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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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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w Blame History

일 년이면 충분합니다.

소년의 포부에 멀린은 웃음을 터뜨렸다. 아서가 세운 기록마저 갈아치우겠단 소년의 말에 그녀는 불쾌함을 느끼진 않았다. 목표는 높은 편이 좋으니까.

-그래. 그렇게 나와야지.

오히려 앓는 소리를 냈다면 실망했을 것이다. 멀린은 길게 숨을 내뱉었다. 기본 자금을 마련했고, 머물 곳을 찾았으며 본격적으로 활동할 무대가 갖춰졌다.

즉, 기반이 다져졌단 뜻이다.

하루하루 살아남기 위해 바삐 움직이는 것이 아닌, 미래를 내다보고 내일을 대비할 여유가 생긴 지금이야 적기임을 멀린은 확신했다.

-너 마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어?

소년에게 부족했던 것.

마나에 대한 지식과 연공법.

그것을 가르칠 최적의 시기였다.


마나, 체내에 축적하는 기.

나진이 마나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 누구도 나진에게 마나에 대해 가르쳐주지 않았으니까. 주변에서 마나를 다루는 이들을 보며 감각적으로나마 이해했을 뿐이다.

“거의 모릅니다.”

마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냐는 멀린의 질문에 나진은 솔직하게 답했다. 어쩌다 보니 마나를 다루고, 어쩌다 보니 검기를 뽑고 있지만 그 일련의 과정들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묻는다면 나진은 답할 수 없었다.

‘이렇게 하면 될 것 같다는 직감.

지식이 아닌 오직 자신의 직감에 의지해 나진은 마나를 다루고 있었으니까. 열흘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나진을 관찰한 멀린 역시 그 사실은 알고 있었다.

-하긴, 넌 감각에 의지하고 있으니까.

멀린이 말했다.

-감각적으로 마나를 다루는 게 나쁘진 않아. 오히려 네게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는 반증이지. 하지만 정확한 지식 없이 감각에만 의존해선 한계가 명확한 법이야.

기본적인 이론과 지식.

-무엇이든 ‘알고 움직인다’는 것은 중요해. 검술이든, 마법이든, 마나든 마찬가지지.

그것을 이해한다면 마나를 더 폭넓고 다양하게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멀린은 이야기했다. 그녀의 이야기에 나진은 귀 기울였다. 지금 멀린이 들려주는 것은 그 누구도 나진에게 가르쳐주지 않은 지식이었으므로.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진은 속으로 생각했다.

가끔씩 까먹을 뻔하지만, 지금 자신의 앞에서 ‘마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무려 그 대마법사 멀린이다.

열한 개의 별을 지닌 별자리이자.

숱한 영웅담 속에서 대마법사라 불리는 여인.

그녀를 수식하는 수많고 수많은 칭호를 나진은 떠올려 봤다. 최초로 신비에 도달한 마법사, 진리에 닿은 대현자, 마나의 본질을 깨우친 현인 등등. 역사상 그 누구보다도 ‘마나’와 ‘마법’에 대해 깊게 파고든 인물이 바로 멀린이었다.

아서가 검(劍)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듯이.

멀린은 마학(魔學)의 기본을 집필한 인물이었으니.

‘그만한 인물이.

마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억만금을 들여도 들을 수 없는 강의를 무료로 수강하고 있는 지금, 나진은 이 기회를 놓칠 생각이 없었다. 멀린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나진은 집중했다.

-마법사와 검사가 마나를 다루는 데 차이가 있다곤 해도, 기본적으로 마나를 축적하는 과정은 엇비슷해. 그걸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갈리는 거지.

축적한 마나로 육체를 강화하고 검기를 뽑아내는 것이 검사. 마나로 서클을 만들고 영혼에 회로를 새기는 것이 마법사다.

-그러니 네게 마나 연공법을 가르쳐줄 거야.

마나 연공법.

체내에 마나를 쌓는 방법.

-원래는 네 몸에 길을 뚫고, 마나를 빨아들이는 것부터 시작하려 했는데······.

멀린이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너, 이미 마나 다룰 줄 알지?

“감각적으로는, 예. 다룰 줄 압니다.”

-그래. 어이없긴 하지만 이미 몸에 길을 뚫어놨더라고. 마나를 쌓는 것보다 길을 뚫는 게 더 어려운데, 너 그거 도대체 어디서 배운 거야?

그거, 아서가 했던 거랑 똑같은 방식인데.

그리 중얼거리는 멀린의 말에 나진은 고개를 기울였다. 배웠다기보단 동화책을 읽고 써진 대로 따라 했을 뿐이었는데.

-그 허무맹랑한 줄글 몇 개 보고 따라 했다고?

“예.”

-환장하겠네, 정말.

이제 놀라는 것도 피곤하다는 듯 멀린은 한숨을 내쉬었다. 방법이야 어쨌든 나진의 몸에는 마나가 흐를 길이 이미 만들어져 있었다.

남은 건 체내에 마나를 쌓는 것뿐.

아서와 비슷한 식으로 길을 만들어 둔 소년의 몸은 멀린이 보기에 완벽하게 준비된 도화지였다. 아직은 드넓게 펼쳐진 들판일 뿐이지만··· 이제부터 이곳에 그 무엇보다도 견고하고 높은 탑을 쌓아 올리게 되리라.

-우선 호흡법부터 시작해 볼까?

이제부터 쌓아나갈 탑의 주춧돌, 드넓은 들판 위에 멀린은 초석(礎石)을 내려놓았다.

-길게 숨을 들이마셔.

-평소에 네가 하던 것처럼 흐름을 몸에 받아들여.

멀린의 말을 따라 나진은 움직였다.

흐름이 제 몸에 깃드는 것을 나진은 느꼈다.

-잘하네. 그래, 흐름을 몸에 받아들이는 데까진 좋아. 그런데 넌 그걸 잠깐만 쓰고 바로 바닥에 버려버리고 있거든? 이걸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멀린은 말했다.

-넌 양동이로 물을 가득 퍼서는, 그대로 바닥에 쏟아버리고 있어. 물론 그 잠깐동안 사용할 때야 문제는 없겠지만··· 그래서야 발전이 없지.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간단하지.

그녀가 웃었다.

-퍼 놓은 것을 바로 바닥에 쏟지 마. 천천히 네 몸에 스며들게 하는 거야. 버틸 수 있는 만큼 버텨볼래?

여태껏 나진은 마나를 단기적으로, 순간적으로 활용해 왔다. 하지만 멀린은 말하고 있었다. 그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해 보라고.

1분, 3분··· 그렇게 5분.

5분이 지났을 때 나진의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렀다. 몸이 욱신거렸고 코가 시큰거렸다. 그렇게 1분의 시간이 더 흘렀을 때, 나진의 코에서 핏방울이 흘렀다. 온몸을 칼로 난도질하는 고통이 엄습했다.

-그만.

멀린이 경고했고, 나진은 참았던 숨을 뱉어냈다.

“컥, 커흑!”

목구멍이 쓰라렸다.

내뱉은 기침에는 핏방울이 섞여 있었다. 고통에 이기지 못하고 나진이 방에 대자로 뻗었다.

-몸에 마나를 오래 담고 있으면 담고 있을수록, 네 몸에는 마나가 스며들어. 방금 했던 게 바로 그 과정이야. 물론 더럽게 아프겠지.

“아파서, 죽을 것, 같은데요···?”

제대로 호흡하기도 힘든 나진이 간신히 말을 쥐어 짜냈다. 그 목소리에 멀린은 히죽였다.

-당연히 아프겠지. 원래는 절대 이런 식으로 마나를 안 쌓거든. 보통은 영약을 빨아 체내에 들어온 정순한 마나를 흘리지 않고 쌓는 데 집중하거나···.

그게 아니라면.

-가문이나 집단마다 숨겨둔 마나의 샘이나 성역 같은데서 제대로 정제된 마나를 삼켜서 쌓지, 이렇게는 안해. 야생에 돌아다니는 날것의 마나를 쌓으려다 간 몸이 안에서부터 완전 박살이 나거든.

멀린의 말에 귀 기울이던 나진이 눈을 부릅떴다.

“아니, 그럼 잘못된 방법···.”

-영약을 살 돈도, 그렇다고 성지나 마나의 샘을 이용할 뒷배경도 없는 네겐 이게 최선이야. 그리고 넌 몸이 좀 박살 나도 될걸?

그게 뭔 개소립니까.

이 사람이 남의 몸이라고 지금, 나진이 그렇게 묻는 것보다 멀린의 대답이 빨랐다.

-너 엑스칼리버 들고 있잖아.

“···그렇죠?”

-넌 별이 없으니까 엑스칼리버 기능 태반이 잠겨있을 거긴 한데··· 그래도 회복력은 있잖아?

엑스칼리버가 가져다주는 회복력.

멀린이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나진은 알았다. 안 그래도 그 회복력에는 지하도시에서 도망쳐 다닐 때 많은 도움을 받았으니까.

-당장 외상을 바로바로 회복할 정도는 안 돼도, 내상은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 걸? 아서도 그랬으니까.

지금 멀린이 나진에게 가르쳐주는 방법은, 본래 아서가 사용하던 마나 연공법이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던 아서가 몸을 조져가며 쌓아 올린, 그야말로 무식하기 짝이 없는 날것의 연공법.

-찢어지고 회복하고, 찢어지고 회복하고. 그 과정에서 마나를 담기에 최적화된 육체로 재구성되는 거지. 다시 생각해 봐도 무식하기 짝이 없긴 한데···.

멀린이 짓궂게 웃었다.

-이게 효율 하나는 끝내주거든.

“더럽게 아픈데요?”

-아픈 건 참아야지 뭐. 별수 있어?

우리 땐 다 이렇게 배웠어.

요즘 것들이 나약해 빠져서는 성역이니, 영약이니 하는 편한 것들에 의존하는 거지. 그리 중얼거리며 멀린이 말을 이었다.

-고되고 힘들어야 수련이지, 편하면 그게 수련이야? 그냥 날로 처먹는 거지.

나진이 눈살을 찌푸렸다.

“이런 꼰대를 다 보겠나···.”

-너 뭐라 했니?

끙끙대며 나진은 몸을 뒤집었다. 몇 분이 지나니 몸을 움직일 수 있을 정도는 됐다. 벽에 등을 기댄 채 나진이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었다.

“이걸 계속하면 됩니까?”

-매일 아침 짧게 끊어. 이런 건 단기간에 쌓기보단 시간을 두고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니까.

그리고, 하고 멀린은 말했다.

-마나만 쌓는다고 강해지는 건 아니잖아?

멀린이 뭘 말하려 하는지 나진은 눈치챘다.

“나가서 몸 움직이라고요?”

-응. 그래야 빨리 스며들어.

“숨쉬기만 해도 몸 이곳저곳이 쑤시는데?”

-아파야 단련이라니까? 안 아프면 그게 단련이야?

이런 씹···.

“끄으윽.”

신음을 흘리면서 나진은 몸을 일으켜 세웠다.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지만, 그래도 나진은 멀린의 말을 따라 몸을 움직였다.

아서도 이런 식으로 단련했을 테니까.

그리고, 자신은 그런 아서를 넘어서야 하니까.

제 목표를 다시금 상기하며 나진은 제 몸을 채찍질했다. 검을 쥐고 여관의 바깥으로 나간 나진은 사람이 없는 공터에서 자세를 잡고 검을 휘둘렀다. 그렇게 검을 휘두르고 있자니 나진의 표정은 착잡해졌다.

옛 생각이 났으니까.

지하도시에 있을 때도 매일 아침 공터에 나가 검을 휘둘렀던 나진이다. 그리고, 그곳에는 언제나 술병을 낀 채 조언을 늘어놓던 스승이 하나 있었다.

「검은 그렇게 휘두르는 게 아니다.」

「칼끝을 끝까지 봐라.」

「아무렇게나 휘두른다고 되는 게 아니야. 자세에 집중해라. 호흡을 신경 써.」

오펜의 목소리가 나진의 귓가에 맴돌았다.

이곳에는 자신이 검을 휘두르는 모습을 지켜보며 조언해 주는 스승이 없었지만, 나진은 묵묵히 검을 휘둘렀다. 오펜이 남겼던 조언을 떠올리면서.

쐐엑.

사람이 없는 공터에 소년의 검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만이 나지막이 울려 퍼졌다.

나진이 변화를 느낀 것은 나흘째 되는 날이었다.

멀린이 가르쳐준 대로 매일 같이 마나를 빨아들이고, 속이 뒤집힌 채로 수련하던 나진은 제 몸에 변화가 생긴 것을 눈치챘다.

몸이 가볍고, 평소보다 빠르게 움직였다.

휘두르는 검의 속도도 눈에 띄게 빨라졌으며 내딛는 걸음마다 힘이 가득했다. 흐름을 끌어들여 육체를 강화하지 않았는데도, 며칠 전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제 몸에 나진은 감탄했다.

‘효과가 확실하긴 하네.

성장이 눈에 보인다. 나흘간 피를 토해가며 몸을 찢어댄 보람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나진은 조금 더 열심히 검을 휘둘렀다.

“후우···.”

수련을 마친 나진은 길어둔 물로 땀방울을 씻어냈다. 그렇게 몸을 씻어내던 나진은 문득 거울을 흘겨봤다. 그러고 보니 위장하긴 해야 했을까? 자신의 외모를 교단의 추격자들은 알고 있을 텐데.

그렇게 나진이 고민하고 있을 무렵이다.

거울에 비춘 나진의 상반신을 바라보며 멀린은 전혀 다른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거울에 비춘 나진의 상반신에는 자잘한 흉터가 가득했다. 특히나 어깻죽지에는 검으로 그은 듯한 길쭉한 흉터가 새겨져 있었다.

자잘한 흉터.

그 흉터들 사이로 보이는 쩍쩍 갈라진 잔근육.

이는 실전에서 길러낸 근육들이었다. 제 재능에 안주한 이들은 얻을 수 없는 것들. 그것들을 바라보며 멀린은 내심 감탄했다.

솔직히 말해서 걱정하고 있었으니까.

나진은 범인(凡人)과는 궤를 달리하는 재능과, 성장 속도를 지녔다. 그리고, 그런 천재들이 으레 그렇듯 나진 역시 제대로 된 기반을 다지지 않은 채 이곳까지 뛰어 올라왔으리라 멀린은 생각했었다.

그러나 정작 까고 보니 어떠한가?

기반은 충분할 정도로 다져져 있었다.

고된 단련을 견뎌낼 만큼 단련된 나진의 육체에 멀린은 만족스레 웃었다. 기반이 잘 다져져 있기에 제대로 된 수련법으로 단련하니 그 효과가 바로바로 나타나고 있었다.

조건도, 기반도 다 갖춘 채.

오직 도약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소년.

가파르게 치솟는 나진의 성장곡선을 가늠해 보며 멀린은 고민했다. 마나를 다루는 것과 기초적인 단련이야 자신이 알려줄 수 있는 것이지만······.

-검술이 문제네.

검술. 바로 그 부분이 문제였다.

멀린은 어디까지고 마법사였고, 아서와 원탁의 기사들의 검술을 가까이에서 보았다곤 하나 그것을 가르쳐줄 만큼의 무재(武才)가 있진 않았으니까.

소년은 마법사가 아니라 검사다.

엑스칼리버를 휘두르게 될 검사.

마나를 쌓고, 마나를 운용하는 것만으론 당연하게도 소드 시커의 경지에 오를 수 없다. 검이란 무구를 이해하고 검의 묘리 역시 깨우쳐야 도달할 수 있는 경지가 바로 소드 시커였으니까.

“그 부분은 생각해 둔 게 있어요.”

물기를 닦아내고 옷을 갈아입으며 나진이 말했다.

“근래 길드 쪽을 자주 왔다 갔다 했잖아요?”

아직 제대로 된 용병으로서 인정받지 못한 나진이다. 최소한의 실적을 채워야 제대로 된 의뢰를 받을 수 있기에, 지난 사흘간 나진은 길드가 주는 잡심부름들을 수행해 왔다.

그중 고블린 무리를 쓸어 담고 온 게 큰 점수를 받은 덕분일까. 어젯밤 길드는 나진의 명패를 검게 물들여 줬다. 흑(黑) 등급의 용병이 됐다는 뜻이었고, 이젠 제대로 된 의뢰를 수행할 자격을 얻었단 뜻이었다.

“여전히 받을 수 있는 게 많지는 않지만.”

걸음을 옮긴 나진이 길드에 도착했다.

“개인 의뢰를 받을 순 있게 됐거든요.”

길드가 아닌 개개인이 건 의뢰.

그 중 나진이 점찍어 둔 의뢰가 하나 있었다. 보수가 썩 짭짤하지 않아 남들은 좀처럼 고르지 않는 의뢰. 하지만 나진에겐 매력적인 의뢰였다.

『마물 시체를 옮길 짐꾼 구함.』

사냥을 따라가 시체를 옮길 뿐인 단순한 의뢰.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의뢰를 수주한 인물의 신상정보였다.

『검의 교단 소속의 소드 엑스퍼트.』

『중위 사제 볼크만.』

검의 교단. 오직 검의 길만을 추구하는 검의 구도자들의 집단이자, 검술을 갈고 닦는 데 제 삶을 바치기를 맹세한 이들이 모인 곳.

즉, 달리 말하자면.

‘검술에 도가 튼 사람들이란 소리다.

나진이 미소 지었다.

손을 뻗어 나진은 의뢰서를 움켜쥐었다. 물론 저 ‘볼크만’이란 사제가 검술을 가르쳐주겠단 말은 의뢰서에 한마디도 적혀있지 않았지만······.

그거야 뭐 알 바인가.

보면 어떻게든 흉내 낼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