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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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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당가는 천운석 가공 때문에라도 꼭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곳이다.

지금도 한 번씩 필요한 경우에는 천운석을 움켜쥐고 신성력을 증폭시켜 사용하기는 하지만,

침으로 만들어 사용하는 것에 비해 효율이 크게 떨어졌다.

침의 형태면 환부에 깊숙이 접근 할 수 있어 신성력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으니까.

최소한 치료에 있어서는 침의 모양인 것이 최선이다.

그런 이유로.

‘지금 사천으로 가는 게 최선이다. 사천으로 나갈 일이 또 언제 있을지 모르니까. 그런데 사천당가에 들를 시간을 낼 수 있을까? 혼자 가는 것도 아니고 무림맹의 공적인 일로 가는 건데.

청성파의 일은 하나도 걱정되지 않는다.

해독 스킬은 치유 스킬과 달리 단계별로 효과가 나뉘어 있지 않다.

정말 유천진인이 독에 중독된 거라면 해독 스킬로 도왕처럼 쉽게 치료할 수 있다.

문제는 두 가지다.

청성파의 일을 마무리 짓고 어떻게 사천당가에 들리느냐,

그리고 사천당가에 가서 천운석으로 침을 만들 수 있느냐.

‘그들의 암기를 만드는데도 바쁘다고 들었는데 내 의뢰를 받아 줄까? 천운석 가공 난이도가 결코 쉽지 않을 텐데…’

이건 미리 고민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가서 부딪혀 보는 수밖에 없다.

‘어떻게든 가서 기회를 만들어 보자. 이번이 아니면 또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모르니까.

마음을 굳히고 청성파의 장로에게 말했다.

“당연히 도와야지요. 청성파는 무림맹의 오랜 우방이 아닙니까?”

장로는 크게 기뻐했다.

“정말 고맙소, 의각주!”

“그런데 가는데만 해도 시일이 꽤 걸릴 텐데 그때까지 유천진인께서 버티실 수 있을까요?”

“거동은 힘들지만 운기하며 버티고 있으시니 가는 동안은 괜찮으실거요. 하지만 최대한 빨리 출발할 수 있으면 좋겠소.”

“알겠습니다. 준비되는대로 출발하지요.”

“정말 고맙소!”

청성파 장로와 대화가 마무리되자,

무림맹 총군사 제갈영영이 한 발 앞으로 나섰다.

“어려운 결정 내려주셔서 감사해요, 의각주님. 번거로우시겠지만 한 가지 일을 더 부탁드리고 싶어요. 청성파의 일을 도운 후, 사천당가에 들러 주실 수 있을까요?”

“사천당가 말입니까?”

“네, 강호 정세가 심상치 않으니 그들의 지원을 얻고 싶어요. 설득은 다른 분이 할 거예요. 다만 복귀하는 일정이 조금 지체될 수 있다는 점 양해 부탁드릴게요.”

최근 보여주던 부드러운 눈빛과는 달리 무림맹 회의실에서 의견을 내는 그녀의 눈빛은 날카롭다.

이게 평소 일할 때 모습이라는 거겠지.

그리고.

유성은 제갈영영이 나서서 사천당가 이야기를 꺼낸 것이 자신을 위한 거라는 사실을 눈치챘다.

그녀는 유성이 천운석을 가공하기 위해 사천당가에 가고 싶어 했던 걸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고,

“오, 미리 논의된 일은 아니지만 좋은 생각이오. 당가가 힘을 보태준다면 큰 도움이 될 거요.”

“마침 청성파로 가야 할 일이 있어 떠올렸을 뿐이예요.”

다른 장로들과 사전에 논의되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물론입니다."

‘올 때 선물이라도 사다 드려야겠네.


이튿날, 유성은 사천으로 떠날 준비를 시작했다.

청성파 장로가 최대한 빨리 떠나고 싶어 하는 눈치였으니 꾸물거릴 시간이 없다.

친분 있는 자들에게 오랫동안 자리를 비운다고 연락을 돌린 후, 의각의 일을 처리했다.

“양의원님, 차의원님. 제가 사천에 다녀와야 하니 의각을 잘 부탁드립니다”

“물론이네. 내가 양의원님 잘 모시고 있을 테니 잘 해결하고 오게.”

유성은 이번에 따로 양의원과 독대하며 작은 항아리 몇 개를 건네주었다.

“이게 뭔가?”

그가 항아리를 슬쩍 열어 보더니 눈이 휘둥그레졌다.

감정 변화를 크게 보이지 않는 그인지라 색다른 광경이다.

“설마?”

“제가 만든 약입니다. 성수라고 이름 붙였지요.”

안에는 유성이 틈틈이 만들어 둔 성수들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금빛으로 빛나는 신비한 약… 설마 전에 군사부에서 간자 사건이 있었을 때 총군사님이 사용했다는 약이 혹시 이건가?”

“맞습니다.”

“정말 놀랍군. 그 이야기를 전해 듣고 꼭 한번 그 약의 존재를 보고 싶었는데 이걸 의각주가 만든 것인 줄 전혀 몰랐네. 가능하다면 나도 영술이라는 걸 배우고 싶을 정도야.”

당시, 제갈영영은 성수를 우연히 구한 약이라고 사람들에게 밝혔다.

성수의 정체가 공개되면 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비밀로 해왔던 것인데,

이번처럼 장기간 의각을 비워야 할 때 유성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방법으로 성수만한 게 없다.

그걸 의각에서 제일 믿을 만한 양의원에게 맡겼다.

그의 인품은 믿을 만하다.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만 사용하셔야 합니다. 가능하면 비밀을 지킬 수 있으면 더 좋겠습니다.”

“꼭 필요한 일이 아니면 사용하지 않겠네. 스승님께도 비밀로 할 테니 걱정하지 말게.”

성수의 효능과 사용 방법 등을 양의원에게 상세히 설명해 준 후.

유성은 오늘의 처음이자 마지막 환자를 맞이했다.

바로 평소보다 훨씬 상태가 안 좋아 보이는 제갈영영이다.

“으으… 빠, 빨리 좀…”

그녀는 머리를 붙잡고 유성에게 달려와 침을 놔줄 것을 종용했다.

파르르 떨리는 손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짐작이 되었다.

유성은 재빨리 제갈영영의 머리를 더듬었다.

매일 그녀의 머리카락을 헤집다 보니 눈으로 보지 않고 두피만 만져 봐도 백회혈의 위치를 찾을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이제 굳이 백회혈에 시침할 필요는 없지만 신성력 소모도 줄일 수 있고, 뜻밖에 손맛도 즐기게 되어 평소처럼 백회혈에 시침을 마쳤다.

“하아… 살았다. 고마워요. 통증이 싹 가셨어요. 오늘 무리했더니…”

“평소보다 훨씬 안 좋아 보이시기는 했습니다. 무슨 일 있습니까?”

제갈영영은 몸을 부르르 떨며 새벽에 있었던 일을 회상했다.

‘천문진법총해 두 번째 진법이 거의 마무리 단계야. 몇 달간 의각주님이 안 계시니 오늘 마무리 짓자.

3일 정도 공부해야 할 분량을 하루 만에 마무리 짓기 위해 잠도 줄이고 새벽같이 일어났다.

첫 번째 진법보다 더 난해했지만, 꾸준히 공부하다 보니 결국 두 번째 진법도 모두 익힐 수 있었다.

뿌듯함을 느낀 것도 잠시, 그녀는 참기 힘든 두통에 유성에게 달려온 것이다.

이제 유성이 없으니 당분간 세 번째 진법 공부는 멈춰야 한다.

‘마음 같아서는 보내고 싶지 않지만, 화경의 고수를 잃어서는 절대 안 돼. 게다가 의각주님도 사천당가에 볼일이 있으시니…’

대의를 위해 내린 결정이었지만 아쉽지 않을 리 없다.

자연스럽게 한숨이 나왔다.

“당분간 의각주님이 안계시니까 무리해서 공부했거든요.”

“아, 그거라면 제가 따로 준비한 게 있습니다.”

유성이 그의 진료실 안쪽에서 무언가 꺼내 왔다.

작은 항아리다.

“성수입니다. 몇 달간 쓸 양은 되지 않지만 공부하시다가 참기 힘든 두통이 찾아오면 조금씩 드십시오. 훨씬 나으실 겁니다.”

“이렇게 많이요?”

“응급 상황에서 다른 환자들에게 쓸 양은 따로 있으니 부담가지지 마십시오.”

제갈영영은 성수의 가치를 잘 알고 있었다.

유성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성수를 실제로 사용해 본 사람이 그녀였다.

그로 인해 부군사 태정헌이 죽음에서 생환하지 않았던가.

누군가의 목숨마저 구할 수 있는 귀한 성수를 단순히 공부하며 머리 아플까 봐 만들어 준 유성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고마워요. 아껴 쓸게요.”

“참, 그런데 어제 사천당가에 들러달라는 이야기는… 제가 생각한 거 맞습니까?”

유성 때문에 일부러 사천당가 행을 끼워 넣은 게 아니냐는 이야기.

“알면서 뭘 물어요? 사람 민망하게…”

제갈영영이 살짝 눈을 흘겼다.

“저도 고마워서요.”

“뭐, 마침 사천당가의 지원을 얻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아시다시피 그들의 독공은 집단전에서 큰 도움이 되거든요.”

“그렇긴 하지요. 당가의 지원도 얻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천운석 가공도 꼭 성공하세요. 그걸로 침 만들고 싶어 하셨잖아요.”

“그래야지요.”

그녀는 의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한 마디 남겼다.

“마음 같아선 안전한 곳에 계시길 바랐지만, 일이 이렇게 되었네요. 부디 몸조심하세요.”


의각의 일까지 마무리 지은 유성은 짐을 챙겼다.

주요 물품으로는 역시 침통과 여러 의료 도구들.

그리고.

천운석 두 조각.

‘꼭 성공하자.

집을 나서 함께 청성파로 떠나는 일행과 만났다.

그중 무리를 이끄는 책임자와 먼저 인사 나누었다.

“의각주. 어서 오게, 이번에 내가 일행을 이끌게 되었네.”

“잘 부탁드립니다, 청운 장로님.”

청운 장로는 곤륜파 출신이다.

전에 의각 시험을 볼 때, 유성이 영술을 익히지 않았냐고 지레 짐작하여 사람들에게 대신 설명해 준 사람이다.

덕분에 스킬을 영술로 포장하여 지금처럼 자유롭게 신성력을 쓸 수 있었다.

“나야말로 잘 부탁하네. 요즘 나도 나이가 먹었는지 예전 같지 않네. 가면서 몸도 좀 살펴주게.”

어깨를 과장되게 두들기며 씨익 웃는 모습이 엄살로 보이지만, 유성은 차의원 덕에 사회생활에 대해 배운 점이 많다.

“물론입니다. 사천까지 가는 동안 일행들의 건강은 제가 책임 지겠습니다.”

유성의 호언 장담에 분위기가 부드러워졌다.

일부 무사들은 이미 의각에도 여러 번 찾아와 안면이 익기도 했다.

그리고.

유성은 일행의 후미에서 의외의 인물을 발견했다.

“남궁 소저도 지원하셨습니까?”

“네, 의각주님. 저도 같이 가게 됐어요. 잘 부탁드려요.”

남궁유린이 멋쩍게 웃었다.

“사천까지 가는 일인데 너무 멀지 않겠습니까?”

“그건 괜찮아요. 그런데 저희 언제 출발하나요?”

그녀는 연신 주위를 둘러보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왠지 조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