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es
Ex2-novel-agent/content/references/novelpia/290659/94.md
rupy1014 f66fe445bf Initial commit: Novel Agent setup
- Add 3 AI agents (writing, revision, story-continuity specialists)
- Add 4 slash commands (rovel.create, write, complete, seed)
- Add novel creation/writing rules
- Add Novelpia reference data (115 works, 3328 chapters)
- Add CLAUDE.md and README.md

🤖 Generated with [Claude Code](https://claude.com/claude-code)

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2025-12-14 21:31:57 +09:00

12 KiB
Raw Blame History

영약 제조의 마무리는 크게 어렵지 않았다.

이미 전문가인 남궁영보가 대부분의 틀을 마련해놓은 상태. 해달라는 대로 영약 내부에 진만 몇 개 그려주니 모든 과정이 끝났다.

“도련님께서는 머지않은 미래에 분명 약선이라 불리실 겁니다!”

이제는 익숙해진 남궁영보의 호들갑과 함께 완성된 영약. 그 안에 깃든 기운은 과연 대단했다.

대충 신록환(神鹿丸)이라 이름을 붙였는데, 그 가치를 감히 돈으로 환산할 수조차 없다는 모양이다.

남궁영보가 말하길 무림에 풀린다면 피바람이 여러 차례 불고도 남을 수준이라나?

‘그 정돈가?

서준은 덤덤했다. 그에게 있어 내공 증진은 거의 의미가 없는 까닭이다.

하지만 춘봉과 남궁수아는 다르다. 그녀들에게 있어서는 큰 도움이 될 터다.

남궁경인가 하는 아저씨도 내공이 부족해서 천뢰폭 한 번 쓰면 빌빌대지 않았는가? 정도만 넘지 않는다면 내공이 많아서 손해볼 일은 없다.

게다가 이건 그냥 평범한 영약이 아니다. 무려 약혼 예물이다.

그렇다면 식을 치를 때 건네주는 편이 일반적일 테지만…, 서준은 굳이 그럴 생각이 없었다.

한창 수련을 하고 있는 지금 먹는 게 가장 효과가 좋을 텐데 왜 굳이?

그때 필요하다 싶으면 또 다른 거 구해다 주면 되지.

“그러니까 하나씩 먹어.”

서준이 춘봉과 남궁수아에게 각각 목함을 건넸다. 목함을 받아든 춘봉이 쭈뼛댔다.

“또 받기는 조금 그런데….”

받는 걸 미안해 하는 것 같았지만, 서준에게는 이제 가불기가 생겼다.

“이제 내 것도 네 거고 네 것도 네 거잖아.”

“응? 뭔 소리야?”

“부부는 한 몸. 네가 먹는 거나 내가 먹는 거나 똑같다는 거지.”

“뭣….”

입을 쩍 벌린 춘봉이 슬쩍 목함을 소중히 끌어안았다. 단순한 금춘봉. 감언이설에 홀라당 넘어가버린 모양이다.

서준이 음흉한 미소를 짓자 지켜보던 남궁수아가 쿡쿡 웃었다.

“먹고 빨리 강해져서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네.”

남궁수아 역시 천뢰멸마공을 익혔다. 초식의 절반 가량이 내공 소모가 극심한 만큼 영약이 큰 도움이 될 터였다.

“아, 누나는 익힐 거 하나 더 있어.”

“응?”

“마교 가서 주워온 마공이 하나 있거든. 이것저것 섞으니까 뭐가 나오긴 하더라.”

남궁수아는 이미 제왕검형을 익혔다. 무작정 무공을 많이 익힌다고 좋은 게 아닌 만큼(보통은 그렇다), 서준은 스스로의 심득을 바탕으로 남궁수아에게 어울리는 맞춤형 무공을 하나 제작했다.

슬슬 그녀의 몸에도 꽤 익숙해진 덕분이다.

아쉽게도 춘봉신공처럼 아예 남궁수아의 몸에 완벽히 호환시킬 수는 없었지만, 이 정도로도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거다.

“이름하여 수아신공 프로토타입.”

마교에서 직수입한 자전마공에, 지금까지 남궁수아가 익혀온 무공들을 더해 집대성한 하나의 거대한 틀이다.

이번에 만든 무공의 이름이 천뢰멸마공인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살짝만 길을 틀면 정말로 마공에 가까워지는 무공이기 때문이다.

‘괜히 그렇게 만든 게 아니지.

사실 천뢰멸마공은 수아신공의 부산물에 가깝다.

수아신공의 바탕은 제왕검형.

그렇다 보니 제왕검형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천마군림보가 섞여 들어갔고, 기왕 천마군림보를 넣은 김에 천마신공의 이치도 조금 추가하고, 넣고 보니 마공에 조금 가까워도 괜찮을 것 같아서 역천도 한 스푼 더해넣고….

그렇게 상당히 다사다난한 과정을 거쳐 완성된 수아신공은 패도(覇道)의 끝을 달리는, 조금 험악한 무공이 되었다.

그래도 누나라면 무난하게 익혀낼 수 있을 거다. 조금 헤매면 옆에서 바로바로 도와주면 그만 아니겠는가.

“자.”

남궁수아에게 수아신공의 비급을 건넨 서준이 씩 웃었다.

“그거 한 번 정독하고, 유의하면서 영약까지 먹어.”

이제 곧 둘 모두 강기를 어느 정도 다룰 수 있게 될 터.

“영약 기운까지 다 갈무리하면 셋이서 신혼여행이라도 가자.”

정확히는 신혼여행이 아니라 약혼여행이겠지만, 이름이야 어찌 되건 좋다.

오랜만에 떠나는 삼총사의 무림 출두 아닌가?

서준만큼이나 춘봉과 남궁수아 역시 설레는지 들뜬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응!”

“하하하…! 예상보다 훨씬 일이 잘 풀렸습니다!”

무림맹의 총군사, 제갈통은 만면에 피어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으하하! 정말로…! 어엇…!”

그는 기어코 웃다가 의자 째로 뒤로 넘어가기까지 했다. 허나 그럼에도 제갈통은 웃었다. 그냥 기분이 좋았다. 이대로 웃다가 죽어도 나름 호상일 것 같았다.

“하하! 이만한 대승이라니! 감숙에서 사흑련의 세력을 완전히 밀어냈으니 기련문이 고립되는 것도 한순간입니다!”

“나도 소식 들었다. 거, 남궁경이가 큰일을 해냈다면서?”

팽추산의 말에 제갈통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전투의 서막을 연 초식이 분명…, 천뢰폭이라 했던가요? 남궁세가에서 새로이 창안된 무공이라는데, 그 위력이 살벌하답니다.”

“현극 그 친구가 그렇게 호들갑을 떠는 친구는 아닌데 말이야. 눈앞에서 한 번 보고 싶구만.”

“아, 그 무공을 창안했다는 진기재천에 대해서는 들어보셨습니까?”

진기재천! 하남에서 황실의 천양대장군 주철약을 꺾은 신진고수가 아닌가.

“그 무공을 그 친구가 만들었다고? 아직 젊다고 들었는데.”

“허어, 이거 소식이 느리시군요. 벌써 진기재천이 만든 무공이 꽤 여럿이더랍니다. 남궁세가에서는 그것들을 신공으로 분류했고요.”

“신공? 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팽추산이 껄껄 웃으며 길게 기른 수염을 쓰다듬었다.

“남궁이 그 친구를 팍팍 밀어주려는 모양이구만. 하기야, 젊은 나이에 초절정에 올랐으니 이때 이름값을 높이는 편이 좋겠지.”

“그렇다기에는 이미 내보인 성과가 있지 않습니까? 천뢰폭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진 않았을 텐데.”

“으음…. 거 남궁진천이 뚝 떼어준 거 아닌가?”

“굳이 그렇게까지 했겠습니까?”

제갈통의 말에 팽추산이 눈썹을 들썩였다. 듣고 보니 맞는 말이다. 그 남궁진천이 굳이 그런 일을?

“아무리 그래도 그 젊은 나이에 그런 무공을 만드는 건 불가능한 일인데…. 남궁세가 출신도 아니라면서?”

“그렇죠. 데릴사위로 들일 생각인 것 같습니다.”

“알 수가 없군. 사위로 들일 명분을 쌓는 건가?”

그렇게 생각하면 말이 된다.

신공 여러 개를 만들어? 수백 년을 살아온 노괴도 힘든 일이다.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았다.

“뭐…. 그쪽 집안일에 참견하는 것도 모양새가 좀 그렇지.”

“예. 저희 입장에서야 뭐가 어찌 됐든 고마운 일 아니겠습니까? 결국 천뢰폭이 큰 역할을 한 건 맞으니 말입니다.”

“그것도 그렇구만.”

팽추산이 껄껄 웃었다.

“나중에 보면 몇 수 가르쳐줘야겠어. 실상이야 어쨌건 젊은 고수가 늘어난다는 건 좋은 일이지.”

“너무 과격하게만 하지 마십쇼. 가끔 보면 지도 대련이 왜 지도 대련인지 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에잉, 쯧! 그때 그놈은 너무 허약했어! 내가 그러려고 그런 게 아니라 툭 치니까 팔이 부러져버리는데 그걸 뭐 어떡해?”

“다음부터 좀 살살 하라는 말씀이지요.”

“알았다 이놈아! 살살 하면 되잖으냐!”

팽가의 초절정 고수 팽추산이 끌끌 혀를 찼다.

화마경의 대마두 이서준이 귀를 긁적였다.

“누가 내 얘기 하나?”

귀를 탈탈 털어대고 있으니 춘봉이 삐죽 웃었다.

“누가 니 얘기를 하긴. 남궁세가 사람들이 죄다 니 얘기만 하고 있는데.”

이번에 오빠가 창시한 천뢰멸마공이 전쟁에서 큰 역할을 했다나?

이전의 섬전창뢰심공이나 섬전십삼검뢰와는 달리 윗선의 고수들에게만 풀린 무공이니 만큼, 천뢰멸마공에 대한 소문만 무성해져 말만 들으면 무슨 절세의 신공이 따로 없었다.

“일검에 수백이 벼락에 타죽는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지.”

오빠가 직접 펼쳤다면 또 모른다. 워낙 광범위한 무공들을 다루는 게 이서준이다 보니, 정말로 손짓 한 번에 수십 수백씩 죽어나갈 수도 있었다.

그런데 이서준도 아니고, 다른 사람이 무공 좀 배웠다고 갑자기 그런 위력이 나와?

아무리 초절정이어도 되는 게 있고 안 되는 게 있는 거다.

아마 한 열 번쯤 휘둘러서 수백 정도 죽이지 않았을까?

“그거 진짜일걸?”

“뭣….”

“그러라고 만든 무공인데, 그게 안 되면 무공을 잘못 만든 거지.”

“일검에 수백이?”

“엉.”

이 새끼, 설마 남궁세가에 마공이라도 뿌렸나? 춘봉이 합리적인 의심을 하는 사이 남궁수아가 작은 봇짐을 하나 들고 나왔다.

“늦어서 미안해.”

“늦기는. 우리도 이제 나왔는데.”

남궁수아가 쿡쿡 웃으며 서준의 옆구리를 살짝 찔렀다.

“부럽게 자꾸 그럴 거야?”

“응? 뭐가?”

“자꾸 그러면 나도 오늘부터 합방한다?”

“뭣.”

데굴 눈을 굴린 서준이 빠르게 화제를 돌렸다.

“…어이쿠 벌써 시간이.”

어쨌든 무림 삼총사 출발이다.

목적지는 절강성의 항주.

정신 나간 사흑련 놈들이 배를 타고 쳐들어왔다 하니, 싹 쓸어버린 후 곧바로 바다 여행 예정이다.

‘아니, 근데 진짜 왜 항주까지 기어들어 온 거지?

항주는 중원의 동남쪽. 사흑련 입장에서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땅이다.

뭔가 다른 속셈이 있나?

고민하던 서준은 빠르게 포기했다.

뭐, 머리 쓰는 건 전문가들이 알아서 하겠지. 무인은 잘 죽이고 잘 부수면 그만이다.

“렛츠 고.”

진짜 출발이다.

“그 진기재천이 지원을 온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렇다더군.”

“그거 다행입니다.”

“글쎄…. 신진고수라던데 믿을 만할지 모르겠어.”

“황실의 대장군을 이겼다지 않습니까? 당연히 도움이 되겠지요.”

“그래, 주철약 그놈. 그렇게 허무하게 암살당한 걸 보면 명성에 거품이 끼어있던 게 아닐까 싶어. 아니면 몸에 무언가 이상이 있었던가.”

사내가 쯧 혀를 찼다.

“그리고 이름을 날린 지 얼마 안 되는 놈들은 툭 하면 문제를 일으킨단 말이지. 큰 사고만 치지 말아줬으면 좋겠는데.”

“에이, 설마요. 그래도 초절정 고수 아닙니까.”

“초절정이 다 같은 초절정인 줄 아나? 하여간 허파에 바람 찬 애새끼만 아니었으면 좋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