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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차.
던전 탐색 1일차.
이제까지 드림랜드에 방문한 침입자들이 해왔던 것처럼.
유벤의 탐사대 또한 가장 먼저 입장할 수 있는 인원을 체크한 후, 탐지 마법을 이용해 드림랜드의 구조를 파악했다.
확인한 결과 입장할 수 있는 인원은 최대 12명.
신생 던전이라서 그런 걸까, 기용할 수 있는 인원이 적다.
유벤은 탐사대를 재편성했다.
우선 대장 역할로 유벤, 그리고 부관으로 3위계 마법사 한 명, 방랑 기사 두 명.
물자 보급을 포함해서 전투 + 잡일을 시킬 병사 여덟 명을 데리고 던전에 입장했다.
던전에 들어오지 못한 병사들은 입구에서 기다리다가 물자가 떨어지면 영지로 돌아가라는 말을 전해두었다.
"던전의 지도는 이렇습니다. 특이한 건 탐지로 잡히는 게 없습니다. 던전 마스터조차도 말입니다. 재밍은 확실히 아닌데 기이하네요…."
마법사의 소견으로는 드림랜드는 아무 것도 없는 빈터에 가깝다고.
'아무리 신생 던전이라고는 하지만 함정은커녕 하수인 하나가 없다고?'
쎄하다.
유벤은 혹시 모를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까 주변을 경계하면서 가라며 지시했다.
일행들은 걸었다.
그리고 많은 낙인 엘프들이 목숨을 잃었던 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한다.
끼익- 끼익-
엘리베이터는 통로를 가로막고 있었다.
"제 검으로도 부술 수가 없습니다…."
"마법사님 이건 이야기가 다르잖아요. 비어있다면서요."
"이, 이상하다 재밍도 아니고 탐지 마법에는 분명 걸리지 않았는데…."
부술 수도 없고, 치울 수도 없는 장애물.
일행들은 난감했다.
모두가 이를 어찌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유벤은 던전에 들어가기 전에 읽었던 자료의 한 문구를 떠올렸다.
'던전은 침입자를 양분으로 삼아 강해지는 구조라고 했지.'
그렇기에 신생 던전은 약하다.
당연히 약할 수 밖에 없을 터다. 침입자가 많이 들어오지 않았을 테니까.
'제 아무리 방랑 기사라고 하지만, 오러까지 사용 가능한 녀석인데, 그런 녀석의 칼날까지 통하지 않는 장애물이라고? 그것도 신생 던전인데?'
흠.
자료에서는 분명 '던전은 저마다 고유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라고 이야기했다.
이거 일반적인 던전들처럼 단순히 부수면서 나아가는 느낌이 아닐지도.
"일단 저 기계장치 안을 조사해야겠는데."
"제가 한 번 가보겠습니다."
3위계 마법사가 손을 들었다.
마법사라는 족속들은 대체로 호기심이 많은 자들이다.
탐지에 걸리지 않은 엘리베이터가 꽤나 신기한 듯, 조사하고 싶다며 선뜻 나섰다.
"조심해.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 지도 모르니까, 어이, 부탁하마."
"알겠습니다. 영주님."
방랑 기사 한 명을 마법사의 호위로 붙여주었다.
그리고.
【정원 초과】
콰득! 콰득! 콰득!
엘리베이터의 저작운동이 시작됐다.
잠시 후 마법사와 기사는 육편이 되어 일행들에게 돌아왔다.
"헤, 헤널드 아, 안 돼…."
"도, 도대체 이게 무슨…."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오랜 시간 함께한 친구가 죽어 그 자리에서 절규하며 눈물을 흘리던 자도 있다.
하지만.
유벤은 그저 자리에서 골똘히 생각할 뿐이었다.
'아직 조금 더 알아볼 필요가 있겠지만… 느낌이 오는데.'
.
.
.
던전은 저마다 고유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 말은 항상 일관적이라는 이야기였다.
복수를 하겠다며 홀로 엘리베이터 안에 들어간 기사는.
조명이 없는 복도로 성큼성큼 나간 후 그대로 죽어버렸다.
용기 있게 자신이 이 기계장치를 규명하겠다고 걸음을 옮긴 어떤 병사는.
안에서 벌레 인간을 마주하여 목숨을 잃었다.
손 한 번 쓰지 못하고 시체가 되어버린 것이 그들의 공통점이었다.
유벤은 확신했다.
'이거 그렇게까지 전투력이 필요한 던전은 아닌 모양이야?'
생각을 해봐라.
우리는 지금 이 기계장치가 가진 살상력을 확인했다.
침입자가 탑승한 순간 이빨을 드러내고 와작와작 씹어버리면 답이 없겠지만.
이 기계장치는 홀로 탑승한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
조명이 없는 복도에 있는 무언가는 사람을 죽이지만.
조명이 없는 복도로 나가지 않으면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
벌레 인간 또한 마찬가지겠지.
감히 추리를 해보자면 적대하지 않거나 무시하거나 둘 중 하나이리라.
애초에 이 던전은 하수인을 죽이거나 함정을 파괴하지 않아도 다음 구역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한다.
기본적으로 탈출구라는 것이 마련되어 있는 것이다.
이 기계장치는 일정한 규칙을 가지고 있다.
그 규칙을 지킨다면 죽지 않는다.
아마도 나아가는 방법도 마찬가지겠지.
앞서 말했던 것처럼 던전은 항상 일관적이니까.
참으로 심플하고 간단한 던전이다.
전문적인 기술이 그렇게까지 필요하지 않은 장소랄까?
드림랜드에는 마법과 검술이 통하지 않는다.
그 말은 역설적으로 마법과 검술이 필요가 없다는 말이었다.
물론 있으면 당연히 좋겠지.
근데 굳이 비싼 돈을 주면서까지 자존심 강하고 수틀리면 통제가 안 될 가능성이 높은 능력자들을 데려와야할까?
만약 내가 탈출 스크롤을 가지고 있는 걸 알게 되면 그들이 취할 행동은 뻔하다.
사람은 원래 자기 목숨이 가장 중요한 생물이었으니까.
이 장소는 다른 던전과 결이 다르다.
체감상 드림랜드를 클리어한다는 건.
퍼즐 풀이에 더 가까운 느낌이었다.
"아아……."
"어, 어떻게 해야하지……."
실상 목숨을 건 퍼즐 풀이라 사기가 순식간에 꺾이는 게 단점이지만.
멘탈이 나가버린 병사들을 바라보며 유벤은 입을 열었다.
"비싼 돈 주고 전문가들을 데리고 올 필요가 없었네."
"네? 그게 무슨 소리세요?"
"유감이지만 잘 있어라. 가족들에게는 너희가 용맹하게 싸우다 죽었다고 전해주마."
"여, 영주님…?"
이 녀석들이 끝까지 내 말을 듣진 않겠지.
이변이 일어나기 전에 유벤은 그 즉시 탈출 스크롤을 찢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왔다.
.
.
.
유벤은 영지로 돌아왔다.
그리고 알아낸 정보를 메모에 적으며 가신을 불렀다.
"벌써 돌아오셨습니까. 데리고 가신 분들은 어떻게 됐습니까?"
"죽었어. 전사자 유족한테는 사람 시켜서 대충 위로의 말 좀 전해줘. 돈도 쥐여주고."
"……."
"아무튼 지금 당장 노예를 데리고 와. 최대한 어리고 다루기 쉬운 녀석들로 부탁하마. 던전을 공략할 열쇠를 찾은 것 같아."
던전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유벤은 별 일 아니라는 듯 가신에게 요청 사항을 전할 뿐이었다.
"일단은 알겠습니다. 근데 지금 적고 있는 건……."
"내가 던전에서 알아낸 정보들. 심심하면 너도 읽어봐. 이거 진짜 흥미로워."
가신은 눈을 깜빡였다.
늘상 그래왔지만, 오늘따라 즐거워 보이는 이 영주의 생각을 좀처럼 읽을 수가 없다.
"기사 두 명이랑 심지어 마법사까지 데려가서 실패했는데 위험한 장소 아닙니까? 그리고 심지어 탐사 인원으로 싸울 줄 모르는 노예들을 데려가다니요. 당장 그만두시는 편이 좋을 듯 싶습니다…."
"야. 걱정하지마. 내가 죽으면 이 영지 너한테 준다."
"지금 당장 유언장 가져오겠습니다."
"이 새끼가… 가지고 오는 김에 마법서도 좀 가져와."
"갑자기요?"
"아무리 그래도 기초적인 마법은 쓸 줄 아는 편이 편할 듯 싶어서. 통신이랑 탐지 정도면 되겠지."
그렇게.
유벤은 2회차 공략을 준비했다.
나만부하없어 : 유벤 이 새끼 칼손절 뭐야... 진짜 내가 다 당황스럽네...
ㄴ해골뼈다귀 :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갈 수도 있으니까 그냥 바로 나가버리는 판단력 ㄷㄷ
ㄴ소대가리 : ㅈㄴ 싱겁게 나가서 좀 족같네
ㄴ개미여왕 : 제가 싸패새끼라고 이야기했잖아여 ㅋㅋㅋㅋ
ㄴ고래고래그래 : 흠...
ㄴ개미여왕 : 웨 그러세여??
ㄴ고래고래그래 : 아니 영상 계속해서 돌려보는데 존나 확신에 차있는 것 같은 눈동자이지 않음?? 마치 내가 다음에 던전에 오면 다 씹어먹어버리겠다... 같은 느낌이어서 좀 그렇네...
ㄴ마법히어로 : 또또또또또또또 아아아아안 본 사이에 그그그그그그그근들갑하고 있으시네...
ㄴ고래고래그래 : 아니 근들갑이 아니라 만약에 침입자가 들어오면 인해전술로 밀어 붙일 수도 있잖아... 느그들이 영주라면서요 ㅅㅂ 그럼 따까리 새끼들 존나 데려올 텐데 뉴비 던전은 물량에 약한 거 아님??
ㄴ골렘왕 : 여기 실안분 새끼 추가요 ㅇㅇ
ㄴDIP : 실안분이 머임??
ㄴ골렘왕 : 실황 안 본 분탕 새끼 ㅇㅇ
ㄴDIP : ㅇㅈㅇㅈ ㅆㅇㅈ
ㄴ고래고래그래 : 아니 이론상 매주마다 12명이 들어오는 건데요 ㅅㅂ 아무리 작은 영지라지만 돈 많은 영주라서 역대급으로 탈출 스크롤 많이 가지고 있을 텐데... 괴현상에 우르르 몰려가서 규칙캐고 공략하면 존나 답없지 않음??
ㄴ세상은차가워 : 아 이번에 엘프들한테 탈출 스크롤 사갔다던 새끼가 저 새끼인가 ㅋㅋㅋ 제가 알기로는 네 장 있는 걸로 암 ㅇㅇ
ㄴ봉인된철학자 : 님 웨 안 죽음? 엘프랑 화해함?
ㄴ세상은차가워 : 살아남아서 뉴비님 기만보고 자살하려구요 ㅇㅇ
ㄴ킹슬레이어 : 그거 열등감임
ㄴ개미여왕 : ㅋㅋ 제 생각에는 다루기 쉬운 어린 노예들 데리고 올 거 같은데... 그럼 그냥 거기서 웨이브 방어 성공임 ㅇㅇ
ㄴ고래고래그래 : 도대체 왜??? 님들은 걱정도 안 됨??? 카운터 만난 거 아님???
ㄴ개미여왕 : 하아!!!! 그냥 씨발 지켜보세여!!!! 실안분 새끼님아!!!!
ㄴ고래고래그래 : 너무해...
ㄴ개미여왕 : 욕해서 죄송 ㅎㅎ;;; 쌀먹충은 원래 정상화 당하기 마련임...
2회차.
던전 탐색 1일차.
유벤은 가신의 도움을 받아 노예들을 데리고 던전에 들어왔다.
노예는 총 10명으로 모두 어리고 연약한 녀석들이다.
능력 좋은 가신이 타영지에서 직접 공수해왔다.
나중에 포상이라도 줘야지.
유벤은 그렇게까지 강하지 않다.
물론 어린 시절부터 엘리트 교육을 받아서 일반 병사들이야 1:1로 가지고 놀 수 있는 수준이지만, 오러를 사용하는 기사보다 세 단계 아래의 위치랄까.
그래서 어린 노예들을 데리고 왔다.
아직 어려서 세상 물정을 모르기도 하고 노예라서 병사보다 훨씬 더 순종적이었다.
그리고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쉽게 제압할 수 있을 터였다. 이게 가장 중요했다.
다만, 방심은 금물이다.
혹시 모를 불상사를 대비해 보상을 약속하고 노예 관리 차원에서 병사를 한 명 데리고 왔다.
이 정도라면 충분히 목줄을 쥐고 있을 수 있겠지.
마법사는 데려오지 않았다.
탐지 마법과 통신 마법을 제외하면 그렇게까지 마법사가 필요한 상황은 없는 듯 싶었다.
다행히 유벤은 기초적인 마법 이론에 대해서 배운 적이 있다.
한동안 사용한 적이 없어서 공부하느라 조금 애를 먹었지만, 아무튼.
마법사가 필요한 부분은 대체가 가능했다.
"다들 잘 들어라. 지금부터 내 말을 잘 따르면 배부르게 밥을 먹을 수 있어. 만약에 너희들이 이번 던전 탐사에서 아주 잘해준다면 노예 신분에서 해방시켜줄 수도 있고, 알았나?"
"네. 영주님…."
꼬질꼬질하고 야윈 노예들이 고개를 꾸벅 숙이자, 유벤은 가장 나이가 많은 하이디라는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하이디라고 했었지? 애들이 네 말을 참 잘 따른다고 했는데 네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 뒤에서 잘 다독여주고 보듬어주도록 해라."
"……."
유벤의 말투는 자상했다.
마치, 인심을 쓰는 사람처럼 부드럽게 말하고 있지만, 글쎄다.
하이디는 바보가 아니었다.
여기는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던전이다.
유벤의 말은 '이 앞에 어떤 시련이 있고, 그걸 치르는 과정에서 애들이 죽어도, 네가 잘 달래서 장기말로 계속해서 써먹을 수 있게 만들어라' 이거랑 다를 게 없지 않는가.
"이 노예 새끼가 영주님이 말씀하시는데 똑바로 대답하지 못할까!"
"…죄, 죄송합니다."
하이디는 고개를 숙였다.
아픈 건 싫었다.
싫으니까 굴복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들을 던전에 끌고 온 주제에…….'
어쩌겠는가.
불합리해도 힘이 없는데.
무기력함을 표정에서 감출 수가 없다.
반항조차 할 수 없는 현실이 쓰게 다가왔다.
"어, 언니…."
"나 무서워…."
"괜찮아. 언니가 옆에 있잖아."
하이디는 불안에 떨고 있는 아이들을 쓰다듬었다.
무서운 건 본인도 마찬가지지만.
연장자로서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보여야했으니.
'여기서 죽는 걸까.'
절망을 곱씹으며 유벤의 뒤를 따라가던 도중.
"응…?"
저벅저벅.
저벅저벅.
저 너머에서 누군가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녀석은 드림랜드의 하수인도 함정도 아니었으니.
"뭐야, 저 미친 새끼."
평온하기 그지없던 유벤의 얼굴이 당혹으로 물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