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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층.
우선 초월자 갤러리를 열고.
무사히 21층 층계 대기실에 왔음을 초월자 갤러리에 글을 올리면서 알렸다.
제목 : 21층 층계 대기실임.
작성자 : ㅇㅇ*
검강이랑 화염계 마법 융합시켜서 쓰러트렸음.
ㄴ ?
ㄴ 그게 무슨 소리니…등반 등반자야. 시잇팔- 그게 융합이 왜 되는 것이냐? 왜?
ㄴ 대마법사가 된다고 설명했는데 왜 갑자기 그랬던 적 없는 것처럼 다들 호들갑이고??
ㄴ 된다고 한 걸 다 해내는 게 더 말이 안 되는 거 모르냐??
ㄴ 마룡왕) 벨투이- 아주 맞는 말이에요오.
ㄴ 대마법사) 혹시 사진은 찍었니?
대마법사 선배의 말투가 급격히 부드러워진 걸 보니, 검기와 마법의 융합 형태가 꽤나 궁금한 것 같았다.
ㄴ ㅇㅇ*) ㄴㄴ 못 찍음. 거리가 벌어졌을 때 한 게 아니라서.
하지만 그 찰나의 상황에서 갤러리 단말기를 들고 사진을 촬영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ㄴ ㅇㅇ*) 좀 쉬다가 대기실에서 해서 찍어줌.
생각해보니, 여기서 찍어도 상관없는 일이었다.
ㄴ 대마법사) 고마워. 궁금했거든.
ㄴ 스윗- 하네. 등반자.
스윗은 개뿔이.
마법을 비롯해서, 내가 이 판데모니엄 탑에서 아직도 살아있는데 일조를 해준 선배인데 그 정도 수고는 해줄 수 있지.
난 일단 한숨을 돌리며 미래에 대해 고찰했다.
댓글들이 빠르게 더 달리기 시작했다.
ㄴ 주딱) 좀 있으면 또 교류회구나.
ㄴ ㅇㅇ*) 그렇네.
2일 뒤면 교류회였다.
21층 스테이지에 진입하기엔 상당히 애매한 시간.
혼자 수련이나 좀 하다가 교류회를 끝내고 다시 등반을 이어나가는 게 최선이었다.
아, 물어볼 게 하나 남아 있었다.
ㄴ ㅇㅇ*) 회복의 용골이란 아이템을 성좌 빛을 쫓는 성녀에게서 받아냈음. 성좌 퀘스트 클리어해서. 쓸만함? 이거?
ㄴ 수왕) 회복계 GOAT.
ㄴ 주딱) 최상급 회복 아이템 중 하나임. 저것의 최대 장점은 보통 저 정도로 회복력이 뛰어난 아티팩트는 개인용으로 사용하는 게 대부분의 한계인데.
ㄴ 주딱) 그건 다른 이들한테도 효과 적용해 줄 수 있음. 플레이어든 NPC든.
ㄴ ㅇㅇ*) 효과 능력은 어느 정도.
ㄴ 주딱) 몸체 잘린 부위 수복. 내장 파열 수복. 신속하게.
확실히.
그 정도 회복력을 가진 아이템이라면 꽤 놀라웠다.
적어도 내가 가진 아이템 중에선 레벨업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패였다.
슥-
뼈로 만들어진 팔찌처럼 생긴 [회복의 용골]을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다시 인벤토리에 집어넣었다.
난 인벤토리에서 야구공을 꺼냈다.
지금 내 손아귀에 있는 야구공은 첫 번째 야구공이 아니었다.
탑 내의 코인 상점에서 산 야구공은 내가 마운드 위에 서서 던졌던 야구공보다도 더 튼튼했다.
그럼에도, 첫 번째로 구매한 야구공은 몇 번 더 던지면 부서질 정도로 마모가 되었다.
15층이 끝났을 시점에.
난 그 첫 번째 공을 던지지 않고 만지작거리기만 했다.
그리고 다시 인벤토리에 집어넣었다.
첫 번째 공은 의미가 생겨버렸다.
그 의미를 부숴버릴 순 없었다.
지금 손에 쥔 건 네 번째 야구공이었다.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진작에 박살이 나버린 상황이었다.
야구공을 혼자서 벽에 던지고 받기를 반복했다.
정신이 맑아지게 하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가부좌를 틀었다.
행한 일은 ‘권역’을 창안하는 것이었다.
권역을 창안해야만 그다음을 바라볼 수 있었다.
그런데 권역의 앞쪽에 무언가 채워야 할 빈칸이라도 있는 걸까.
권역 창안의 벽은 생각보다 너무나도 높았다.
권역을 만드는데 필요한 건, 무한한 상상력과 그 상상을 실현할 수 있는 실행력이다.
빛의검 선배의 말이었다.
무한한 상상력까진 몰라도, 권역을 창안할 정도의 상상력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 상상력이 부족했던 모양이었다.
아니면, 뭔가 다른 게 비어있거나.
ㄴ 빛의검) 아마도, 계기가 부족한 거겠지.
ㄴ 天魔) 심상을 구체화할 경험의 부재.
ㄴ 절대군주) 더 큰 역경과 위기.
음.
지금도 역경과 위기는 충분히 겪고 있는데 말이다.
대체 이 판데모니엄 탑은 내가 어느 정도의 역경과 위기를 겪길 바라는 것일까.
6위계에 도달한 과정.
그건 지독한 역경의 반복과 깨달음의 연속이었지.
아마도 그 이상의 경험치가 축적되어야 하는 것 같았다.
심상을 조금이라도 구체화 시키려고 하면 흐지부지 흩어져버리니.
이틀이 그렇게 흘러갔다.
[탑 교류회를 시작합니다.]
[탑 교류회 서버#1851]
[탑 교류회 테마 : 임무]
[모집 인원 : 30]
20층대에 들어선 이후, 첫 교류회.
주변 풍경을 보아하니, 위치는 산 아래에 있는 출발점 정도로 보였다.
한유성은 누구 하나 쉽사리 먼저 움직이지 않는 이들의 모습에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이게 정상이지.’
모두가 쉽사리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이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도 20층대까지 올라왔다면, 이 탑에 적응을 완전히 하진 못하더라도 탑이 어떤 곳인지는 알고 있는 이들.
주제가 ‘비누’가 아닌 이상, 플레이어 간의 살해가 가능하다.
다른 플레이어들을 죽일 생각이 전혀 없는 플레이들만 있다고 해도, 최소한의 긴장감은 흐를 수밖에 없었다.
한유성은 자신의 머리 위를 바라보았다.
머리 위에는 여느 교류회에서 그랬듯,
21층계 거주자라는 뜻.
오늘은 가면 같은 걸 착용할 생각도. 음성 변조를 할 생각도 없었다.
13층부터는 쭉 층계 랭킹 점수 등록을 하지 않았으니, 자신이 조금 강한 모습을 보여도 ‘비공개’라는 걸 유추하는 건 쉽지 않았다.
교류회의 경우에는 힘껏 싸울 때나, 여타 다른 이들의 힘 정도만 발휘해서 클리어했을 때나. 얻어가는 경험치 차이도 없었기에 머릿속이 복잡하지도 않았다.
‘알아내는 의도로.’
한유성은 이번 교류회는 자신과 같은 21세기 지구인들이 20대 층계에선 통상적으로 어느 정도의 레벨인지, 무력은 어떤지. 그 정도를 알아볼 작정이었다.
30층 이후의 정보들이야 를 눈팅할 수 있는 초월자 갤러리 선배들 덕분에 알 수 있었지만 20층 대의 정보는 자신이 얻어야 했다.
30층에 올라온 이상, 아럐 층계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기란 쉽지 않았다.
길드의 길드장인 연합장처럼 길드에 최대한의 인재들을 수급해 넣겠다는 의지 같은 게 있는 경우가 아닌 이상에는 말이다.
저벅저벅
산에서 사람들이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반갑다. 용병들이여.”
멀끔한 갑옷을 입은 사내가 플레이어들에게 말했다.
[NPC – 5위계 기사 울브그레이]
“용병 길드를 통해 그대들을 부른 목적은 이 산속에 숨겨진 보물을 찾아내라는 황실의 명령을 이행하기 위해서다.”
울브그레이의 말이 이어졌다.
“그대들의 인명록을 미리 받아놓은 상태다. 그래서 혼선이 없도록 내가 미리 조를 구성해뒀으니, 배정된 대로 임무를 수행하길 바란다.”
플레이어들은 울브그레이의 말에 그를 보던 시선을 옮겨, 플레이어 서로를 바라보았다.
한유성은 눈 앞을 가린 알림창들을 바라보았다.
[임무 발생!]
알림창들은 이번 교류회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있었다.
[로트베르딘 산에 있는 보물을 찾아내십시오!]
[보물을 찾아내면 교류회는 종료됩니다.]
말을 듣던 플레이어 중 한 명이 손을 들었다.
울브그레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질문이 있나, 해보도록.”
NPC들이 탑 층계의 흐름과 함께 계속 이어진다.
그 점 때문에 NPC를 본인들과 같은 사람으로 여기는 이들도 많았다.
“…보물은 뭡니까?”
플레이어의 질문에 울브그레이는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돌이다.”
“예?”
“찾아보면 그게 보물인 것을 알 거다. 보물의 개수는 총 3개. 3개가 다 나오면 수색을 종료한다.”
울브그레이는 웅성거리는 플레이어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말을 덧붙였다.
“쓸데없이 피를 보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울브그레이의 말을 끝으로 플레이어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알림창에 누군가와 팀이 되었는지, 그 목록이 떴기 때문이다.
이름이 아닌, 층계 숫자 옆에 있는 숫자.
그게 조를 뜻했다.
3인 1조, 총 10팀이었다.
한유성은 21 옆에 있는 숫자를 확인했다.
.
한유성은 자신과 같은 3조의 일원들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한유성의 눈이 가장 먼저 찾은 3조 일원의 현 층계 위치를 확인했다.
25층 플레이어.
“반갑습니다.”
단발 머리카락의 여성은 한유성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반가워요.”
두려움이란 감정이 보이지 않는 썩 침착한 얼굴이었다.
대충 인사를 나누는 중에.
옆에서 쾌활해 보이는 얼굴의 금발 서양인이 다가왔다.
거주 층계 위치는 이었다.
“어차피 길어도 이틀로 끝날 인연 같은데. 이름 같은 거 서로 알려줄 필요 있나. 번호로 하지.”
사내는 스스로를 검지로 가리켰다.
“내가 1번.”
턱짓으로 한유성을 가리켰다.
“당신이 2번.”
여자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내가 3번?”
“그래.”
한유성도 사내의 제의에 따랐다.
이번 교류회는 눈에 띌 생각이 전혀 없었으니, 잘된 일이었다.
“빨리 찾을수록 좋은 보상을 줄 게 당연하니, 바로 움직이도록 하지.”
27층의 사내는 자신의 층계가 제일 높았기 때문인지, 이 조를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 같은 걸 가지고 있는듯했다.
“알았어.”
한유성은 편한 마음으로 앞서는 둘을 뒤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