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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
천마는 한유성을 내려다보았다.
정확하게 말하면, 정파 무림을 내려다보고 있는 셈이었다.
“당신이 왜 여기까지 당도했는지, 그에 대한 설명을 들어야겠소.”
남궁원이 끌어올린 기운을 유지한 채 하늘에 서 있는 천마에게 말을 했다.
한유성은 천마의 기세를 자세히 살폈다.
눈이 갈 수밖에 없는 기세였다.
양옆에 있는 존재들의 기세를 홀로 억누르고 있었으니.
천마의 입가가 호선을 그렸다.
요컨대, 감히 자신을 놔두고서 하늘을 논하느냐는 말이었다.
하지만 이 말이 개소리에 가깝다는 건, 무림맹의 일원들 모두 알고 있었다.
쟁천무회라는 이름은 전대 천마가 있을 때도 사용했던 유서 깊은 이름이었다.
남궁원은 뭐라 말을 하려다 입을 닫았다.
천마신교에는 법칙이 존재한다.
천마는 당대의 천마를 꺾고 탄생한다.
그 상황이 아들이 아버지를 죽여야 할 상황이든.
제자가 스승을 죽여야 할 상황이든.
전대 천마의 자식은 우둔하다고 했다.
그래서 제자가 스승을 죽여버렸다는 비화가 무림까지 도달했다.
전대 천마 장강은 역대 천마 중에서 가장 강력하다고 평가받던 인물이었다.
그런 장강을 죽이고 당대의 천마가 된 제자.
그런 천마가 약할 리는 없었다.
전대 천마 청강이 전대 무림맹주에게 쓴 패배를 안긴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중원 무림 역사에서 흑역사로 점철된 정마대전에 대해 언급을 함에도 무림맹의 일원들은 별다른 반응을 하지 못했다.
그게 약육강식이었다.
오히려, 고위계의 세계라서 더 심한 부분이 있었다.
상대방이 얼마나 강한지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
전쟁 선포와 별반 남궁원은 침을 꿀꺽 삼켰다.
남궁원의 입이 벌어졌다.
“정마대전을 다시 벌이기라도 하겠다는 것이오?”
한유성의 눈에는 여유롭게 계속 하늘에 떠 있는 천마의 모습이 보였다.
일순간, 천마가 하늘에서 내뿜는 압력.
말 그대로의 중압감이 짙어지는 게 느껴졌다.
‘…아오, 이런 괴물 같은.’
한유성은 마력을 운용하는 것으로 겨우 몸을 가눌 수가 있었다.
“진심으로 하는 말이오?”
남궁원을 비롯한 무림맹 주요 일원들은 천마가 내뿜는 엄청난 기세에 기세로 대해 맞대응할 뿐, 더 이상 말을 붙이지는 못했다.
또다시 천마의 목소리가 한유성의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 하루하루가 지날 때마다 나날이 성장을 하는 게 보이더구나, 그게 아주 신기했단다. =
천마는 마치 쟁천무회를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는 듯 한유성에게 말을 했다.
전음.
한유성도 전음의 원리를 초월자 갤러리 선배들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 전음의 첫 시도를 갑자기 나타난 천마에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계속 행해지는 전음을 계속 잠자코 듣기만 했다.
= 마지막 전투도 그렇지, 아주 훌륭한 판단이었다. =
건물 내부.
그것도 진법이 쳐진 상태에서 행해진 전투가 천마의 눈에는 다 보였던 모양이었다.
하긴, 8위계 쯤 할 수 있는 것보다 되면 못하는 걸 찾는 게 더 쉬
= 너에 대해 좀 궁금해졌으니, 나중에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구나. =
‘저는 별로 안 그러고 싶은데요.’
한유성은 고개를 살짝 들어 저 멀리 보이는 천마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고개를 들 수 있었다.
한유성은 몸을 온전히 가눌 수 있게 된 게 천마가 내뻗고 있던 힘을 거두었기 때문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천마는 그렇게 도저히 천마가 하지 않을 것 같은 말을 내뱉고는 나타났을 때와 같이 그 어떤 소리도 내지 않고 사라졌다.
“…….”
천마가 사라지고.
쟁천무회장에는 한참 동안 침묵이 내려앉았다.
지나간 태풍이 남긴 후폭풍이 너무 컸다.
한유성은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붙잡고 물어볼 사람을 한 명은 찾아냈다.
한유성은 굳은 얼굴로 서있는 사내, 소림파 자선에게 전음을 보냈다.
= 물어볼 게 있는데. 저 천마가 이전에도 이런 식으로 나타난 적이 있었나? =
자선은 고개를 돌려 한유성을 바라보았다.
= 시주였군. =
자선의 입가에 인자한 미소가 걸렸다.
= 이런 식으로 나타난 적은 없었소이다. 근 15년간은…. 갑자기 나타나서 사실상 선전포고라고 할 만한 말을 해버렸으니, 정파의 입장에선 청천벽력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오. =
자선의 전음은 이어졌다.
= 아마, 쟁천무회는 이대로 종료가 되지 않을까 싶소. =
= 어차피 시주와 유화윤 소저의 결승전만이 남은 상황이니 말이오. =
끝이 난 줄 알았던 자선의 목소리는 한 번 더 한유성의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이 쟁천무회가 어떤 방식으로든 끝이 나면, 시주에게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많을 것이오. 젊은 6위계 고수라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니 말이오. 어디서 폐관 수련이라도 하다가 나오는 게 좋을 것이오. =
한유성은 자선의 말이 맞다는 걸 곧바로 알 수 있었다.
“…이번 쟁천무회는 오늘을 기점으로 종료한다.”
남궁원의 말투는 그 누구의 반론도 듣지 않겠다는 듯 단호했다.
반론을 뱉을 상황도 아니었다.
“우승자는…어차피 유화윤이나 이 한유성이. 둘 중 하나일 테니, 공동 우승으로 처리한다.”
불만을 내뱉는 사람은 없었다.
하북팽가 일원은 이미 이번 일의 주도권을 완전히 잃었다.
그리고 백리세가는 방금 막 세가의 존망이 위태로워진 상황이었다.
“고로, 이번에는 둘의 소원을 모두 행해야겠지.”
남궁원은 한유성을 향해 턱짓을 했다.
“근 5년간 적용시킬 규율을 말해라.”
한유성은 고개를 숙였다.
“아시다시피, 제가 대리인이라 호북연가 장녀의 말을 좀 들어봐야겠습니다.”
한유성의 능청스러운 말에 남궁원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래야겠지. 이번 일이 끝나면 무림맹에 소속될 생각은 없나?"
"고민을 좀 해보겠습니다."
한유성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일 거라 생각했다.
이걸로 연설아의 안전이 확보된 게 되면 15층은 클리어되고. 층계 대기실에 소환될 확률이 다분했으니.
연설아에게 다가간 한유성은 입을 열었다.
"정파 가문 전부 호북연가에게 불리한 일을 행할 수 없다. 그 일은 침략이나 협잡질 등을 모두 포함한다…뭐 이 정도 규율이면 되는 건가?"
연설아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네, 그러면 될 것 같아요."
연설아는 다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연설아는 상황이 진행되는 속도를 머릿속으로 따라잡지 못하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그래, 그래."
연설아는 멀뚱멀뚱 서있었다.
"뭐해?"
"넷?"
"직접 말하고 와."
한유성은 연설아에게 직접 규율을 세우라고 말했다.
연설아는 일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평정을 되찾고 맹주 남궁원을 향해 걸어갔다.
본인이 마무리 지어야 할 일이라는 걸 자각하고 있는 것이다.
5년이란 시간은 길고도 짧았다.
5년 동안 개판이 된 가문을 완전히 끌어 올리는 건 아주 힘든 일이었다.
그런 중대한 일의 시작을 알리는 일은 연설아가 직접 나서야만 했다.
영상 촬영 기능 비소그라피카가 종료되었다는 알림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다음 눈앞에 알림창이 하나 더 떠올랐다.
[15층 스테이지를 클리어하셨습니다.]
남궁원 무림맹주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규율에 대한 말을 제대로 한 모양이었다.
그래, 그렇게 어떻게든 살길을 계속 모색해야지.
['플레이어 - 한유성' 15층 스테이지 점수를 집계합니다.]
기존의 15층 랭킹 점수 창이 나타났다.
1위 - 연합장 : 1,127점
2위 - 자명천녀 : 1,101점
3위 - 흑성 : 895점
4위 - 추적중 : 842점
⋮
⋮
[점수 집계가 완료되었습니다.]
[한유성 : 5,402점]
다른 플레이어들의 점수가 드디어 네자릿수를 돌파한 게 보였다.
2위의 ‘자명천녀’는 14층에서 처음 한유성의 눈에 들어왔다.
14층에선 4위.
초월갤 선배들의 말에 따르면, 연합장과 엇비슷한 무력 수준을 평가받는 탑의 정점 중 한 명이라고 했다.
무림 지구 출신, 하드 난이도 등반자.
자명천녀가 그간 순위권 밖에 있어서 한유성의 눈에 보이지 않았던 이유는 반드시 죽여야 하는 몬스터는 제외하고. 최대한 불살 루트를 지향하는 정신 나간 플레이 스타일 때문이라고 했다.
그녀와 자주 함께 다니는 광마(狂魔)라는 존재가 있는데.
광마는 괴상한 면이 있어서 보상이 있을 때도 순위 등록 자체를 안 했다고 한다.
15층 진입 전까지는 뭐 그런 인간이 있나, 싶었는데.
중원 무림이란 판을 겪으니 충분히 그런 종류의 인간이 있을 법했다.
한유성의 15층 스테이지의 점수는 13층이나 14층과 별반 다를 바 없었다.
한유성은 소림파 자선의 말대로 자신에게 쏘아지는 시선이 늘어난 게 느껴졌다.
당장 옆에 있는 사천당가의 가주, 당명허가 갑자기 기웃거렸다.
“소협이 하고 있는 일이 완전히 마무리되면 사천당가에 한 번 들리게.”
옆에 있는 모용세가 가주 모용진천도 히죽 웃으며 말했다.
“6위계가 되었다곤 하나…6위계 둘과 5위계들을 혼자 저렇게 만들다니. 아주 대단하다! 모용 가에 들려라. 대련은 실컷 해주지.”
아주 저돌적이었다.
[5분 후에 자동으로 '16층 층계 대기실'로 이동합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어차피 곧 16층 층계 대기실로 이동이었다.
오대세가의 가주들 뿐 아니라, 각지의 가주들이 다가왔다.
멀리서나마 한유성이 펼쳐놓은 살풍경을 본 이들이 접근한 것이다.
“자네, 낭인인가?”
“소, 소속된 곳이 없으면 우리 가문에 들어와 보는 건 어떤가?”
한유성은 앞을 가로막은 이들을 보며 대충 손을 휘적 거렸다.
“의원실 있죠? 피곤해서 일단 좀 쉬어야겠습니다.”
무림계도 이계의 경우처럼 단발적인 경험으로 끝날 확률은 극히 낮았다.
‘천마가 어떻게든 날 찾으려고 할 것 같은데….’
한유성은 다음 층계도 무림계라면 상당히 귀찮아질 것 같다는 예감이 강하게 들었다.
다음에 소환될 경우를 대비해서, 뿅 하고 사라지는 건 남들에게 보여주지 않는 게 나았다. 홀로 의원실 구석에 틀어박힌 채 16층 층계 대기실의 소환을 맞이했다.
16층 층계 대기실에 소환되자마자 눈앞을 뒤덮는 건 무수한 알림창이었다.
우선, 가장 먼저 뜬 랭킹 점수 등록은 거절을 택했다.
그다음 알림들이 시야를 가리고 있었다.
[무림 세계에 이름을 널리 알렸습니다.]
[특수 경험치 보유 조건이 해금되었습니다.]
[더 많은 승리를! 더 많은 명예를!]
[레벨이 상승했습니다!]
[Lv.70 → Lv.73]
레벨을 오르기 전에 레벨이 70이었던 이유는.
6위계 돌입 당시에 갑자기 여섯 단계의 레벨업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 알림창과 함께.
“여로(旅路)에 올라섰다고 했나….”
여로에 올랐다.
아마도 6위계에 오른 것을 뜻하는 것 같았다.
한유성은 질문 거리들을 정리하며 초월자 갤러리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