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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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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발이 거세지기 시작했다. 이를 신호처럼 일방적으로 애프터글로우 요새의 공격을 얻어맞고 있던 언데드 군세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이런 미친! 언데드가 언데드를 던진다!"

날아 던져진 구울을 공중에서 요격하며 궁수가 소리쳤다.

그 말 그대로 언데드 트롤과 오우거, 거인과 매머드 등 무언가를 쥘 수 있는 대형 언데드가 주변에 접근한 스켈레톤, 좀비, 구울 따위를 한 움큼씩 쥐고 던지기 시작했다.

날아가다 바닥에 떨어지는 수가 절반.

추락의 충격에 그대로 박살 나는 것이 반의반.

과한 힘에 요새 밖으로 날아가 버리는 것이 또 일부.

눈에 뚜렷하게 보일 정도로 손실이 보였다.

그 외의 나머지는 성공적으로 요새에 투하되었다.

요새의 병력도 당연히 이를 보고만 있지 않았다.

키샤아아아아아-!!!

"머리 위 조심! 어이쿠!"

"하늘에서 언데드가 떨어진다!"

"정신 차려! 아차 하다가 씹힌다!"

뜻밖의 공격에 당황했지만 그래 봐야 하급 언데드.

하물며 수도 적었기에 요새에 투하된 적들은 도착하는 족족 부활의 여지 없이 박살 나 성벽 밖으로 내던졌다.

끼기기긱-

"감히!"

좀비, 스켈레톤 따위의 일부 언데드가 연신 집중하는 캐서린에게 가까이 다가오기도 전에 메리가 다리에 힘을 주었다. 그대로 팔을 강하게 내민 메리의 손바닥에서 쏘아진 무형의 충격파가 언데드들을 박살냈다.

카렘 또한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았다.

박살 난 언데드의 녹슨 히터 실드로 드라우그의 공격을 막은 카렘은 그대로 반대편에 쥔 정강이뼈로 머리를 후렸다.

그리고 좌반신으로 기어오던 좀비의 등을 짓밟고 머리를 내려쳤다.

우드드득-

"호오-"

"그건 대체 무슨 감탄사입니까?"

"아니. 분명 처음일 텐데. 생각보다 잘 싸우셔서 말입니다."

치마를 흩날리며 와이트를 걷어찬 메리는 놀란 눈빛으로 카렘을 돌아봤다.

카렘의 활약에 진심으로 감탄하는 눈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카렘에게 뭐라 하기도 전에 언데드가 날아오기 시작해 대응하느라 정신이 팔렸는데 이게 웬걸? 카렘은 한참 부족하지만 그래도 초보 중에서는 그럭저럭 잘 싸우고 있었다.

패닉에 빠지지 않고 냉정하게 상황을 파악.

최소한의 힘으로 언데드를 무력화하고 한 번에 침묵.

그리고 곧이어 다음 목표를 포착.

적이 없으면 뒤로 빠져 대기.

한 번에 한 가지 동작만 이뤄지고 있었지만, 세상에는 그것조차 못하는 이들이 수두룩했다. 지칠 법도 했지만 고된 주방 노동으로 단련된 덕분인지 숨도 평온했다.

"아니, 뭐 저도 순간적으로 당황하기는 했죠."

카렘은 스켈레톤의 정강이뼈를 고쳐잡았다.

"근데 고든이 절 굴린 것보다는?"

"아, 확실히."

"아니, 진짜로. 무슨 소드마스터가 애새끼 하나를 그렇게 달달 볶는데-"

반강제로 이루어지는 고든의 훈련은 철저하게 실전적이었다.

안 그래도 어른과 아이의 체격 차와 체력 차.

소드마스터와 체력 좀 좋은 일반인의 차이.

설령 고든이 숟가락 하나만 들고, 오로지 반격만 했으며 본래 실력의 1%도 휘두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카렘은 고든의 옷자락 하나 건드릴 수 없었다.

카렘은 어떻게든 고든에게 한 방만이라도 먹이고자 했지만 다리가 걸리고, 집어 던져지고, 짓밟히고 바닥을 구르는 등 얌전히 지켜보던 메리조차 저렇게 무자비하게 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무자비한 훈련이 꽤 도움이 된 모양이다.

카렘이 싸움에 재능이 있단 고든의 말도 사실이고.

"놈들이 바위를 던진다아아!!!"

하급 언데드나 던지던 대형 언데드가 큼직한 바위와 얼음 덩어리를 쥐고 요새를 향해 던지기 시작했다.

육중한 파공음과 함께 날아오는 바위와 얼음 덩어리는 요새 외벽을, 요새 위를, 요새를 넘어 프레젠트 시가지를 두들기기 시작했다.

쾅!

우지끈-!

"5번 발리스타 소파! 이음쇠가 부러졌다!!"

"빨리 수리공을 불러! 너는 부품을 가져오고!"

"멀쩡한 대형 작살은 다른 발리스타로 배분해!"

요새 병력은 가지각색의 방법으로 언데드 군대의 공성 공격을 요격했지만, 그런데도 착탄 하는 것들은 분명히 있었다.

요새에 본격적인 피해가 누적되기 시작됐다.

"...이쪽으로 떨어지잖아! 비켜!"

고든은 카렘과 메리의 어깨를 부닥치며 튀어나왔다. 바닥에 굴러다니는 창을 쥐고는 그대로 강하게 투척했다.

쐬에에에에엑- 콰아아앙!

허공에서 얼음 덩어리를 요격했다.

"스타크 경. 방금 그건-"

"마법사님 쪽으로 날아오고 있었지."

"설마 노리고?"

"아니, 그럴 리가."

고든은 휘리릭 튕겨진 창을 낚아채며 고개를 저었다.

창대는 멀쩡했지만 창촉은 폭발한 것처럼 사라졌다.

"마법사님 위치를 알고 있었으면 진작에 공격이 이쪽으로 집중됐겠지. 아마 우연일걸."

"그나저나 방금 그걸 맨몸으로 요격한 겁니까?"

"오러를 실어 날리기는 했지만, 그렇지?"

"사람이 아니신 듯."

"뭐? 야. 지금 나 말고 그러는 사람이 몇 명인데?"

카렘은 고든이 가리키는 쪽을 바라보았다.

음, 확실히...

작살을 던져 바위를 떨어트리는 전사.

투창으로 던져지는 중형 언데드를 폭파하는 병사.

얼음 덩어리를 화살로 요격하는 스노우엘프 궁수 등등.

고든은 특히나 엘프 궁수를 가리키며 항변했다.

"무엇보다 저 활질로 요격하는 짓거리는 나도 못해."

"그러면 저쪽도 사람이 아닌가 봅니다."

"참...나!"

고든은 어이없다는 듯이 고개를 젓다가 창대만 남은 창을 던져 미처 요격하지 못하고 발리스타를 향해 날아가는 바위를 요격했다.

쾅-

"이거 서러워서. 제자가 스승을 공경할 줄 모르고."

"공경은 모르겠고 공격은 통하지도 않는데 무슨."

"아무튼, 카렘. 넌 이만 안쪽으로 들어가 봐라."

"음? 음."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가 싶었던 카렘은 주변을 둘러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 하급 언데드가 빗발같이 날아들어 비전투원인 그조차 무기를 집어 들어야 했을 때라면 모를까 지금은 그럴 필요는 없어 보였다.

지금은 약방의 감초처럼 겸사겸사 날아드는 수준에 불과했다.

아니, 그보다는 줄어든 만큼 추가된 공성 공격이 더 위협적이었다.

캐서린을 호위한다는 목적에서 또한 이는 마찬가지.

다가오는 하급 언데드와 유탄 따위는 메리의 장풍.

눈먼 바위와 얼음 덩어리는 고든이 직접 요격.

"확실히 제가 있을 이유는 없는 듯."

"비전투원인 넌 이만 들어가. 전투가 시작하면 안에 들어가 있는 게 정상이다."

"제가 할 일은 정해졌네요."

말할 틈도 없이 땀 한줄기를 흘리며 집중하는 캐서린을 잠시 쳐다본 카렘은 라운드 실드와 정강이뼈를 성벽 너머로 집어 던졌다.

"먹고 죽은 언데드가 때깔도 곱다고. 끼니로 드시고 싶은 거라도-"

"난 스테이크!"

"에그타르트와 크레이프 케이프를 부탁합니다."

말을 마치기도 전에 득달같이 달려드는 주문에 카렘은 손을 내저었다.

"전달은 해볼게요. 전달은."

보장하지는 못했다.

공성 공격은 신호였다는 듯 요새에 피해가 누적되고, 병력이 공성 공격을 요격하기 시작하자 언데드 군대는 요새를 향해 진군했다.

그 말은 언데드의 공격은 더욱 거세졌다는 의미.

물론 요새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더 격렬해지는 반격에 직면했지만 언데드 군세는 아랑곳하지 않고 문자 의미 그대로 요새의 코앞까지 밀고 들어왔다.

아무리 언데드가 고통과 두려움이 없다고 해도, 대형 몬스터의 시체를 부린다고는 해도, 단순 물리력으로 요새를 부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대체 왜 무의미한 피해를 누적하는가?

리처드는 얼마 지나지 않아 곧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제기랄! 설마 이럴 줄이야!"

성벽까지 몰려온 스켈레톤이 무의미하게 벽을 긁는 와중 그 뒤에서 좀비 무더기가 몰려들어 성벽 위를 향해 손짓했다.

그렇게 몰리고 몰린 끝에 언데드의 언덕을 구울이 밟고 올라가고, 목이 부러진 사슴이 올라가고, 가슴팍이 뜯겨 창백하게 질린 오크가 올라가기를 반복.

그래 봐야 언데드에 불과했던 무더기가 점차 크기를 불리며 높아지고 있었다.

언데드가 한곳에 몰려들어 탑을 쌓고 있었다.

"두목님!"

"눈은 장식이냐!? 화염 배럴을 밑으로 던져!"

"7번 발리스타쪽에 성유가 다 떨어졌습니다!"

"그러면 성수를 들이부어! 마법은 장식이냐!?"

리처드가 대답할 것도 없이 곁을 호위하던 친위대장 바스톤이 치맛자락을 흩날리며 맹렬하게 소리쳤다.

이런 일사분란한 공세가 처음이어서 당황했을 뿐 명령은 곧바로 이행되었다.

하늘같이 높으신 분의 명령은 폭포수처럼 재빠르게 가장 밑에까지 전달되었다.

투석기의 화염 배럴에 불을 붙인 병사는 요새벽 아래를 힐끔 내려다보고는 그대로 밑을 향해 내던졌다.

슈우우우우우우우 쿵-

어느새 요새의 절반까지 올라온 언데드 탑에 화염 배럴이 떨어졌다. 그리고 금세 그 위를 짓밟고 올라오는 다른 언데드에 파묻혔지만, 상관없다.

언데드 무더기 속에서도 심지는 타들었다.

기름과 각종 재료가 섞인 혼합액에 불꽃이 접촉.

콰아아아아앙-!

격발.

요새 외벽을 쌓아 오르던 언데드의 시체탑이 폭발하면 검은 연기가 하늘을 향해 솟구쳤다. 이와 비슷한 일은 요새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투쟁심, 적자생존, 생명의 열기, 태양, 폭풍의 기세!"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와 같으니 겨울의 여주인이시여. 모든 남편이 두려워하는 서릿바람 같은 기세를 여기에!"

"5년 동안 창고 신전 구석에서 숙성된 성수란다! 느그들은 먹어본 적 없겠지!"

불덩이가 작렬해 시체탑이 불타올랐다.

서릿바람이 휘몰아쳐 높아져 오던 탑이 그대로 쓰러졌다.

성수가 담긴 배럴을 흩뿌리자 시체탑이 위에서부터 녹아내렸다.

하지만 언데드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애초에 죽은 것들은 그저 명령을 따랐다.

자기 자신이 녹아내리는 와중에도 멈춰 스러질 때까지 언데드는 끊임없이 요새 오르기를 멈추지 않았다.

오로지 죽음에서 자신을 일으킨 주인의 의지에 따라.

-생각했던 것보다 대처가 빠르군.-

거의 모든 것이 계획대로 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거인은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언짢은 기세로 중얼거렸다.

비록 권능은 온전치 않아 휘두르는 힘의 크기는 형편없었다.

오직 산 아래의 시체까지밖에 영향력이 미치지 못했다.

그마저도 한 번에 부릴 수 있는 언데드의 양은 한정된 상황.

거인은 슬쩍 뒤쪽을 돌아보았다.

비쩍 마른 그리즐리 비버 족장은 요동치며 찍찍거렸다.

상대편에 같은 대마법사와 주도권을 다투고 있었다

물론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었다.

부릴 수 있는 숫자가 적다면, 줄어드는 족족 일으키면 된다.

산 아래? 대체 산 아래에서 얼마나 되는 생명이 죽었을까?

더불어 영향력은 눈 내리는 지방 전체까지 뻗어있었다.

하물며 배신자들에 의해 쓰러진 아비 만큼은 아니라지만 거인 또한 불완전하게나마 불사를 이룩한 상황.

거기에 대마법사는 족장과 힘겨루기를 하는 상황에서 그 어떤 마법도 사용하지 못할 것이다. 그 외의 다른 필멸자 마법사는 별것 아니다.

소드마스터가 둘이나 있다고 하지만, 이 또한 문제는 없었다.

애초에 정면으로 들이쳐 공략할 생각 따위는 하지 않았다.

-얼마나 긴 모멸의 시간이었던가. 조급해할 필요는 없겠지.-

묘비 요새의 가증스러운 필멸자들은 자기들의 본거지에 기생충이 박힌 것들조차 모를 것이다. 신호가 갔으니 슬슬 활동을 시작했을 터.

가증스럽지만 묘비 요새의 병력은 퍽 정예했다.

그렇지만, 거인은 여유를 가지기로 마음먹었다.

아무렴 그동안 얼마나 잠들어 있었던가.

그에 비하면 지금의 기다림은 찰나보다 짧았다.

협력자들도 기회를 엿보고 있겠지.

-그동안, 조금 즐기도록 할까.-

거인은 영향력을 더욱 넓혔다.

프레젠트 시가지의 성벽과 애프터글로우 요새의 외벽에 부서지는 족족 더 많은 언데드가 합류했다.

늘어난 상급 언데드의 공성 공격.

수를 점점 불리는 언데드 군대.

처음보다 몇 배나 되는 시체탑이 애프터글로우 요새의 외벽을 다시 기어오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