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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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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출대의 임무인 아이오나 구출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허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그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토벌대로 전환된) 구출대는 아직 복귀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이번 연회의 주인공 역할은 구출의 또 다른 주역에게 돌아갔다.

용병 소드마스터 고든.

대체 왜 그 실력으로 용병을 했는지 모두가 그 과거를 궁금해하는 남자.

하지만 얼마나 무시무시한 과거가 숨겨져 있다고 할지라도.

그건 더는 중요한 사실이 아니었다.

"휘이이이이이이익-!"

"더욱 강해질 아이스랜드를 위하여!"

대회관은 그야말로 광란의 도가니 그 자체.

본래라면 최소한의 체통을 지켰을 귀족들조차 은연중에 깔보던 부족장, 평민들과 함께 섞여 술잔을 내려치고 기립 박수하며 환호성을 내뱉었다.

"쯧, 어지간히도 시끄럽군. 윈터센드 때보다 더 시끄러운 것 같은데."

"어, 아타니타스님. 원래 이런 자리는 이렇게 시끄럽나요?"

"응?"

"아니, 왜. 그렇잖습니까?"

물론 행사의 분위기는 목적에 따라 다른 것이 당연했다.

죽은 이들을 위로하는 위령식이 엄숙하게 진행하는 것처럼. (물론 죽어서 기분도 꿀꿀할 텐데 가시는 길은 즐거워하라고 축제를 벌이는 곳도 있긴 하지만.)

누군가를 축하하는 자리도 마찬가지.

까놓고 말해서 그런 자리에 사람이 모였으니 시끄럽지 않은 게 이상하기는 한데. 카렘은 이게 이렇게 진행되는 게 맞나 싶었다.

이거 공적인 자리 아니었어? 뭐 그런 엄숙하고, 뭔가 위엄있는 분위기가 흐르는 그런?

"이거 공적인 자리 아니었어요?"

"무려 아이스랜드 공작이 대리인도 아니고 직접 작위를 수여하는 자리인데 이게 공적인 자리가 아니라면 무어냐."

"그런데 이렇게 시끄럽다고요?"

"뭐, 보통은 그런 편이지만. 이런 모두가 도통 주둥이를 다물지 않는 시끄러운 자리도 있는 법이다."

캐서린은 메리가 내미는 살구 조각을 받아먹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꼬마. 간단하게 생각해라. 여기는 아이스랜드다."

"네. 그런데요?"

"그런데 누가 감히 펠윈터 가문을 의심하지?"

그런 사람이 있을 리가.

아이스랜드에서 보낸 시간은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카렘이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는 충분했다.

"그런 간 큰 놈, 아니. 사람이 아니라. 분이 있을 리가요."

"그래. 설령 토박이가 아니라고 해도 무려 공작이다. 공작. 아니 이게 아니라. 결국, 행사란 주최자가 힘과 위엄을 다른 이들에게 내보이는 자리지."

캐서린은 고개를 바로 세우고는 턱짓으로 대회관의 중앙을 가리켰다.

주변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울릴 때마다 고든은 움찔거렸지만, 화려한 예식 장비를 입은 기사들과 알프레드, 아이오나는 뭐가 들리냐는 듯 태연한 표정으로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반대로 말하자면 힘과 위엄을 뽐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캐서린은 고개를 슬쩍 기울여 옆에 앉은 카렘을 보다 흘러내린 머리칼을 귀로 넘겼다.

"나의 힘은 아직 이 만큼이나 강하다. 그러니 허튼 생각은 꿈도 꾸지 말도록. 이라는 귀족 식 위협이지."

"그거참 비싼 위협이네요."

"뭐, 자금만 충분하면 무력을 쓰는 것보다 얼마든지 싸게 먹히는 편이니까."

"그거참 엄청나게 비싼 위협이네요."

"그래. 사치가 좀 심하면 한 국가의 1년 예산이 불타오르는 위협이지."

카렘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한숨을 내뱉자, 캐서린은 정확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반대로 아이스랜드는 그럴 염려가 없지요."

"충성심이 확고해서요?"

"충성심은 밑바탕으로 깔고, 힘이면 힘. 역사면 역사. 심지어 지금 계약자의 계약자 각하는 무려 아이스랜드에서 기근을 몰아내셨지요."

"난, 우리 가문은 이렇게 대단하다고 뽐낼 필요가 없다?"

메리는 사과의 껍질을 깎으며 긍정했다.

"왕국의 역사보다 오랫동안 군림한 역사와 백성과 신하를 보호하고, 마왕의 군세를 막아냈다는 공적이 있는데 누가 이의를 제기하겠습니까?"

"그런데 거기에 아이스랜드에서 적어도 굶어 죽는 사람이 없다는 위업까지 있으시다고."

"아마 계약자의 계약자께서 왕국에 반란을 일으키면 아이스랜드 전체가 툭 하고 떨어져 나갈 겁니다."

무표정이 베이스인 메리의 진지한 말이 무척이나 그럴듯하게 들렸지만 에이, 아무리 그래도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인데, 그렇게 까지?

"꼬마, 표정 좀 감춰라. 무슨 생각을 하는지 훤히 보일 정도니 원. 쯧."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죠. 아니, 맞나?"

"물론 충성심과 신앙이 아무리 확고하다고 해도 배신자는 있을 수 있겠지. 그런데 생각해봐라."

캐서린은 혀를 쯧쯧 차며 지루하다는 듯이 탁자를 두드렸다.

"과연 그 배신자를 주변 사람들이 보고만 있을까?"

"아."

"생전 처음 보는 농부부터 감기약을 타주던 십 년 지기 하녀들까지 목숨을 노려오겠군."

"듣고 보니 맞는 말이네요.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가 없어요."

배신자 제군들. 축하하네! 자네들이 경솔한 행동을 한 덕에 자네와 자네 가문은 조금 전 아이스랜드 전체를 적으로 돌렸어. 행운을 비네. 이제 죽어라!

라는 아이스랜드의 의지가 카렘에게 속삭이는 것만 같았다.

"그나저나 슬슬 식도 끝나가는군."

"오, 드디어 입니까??"

"그래. 당장 회관을 둘러봐라."

"...어라."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시끄럽게 환호하던 이들이 아이오나가 장검을 들고 오자 거짓말처럼 소리를 죽였다.

힐트가 없는 독특하지만 단순한 외형의 장검.

카렘은 뭔가 싶었지만, 알프레드가 쥐고 뽑아 들기 무섭게 생각을 수정했다.

건틀렛이 쥔 손잡이 양옆으로 새파란 힐트가 생겨나며 검의 혈조를 따라 일직선의 새파란 빛의 선이 선명하게 검의 끝까지 밝혀지자 군중의 열기로 후끈했던 대회관이 싸늘하게 식었다.

상석에서도 뚜렷하게 보이는 세 개의 빛과 온도 차에 캐서린이 작게 감탄하며 새하얀 김을 내뿜었다.

"호, 역시 소드마스터가 있으니 보검을 들고 오신 건가."

"보검이요?"

"그래. 펠윈터 가문의 보검. 겨울무리"

인제 그만 조용히.

캐서린이 검지를 입가에 가져갔다.

카렘은 입술을 앙다물고는 대회관의 중앙을 응시했다.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알프레드가 겨울무리의 검 끝으로 고든의 머리와 양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겨울의 여주인, 승천자, 이름 없는 여행자를 대리하여 아이스랜드에 군림하는 지배자로서 고한다. 용병 고든은 자리에서 일어나라."

이전과는 달리 공작새같이 화려하기 짝이 없는 누비 갑옷 위로 정교한 플레이트를 걸친 고든이 적응이 안 되는 듯 엉거주춤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대는 앞서 그대가 맹세한 바를 모두 이행하겠는가."

"이행하겠습니다. 주군."

"그렇다면 고든 스타크. 뺨을 내밀어라."

응? 뺨? 난데없이 뺨이라니? 왜?

카렘은 뭘 잘못 들었나 싶었지만, 잘못 들은 게 아니었다.

한발 앞서 나온 고든은 그대로 고개를 숙여 알프레드를 향해 뺨을 내밀었다.

그리고.

처어어얼썩!

"그대는 지금부터 볼턴 남작이다!"

"끄흐흡!?"

알프레드의 건틀렛이 풀 스윙으로 고든의 뺨에 작렬했다.

"더욱 강해질 아이스랜드에 영광을! 펠윈터에 영광을!"

"저 뺨따귀 내가 직접 맞아봐서 알지. 공작 각하의 손이 얼마나 매운데!"

"우리 모두 아이스랜드의 새로운 소드마스터를 위하여 건배!"

그 보기만 해도 고통스러운 광경을 보고 있던 사람들 모두가 조금 전의 고요함이 거짓말이었다는 것처럼 소리쳤다.

모두가 새로 탄생한 기사를 축하하기 위함이었다.

아니면 소드마스터가 따귀를 얻어맞은 광경에 환호하는 걸 수도.

오른쪽 볼에 손바닥 모양으로 시퍼렇게 멍이 든 고든이 흐트러진 복장을 가다듬었다.

"어후, 맙소사. 좀 살살 때려주실 수는 없으셨습니까?"

"뭐, 다른 지역에서의 '신고식'을 한 번에 당했다고 생각하게."

"그나저나 손 힘이 장난이 아니십니다. 각하."

"그럼. 당연하지."

"역시-"

"자아, 이제 수여식도 끝났군!"

알프레드는 고든의 말을 끊으며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이끌고 신생 소드마스터 귀족에게 깊은 관심을 보이는 신하들에게 제물로 떠밀었다.

그리고 대회관을 한 바퀴 둘러보며 소리쳤다.

"이제 만찬을 시작한다!"

소드마스터의 작위 수여식이라는 뜻깊은 날.

비록 준비 기간은 짧았지만, 윈터센드만큼은 아니라도 연회는 손님 모두가 만족할 만큼 공작의 이름에 걸맞게 거대하고 화려했다.

지난 윈터센드에 초대받았던 이들은 이전에 왔을 때도 본 적 없는 각양각색의 요리에 감탄을 자아냈고, 개인 사정으로 인해 참석하지 못했던 이들은 경악했으며, 처음 초대받은 이들은 넋이 나갔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체통을 벗어던지고 수많은 요리를 자신의 접시에 쓸어 담는 광경은 그 많은 것을 같이 준비해야 했던 카렘의 얼굴에 미소짓게 했다.

"카렘. 정말로 저거 한 조각만 먹으면 안 되겠나."

"안 됩니다. 고드윈 공자님. 식이 시작하기 전에-"

"그래, 그래. 내 앞이랑 손이 닿는 범위에 있는 요리만 먹어야 한다는 거 알지. 하지만 저기 저것 좀 봐!"

경악을 금치 못하는 고드윈은 힘차게 상석 아래의 손님들이 앉은 일반석을 가리켰다.

"저렇게 거대한 포르게타라니. 저걸 어떻게 참으란 말이야!"

"아, 저거 만드느라 지그메서님이 고생깨나 하셨죠."

요리란 덩어리가 크면 클수록 조리하기도 까다로운 법.

그런 만큼 테이블마다 자리한 거대한 접시.

감자튀김처럼 바닥에 깔린 돼지 껍데기 튀김 위에 놓인 거대한, 다 큰 성인만 한 포르게타는 그 난이도가 상상을 초월했다.

거대한 통돼지를 발골하고 성형하여 버터를 잔뜩 바른 후 각종 재료와 향신료를 넣고 둘둘 말아 기름에 튀긴 포르게타.

콜던에 대량으로 유입되기 시작한 펑거스비 산 식용유에 영감을 받은 지그메서가 신내림을 받은 것처럼 활약한 끝에 온종일 몇 개씩이나 튀긴 물건이었다.

때문인지 전생의 카렘도 영상으로조차 본 적 없는 어마어마한 비주얼과 파괴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야말로 남자의 심금을 울리는 요리.

식욕을 깨우쳐버린 고드윈이 안절부절못하는 이유가 있었다.

"뭐, 그래도 앞에 놓인 요리들도 먹음직스럽지 않으십니까?"

"그래. 냄새도 그렇고, 외형도 그렇고 하나같이 호기심을 자극하고 식욕을 돋우는 요리들인 건 확실히 인정하겠어."

"오로지 고드윈 공자님을 위해 개발한 요리들입니다."

"카렘. 네 노력은 인정하지. 그런데."

고드윈은 힐끔 자신 앞을 내려다보았다.

잎채소. 양배추의 가장 부드러운 부분만 양피지처럼 얇게 저민 생소고기와 번갈아서 겹겹이 포개진 잎사귀 중심엔 버섯으로 장식된 암술과 수술이 자라난 거대한 장미가 피어난 냄비.

검은 소스를 발라 진갈색으로 그을리도록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짭조름하고 달콤한 냄새를 진하게 풍기는 다양한 부위의 닭고기와 돼지고기구이.

독특한 감칠맛이 깃든 냄새를 풍기며 얇은 무지개처럼 겹쳐져서 넓은 팬에 담긴 채소찜과 치즈와 토마토를 겹쳐놓고 발사믹 드레싱을 뿌린 샐러드.

그 외에 귀리밥과 함께 이름도 모르는 다양한 요리들이 익숙하기 그지없는 요리들과 함께 고드윈의 앞에 놓여 있었다.

옆에서 풍겨오는 기름기와 설탕 가득한 냄새.

고드윈은 무심코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카스텔라에 휘핑크림을 바르는 엘리자베스와 뼈가 통째로 붙은 거대한 포터하우스를 써는 알프레드가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그 옆엔 바삭하게 구워진 새끼돼지 통구이의 뼈를 바르면서 뼈에 남은 고기 조각을 뜯어먹는 아이오나와 메리의 시중을 받아가며 해산물 튀김을 즐기는 캐서린이 앉아 있었다.

그 옆에는 이번 만찬의 주인공인 볼턴 남작이자 스타크 가문을 계승한 고든을 위한 자리였지만, 지금은 공석이었다.

고든은 대회관의 중앙에서 손님들에게 붙들려 강제로 술에 반 익사하고 있었다.

고드윈은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 돼지야. 깨끗하게 좀 먹어."

"새 모이처럼 깨작깨작 먹는 로빈보다는 훨씬 잘 먹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무슨 오크도 아니고 양손에 뼈를 하나씩 붙들고 먹는 건데?"

"씨잉. 저기 밑에 나처럼 먹는 사람이 있거든!"

"저쪽이랑 다르게 넌 여자거든? 포핀스 부인한테 이른다?"

"그, 그건 안돼!"

투닥투닥거리는 막내 알리시아와 전(前) 막내 로빈은 넘기고.

양 볼이 빵빵해지도록 양념치킨을 뜯어 먹던 둘째 윌리엄이 자신을 쳐다보는 고드윈을 눈치채고는 씩 웃으며 반쯤 베어 문 닭다리를 쥔 손으로 경례를 보냈다.

그 바보 같은 모습에 고드윈은 고개를 일반석으로 돌렸다.

일반석의 테이블에도 고드윈의 앞에 놓인 요리가 일정 간격으로 하나씩 놓여 있었다.

귀리밥을 제외하고.

"아니 귀리밥은 그렇다고 치자. 저기 저런 것들이랑 다르게 너무-"

"건강한 냄새를 풍긴다?"

"그래. 내 마음을 딱 맞췄네. 하나같이 냄새가 너무 건강해. 게다가 디저트도 없는데. 이렇게까지? 정말로?"

고드윈은 간절한 눈빛으로 카렘을 응시했다.

"물론이죠."

카렘은 마음을 다잡고는 굳건하게 답했다.

고드윈은 한숨을 내뱉었다.

"불만이시라면 공작부인의 식단으로-"

"하하하하! 이 시커먼 고기구이가 참 맛있어 보이는걸!"

"마음은 없으신 것 같군요."

"그것들과 비하면 이건 진수성찬이지!"

째릿!

옆에서 느껴지는 엘리자베스의 시선을 가벼운 마음으로 넘긴 고드윈은 접시에 재빨리 먹음직스럽게 구워진 검은 닭과 돼지고기구이를 덜었다.

고드윈은 우선 닭구이를 먼저 포크로 찍어 올렸다.

발사믹 식초로 조리했나 싶었지만, 그런 냄새는 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발사믹과는 영 거리가 먼 달콤짭짤한 냄새.

"그래 뭐, 삶아서 소금 친 고기보다는 훨씬 맛있어 보이기는 하네."

"오. 허허허. 비교하는 것 자체가 실례인걸요."

고드윈은 카렘의 말에 동의하며 닭구이를 입에 집어넣었다.

자료첨부

-밀푀유 나베-

-데리야끼 바베큐-

-카프레제 샐러드-

-포터하우스 스테이크(T본 스테이크)-

-양념 치킨-

챗GPT가 그려준 그림입니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