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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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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w Blame History

‘갇혀있어요있요.

포포가 최근기록으로 남긴 건 일종의 구조신호였다.

답글을 제외하고, 본인이 직접 게시글로 공지를 올렸던 것들의 앞 글자만 따면 저게 나온다.

“허, 참.”

침대에 누운 채로 수수께끼 풀듯 별생각 없이 쳐다보고 있었는데.

정작 정답을 맞추자 등골이 오싹하다.

이건 인터넷에서 떠돌아다니는 괴담도 아니고, 심심해서 만들어진 나폴리탄 괴담도 아니다.

“…….”

포포라는 이름의 인터넷 방송인이 살고 싶어서 악착같이 보냈던 진짜 구조신호였다.

문득.

축제 때가 떠오른다.

우리 쪽에 와서는 제육볶음을 20인분을 시켰을 때만 해도 당장에 때려죽이고 싶었고.

그런 감정이 이어져서 최이서랑 대화하던 와중, 포포가 찾아왔을 때 저리 가라고 거절했다.

“…….”

딱히 내가 잘못한 건 아니라고 생각하긴 했다.

실제로 최이서랑 좋은 분위기가 되고 있는데 갑자기 와서 초 친 건 그쪽이었으니까.

나는 자세한 내막도 알지 못했고, 나 말고 다른 사람이 결국 포포를 도와줬을 수도 있지 않은가.

“하아.”

그런데 중요한 건.

  • 익명111: 요! 여러분! 안녕하세요! BJ포포입니다! 이제 곧 축제인데요! 사실 제가 응원단에서 같이 응원을 하게 되었어요! 축제 당일 실시간 방송할 테니까 재밌게 봐주세요!

포포가 대나무숲에 올린 게시글이 저게 마지막이라는 부분이 계속 눈에 밟혔다.

축제 이후.

포포는 대나무숲에서 종적을 감췄다.

게다가 한동안 방송을 안 하다가 최근 다시 복귀했는데.

그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윤지가 나선 걸 보면 해결되지 않았다는 거겠지.

‘아니, 오히려.

심해졌을 가능성이 있다.

애매했다.

윤지가 나서기도 했으니, 내가 굳이 끼어들 필요가 있나 싶었으나.

그렇다고 가만히 있기도 좀 그랬기에.

어느새 나는, 대나무숲의 관리자라는 명목으로 핸드폰 자판을 두드리고 있었다.

  • 관리자: 안녕하세요 익명111님. 가현대 대나무숲 관리자입니다. 잠시 얘기 가능할까요?

‘내가 움직이면 뭔가 꼬이려나.

윤지랑 작은형이 뭔가 하려고 하는 걸 내가 방해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긴 했으나.

가만히 있자니 가슴이 답답한 것이 참기 힘들었다.

필요 없는 죄책감이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흠.

막상 이런저런 고민을 한 것에 비해서 따로 답장은 없었다.

몇 마디 더 보낸 다음, 다른 쪽으로 사고를 돌려본다.

‘그러고 보니까.

예전에 나한테 포포 대나무숲 최근 기록 좀 보내달라고 했던 애가 있었는데.

잠깐 뒤져보자 바로 나왔다.

익명300이구나.

건공과 소속이라는 건 분명했고, 아마 3학년이지 않을까 싶다.

건공과는 대나무숲 익명을 밝힌 채로 자기들끼리 팬클럽처럼 운영하니, 찬우에게 묻는다면 바로 알 수 있겠지.

특히나 딱 300으로 떨어지니 사실상 포포 팬클럽의 수장이라고 볼 수 있었다.

‘관련해서 물어볼까.

그때 왜 갑자기 포포의 내역을 보내달라고 했는지 궁금했다.

혹시 뭔가 알고 있는 게 아닐까.

그런 마음으로 이번에는 익명300에게 연락을 보내본다.

  • 관리자: 안녕하세요, 가현대 대나무숲 관리자입니다. 익명111 건으로 잠시 여쭤봐도 될까요.

  • 익명300: 네? 포포요?

이쪽은 그나마 대답이 빨리 돌아왔다.

하지만 분위기가 묘했다.

  • 익명300: 걔가 왜요?

“걔?”

분명 포포의 광팬이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지금은 딱 봐도 얘기하기 싫어 보이는 말투.

일단 이야기를 좀 이어가 본다.

  • 관리자: 지난번에 익명111의 최근기록을 요청하셨잖아요. 왜 그랬는지 알 수 있을까요?

  • 익명300: 그건 그냥 팬이었으니까 그랬던 거죠. 지금은 아닙니다.

  • 관리자: 정말 단순 팬심 때문에 그런 기록들을 요청하셨다고요?

  • 익명300: 네.

  • 관리자: 이번에 경찰 조사가 들어왔습니다.

  • 익명300: 네?

  • 관리자: 포포 관련해서 경찰 조사가 나왔어요. 저도 그거 때문에 협조하는 중이고요.

  • 관리자: 그런데 포포 내역을 요청했던 사람이 있으니 그냥 넘어갈 수는 없어서요.

  • 관리자: 정말 그게 끝이라면 경찰 쪽에 그렇게 진술해 두겠습니다.

거짓말이 숨 쉬듯 쳐진다.

잠깐 정도 뜸을 들인 이후, 저쪽에서 대답이 왔다.

  • 익명300: ……요구했던 건 정말 팬심 때문이었어요.

‘정말 단순 팬심 때문이었다고?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저리 고백하는 걸 보면 진짜 그게 맞는 것 같았는데.

그럼 반대로.

  • 관리자: 지금은 팬이 아니신가요?

의문을 가지고 묻자, 다시 대답이 없었다.

아니, 대답이 없던 게 아니라.

대답을 치는데 그만큼 오래 걸렸던 거였다.

  • 익명300: 네, 맞아요. 지금은 팬 아닙니다. 그년이 남자친구만 몇 명이 있는지 아세요? 그거 그냥 걸레에요. 팬의 마음을 이렇게 망가뜨려도 괜찮은 거냐고요. 우리가 팬이라고 했으면서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요. 우리한테 인사했던 손으로 남자친구 만지고, 우리한테 웃어주던 입으로 딴 남자한테 키스박고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요.

“홀리.”

나도 모르게 핸드폰 집어 던질 뻔했다. 이거 중증이네.

이런 애가 팬을 그만둔 건 오히려 다행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것보다.

‘남자친구라.

내가 포포의 암호를 풀었으니, 이건 단순히 남자 문제라고 보기 어려웠다.

어딘가에 감금되어서 방송만 이어가는 사람의 이야기를 너튜브에서 본 적이 있다.

포포도 그런 상황일 수 있었고, 그가 봤던 남자들은 그쪽 계열의 사람들일 수 있다.

  • 관리자: 아는 거 좀 자세하게 말해줄 수 있어요?

  • 익명300: 저기…… 근데 방금 위에 쓴 건 지워 주실 수 있나요?

이 새끼 스토커 짓 하던 게 쫄렸구나.

  • 관리자: 말해주시면요.

나는 포포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지난번에 쇼츠를 찍었던 스튜디오.

유아린은 시작부터 마음에 안 들었다.

김우진의 둘째 형까지는 당연히 괜찮았지만, 인터넷 방송인 은별 그리고 김우진 전 여친 오윤지까지.

보기 싫은 얼굴들이 대부분인데 소고기를 준비하지 않았다는 게 별로였다.

“뭔데요.”

그래서인지 시작부터 퉁명스러웠다.

갑자기 김우진 몰래 자신을 불러낸 게 뭔가 다른 속셈이 있다는 게 분명했으니까.

“미안한데 나는 인방 안 한다고 했어요.”

괜히 다른 곳에 시간을 할애하고 싶지도 않았고, 얼굴도 모르는 놈들 앞에서 알랑방귀 뀌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유명인들은 팬에게 늘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아직 유아린은 유명인 아니지 않은가.

팬이라는 말이 별로 와닿지도 않았고, 생길 거라는 생각도 딱히 들지 않았다.

“그리고 뭘 하든 일단 김우진 편이니까 그리 아시고요.”

또한 김우진 몰래 불렀다는 게 가장 불쾌한 이유 중 하나.

오윤지를 보면서 그리 경고하듯 말했으나.

오윤지는 한숨을 내쉬더니 고개를 저었다.

“그런 얘기가 아니야.”

지난번에 같이 술도 마시고 했다 보니 나름 말도 놓고, 얘기도 터서 알 수 있다.

지금의 오윤지는 김우진의 전 여친이 아니라 한 회사의 사장님이라는 걸.

“……뭐야, 분위기 엄청 심각하네.”

무슨 일인가 싶어서 천천히 자세를 고쳐 앉는 유아린.

이제야 대화를 좀 해볼 생각이 들었기에 저쪽에서 말하는 걸 기다렸고.

심각한 표정의 다른 두 사람을 제쳐두고, 오윤지가 설명을 시작했다.

“포포라고 알지? 건공과 출신 인터넷 방송인.”

“알지, 유명한 사람이잖아.”

“그 사람이 이상한 곳이랑 계약이 되어 있어. 레인보우라고 좀…… 수상한 회사인데 이게 파도 뭐가 나오질 않네?”

“음?”

뜬금없이 수사물로 넘어가는 분위기.

유아린은 자신을 인터넷 방송인으로 데뷔시키려고 수작 부릴 줄 알았는데.

그런 분위기는 전혀 아니었다.

“그쪽도 우리랑 비슷해. 인터넷 방송인들이랑 계약해서, 관리하고 케어 하지.”

“근데?”

“특히나 지금 그쪽에서 원하는 건 신입 방송인들이야. 이제 막 시작한 재능 있는 신입들.”

“…….”

“방송인을 하라고는 안 해. 이미 너에 관해선 포기했어. 대신…… 우리의 미끼가 되어줄 수 있을까?”

슬쩍 윤지가 내민 테블릿.

거기엔 지난번에 김우진과 함께 찍었던 윈드밀 쇼츠가 나와 있었다.

“이걸 올리자. 화제성이 충분할 거고, 안 되도 우리가 강제로 화제가 되게 할 거야.”

“…….”

“쇼츠에 메일을 올려두는 거지. 그럼 레인보우에서 분명 연락이 올 거야.”

“포포, 레인보우. 이름 진짜 존나 구리긴 하네.”

수상할 정도로 이름이 구리지 않은가.

뭔가 아저씨나 삼촌이 억지로 조카들 별명 같은 거 지어준 느낌까지 든다.

“근데 나한테 연락이 올까? 너무 막막한 거 아냐?”

정말로 그쪽에서 자신에게 연락을 할지 유아린은 의문이 들었지만.

“분명 와.”

오윤지는 자신하며 답했다.

“아니, 올 수밖에 없게 만들 거야.”

“흐으음.”

“사람을 구하기 위한 일이야. 하나가 아니라 여럿일 수도 있어.”

딱 봐도 위험한 일이었다.

경찰한테 부탁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말하고 싶지만, 아마 그쪽으로 넘어가기엔 아직까진 확실하지 않다고 판단한 거겠지.

사람 구하는 일이라.

‘앞으로 살면서 태권도 배운 거 쓸 일이 있을까 싶었는데.

이번에 쓰게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며.

“딱 하나.”

유아린은 조건을 제시했다.

“우진이는 모르게 하자.”

괜히 위험한 일에 끼어들게 하고 싶지 않았고, 걱정시키기도 싫었으니까.

“으음.”

오윤지는 뭔가 걸리는지 잠시 머뭇거렸으나.

“일단 노력해 보자.”

유아린의 의견에는 찬성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포포입니다!”

분홍빛으로 꾸며진 방안.

컴퓨터 앞에 놓인 캠을 통해 포포는 웃으며 인사했다.

분홍색으로 진하게 염색한 머리가 어느새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처럼 되었고.

화면 너머로 올라오는 채팅들은 자신을 반겨준다.

  • 사랑해요 포포!

  • 포포! 포포! 포포! 포포!

  • 시잇발! 도대체 얼마면 너랑 결혼할 수 있냐 포포야.

  • 포손실 매꿔진다아앗!

“하하, 오늘은 먹방 말고 게임을 좀 해볼까 싶어요. 어제 치킨만 10마리를 먹었더니 속이 느글거리거든요.”

  • ;

  • 에이, 포포 또 약한 척한다.

  • 게임하면서 간식이라고 햄버거 20개 먹을 포포면 개추.

  • 흠, 짜치는데.

  • 초심 뒤졌네 그냥.

  • 어차피 겜하다 보면 배고파져서 또 먹을걸.

실시간으로 떨어지는 시청자 수와 채팅 반응.

그럼에도 포포는 연차가 쌓인 방송인이었기에 크게 흔들리지 않았지만.

방송용 컴퓨터 옆.

작은 모니터에 펼쳐진 메모장에서 갑자기 혼자 글이 적히기 시작한다.

[문밖 초밥.]

“……에이, 여러분 게임하면서 밥도 좀 먹고 하는 거죠. 잠깐만요!”

그대로 화면에서 나간 포포가 잠시 후에 가져온 건 어마어마한 양의 초밥이었다.

“자아, 초밥은 게이밍 푸드라는 거 알고 있나요? 게임하면서 먹어 봅시다!”

속이 느글거린다는 건 거짓말이 아니었다.

치킨을 10마리를 먹었는데 방안에만 틀어박혀 있다 보니 소화도 되지 않았고.

제대로 씻게 해주지도 못해서 억지로 치덕인 화장품 냄새 사이로 치킨 누린내가 풍기고 있었으나.

  • 이거지! 이거야아아!

  • 와 초바뷰ㅠㅠㅠㅠㅠ 언니이이! 저 다이어트 어떡해요오오!

  • 여어억시 포포! 실망시키지 않아!

  • 도대체 누가 저 양을 게임하면서 간식으로 먹엌ㅋㅋㅋㅋㅋㅋ

모두가 그녀의 먹방을 향해 박수치고 환영하고 있었기에.

포포는 오늘도, 웃으면서 초밥을 먹어간다.

그렇게 12시간 후.

“자아,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 할게요? 내일 봬요!”

인사를 끝내고, 방송을 마친 포포.

웃으면서 화면이 꺼진 걸 본 순간.

“우웨에에엑!”

바로 밑에 있던 쓰레기통에 토악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치우러 와줄 거라 생각했으나 아무도 오지 않는 걸 보면.

아마 다른 층에서 자기들끼리 또 카드게임이라도 벌이고 있는 모양.

“흐윽, 흐으윽!”

포포는 애써 숨을 고르며 쏟아낸 토사물을 옆으로 치운다.

퀭하니 초췌해진 모습.

어차피 몇 시간 뒤에 다시 방송을 켜야 한다.

숨을 고르며 억지로 오늘 방송분을 정리하려던 순간.

우웅!

핸드폰에 울려온 알림.

저장된 메신저도 없고, 톡은 전부 삭제되었기에 핸드폰이 울릴 일은 딱히 없을 텐데.

뭔가 싶었는데 뜬금없게도.

가현대 대나무숲에서 이쪽으로 뭔가 연락이 왔었다.

지난번에 도망치려고 했을 때, 핸드폰 검사를 당했지만.

가현대 학교 어플이라고 생각했는지 따로 삭제되진 않고 그냥 남겨둔 거였다.

다만, 이미 포포는 그쪽에 희망을 버렸다.

직접적으로 도움 요청하는 건 너무 위험해서 간접적으로 신호를 보냈지만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

애초에 직접적으로 요청할 거면 그냥 방송 키고 도와달라고 하면 그만이었고.

심지어는 가현대 축제 때 직접 가서 도와달라고 했던 사람조차 듣지도 않고 거절했다.

이미 포포는 가현대를 통해 뭔가 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그저 하루하루 죽지 못해 살아가는 중이었는데.

  • 관리자: 안녕하세요 익명111님. 가현대 대나무숲 관리자입니다. 잠시 얘기 가능할까요?

대나무숲의 관리자가 뜬금없이 1:1 문의로 채팅을 걸어온 거였다.

덜컹!

그때 문이 열리며 안으로 들어온 덩치 큰 남자.

“야, 방금 온 거 뭐야.”

“……!”

화들짝 놀란 포포는 교육받은 개처럼 냉큼 자신의 핸드폰을 건넨다.

감시당하고 있는 건 알았지만 핸드폰 화면까지 보고 있었을 줄이야.

그럼 토사물을 치우러 오지 않은 건 귀찮아서였던 걸까?

생각할수록 신물이 난다.

우웅! 우웅! 우웅!

“관리자? 하아, 이 새끼 뭐야.”

몇 마디 더 온 걸 보면 아마 다른 내용이 있는 모양인데.

남자는 짜증 내며 핸드폰을 포포에게 던진다.

“네 팬인 거 같으니까 대충 대답해 줘. 그리고 그거 남겨두지 말고 지워라 다 보고 있다.”

하여간 이 새끼들이 일을 대충 해.

그리 중얼거리며 남자는 다시 방 밖으로 나갔고.

포포는 조심스레 핸드폰을 받아 든다.

몇 마디 덧붙인 관리자.

  • 관리자: 도저히 못 참겠어서 이렇게 사적으로 연락 남깁니다. 사실 제가 포포님 진짜 팬입니다.

  • 관리자: 움짤 같은 것도 자주 보고요. 따로 너튜브 편집한 것도 매일매일 보고 있습니다. 한 편당 제가 백 번은 봤을 걸요.

  • 관리자: 필수적으로 생방도 시청하려고 노력하고요, 못 보면 꼭 녹방 다시 보고요.

  • 관리자: 요번에 피자 먹는 거 봤는데 진짜 대박이시더라고요. 그렇게 작고 귀여운 몸으로 다 드시는 게 진짜 와.

  • 관리자: ? 보고 계시죠?

“…….”

멍하니 그걸 보던 포포는 그안에 담긴 진위를 깨닫고는 순간적으로 울컥할 뻔했다.

자신도 모르게 몸이 파르르 떨려오며, 숨이 가빠졌다.

눈가가 촉촉해졌으나 고개를 숙이며 애써 참아본다.

자신을 찾아낸 사람을 향해.

정말 조심스럽게 또한 재빠르게.

  • 익명111: 네.

대답한 다음, 포포는 대나무숲을 삭제했다.

희망이 조금은, 타오른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