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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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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를 너무 빨리하신 거 아닙니까?”

“원래 마케팅은 기대감을 끌어올리는 것부터 출발이야. 사람들은 상상을 먹고 사는 동물이라고.”

“흠, 상상이라.”

상상력이라는 걸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깡통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걸 눈에 담으며.

나는 이세계에 TCG라는 독을 풀 준비를 차근차근히 해나갔다.

사실, 꽤 오래전부터 생각하고 있었긴 했다.

딱히 딱지겜을 선호하는 편은 아니기도 하고, 룰 자체도 MTG나 유■왕처럼 복잡하게 파고들진 않을 것이다.

그건 조금 더 나중에.

삼국지가 아니라, 지구 역사 전체를 대상으로.

지금은 딱 선술집에서 즐길 수 있을 정도로만.

“그래서, 왜 카드 게임입니까? 다른 미디어 믹스 수단도 많을 텐데요. 만화도 괜찮지 않나요?”

“결국 삼국지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캐릭터. 근데 그 캐릭터들을 하나하나 소설 속에서 설정을 다 담아낼 수는 없으니까. 그리고, 또 만화 그릴래?”

“그건 좀.”

그렇다.

최대한 주인공 위주의 서사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정사나 연의에서 분명히 존재감을 크게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다루지 못한 인물들도 많았다.

지금까지 그렇게 잊힌 친구들을 대표적으로 꼽자면.

먼저, 황보숭과 주준과 같은 슈퍼 올드비.

……사실 이건 원래도 인지도가 높지 않다.

기껏해야 삼국지 배경 대체역사물에서 초반부에 존재감을 크게 드러내는 정도.

또, 동탁 진영에서는 이각과 곽사.

서량이 자랑하는 인간병기들.

유부녀 파트에서는 호거아를 중심으로 액션씬에 치중한 나머지, 가후의 모략이 제대로 담기지 않았으며.

당장 여포의 사망 장면만 하더라도 일침왕 진궁과 더불어 지금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할 장료까지.

조조 진영 인물들도 마찬가지다.

하후돈은 그나마 애꾸눈 기믹과 더불어 적절한 일러스트 삽입으로 존재감을 챙겼지.

우리 사나이가 좌절감을 키우는 황금투구의 조홍 등, 따로 서사를 할당하기 애매한 친구들은 더욱 그랬다.

즉.

소설로 담지 못한 것들은 마치 인물 열전처럼 카드 팩에 담아서 풀겠다, 가 내 대전략이었다.

겸사겸사.

“……일러스트, 이래도 되는 겁니까?”

“당연히 되지.”

사람들은 왜 가챠 게임을 하는가?

게임성이 좋아서? 그럴 수도 있다.

게임의 본질은 재미니까.

하지만 게임의 재미보다 더 우선시되는 건.

잘 빠진 캐릭터와 강렬한 캐릭터성이다.

이는 찌찌발도 하나로 세탁기를 완벽하게 돌린 덴덴이의 압도적인 매출로 증명할 수 있다. Q.E.D.

“아무리 그래도…… 본편에서 멀쩡한 사내로 나오는걸, 성별을 바꾸는 건.”

“그니까 SSR이지. 통한다고.”

관우는 어떻게 태어나는가.

R등급 관우 알에서부터 부화해서.

SR등급 관우로 성장한다.

그리고 이제 SSR은 2가지 테크트리.

SSR등급 무신 관우.

SSR등급 관우(미소녀).

당연한 상식 아닌가?

“그딴 게 어떻게 상식이 되는진 모르겠습니다만…….”

아직 신생아라서 그런가, 깡통이는 이런 오묘한 이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눈을 덜 떴구나.

TS를 더 먹도록 하거라.


“눈에 흙이 들어가도 그건 안 되는 것이와요! ……잠깐! 왜 모래를 줍는 데스와?!”

불행하게도, 김율의 관우 알부터 관우 미소녀까지 계획한 거창한 프로젝트는 대주주 선에서 커트당했다.

“후, 세상이 밉다…….”

“도대체 무슨 세상을 살아온 것이와요? 기껏 멋있는 사내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갑자기 미소녀라니!”

“그렇다면 이 폭유 하이엘프 유비만큼은.”

“그건! 절대! 안되는 데스와!”

“지금 캐릭터에 질투하는 겁니까?”

“지랄하지 말라는 데스와!”

클로에는 이마를 짚었다.

물론, 물론 아주 조금.

자신에게 허용되지 않은 경치인 저 풍만한 유방이 하이엘프의 격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 바 있지만.

그러면 도대체 유비는 뭐가 되는가.

아우들과 우애를 두텁게 하려고, 어려운 시절에도 같은 침상에서 함께 고통을 곱씹는 그 의형제의 끈끈한 우애가…….

“마치, 마치 관우와 장비를 몸으로 꼬신 것 같은 느낌으로 변질되어 버리는 것이와요!”

“그래서 관우와 장비도 여자 캐릭터로.”

“안된다고오오!”

결국, 엘프의 고귀한 말투까지 꺾인 채 화를 잔뜩 낸 후에야.

클로에는 입이 삐쭉 나온 김율을 제압할 수 있었다.

.

.

.

그렇게 원작자의 아이디어를 짓밟고, 훼손하고, TS 미소녀 관우를 그저 흔적 기관만 남도록 바꿔 버린 클로에였지만.

그녀는 진지하게 김율이 던진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그야.

냄새가 났다.

지금까지 맡아보지 못한, 진한 돈 냄새가……!

인쇄야 진리일보의 설비를 일부 활용하면 그만.

“짝퉁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근데 그게 가능할진 잘 모르겠군요.”

“그건 본녀에게 맡기는 것이와요!”

도대체 어디에서 살다 온 야만인인지.

율리시스, 김율은 마법의 잠재력을 너무 무시하고 있었다.

클로에는 즉석에서 김율이 만들어 온 시제품, SSR 관우 카드를 손에 쥔 채 주문을 읊조렸다.

비록 최근에는 매일매일 귀나 잡아당겨지는 신세였지만.

클로에는 어엿한 5위계 마도사였다.

애초에 엘프는 마력 친화도가 높기도 했고, 파멸적인 활 솜씨 대신 압도적인 마법 재능을 타고난 그녀였다.

마법사의 탑을 도중에 자퇴하지만 않았어도 분명 더 높은 경지까지 도달할 수 있었으리라.

“이렇게, 마력을 부여하면.”

카드가 공중에 부웅 뜨면서, 묘한 빛을 내면서 회전하기 시작했다.

“오. 가챠 연출.”

김율이 내뱉는 이해할 수 없는 단어를 무시하고서, 클로에는 섬세하게 마력을 조율했다.

그리고, 그 결과.

“헉……!”

카드의 위로, 마치 AR 홀로그램처럼 관우 일러스트의 환영이 떠올랐다.

“오홋홋! 이게 바로 본녀의 대단함인 것이와요!”

클로에의 콧대가 1인치 높아졌다.

김율의 시선이 이토록 우호적인 때가 또 있었던가.

항상 그의 시선에는 묘한 엘프혐오적 감정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오늘은 다르다!

내가 인간을 지배할 수 있다!

“마법이 깃든 물건에는 항상 시전자의 마력이 함께 잔향처럼 깃들기 마련이와요. 그렇기에, 감별 마법을 쓴다면 그 마력의 출처를 추론할 수 있으니, 완벽한 위조 방지 수단이 되지 않겠사와요?”

“그래서, 하루에 몇 장 만들 수 있습니까?”

“음……. 초천재 마도사인 본녀 기준으로, 100장은 거뜬할 것이와요!”

“그러면 위조 방지 기술은 클로에가 다 하는 걸로 하면 인건비도 절감하고 좋군요. 진행합시다.”

“엣?”

괜히 자신의 마법을 뽐냈다가, 졸지에 코가 꿰인 클로에였다.


히스토리에에게 채찍질하고, 클로에의 귀를 잡아당기며 새로운 사업 모델을 확장하기 위해 매진하면서도.

김율의 연재는 멈추지 않았다.

물론, 여포의 죽음을 아주 비장하게 만화라는 치트키까지 써가면서 잘 담아낸 것까진 좋았지만.

“흠…….”

“요즘, 전개가 조금 늘어지지 않나?”

“확실히, 조조의 밑으로 유비가 들어가니까 이야기가 조금 심심한 감이 있어.”

“소재가 다 떨어진 건 아니겠지?”

“에이, 설마. 이제 조조는 기반을 탄탄히 다진 셈인데. 아직 원소와의 문제도 남아있으니까.”

독자들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여포의 죽음 이후.

조조는 유비를 허창으로 데려왔다.

그리고 좌장군이라는 높은 관직도 줬고, 관우와 장비에게도 중랑장이라는 어쨌든 높아 보이는 관직을 줬다.

그리고 조조 편의 묘사를 보면, 조조는 유비를 어떻게든 잘 써먹을 생각이 만만이었고.

유비 편에서도 허창에서 사람들 만나고 인사 좀 하고, 조조의 애착 피규어 행세를 충실히 하는 내용에다가.

심지어 뭐 하라는 일은 안 하고 농사나 짓고 있는 한량 같은 내용만 나오고 있었다.

“음……. 차라리 이런 내용보다, 그냥 미 부인이랑 알콩달콩한 내용이 더 낫지 않나……?”

이제는 로맨스 파트가 아니더라도 김율의 소설을 유심히 읽기 시작한 로젤린도 고개를 갸웃거렸으며.

“으음, 으으으음, 김율, 김율이니까……?”

살아있는 누렁이 계의 리빙 레전드, 에스테아마저도 그 슬로우 템포에 꼬리를 파닥이지 않는 사태가 벌어졌다.

하지만.

“자, 슬슬 시작해 볼까.”

김율은 본업을 내팽개치고 신사업에만 치중하는 근시안적 판단을 내리진 않았다.

오히려 동기 자체가 삼국지 프랜차이즈를 더 유명하게 알릴 생각이었으니, 본편의 연재 또한 중대사항.

단지 그는 잠깐 무릎을 꿇고 추진력을 모았을 뿐…….

그의 진심 펀치.

정확하게는 나관중이 재창작한 희대의 진심 펀치.

의대조에서 논영회로 이어지는 완벽한 플롯이 세상에 등장할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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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건……?”

“황제 폐하의 밀지일세.”

동승은 허리띠 사이의 틈에서 드러난 밀서를 유비에게 보여주었다.

작금의 한 황실이 처한 상황에 개탄을 담아낸 절절한 편지.

너무나도 어린 나이에, 그것도 자기 의사와 무관하게 황제의 자리에 올랐으며, 아직 스물이 채 되지 않은 황제, 헌제.

그의 가슴 속에서 끓어오르는 외침이 밀서에 담겨 있었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조조를…… 추살해라…….”

“쉿. 듣는 귀가 있을 수 있네.”

동승의 제지에도, 유비는 떨리는 손을 참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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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황제의 밀서.

그것도 더블 주인공 중 하나인 조조를 죽이라는 편지를 받은 유비 파트의 파멸적 전개!

그리고 거기에서 끝이 아니었으니.

다음 날.

또다시 정치 얘기만 고봉밥으로 담아낸 조조 파트의 마무리에서.

  • 유비에게 초대장을 보내게. 오늘 술이나 한잔하자고.

아무렇지도 않게, 무심하게 던져진 한 줄에.

“……설마, 들킨 건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벌써?”

“이러면, 황제와 유비…… 둘 다 위험해지는 거 아냐?”

사람들은 긴장감에 차오른 채.

다음 페이지를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