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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공사를 시작하기 전 해야할 일이 있었다.
그건 바로 시체 루팅.
말랑이가 청소하기 전에 빠르게 일을 마무리해야 했다.
가장 먼저 산산조각난 만티코어의 소지품을 뒤적거렸다.
낡은 금목걸이.
꽤 비싸보이는데 어차피 던전에서 생활하는 나에게 의미는 없었고.
걍 코어룸에 둬야겠다.
"아오 흑숭이 새끼들…."
무시무시한 던전에 왔으면 준비를 좀 잘하고 오던가.
그 외에 다른 녀석에게도 쓸만한 물품을 발견할 수 없었다.
마법히어로 : 쓰쓰쓰쓰레기에요... 걍 말랑이 주세요...
마법 물품은 솔직히 다 좋은 건 줄 알았는데.
이 새끼들은 무슨 가성비 아이템들만 들고 다니는 모양이다.
나는 흑마법사들이 식량으로 챙겨온 육포 한 조각을 우물거렸다.
허기와 갈증은 느껴지지 않지만 미각은 살아있다. 챙겨둬야지.
"잘 먹네."
"엙."
오물오물거리는 말랑이.
그 모습이 꽤나 그로데스크하지만 어느샌가 익숙해졌다.
"어디보자."
살아 있는 미로의 경우에는 구역의 길이에 의해서 크기가 정해지는 반면, 이 함정은 부피에 의해서 결정된다. 따라서 일단 오만 포인트를 던전 증축에 때려박을 생각이다.
정사각형으로 넓게 만들어야지.
함정 설치까지 순식간에 끝났다.
어차피 내가 시공하는 게 아니라 시스템이 대신하는 거라서 그렇게 오랜 시간이 들진 않았는데, 대충 한 시간 정도 걸렸다.
자문은 갤러리 고인물들에게 구했다.
이 부분에서는 나만부하없어가 맹활약을 했다. 최대한 포인트를 아끼면서 넓게 만들 수 있게 코칭해 주었달까.
나만부하없어 : 시키는 대로 잘하네 너는 알려줘도 답답하지 않아서 참 좋아
ㄴ뉴비 : 감사합니당 ㅎㅎ
다만.
여기서 문제가 하나 있다.
ㄴ해골뼈다귀 : 근데 제 2 구역을 만든다고 해도 미로 뒤에 배치되는 거라서 실상 실황에서 보는 건 아예 나중이겠네...
ㄴ소대가리 : 그렇게 말하니까 팍 식잖아 ㅅㅂ
ㄴ실눈캐릭터 : 사실 뭐 아무래도 괜찮지 않겠습니까, 오히려 사용할 날이 없는 편이 뉴비씨 입장에서는 좋죠.
제 2 구역을 만들어도 지금 당장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게 뭐랄까, 조금 애매했다.
그러니까 이 괴현상 테마는 강력하지만 공략법을 알게 되면 효과가 팍 죽어버린다.
예를 들어서 살아 있는 미로를 공략하는 방법은 미로 어딘가에 위치한 '입'을 찾아서, 미로가 배고프지 않을 정도로 식량을 때려 넣어주면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도플갱어는 죽이지 않고 오히려 친구처럼 살갑게 대하면서 같이 마석을 함께 얻으러가자! 이런 느낌으로 진행하면, 적어도 보름 안에 미로의 출구를 발견한다는 가정하에 1구역은 클리어가 가능하단 말이지.
물론 이게 아무런 정보도 없는 상태라면 한 번에 알아차리기 매우매우 까다롭겠지만, 저번에 탈출 스크롤을 사용한 새끼도 그렇고, 시간이 지나면 모르는 일이었다.
만티코어는 길이 막힌 순간, 멍청한 대산맥의 괴물들과 다르게 미로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일행들을 이끌었다.
이게 정보가 쌓이고 쌓이다보면, 오히려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그렇기에 나는….
ㄴ뉴비 : 샌즈햄 거기에 관해서 좋은 방법이 떠올랐는데 한 번 들어보실?
ㄴ해골뼈다귀 : ㄱㄱ
ㄴ뉴비 : 스폰 위치를 랜덤으로 하는 건 어때요?? 그러니까 침입자가 들어올 때 제 1 구역에 들어가게 만들고 어떤 웨이브에는 제 2 구역에 들어가게 만드는 거죠 ㅇㅇ
ㄴ해골뼈다귀 : 웨이브 때마다 함정이랑 하수인 위치 바꾸려고?? 근데 이미 던전 확장에 포인트 사용했잖아. 나는 좀 별로일 것 같은데 미로는 길이 비례고 이거는 넓이 비례잖음. 효율이 좀 안 나오는데;;
ㄴ뉴비 : ㄴㄴ
나는 그런 원시적인 방법에 의존할 생각이 없다.
그야 이거 관련해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개쩌는 함정이 하나 있거든.
ㄴ뉴비 : 이거 봐보실?
【다른 구역으로 가는 엘리베이터(★3)】
【가격 : 50000P】
【태그 : 괴현상, 불멸, 통로 판정】
【일정한 규칙을 가지고 있는 엘리베이터(규칙에 관한 내용은 세부사항을 참조하세요). 이를 해결한 침입자는 던전 마스터가 지정한 장소로 스폰됩니다.】
【…….】
【…….】
【던전 내에 설치된 모든 엘리베이터에 탑승한다면, 침입자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코어룸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다른 구역으로 가는 엘리베이터.
이걸 설명하자면 '통로'를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자 함정이다.
지금까지 내 던전은 통로를 통해 도보로 구역 이동이 가능했다.
제 1 구역을 지나면, 코어룸으로 갈 수 있는, 이런 식이었는데.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할 점이 있다.
던전 마스터는 포인트를 소모해 던전을 마음대로 증축하고 축소할 수 있지만, 유일하게 할 수 없는 건 바로 통로를 막는 행위라는 것.
던전은 어떻게든 연결되어 있어야한다.
통로를 막는 행위 따위는 시스템이 용납하지 않는다.
그도 그럴게 어떤 수단으로도 파괴할 수 없는 벽으로 코어룸으로 향하는 입구 자체를 막아버린다면, 모든 이들이 던전 입구에서 나가거나 굶어 죽을 테니까, 아예 성립할 수 없는 느낌이리라.
다만 이 엘리베이터는 다르다.
통로를 막을 수가 있다.
왜냐면 통로의 역할을 자기가 대신할 수 있으니까.
일종의 텔레포트 장치였다.
즉, 랜덤한 위치에 침입자를 떨어트릴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하는 이 엘리베이터를 입구에 박아버리면, 제 1 구역으로 보낼 수도 있고, 제 2 구역으로 랜덤하게 보내버릴 수도 있다.
그리고 각 구역 출구에 추가적으로 배치시키면 완성이리라.
설명을 보면 알 수 있듯, 통로를 모두 엘리베이터로 막아버리면.
제 2 구역으로 클리어한다고 해도, 제 1 구역에 위치한 엘리베이터를 탑승하지 않았다면 침입자는 절대로 코어룸에 갈 수 없기에, 결국 침입자는 모든 구역을 클리어해야 한다.
암튼, 설명이 길어졌는데.
간단하게 요약해서 설명하자면.
ㄴ뉴비 : 올리니까 존나 기네요 ㅈㅅ
ㄴ뉴비 : 아무튼 이제 침입자들은 던전 뺑뺑이 돌면서 엘리베이터들을 간절하게 찾아야 한다는 거임
이제부터 드림랜드의 통로는 엘리베이터가 되는 느낌이랄까.
다음 구역으로 향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엘리베이터를 거쳐야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엘리베이터는 통로이지만 함정 역할도 할 수 있었기에 난이도가 더욱 더 급상승된다.
클리어에 소요되는 시간도 클 예정이고.
ㄴ해골뼈다귀 : 발상 좋은데?
따봉 이모티콘.
우리 샌즈햄 사진보니까 생긴 건 사자 백마리도 잡아먹을 수 있게 무시무시하게 생겼는데, 이모티콘은 귀여운 걸 쓰신다.
ㄴ해골뼈다귀 : 근데 왜 나만 샌즈라고 부르냐? 오히려 DIP랑 킹짱악령이 인간형에 가까운데
ㄴ뉴비 : 그냥 닉네임이 제일 샌즈 같아서요 ㅇㅇ...
ㄴ해골뼈다귀 : ㅋㅋㅋㅋ ㅅㅂ
ㄴ정신병원수석환자 : 사실상 침입자가 인간이나 엘프쪽이면 지능이 높아서 시간이 지나면 방법을 찾긴 함. 엘리베이터는 좋은 대처 수단이라고 생각해.
ㄴ고래고래그래 : 뉴비 던전은 모르면 뒤져야지가 강점이잖아. 그래서 침입자들에게는 정보가 되게 중요한데 엘리베이터로 한 번 꼬을 수 있으니까 ㅇㅇ 존나 좋은 듯.
ㄴ골렘왕 : 그래도 스팀펑크가 낭만은 더 있음
ㄴ개미여왕 : 산란해서 새끼 낳으면 머리 쓸 필요도 없는데 뉴비님 불쌍하네여 ㅇㅇ...
ㄴ킹슬레이어 : 님들 그거 열등감임
ㄴ세상은차가워 : 괴현상 족사기네요 ㅈㅈ요
ㄴ킹슬레이어 : 님아 그거 열등감임
ㄴ세상은차가워 : 열등감 맞는데?
아무튼.
다른 고인물들도 괜찮다고 하는 분위기였고, 좋아.
문제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포인트가 없다는 것이다.
던전 증축이랑 함정을 구매하느라 우는 사람 조각상은 사지도 못했다.
이게 괴현상 테마는 다 좋은데 포인트가 진짜 뒤지게 비싸다.
3성급은 하수인이 25000포인트, 함정이 50000포인트씩이니.
이게 존나 많이 벌어도 그대로 빠져나간다니까.
요즘 들어서 고블린들이랑 트롤이 예전처럼 막 들어오지 않는데.
이 오만 포인트를 어떻게 벌어야할까, 조금 고민이다.
물론, 당장 급한 건 아니었다.
내가 위치한 장소는 로우진라트 대산맥.
위험한 지성체들을 만날 확률이 현저히 적은 장소였으니.
만티코어가 특수한 케이스일 뿐이다.
당장 위험한 녀석들은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천천히 벌면 되겠지.
조급할 필요는 없으리라.
【경고】
【웨이브까지 앞으로 24시간 남았습니다.】
웨이브는 보통 웨이브가 끝난 후, 일주일을 주기로 다시 시작된다.
나는 탁자 위에 발을 올리고 심드렁한 표정으로 홀로그램을 바라보았다.
사람은 역시 적응의 생물이다.
처음에 벌벌 떨었을 때와 다르게 긴장감이 하나도 안 들었다.
그도 그럴게.
"경고는 니미 씨발~ 이번에도 꽝이겠죠."
만티코어 이후로 무려 삼 주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대머리 고블린 다리털조차도 구경하지 못했다.
무슨 바다 낚시하는 낚시꾼도 아니고.
던전에서 침입자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내 모습이 좀 많이 어지럽게 느껴진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말이 있다.
빨리 포인트 모아서 엘리베이터랑 우는 사람 조각상들 사야하는데.
하아.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고.
처음에는 겁도 없이 존나 들어오더니, 몇 번 친구들이 혼 좀 제대로 나니까 이제는 쫄아서 안 들어오시겠다?
이 비겁한 새끼들.
이 뉴비 던전 마스터는 로우진라트 대산맥에게 실망했다.
빨리 좀 들어와서 열심히 준비한 괴현상 구경 좀 하라고, 크아악!
나는 할 수 없이 오늘도 던갤에 접속했다.
──────
제목 : 주딱 알몸 사진 올림
글쓴이 : 골렘왕
확실히 스팀펑크를 고르고 나서 내 인생이 달라졌다.
원래는 쪼랩때 인간들 눈도 못마주치고.
하수인들한테 투정부리고 침 쫙쫙 뱉고 그랬는데.
스팀펑크 테마 던전 마스터가 되고나니깐.
품위 유지하려고 스스로 노력한다.
방금도 족간들 침입했는데 이제는 골렘으로 혼쭐도 내주고.
주딱 알몸 사진 올림이라는 제목을 가진 게시글을 올리는 게 가능해졌다.
아무리 기분 좆같은 일이 생겨도.
나는 누구?
"스팀펑크 던전 마스터."
하면서 웃으니깐 기분도 좋아지네.
이래서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나오는 것 같다.
*댓글
DIP : 아이고 선생님 또 이러신다~ 약 드실 시간이에요~
뉴비 :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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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고인물들이 갤러리 중독자가 되는 건지 알 수 있는 기분이다.
진짜 웨이브 막는 거 이외에는 할 일이 드럽게 없구나.
뉴비 : 제 귀엽고 투명한 말랑이 좀 봐주세요 ㅎㅎ
ㄴ씹간사랑개 : 내 슬라임은 핑크색이얌
ㄴ뉴비 : 이로치 부럽네...
ㄴ씹간사랑개 : 나는 뉴비 말랑이가 부럽어... 나도 뉴비한테 쪼물딱당하고 싶은데 ㅠㅠ
ㄴ뉴비 : 예?
그렇게 웨이브 전까지 갤러리에서 노가리를 까고.
이제 진짜 티알피지 같은 컨텐츠라도 하나 만들어야하나, 생각이 들 무렵.
【웨이브가 시작됩니다.】
【침입자가 입장합니다.】
【확인된 침입자의 수는 11개체입니다.】
【인간 1명.】
【홉고블린 10마리.】
【입장한 순서대로 인간 한 명이 먼저 입장합니다.】
【남은 인원은 세 시간 후에 입장됩니다.】
"엥? 분할 입장? 인간이랑 홉고블린?"
이건 또 무슨 시추에이션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