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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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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w Blame History

어렸을 때부터 나진은 남의 움직임을 흉내를 내는 데는 도가 터 있었다. 이반이 한두 번 보여준 기술을 곧잘 흉내 내곤 했으며, 한번 보고 배운 것은 좀처럼 잊어버리는 법이 없었다.

근력과 유연성 등 신체적 조건의 부족으로 따라 하지 못하는 경우는 있었어도, 한번 본 움직임을 까먹는 법은 없었다.

그 사실에 대해 나진은 별다른 의구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으나, 지하도시를 나오고 멀린과의 대화 속에서 그런 자신이 비정상적임을 나진은 깨달았다.

-보통은 말야, 그렇게 못 해.

-네가 이상한 거야.

저 밤하늘의 초월자인 성좌가 보기에도 비정상적인 관찰력과 기억력. 다만, 나진의 눈동자는 단순히 그 둘로 분류하기엔 특별한 구석을 가지고 있었다.

“보다 보면 머릿속에서 이렇게 그려지지 않나요? 동작이 하나하나 끊어진 것처럼···.”

나진이 종이와 펜을 꺼내 들었다.

지하도시를 탈출하기 직전, 이반이 보여줬던 기술을 나진은 종이에 쓱쓱 그려냈다. 하나의 움직임을 여러 장으로 잘게 쪼갠 그림. 그것이 나진이 눈을 부릅뜨면 보이는 세상의 풍경이었다.

연속된 움직임이 아닌.

구분된 움직임 수십 장을 이어 붙인 듯한 풍경.

하나의 움직임을 단계별로 쪼개서 기억하고, 계단을 오르듯이 동작과 동작을 이어 붙여 움직이는 것. 그것이 나진이 타인의 움직임을 모방하는 방법이었다.

-허어······.

나진이 종이에 그려놓은 움직임을 본 멀린이 어이없다는 듯 숨을 내뱉었다. 나진이 그려둔 그림은 대략적인 움직임만을 표현하지 않았다. 힘을 주는 부분, 검의 각도, 숨을 삼키며 들어간 복부 등등.

아주 미세한 부분까지 모두 표현 돼 있었다.

고작 한두 번 봤다고 이런 게 가능할 리가 없다. 나진과 비슷한 종류의 천재가 원탁의 기사 중에 하나 있긴 했지만, 그조차 이런 식으로 흉내 내진 않았으니까.

원탁 최강의 기사 갤러해드.

그 괴물 같은 기사조차 감각적으로 남의 움직임을 따라 했지, 나진처럼 완전히 모방하진 못했다. 가령 그림으로 비유를 대보자면······.

‘갤러해드가 그림의 느낌을 떠올리며 감각적으로 모작한다면.

나진은 같은 그림의 위에 종이를 두고, 본을 뜨듯이 모작을 하고 있었다. 정교함의 부분에서 갤러해드의 그것과는 궤를 달리한다는 뜻이었다.

-그러니까, 보통은 그렇게 못 한다니까?

멀린은 이젠 조금 두려워질 지경이었다.

길드 회관.

모험가와 용병들로 붐비는 창구의 한 구석에 앉아 나진은 의뢰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약속했던 시간까지는 다소 여유가 남았기에, 나진은 길드의 한구석에 놓여있는 안내 책자를 살펴보고 있었다.

안내 책자에 실린 것은 이 도시의 랭커들이다.

다른 등급에는 별 관심이 없었고, 나진은 가장 상위에 적힌 백각(白角) 등급의 용병 다섯의 이름과 간단한 신상정보를 확인했다.

전(前) 테첼 산맥의 레인저.

매의 눈, 카프만 테오시스.

전(前) 제노벨스 가문의 기사단장.

소드 시커, 리하르트 폴센.

붉은 눈 용병단의 단장.

소드 시커, 로젤린 아스칼로.

이름과 간단한 신상, 그리고 뒷배경이 공개된 건 위의 세명뿐이었다. 남은 둘은 공개하기를 거부했으므로. 당장 자신이 목표로 삼은 이들의 정보를 읽으며 나진은 제 턱을 매만졌다.

‘백각 등급 정도 되면 명예 작위를 얻는다던데, 그게 사실인 것 같네요.

-그러겠지. 소드 시커급의 강자는 내륙에선 그렇게 흔한 게 아니니까. 어지간한 가문의 기사단장이 가능한 강자들이야. 그 정도 대우는 해주는 게 당연하지.

소드 시커급의 강자. 어지간한 가문의 기사단장이 가능하며, 이 도시를 벗어나 제국의 수도로 나가도 한자리씩 꿰찰 수 있는 강자들.

‘그리고······.

이반과 오펜이 꿈꿨던 경지.

자신이 제 1 목표로 삼은 경지의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나진이 가늠해 보고 있을 무렵이다. 머리 위로 그림자가 드리웠다.

나진이 고개를 들었다.

그곳엔 중년의 사내가 서 있었다. 대충 깎은 듯 까슬까슬해 보이는 턱수염과, 후줄근한 도복 차림의 남자. 그가 품 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 나진에게 펼쳐 보였다.

“자네가 이반인가?”

28세의 용병 이반.

그것은 나진이 이 도시에서 활동하기 위해 제 스승에게서 빌린 이름이자 위장 신분이었다. 본래 이반의 나이는 마흔 중반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마흔 중반은 조금.

그건 너무 티가 나지 않는가.

그래서 결정한 나이가 28세다. 훗날 검기를 뽑아내며 소드 엑스퍼트임을 증명하더라도, 28세 정도면 음 재능있는 놈이군··· 정도로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

탁.

나진이 의자에서 일어서서 사내를 향해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예, 제가 이반입니다.”

“음. 생각했던 것보다 어려 보이는군. 명패에는 28세의 용병이라 적혀있던데······.”

“제가 좀 동안입니다.”

“그거 조금 부럽군. 뭐, 깊게 물어보진 않겠네.”

사내는 씨익 웃으며 나진에게 손을 내밀었다.

“나는 볼크만. 검의 교단의 중위 사제이자 소드 엑스퍼트일세. 오늘은 잘 부탁하지.”


볼크만과 함께 나진은 마차를 타고 초원으로 이동했다. 캄브리아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작은 마을이 목적지라고 볼크만은 이야기했다.

“그 마을의 인근에서 오크 부락이 발견됐다지 뭔가? 그 소식을 듣고 재빨리 의뢰를 수주했지. 다른 놈이 채가게 둘 순 없으니까.”

마차의 안에서 볼크만과 대화를 나누며 나진이 깨달은 점이 몇 가지 있었다.

“마을을 구하기 위해서 가는 게 아니었냐고? 아니, 내가 왜? 마을 구할 놈이야 많지 않은가. 나는 오크를 상대로 칼질을 하고 싶을 뿐이라네. 그놈들만큼 경험 쌓기에 좋은 놈들이 또 없거든.”

볼크만은 말이 제법 많았고.

“오크 그놈들 가죽이 보통 질긴 게 아니야. 가죽은 질기고 덩치는 또 크지. 그만한 허수아비가 또 없다 이 말일세. 검기를 쓰지 않고 베기는 몹시 어려우니, 수련하기에 제격이지.”

사제이면서, 사제 같지 않은 사내였다.

볼크만은 보통 사제하면 떠올리는 신실하고 고결하며 청렴한 이미지와는 거리가 좀 있었다. 다부진 체격과 허름한 도복 등등. 차라리 방랑 검객이라 부르는 편이 더 맞지 않을까, 하고 나진은 생각했다.

‘검의 교단의 사제들은 다 이래요?

-왜 ‘검’ 의 교단이겠어? 옛날부터 있던 집단인데, 이놈들은 원래 이래. 검에 미쳐 사는 놈들이거든.

왜 교단이라 부르는진 모르겠지만 말야.

듣기로는 검의 교단은 모시는 주신도 없다고 한다. 제 손안에 들린 한 자루의 검이 곧 자신들이 모시는 신(神)이라나 뭐라나.

“음, 도착했군.”

그렇게 볼크만의 대화에 적당히 추임새를 넣고 있자니 목적지에 도착했다. 마차는 멈췄고,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오크 부락이 시야에 들어왔다.

“따라와도 좋고, 사냥이 끝날 때까지 여기서 기다려도 좋네. 오크들의 목을 담을 자루는 챙겨왔나?”

“예, 길드에서 받아왔습니다.”

“좋군. 그럼 어떻게 할 텐가?”

나진은 망설임 없이 답했다.

“따라가겠습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가까이에서 검을 휘두르는 걸 보고 싶습니다.”

“하하. 열정이 넘치는 청년이로군.”

볼크만이 미소 지었다. 그의 시선은 나진이 허리춤에 채워둔 검과, 나진의 손바닥으로 향했다. 손바닥과 손가락 마디 마디에 박혀있는 굳은살. 눈앞의 청년이 수련을 게을리하지 않는 검사라는 증거였다.

“얼마든지 봐도 좋네. 다만, 너무 가까이 오지는 말게. 위험할 수도 있으니.”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진은 몇걸음의 간격을 유지한 채 볼크만의 뒤를 따라 걸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오크 부락의 초입에서 볼크만이 걸음을 멈췄다. 걸음을 멈춘 채 그가 길게 숨을 내쉬었다.

공기의 흐름이 바뀌었다.

그 순간부터 나진은 눈에 힘을 준 채 볼크만을 바라봤다. 볼크만이 숨을 들이마시고 내쉴 때마다 그의 몸 주변으로 흐름이 만들어졌다.

그리곤, 콱.

볼크만이 허리춤에서 검을 뽑아 들었다. 가볍고 무뎌 보이는 사내의 인상과 달리, 그 손에 쥔 한 자루의 검은 무엇보다도 날카롭게 갈아져 있었다. 검을 쥔 순간부터 볼크만이 두른 기세가 일변했다.

검을 늘어트린 채 볼크만이 오크 부락에 발을 내디뎠다. 부락의 안쪽에는 넷의 오크와 그들을 따르는 작은 고블린들이 득실거렸다.

고르륵!

볼크만의 존재를 감지한 고블린이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선두에 선 것은 고블린, 그리고 그 뒤를 따라 오크들이 묵직한 발걸음을 내디디며 볼크만에게 접근했다.

“후우···.”

짧게 숨을 내뱉은 볼크만이 한 걸음 앞으로 내디뎠다. 다가오는 고블린을 향해 그는 검을 휘두르지 않았다. 단지 하늘과 수평이 되게끔, 검을 어깨 위로 들어 올릴 뿐이었다.

큰 동작은 필요 없었다.

자세를 유지한 채 볼크만은 검을 앞으로 뻗었다.

푹.

칼끝이 고블린의 목을 파고들었다. 고블린의 목을 찌르고 빠져나온 칼끝을 볼크만은 가볍게 옆으로 휘둘렀다. 달려든 두 번째 고블린의 몸이 칼날에 걸려 썰려 나갔다.

흩뿌려지는 피 사이로 볼크만이 한 걸음 내디뎠다. 어느샌가 볼크만은 첫 번째 자세로 돌아와 있었다. 하늘과 수평이 되게 검을 들어 올린 자세.

“······.”

나진은 눈을 부릅뜬 채 볼크만의 자세를 움직임을 관찰했다. 관찰하다 보니 규칙성을 찾을 수 있었다.

‘자세의 반복, 순환.

네 가지 자세를 볼크만은 반복하고 있었다.

자세에서 자세가 이어진다. 자세와 자세를 연결하는 행위 자체가 공격이자 곧 방어였다.

그 움직임은 놀라우리만치 효율적이었다.

검기를 뽑아내지 않았음에도 볼크만은 최소한의 힘과, 최소한의 움직임만으로 달려드는 고블린들을 도륙 내고 있었다.

‘이반의 검과는 다르다.

여태껏 나진이 흉내 내던 이반의 검이 묵직하고 강력한 일격을 가진 검이라면··· 볼크만의 검은 정교하고 날카로운, 연속된 흐름을 만들어 내는 검이었다.

각 잡힌 자세와 움직임.

날카롭게 파고드는 검은 찌르기와 베기가 혼합돼 있었다. 동작과 동작이 부드럽게 연결됐다. 적의 움직임과 상황에 따라 일변하는 자세는 마치 하나의 춤을 보는 것 같기도 했다.

이게, 검의 교단의 검술인가.

확실히 보고 배울만한 가치가 있는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그 움직임을 관찰하고 있다 보니 나진은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효율적이긴 한데.

강력한 일격이 없다.

고블린 정도야 쉽게 베어 넘길 수 있을 테지만, 저 오크는 어떻게 할 생각이지?

쿠웅.

무거운 발걸음 소리를 내며 오크가 볼크만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볼크만은 검기를 뽑아내지 않고 있었다. 마치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처럼.

그리곤 콱.

검을 강하게 움켜쥔 볼크만은 조금 전과는 다르게 움직였다. 땅 위에 볼크만의 발걸음이 어지러이 찍혔다. 그 발걸음이 멈춘 순간 볼크만이 잡은 자세는 여태껏 순환하던 네 가지 자세와는 전혀 다른 자세였다.

아래로 늘어트린 검.

당장이라도 위로 튀어 오를 것처럼 굽힌 무릎.

오크가 볼크만을 향해 곤봉을 휘두르는 순간 볼크만이 움직였다. 굽혔던 무릎을 피며 튀어 오르듯이 그가 검을 휘둘렀다.

스걱.

나진이 눈을 크게 떴다.

검기를 두르지 않았음에도 볼크만의 검은 부드럽게 오크의 가죽을 찢어발겼다. 곤봉을 쥔 오크의 손목을 반쯤 가르며 빠져나온 칼끝은 하늘을 향했다.

담백하면서도 위력적인 올려베기.

하늘을 향해 던진 돌이 땅을 향해 떨어지듯, 칼끝을 비튼 볼크만이 검을 아래로 휘둘렀다. 볼크만의 검이 번뜩이고, 오크의 어깻죽지부터 허리에 이르기까지 긴 자상이 새겨졌다.

촤악!

길게 피가 튀었다. 그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있던 나진은 혀를 내둘렀다. 정교하고 위력적이며, 또한 아름답다. 검의 교단이 오랜 세월 깎아내고 개량해 온 검술의 정교함에 조금이지만 압도되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나진이 방금까지 자신이 본 것을 머릿속에서 그려보고 있을 무렵이다.

“······!”

휙, 고개를 돌린 볼크만이 나진을 바라봤다.

그가 나진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그 소리가 나진의 고막을 울리기도 전에 나진은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봤다.

나진 또한 인기척을 느꼈기에.

부락에 숨어있던 고블린 셋이 나진을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그것은 빈틈을 찌른 기습이었지만 나진에겐 그리 치명적이진 못했다.

공중에서 뛰어내리고.

옆을 파고드는 고블린의 움직임.

그 모든 게 나진의 눈에는 느릿하게 보일 뿐이었으니까. 여유가 있었기에 나진은 검을 쥔 채 머릿속으로 조금 전 보았던 볼크만의 자세를 떠올렸다. 정확한 보법과 정확한 힘의 분배로 만들어지는 자세.

어디에 힘을 들여야 하고.

어떻게 발을 디뎌야 하며.

어느 방향으로 검을 들어올려야 하는지.

그 모든 게 나진의 머릿속에는 정확하게 그려졌다. 그려졌으므로 남은 건 따라 하는 것뿐이었다. 볼크만처럼 검을 고쳐 쥔 채 나진이 한 걸음 내디뎠다.

첫 번째 자세.

하늘을 향해 수평이 되도록 들어 올린 검 끝을 나진이 가볍게 뻗었다. 달려들던 고블린의 목이 칼끝에 꿰뚫렸다. 그것을 확인하기도 전에 나진의 몸은 움직이고 있었다.

자세와 자세가 연결된다.

첫 번째에서 두 번째 자세로.

칼끝이 부드럽게 고블린의 몸을 가르며 지나갔다. 칼끝에 찔린 고블린은 피를 게워 내며 널브러졌다.

탁.

자세와 자세를 연결해, 다시 첫 번째 자세로 돌아왔을 때 나진의 곁에는 고블린의 시체 세 구만이 놓여있을 뿐이었다. 나진이 짧게 숨을 뱉어내며 검을 늘어트렸다.

‘이런 식으로 하는 거구나?

확실히 효율적이었다.

오크를 상대할 때 볼크만이 보인 움직임은 아직 흉내 내보진 못했지만, 하다 보면 그것도 될 것 같긴 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나진이 고개를 돌렸다.

그곳엔 어정쩡한 자세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볼크만이 있었다. 크게 뜨인 볼크만의 눈동자는 떨리고 있었으며, 그 입은 열렸다 닫히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볼크만 사제님!”

넋이 나간 듯한 사제를 향해 나진이 소리쳤다.

“뒤! 뒤 보십쇼!”

볼크만을 향해 달려드는 오크들이 아직 남아 있었다. 볼크만은 컥, 커흑 하고 흐트러진 숨을 가다듬으며 고개를 돌렸다. 일단은 눈앞에 오크를 처리해야만 했으므로.

-아, 나 저 심정 알 것 같아.

나진의 귓가에 멀린의 목소리가 울렸다.

-뭐라 하고 싶은데 말문이 탁 막히는 느낌.

‘그게 뭡니까?

-그런 게 있어, 괴물 같은 애송아.

멀린의 반응이야 어쨌든 간.

볼크만의 반응을 본 나진은 확신했다. 볼크만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겠다는 첫 번째 계획이 성공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