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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예린 님과의 대화는 또다시 ‘유서하 나락쇼’의 클립을 낳는 부작용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큰 후폭풍은 없었다.
사장님한테 이번에는 예린 님과 하하 호호 소담을 나누었다고 했더니, 한숨 한번 푹 내쉬고는 그러려니 하더라.
아무래도 익숙해졌나 보다.
점차 소프트 업계에서 내 이미지가 고착화 되어가는 느낌이다.
그러한 역할에는 망할 시청자들이 큰 몫을 해주었다.
분명 지난번에 동요를 불러주는 조건으로 클립 나르기를 멈추기로 해놓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 네발로 달려가서 영도를 쏘는 것이 아니던가?
부지런한 게 나라를 떠받치는 수출 역군이나 다름없다.
그렇게 오늘도 변함없이 벨튀로 시청자들의 속에 불을 지르고,
트리아키아 점수를 올리며 순위가 뒤처지지 않게 유지 시키며,
어떻게든 육수를 우려내는 놈들을 밴했다.
그리고 합방의 시간.
반가운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 어! 서하야! 오랜만이다!
“찬호 님. 푹 쉬셨나요?”
- 덕분에. 야, 건너 듣기로는 나 없는 동안 장난 아니었다고 하던데…?
“오해입니다.”
- 이미 아까 방송 켜자마자 쏟아지는 영도 다 봤어….
“그놈들 아이디가 뭔가요? 싹 다 밴하게.”
- 우리방 영도 단가 만 원부터라서. 배신은 조금?
“…제 시청자들은 대체 왜 그런 짓에 돈을 아끼지 않을까요?”
정말 의문스럽기 그지없는 일이다.
물론 시청자들의 지갑이 두툼한 덕분에, 같은 시청자 수의 방송과 비교해 후원이 잘 터지는 것 같긴 하지만….
- 부부부계정785 님의 30,000원 후원!
〔저거 난데? 밴 하려면 하셈 ㅎ〕
〔당당한 거 존1나 웃기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스그청이다 서하야 ㅋㅋㅋㅋㅋㅋㅋㅋ〕
〔니가 모은 악질임〕
〔슬슬 받아들이자〕
죄다 이런 놈들인 것이 문제다.
보통 커다란 금액을 턱턱 후원할 때, 자신의 닉네임을 스트리머에게 각인 시키는 것에 목적을 두지 않나?
왜 나의 시청자들은 그러한 명예 욕구가 조금도 보이지 않을까.
심지어 지금처럼 부계정임에도 만 원 이상을 쏘는 경우가 너무나 잦았다.
“…3만 원이니까 채팅 제한만 할게요. 기간은 7일.”
그러한 이유는 대충 알 것 같았다.
만 원 이상을 쏘는 시청자는, 영구 밴 대신에 채팅 제한으로 판결을 낮추기 때문이다.
아무리 부계정이더라도 영구 차단은 피하고 싶겠지.
내가 방송을 켜기 전, 사장님과 합방하던 시절.
내 방의 시청자는 만원이든 그 이상이든 괘념치 않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영구 밴을 하겠다 결심한 적이 있었다.
허나 그게 생각처럼은 안 되더라.
이게 후원금으로만 먹고사는 처지다 보니까… 제정신 박힌 사람이라면 모든 후원에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특히 전업 스트리머를 선언한 이후로 사장님께 합방 알바 비는 받지 않고 있기에,
(합방을 진행할 때는 후원이 더 자주 나오기에 상호 이득인 관계다.)
저렇게 만 원 이상의 금액은 특히 감사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도저히 독하게 마음을 먹을 수 없다고 해야 할까.
“아이씨. 그래도 좀 화나네. 14일로 늘릴게요.”
〔어차피 후원으로만 긁는데 채팅제한 의미 있음?? ㅋㅋㅋㅋㅋㅋㅋ〕
〔ㄹㅇ ㅋㅋㅋ 얌전한 채팅용 계정은 따로 있다고 아 ㅋㅋㅋㅋㅋ〕
〔이 방은 준비물이 좀 많이 필요하네요〕
- 서하 육수 님의 50,000원 후원!
〔채팅 제한 해제 단가 얼마인가요??…〕
“그런 거 없습니다. 얌전하게 형기 채우세요.”
- 서하 육수 님의 50,000원 후원!
〔ㅠㅠㅠㅠ 50년인데 ㅠㅠ〕
이제 정말 제자CK 대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
사흘 뒤. 사장님이 여태 연습했던 성과를 증명할 날이 온 것이다.
- 으으…! 슬슬 떨려온다. 서하야, 괜찮겠지?
“이런 대회 몇 번 나가 보셨잖아요. 이제 와서? 게다가 많이 연습했으니까 괜찮습니다. 엄청나게 느셨어요.”
- 진짜로?!
“네. 저는 사장님의 티배깅 재능을 눈여겨봤다니까요? 이젠 당당한 티배깅 유저라고 자칭하고 다니셔도 될 수준입니다.”
- 내가 실력이 늘었냐고 물은 건 티배깅이 아니라 트리아키아 쪽이야….
“아… 그건… 음… 네. 파이팅.”
- 똑바로 대답해라.
“하하. 장난이고, 그쪽도 많이 느셨어요.”
서슬 퍼런 목소리에 조금 쫄았다.
학창 시절 PTSD가 올라올 뻔.
- 그런데 서하야, 이젠 사장님도 아닌데 언제까지 사장님이라고 부를 거야??
“이젠 입에 붙어서 못 바꿉니다. 바꿀 생각도 없고요.”
- 죽어도 언니라고 부르진 않는구나… 대충 사정은 아니까 강요하진 않을게.
“감사합니다.”
제자CK는 공신력을 가진 대회라기 보다는, 어디까지나 소프트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기 위한 이벤트성 경기에 가까웠다.
그렇기에 공식 해설진만 구했을 뿐. 실물 경기장을 섭외하진 않았다.
모든 참가자는 본인의 방송을 켜고 참가하는 것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그리고 제자CK의 중계권은 소프트 스트리머라면 자유롭게 풀려있다.
나 또한 소프트의 스트리머였기에, 사장님이 나오는 경기를 중계할 예정이었다.
부디 일정이 단 하루로 끝나지 않기를.
-
아무튼 여러분! 저는 오늘을 마지막으로 3일간 폐관 수련에 들어갑니다…! 매장도 닫은 채 연습에 집중할 예정이니, 본선 때 많이 응원해 주세요!
-
예예! 형님들! 복귀하자마자 죄송하지만, 저도 제자 놈 도와주느라 당분간 일찍 방종합니다! 그간 너무 방치했으니 벼락치기라도 시도 해야지.
경기 일정은 길지 않다.
이틀에 걸쳐 16강을 나눠 치르고, 그 이상부터는 각각 하루씩 소모된다.
결승 직전 이틀의 휴식일까지 포함하여 총 일주일.
조금 빡빡하지만, 직전에 열렸던 STL의 열기를 조금이라도 받아내기 위한 일정이다.
“저는 뭐… 하던 대로 방송을 하다가, 이번 제자CK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개인 대회 연습에 들어갈 것 같네요.”
- 어라? 너 개인 대회 나가냐?? 곧 개최되는 거면…. 타우린 리그?
“맞아요. 찬호 님은 안 나가시죠?”
- 나야 뭐. STL 준우승했으니까. 그런데 거기 좀 쟁쟁할 텐데? 내 주변 좀 치는 애들 다 신청 넣었어.
“혹시 누구누구 있을까요? 여쭤봐도 되려나.”
- 으음…. 내가 아는 사람만 세면… 룡이, 울제, 준서 형, 도현이 형, 인성이…도 나가긴 하는데, ‘치는 애들’에 포함이 안 되긴 하네.
들려온 이름은 하나같이 범상치 않은 인물들이다. 마지막은 빼고.
용족 맵에서 지는 걸 본 적이 없어서 ‘용신’이라는 별명을 얻은 배정룡.
언데드의 가장 강력한 지상 유닛, [데스나이트 울라리]를 기본 유닛마냥 생산하는 미친 생산력이 특기인 ‘울제 태왕준’.
그밖에 전성기 때 크게 유명세를 떨친 올드 게이머들까지.
라인업이 무슨 STL 못지않게 살벌했다. 마지막은 다시 한번 빼놓고.
- 너도 인성이가 누군지 알지? 클립으로 봤어.
“네. 저랑 비슷한 부류시던데. 여러모로.”
- 그래…. 둘이 대화하는 거 보고 웃참하느라 미치는 줄 알았다. 어떻게 다사다난한 둘이 딱 그런 식으로 엮이냐? 아무튼 리그에서도 만날 수도 있다는 거 알아 두라고.
역시 오민성 님도 나가시는구나.
제발 예선에서 만났으면 좋겠다.
광탈 시켜버리고 매일 같이 놀리러 가게.
그렇게 나와 찬호 님은 폐관 전 마지막 기회라는 듯, 열심히 사장님을 지도했다.
그래도 컨트롤에 관한 부분은 도저히 늘지가 않는 점이 좀 안타까웠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
어휴! 마지막 합방 수고했다!
-
두 스승님 모두 수고하셨어요…!!
“사장님, 종종 댁에 찾아가서 알려드려도 괜찮죠?”
- 나야 너무 좋지!
〔아…… 약속한 합방이 끝났다…….〕
〔ㅅ1ㅂ 그러고 보니까 얘 합방 기간중에만 방송 켜겠다고 했네〕
〔그래도 매일같이 방송 켜줄 거지???? 대회 전까지 열심히 한다면서!!!〕
〔약속했잖아 약속했잖아 약속했잖아 약속했잖아 약속했잖아 약속했잖아〕
〔와서 육수나 우려라 ㅇㅇ〕 - 밴 처리 된 시청자입니다.
〔벨튀라도 좋으니 방송만 켜다오….〕
“음. 저도 당분간은 일찍 갈 듯? 아직 사장님 실력이 만족스러운 정도는 아니거든요. 조금 더 디테일하게 봐줄 부분이 많아서.”
〔씨@발련아 방송 켜서 돈 벌라고〕
〔오긴 온다는 거지?? 그거면 됐다……〕
〔1일 1방송만 ㅈㅂ〕
〔이년 일주일에 두세 번 키고 자기 딴에는 열심히 한 거라고 할 확률 높음…〕
〔사람이 어떻게 밥을 일주일에 두 번만 먹어요???〕
“방송 주기는 뭐…. 여러분 하는 거 보고요.”
- 야, 서하야. 너 조련 좀 친다? 내 방 시청자들도 이렇게 길들였어야 했어야 했는데!!
“찬호 님은 이미 늦으셨어요.”
- 그러게 말이다…. 준우승한 다음에 휴방하는 것도 이렇게나 눈치 보이니 원.
“아무튼 다들 수고하셨어요. 저도 이만 가볼게요.”
- 그래! 수고했다. 중계 같이하기로 했지? 그때 보자!
“넵!”
.
.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올 듯 오지 않을 듯 시청자들을 놀리긴 했으나, 그래도 성실하게 방송을 켰다.
이제는 벨튀를 해도, 곧 진짜 온다는 뜻이라며 좋아하더라….
조금 이른 방종 이후에는 사장님의 댁에 찾아가서 직접 코칭을 해주길 반복.
그렇게 하루를 보내다 보니, 어느새 3일이 훌쩍 지나갔다.
- 으아악! 떨린다! 어느 때보다 더 열심히 준비했더니, 오히려 더 긴장돼…! 연습한 것만큼 못 나오면 어떻게 하지…?!
이미 공식 해설 방송에서 제자CK의 본격적인 개최를 알리고 있었다.
참가자는 각자의 방송을 켜고는 대기했는데, 그 여유 시간에 잠깐의 대화를 나눌 틈이 있었다.
심지어 사장님의 출전 순서는 가장 첫 번째.
개막전을 맡은 만큼, 저리 긴장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럼 사장님. 제가 긴장이 풀리는 마법의 주문을 외워 드릴까요?”
- 그런 게 있어?! 부탁할게!!
“좋습니다….”
목을 가다듬었다.
사장님만을 위한 필승의 주문.
미리 준비한 그것을 읊어주었다.
“사실 어제저녁 예린 님한테 문자를 보냈어요.”
- 너 설마…!
“덕분에 내기 하나가 성립됐죠…. 16강에서 지는 사람이 공포겜 하기로.”
- 야아아악——!! 나,나나나, 진짜 무서운 거 싫어한다고오!!!
“그건 예린 님도 마찬가지던데.”
- 야 이년아 그런 내기를 왜 당사자의 동의도 없이…!! 아아악!!
“대충 아시겠죠? 자, 이제부터 서로 죽여라.”
- 꺄아아악—!!!
이것으로 마법의 주문은 끝났다.
어차피 남 일이니까, 마음 편하게 찬호 님과 중계하면 되겠다.
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