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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15 KiB
Raw Blame History

  • 한국인이 이런 감성 소화하기 쉽지 않은데 대단하네요

  • 존메이어의 환생인가요

ㄴ 존메이어 살아있음

ㄴ 충격 존메이어 살아계심

  •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곡 중 하나인데 ㅠㅠ 이거 부른 사람이 누구인건가요?!?!

ㄴ 영상에 나와있네요

  • 거의 원곡 재현이네 미쳤다

  • 솔직히 말해서 존메이어만큼은 못침 냉정하게 봐서..

ㄴ 그정돈 아닌듯;;

ㄴ 그냥 급이 다른데 무슨소리지

ㄴ 귀가 있으면 알 수 있을텐데 ㅋㅋ 이분 안타깝네요~

  • 한국에 진짜 보기 드문 수준급 여성 기타리스트가 나온 것 같음

아윤은 이미 수백번은 본 영상을 다시 한번 더 돌려보았다. 달려있는 수백개의 댓글들이 이 영상의 인기를 증명해주는 듯 했다. 더 고무적인 것은, 댓글이 한때 달리고 끝난 게 아니라 계속해서 달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 혹시 이거 부른 여자분 다른 노래도 들어보고 싶은데 아시는 분 있으신가요?

한번 더 듣는 사이 달린 댓글. 아윤은 번개같이 [부르신 분 성함은 하수연입니다. 현재 인디밴드 그룹사운드 리더 맡고 있어요~ http://youtube.com/~~ 참조해보세요!] 라고 댓글을 달았다. 이렇게 또 한명의 팬을 늘린 것 같아 뿌듯한 기분이었다.

‘그보다 이제는 좀 활동해주지 않으려나.

  • 이분 진짜 숨찾이나 유싱 이런거 안나와주려나 ㅠㅠㅠ

  • 숨찾 나오면 진짜 대박일듯 솔직히 이분만한 사람이 없을 것 같음

수많은 유튜브 댓글들이 울부짖고 있는 [경연 프로그램 나와주세요!] 라던가 그런 것들은 이제는 바라지도 않는다. 아윤이 생각하기에도 수연은 그런 프로그램에 딱 어울리는 인재상이었지만, 문제는 그냥 활동 자체가 없다는 것이었다.

‘뭐 떡밥 없나.

혹시 뭐라도 올라오지 않았을까 켜 본 트위터. 아윤은 멈춰버린 그룹 사운드의 트위터를 잠시 바라보다가, 다시 어플리케이션을 껐다. 대체 이 비활동기는 언제 끝날 것인가. ‘버스킹 버스킹’과 한승고등학교 축제 영상으로 인해 살짝 늘어나는 것 같던 그룹 사운드의 인기는, 본체의 활동이 없는 바람에 죽어버렸다.

신규 유입 팬들에게 “예전에는 파라독스에서 한달에 한번 공연을 하긴 했는데…” 라고 말해봤지만, 지금 공연을 안 하니 무슨 소용인가. 아윤은 한숨만 쉴 뿐이었다.

‘사실 나보다는 그 애들이 더 걱정이긴 한데…’

팬이야 뭐 덕질 대상이 걱정되지만 그건 그냥 걱정일 뿐이다. 팬들의 생계라던지 그런 부분에 영향이 오는 것은 없다. 하지만 활동이 정지된 그룹 사운드 본인들은 어떻겠는가? 아윤은 그런 생각을 하며 그냥 믿고 기다리기로 했다. 언젠간 활동을 재개할거라 생각하며.

[언니 뭐 떡밥 없나요]

[그러게요]

날아온 트위터 DM에, 아윤은 그렇게 대답했다. 신규 유입 팬이자 수연의 축제 공연 영상을 제공해주었던, 고마운 고등학생. 하지만 그런 사람이 이야기를 한다 한들 그 부탁을 들어줄 수는 없었다. 없는 것을 만들 순 없으니.

‘그냥 내가 대형 유튜버를 해봐? 그래서 이제 그룹 사운드에 광고안건을 하나 맡겨봐? 그렇게 하면 떡밥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아윤은 그런 실없는 생각을 하며 팬카페를 켰다. 그녀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과 슬픔을 같이 나누기 위하여.

하지만 팬카페에는 그녀의 생각과 다른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온통 환호하고 좋아하는 사람들만 몰려 있는, 그런 평소와는 완전 다른 분위기.

[드디어 ㅠㅠㅠㅠ]

[너무기대되네요]

[라이브 실수하는거 아닐지 걱정]

[시간대가 약간 아쉽네요]

등등. 불과 몇시간 전만 해도 우중충했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돌변한 상황. 그녀는 어색해하며 게시판의 글을 휙휙 뒤로 넘겼다. 원인은 단 하나. 누군가가 남긴 글이었다.

[방송국에 종사하는데 수연님 나오신대요]

이번에 라디오 프로그램 관련해서 이야기 들었는데 수연님이 게스트로 나오신대요

심야 프로그램이긴 한데 게스트 좀 짱짱해서 나올법한 한 그런 곳인가봐요

나와서 라이브도 하신다고 하니까 본방사수 꼭 하셔야 할듯!!

  • 헐 어느프로그램인가요?

ㄴ 제가 그것까진 알려드릴수가… ^^;;

ㄴ ㅋㅋㅋㅋㅋ 이분 본인이 섭외하셨나봐

  • 심야??? 미성년자인데 되실라나요

ㄴ 요즘 미자도 허락받으면 된대요

ㄴ 헐 대박 저도 허락받고 야간알바해야지

ㄴ ???

  • 라이브?? 미쳤다 밴드 전체 나오나요?

ㄴ 그건 힘들 듯… ㅠㅠㅠ

ㄴ 라이브에 밴드가 다 나오기 힘들죠 아마 본인만 나오실 것 같은데

ㄴ ㅠㅠㅠㅠ 아쉽다

그 뒤로는, 해당 프로그램이 어떤 프로그램인지 추리하는 글들이 쭈루룩 이어져 있었다. ‘말은 못하지만 은근슬쩍 흘리는’ 스태프의 태도에 사람들은 대부분 그 프로그램이 어떤 프로그램인지 찾아낸 것으로 보였다.

‘아… 이 가수. 엄마가 좋아하던 것 같은데.

해당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DJ는, 아윤은 들어본 적 없는 사람. 하지만 아윤의 부모 세대는 좋아하는 그런 가수. 그녀는 이런 DJ랑 우리의 가녀린 ‘하수연’이 제대로 소통할 수 있을지 궁금해하며, 그 날을 손꼽아 기다리기 시작했다.


“여기, 대본이에요.”

“응.”

수경은 작가가 건네주는 대본을 받아든 후, 대충 읽기 시작했다. 언제나 그렇듯 평범한 인사로 시작한 대본.

[항상 겨울 밤이 되면 그런 고민 하지 않나요? 창문으로 들어오는 냉기가 달갑지 않다가도, 커튼을 치면 저 바깥 밤하늘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답답하고 숨이 막히는 것 같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돈 조금 더 내지 하고 보일러를 약간 세게 트는 게 일상입니다.

반갑습니다! 오늘도 여러분의 심야를 책임지는, 늦은 밤 콘서트의 최수경입니다.]… 수경은 별 문제 없어보이는 대본을 쭉 넘기다가, 문득 생각이 닿아 물었다.

“오늘 게스트 온다며.”

“네. 게스트는 2부에 들어오기로 했어요.”

그 말에 수경은 파라라락 대본을 넘겼다. 넘어간 페이지에는 ‘하수연’, ‘그룹 사운드’, EP 등의 글자가 알알히 박혀 있었다.

“노래 하는 애야? 어떤 노래 하는데?”

“네. 그… 어떤 노래더라. 성희야! 어떤 노래라고 했지?”

“네? 아, 기본적으로 락이랑 블루스를…”

“블루스? 희안하네. 이 나이에 블루스 하기도 쉽지 않은데.”

수경은 그렇게 말하고는 대본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이리저리 상대방을 칭찬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진 스크립트.

하지만 수경은 이 내용이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없는 말을 지어내서 하는 것은 그녀의 취향이 아니었기에. 진실로 그녀의 칭찬을 받을 수 있는 아이인가, 궁금증이 들었다.

“얘 공연 좀 보자. 가능하지?”

“확실히 잘하네.”

5분 정도 되는 공연 영상 2개를 본 후, 수경이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 정도로 잘 해요? 저는 잘 모르겠는데.”

“야, 너는 나랑 같이 프로그램 한게 한참 됐는데 아직도 음악을 모르니. 이 정도면 진짜 엄청 잘 하는 거야.”

수경은 의아해하는 피디에게 영상의 이곳저곳을 가리키며 설명을 시작했다. 이 부분은 어떤 주법을 활용한 것이고, 이 부분은 어떤 방식으로 친 것이고.

“보컬도 나쁘지 않지만, 이 애 진짜 기타를 잘 치는 걸. 이 정도 실력이면 자기 나잇대에는 적수가 한명도 없겠는데. 아니, 그냥 나보다 잘 치는 것 같기도 하다.”

“그 정도에요?”

“너는 제발 좀…”

계속해서 실력에 감탄을 하던 수경은, 대본을 쭉 훑어보더니 몇개의 부분을 자기가 직접 수정했다. 주로 수연을 소개하는 멘트와 관련된 부분이었다. 그렇게 대본을 훑어나가던 수경은, 대목 하나를 보고 꽤나 놀란 듯 큰 소리를 냈다.

“뭐야. 이 애 명전 선생님 제자야?”

“네? 그게 누구…”

의아해하는 메인 작가. 수경은 잠시 추억속에 빠진 듯한 눈을 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을 이어갔다.

“내가 어릴 때. 가요제 우승하고 가수로 이제 데뷔해야겠다 싶었을 때… 그때 음반사가 아직 실력이 엄청 좋지는 않다고 나한테 레슨 붙여줬었거든. 그래서 한 1년 반 기타 배웠는데, 그때 이 사람한테 배웠지.”

“완전 스승님이네요.”

“그렇지. 옛날에는 좀 찾아뵙기도 했는데, 요즘엔 연락도 안 닿고 뭐 그렇기도 해서 제대로 못 찾아뵈었는데…”

“그럼 그 분도 부르는게…?”

서브 작가의 말에 수경은 아련한 듯한 눈빛을 하며, 그녀를 쳐다보았다.

“돌아가셨어. 작년에 돌아가셨댔나.”

“아…”

“그래서 좀 마음이 안 좋았는데. 연락 안 닿은 지 몇년이 되어서, 돌아가셨다는 소식도 못 들었지. 마지막 제자? 음…”

수경은 대본에서 몇 가지 부분을 더 고치고는, 다시 한번 공연 영상을 틀어서 보았다. 다른 것보다, 계속해서 흘러나오는 공연의 기타소리에 그녀는 집중을 하는 듯 했다.


방송 당일.

“잘 갔다와.”

방송국에 그녀를 데려다준 후, 혜인은 회사로 다시 사라졌다. 일 하고 있다 끝날때 쯤 다시 온다고 하던데. 역시 사장의 일은 그만큼 바쁜 것일까.

그런 헛소리를 중얼거리며 도착한 곳은, 라디오 방송국이었다. 입구에 기다리고 있던 누군가는, 수연을 보자마자 바로 손을 들고 달려왔다.

“하수연 님이시죠?”

“아 네, 맞습니다.”

“반… 반갑습니다…!”

왠지 모르게 명전을 보고 벌벌 떨기 시작한 사람. 명전은 그 모습이 상당히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냥 내버려두었다. 사람이 좀 몸이 약할 수도 있지 뭐 그런 것 가지고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그렇게 다다른 라디오 스튜디오에는, 이미 사람이 몇명 와 있었다. PD로 보이는 꽤나 나이 든 중년 아저씨. 마찬가지로 메인 작가로 보이는 꽤나 나이 든 아줌마 한명. 그 외 스태프. 그리고…

‘확실히 나이가 들긴 했네.

수십년 전, 어릴 때 본 얼굴이긴 했지만… 명전은 수경을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꽤나 심술난 듯 남을 쳐다보는 저 눈빛. 달라진 게 그다지 없다 싶었다.

“안녕하십니까. 하수연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최수경이에요.”

“그런 때도 있었죠.”

“아하하… 그러셨습니까? 정말 힘드셨겠습니다. 그래도 그분이 그럴 생각은 아니셨을 것 같은데…”

“아니에요. 분명히 나 울릴려고 했어.”

“허허… 그럴 것 같지는…”

단호하게 말하는 수경. 명전은 그에 답하면서도 등에 땀이 흐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얘는 어디서 ‘하수연’이 ‘서명전’의 제자라는 이야기를 들은건지 모르겠는데, 갑자기 그 이야기를 꺼내더니 방송 맞춰볼 생각은 안 하고 주구장창 ‘서명전’의 욕만 하고 있었다.

“수경이 누나가 울 뻔 했다니 상상이 안 가는데요. 도대체 어떤 분이셨길래.”

“완전 호랑이였어. 음 하나만 틀려도 소리 막 펑펑 지르시고. 나 진짜 몇번이나 연습실 뒤에 가서 울었다니까. 수연 학생은 그런 적 없어요?”

“아, 저는 그런 적은…”

“나이 되시고 수연 학생이 이쁘니까 완전 천사표 되셨나보네.”

그런 명전의 말에, 코웃음을 치며 반응하는 수경. 명전은 이 어처구니 없는 음해를 어디부터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 ‘내가 서명전이다! 라고 하면서 반응을 할 수도 없고. 게다가 그가 필사적으로 변호를 해주면, “왜 그렇게 그 시절의 일을 잘 알아요? 태어나지도 못했을 시기인데?” 하면서 이상해하겠지.

여러모로 불리한 싸움이었다.

“아무튼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이야기가 하나 있어. 기타 배운 지 몇개월 된 다음 일인데. 그날도 이제 나보고 너무 못한다고 타박을 하시는거야. 그런데 이제 그날 소속사 사장님이 와서 이제는 데뷔 시켜야 할 것 같다고. 레슨 그만둬야 될 것 같다고 하시니까…”

“어떻게 됐는데요?”

“갑자기 지금 수경이가 얼마나 잘하고 있는데! 라고 하면서 기타 더 배우면 진짜 대성할 거라고. 나 모르게 그렇게 침튀겨가면서 이야기를 하시는거야. 조금만 더 배우면 진짜 완전 천재 기타리스트 되는데, 지금 여기서 놓기에는 너무 아깝다고. 막 무릎까지 꿇어가면서 그러시는데… 그런 다음 이제 사장님 가니까 나는 아직 멀었다고 더 배우라고, 흐흐.”

눈 앞에서 칭찬해주는 거는 정말 자제를 하시던 분이였지, 라며 회상을 끝마치는 수경. 명전은 몸에 열이 오르는 것을 느꼈다. 저런 일은 이제 기억도 안 나는데 본인은 기억을 하고 있단 말인가. 게다가 무릎까지? 아무래도 수경이 잘못 기억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 스승님이셨지… 수연 학생한테는 어땠어요?”

“저, 저한테는 뭐. 그냥 평범하게 기타를 가르쳐주셨습니다만.”

“아마 기타 실력 보면, 그러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엄청 혹독하게 가르쳤을 것 같고.”

수경은 그렇게 말을 맺더니, 꿈결속에 빠진 눈빛을 하며 중얼거렸다.

“음반을 많이 파시지는 못하셨지만… 서 선생님은 정말, 기타를 정말 잘 치셨지. 내가 이때까지 뵈었던 사람중에는 외국 사람 다 통틀어서도 제일 잘 치셨는데.”

그렇게 말하며 수경은 명전을 쳐다보았다. 마치 자신을 시험하는 듯한 표정으로.

“그런 스승님의 제자인 수연씨는, 얼마나 기타를 잘 칠 수 있을까. 얼마나 노래를 잘 할까. 기대가 되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