찮았으니까.
스르르 눈을 감는 여자애를 핀이 어깨를 잡고 다시금 흔들어 깨웠다.
“아이, 지금 이럴 때가 아니래도!”
“으으...”
반강제로 깨워진 여자애의 눈앞에 핀과 같은 고급스런 옷이 들이밀어 졌다.
“어서 갈아입어, 빨리 가야 해!”
“...어디를?”
“학교!”
여자애는 반쯤 감긴 눈으로 핀을 바라봤다.
드디어 미친 건가?
귀족들이나 다니는 학교를 무슨 수로 가자는 거지?
“아아!”
그러거나 말거나, 여자애는 갤러리를 한 번 보더니 대뜸 비명을 질렀으니.
“이러다 늦겠어!”
결국 여자애는 후다닥 먼저 골목 밖으로 달려나가며 외쳤다.
“너도 주딱님이 준 옷 입고 얼른 따라와! 늦으면 자리 없다!”
“주딱?”
“그래, 주카데미 자리 다 차겠어!”
주딱... 주딱...
또 졸던 여자애는 그 이름을 곱씹다가 정신을 차렸다.
“맞아, 주딱 만나려고 여기까지 왔었지...”
여자애는 그제야 자신의 목적을 기억해냈다.
세상만사 귀찮음을 뒤로한 채, 바깥을 나와
이 먼 켈리어튼이란 인간 도시까지 온 이유.
여자애는, 나태는 주딱을 보기 위해 여기까지 찾아온 것이었다.
“주딱... 우린 조만간 보게 될 거야.”
나태의 눈동자가 불길하게 번뜩였다.
“...일단 조금만 더 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