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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py1014 f66fe445bf Initial commit: Novel Agent set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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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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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각.

“아니 프라우드...님! 좀 죽어요!”

이미 한타는 플루크 쪽의 대승으로 끝났지만, 프라우드는 치고 빠지기 능숙한 챔피언 스킬셋을 이용해 계속해서 귀환을 방해했다.

—헉

—ㄷㄷㄷ

—플루크/논란

—대대대대대선배한 죽으라고 막말ㅋㅋ

—ㅋㅋㅋㅋㅋㅋ

—사실 극찬이긴 해

—ㄹㅇㅋㅋ

—히히 못가

—트루 벌써 2차 밀었다

—피오란이라 쌍둥이까지도 금방인데

그 순간 찍히는 필리독의 핑.

“...우리도 밀자고요? 쓰읍. 좀 그런데.”

플루크는 탑인 만큼 잘 큰 피오란의 타워 철거 속도를 잘 알았다.

[필리견 님이 넥서스를 지목]

[필리견 님이 넥서스를 지목]

[필리견 님이 넥서스를 지목]

하지만 계속해서 찍히는 프로의 핑, 그것도 프라우드를 단 한 번이라도 가장 높은 곳에서 이겨 본 그의 말에 어쩔 수 없이 타워 철거 게임을 시작했다.

[ 패배 ]

그리고 졌다.

“아니 내가 안 될 것 같다고 했잖아요!”

쌍둥이 하나 밀고 있을 때 피오란은 넥서스를 치고 있었다. 애초에 타워 철거면에서 상대가 안 되는 싸움이었다.

—프라우드>필리개1새1끼

—ㅋㅋㅋㅋㅋㅋ

—판단 JOAT

—그냥 나중엔 백정이나 하자...

—뭔 라이너여ㄹㅇ

—플루크는 억울하다

“하아......”

이기기도 힘든 게임을 지는 것보다, 다 잡은 게임을 라인전부터 이긴 상대 라이너에게 백도어당해 패배하는 것만큼 뭐 같은 게 없다.

물론,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으레 그렇듯 라인전보단 결과가 우선이었다.

—이걸지네

—ㅋㅋㅋㅋㅋㅋ

—프로 탑이 주포지션도 아닌 놈한테 져?

—어허 년입니다~

—ㄹㅇㅋㅋ

—?? : 라인전 이기고 킬 따면 뭐합니까? 이 게임 제가 이겼어요

—록을 관통하는 명언...

“아니, 근데 서폿 귀환 막은 건 그렇다고 치고, 난 집 가려고 부쉬에서 귀환 타고 있었는데 프라우드 선배가 이걸 어떻게 안 거야.”

그렇게 확인한 리플레이에서, 타워 철거를 하는 와중 트루의 핑이 정확히 플루크가 귀환하는 부쉬에 찍혔다.

시야 자체가 없었으니 결론은 하나밖에 없었다.

“아니, 이거 전력 유출이야!”

—알빠노

—?? : 이기면 그만이야~

—실력을 기르고 쿠세 좀 없애라는 트루햄의 큰그림

—너 재능 있어, 대신 더 열심히 해

—ㅋㅋㅋㅋㅋ

—근데 이거 진짜 잘하면 다른 팀이 쓸 수 있는 거 아니냐

—솔직히 저 정도는 다 알지

—감코진들이 ㅈ으로 보이누?

—ㄹㅇㅋㅋ

그렇게 시청자들과 주거니 받거니 하며 패배를 곱씹고 있을 무렵.

[ 우리팀에와다오제발 님이 1,000원 후원! ]

[ 공습경보! 공습경보! 공습경보! ]

“갑자기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누군가 숙소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니, 이 시간에 올 사람이 없는데.”

본능적으로 록을 잠시 끄고 나간다는 상투적인 말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난 플루크는, 유감스럽게도 채팅창을 보지 못했다.

—ㅋㅋㅋㅋㅋㅋㅋ

—트루왔냐?

—개웃기네

—VR 기기 주변 소리 인식 기능 꺼놨어야 했는데 그걸 안해서...

—사실 안 열어줬으면 완성인데

—ㄹㅇㅋㅋ

—역시 탑평

—알려줘도 갱킹당하네

—근데 남자방에 여자가 막 쳐들어와도 됨?

—한국에선 됨

—대신 반대는 안됨

—ㅋㅋㅋㅋㅋ

—반대는 ㅅ1발아

—유니콘들 뿔 부러진다 새끼들아

“나가니까 그만 좀 노크하세요.”

그렇게 말하며 문을 열자, 눈앞에는 트루가 있었다.

“......어.”

경기할 때나 스크림 할 때는 항상 유니폼만 입어서 잘 몰랐는데, 편한 옷 입고 이렇게 보니 파괴력이 더 컸다.

물론, 그 생각은 그리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

“허접.”

“...뭐?”

“탑 라이너가 후픽에 카운터 뽑아놓고 원래 라인도 아닌 상대한테 탑 차이 나고 져버렸죠?”

플루크는 직감했다.

최소한 이번 시즌이 끝날 때까지, 어쩌면 평생.

놀림거리가 되는 건 확정이라는 걸.


나는 방문이 열리자마자 오직 있는 사실만을 말했고, 플루크는 산화했다.

“이제부터 여기는 트루표 별장입니다.”

나는 반쯤 쓰러져 침대에 누워버린 녀석을 뒤로하고 플루크의 방송을 이어받았다.

VR 기기가 좀 크긴 했지만, 어차피 기성품이라 약간 조정하니 다 쓸 수는 있더라.

“자, 플루크 시청자 분들 중 저 보기 싫으신 분 계신가요?”

—없음

—누가있냐

—나 여잔데 플루크보단 트루가 낫다

—ㅋㅋㅋㅋㅋ

—팩트) 플루크 시청자 평균은 남자 여자 반반이다

—근데 여초에도 트루 인기 개많긴 함

—??? : 유리천장 뿌숴! 냄저들 사이에서 혼자 빛나네 넘모 멋지자나 언니

—우욱씹

—현직이세요

—사실 록 잘하고 뭐고 그쪽에서 반응 별로 없는 건 얘가 남자들한테 그냥 친구처럼 대하거나 철벽침+성희롱 고소엔딩 ㅈㄴ많음 이거 두 개때문 아니냐

—글고 지난번에 검색기록 실수로 공개됐을 때 여초 사이트는 없는데 록갤 검색기록만 걸려서 면역임

—ㅋㅋㅋㅋㅋ

—절대 작은 트루를 건들지 마...

—근데 플루크 어디갔어요?

“문 앞에서 허접소리 해주니까 좋아서 그대로 침대로 쓰러지던데요?”

멘탈을 강하게 키우기 위한 훈련의 일부라면 믿어주려나.

—포상ㄷㄷㄷㄷ

—엄마 나도 ST 아카데미 들어갈래요!

—지금까지는 프로게이머들 안 부러웠는데 오늘 처음 부럽다

—플루크 이 새끼는 연봉도 받고 매도도 받고

—ㅈㄴ불공평하네

—딱대

—플루크 너는 탑 다이브나 받아라

—ㅋㅋㅋㅋㅋㅋ

나는 채팅창 반응을 보며 낄낄 웃었다.

확실히 이쪽 시청자들이 플루크를 좀 봐서 그런지 패는 것도 일품이다.

아니면 그낭 뭐든 패는 내 쪽 시청자들이 넘어왔거나.

“비켜라 진짜.”

“그래도 시청자 수 늘었잖아. 한잔해.”

프로게이머 방답게 VR 기기가 한두 개가 아니었던 녀석은 내 발언의 충격에서 벗어나자마자 다른 기기를 사용해 록에 접속했다.

“근데 꾸미는 센스가 뭐 이러냐.”

각자 친구 초대를 하거나 혼자 쓸 수 있는 고유의 로비는, 개성적으로 꾸미는 게 가능하다.

타이쿤 게임에서 집이나 가게 꾸미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그런데 플루크의 방은 온통 시뻘갰다.

ST 고유색처럼 도배했다는 게 아니라, 그냥 사냥꾼 방처럼 험악하다는 의미다.

한 마디로 탑스러운 로비랄까.

“너 전에는 이런 방 아니지 않았나?”

분명 피시방에서 처음 록을 같이 했을 때만 해도 기본룸이었는데.

탑을 하더니 인성뿐만 아니라 미적 감각도 험해졌나.

“네 로비만 하겠냐.”

“내가 뭐?”

“ST 관련 가구들로 가득도 아니고 빽빽하게 채워놔서 가끔 오류까지 뜨잖아.”

“그건 ST를 담기엔 록이라는 그릇이 너무 작기 때문이야.”

“......”

나는 당당하다.

—진성 ST빠돌이년

—문득 새삼 기본 룸만 쓰는 프라우드가 대단

—그분은 제발 좀 꾸미고 살라고 게임사에서 강제로 진열장 만들어주셨잖아

—ㄹㅇㅋㅋ

—기본룸 뒤쪽 진열장 ㅈㄴ웅장함

—LOC 월드컵 6개 쭉 늘어져 있는게 그냥 폭력 그 잡채임

—누군 하나밖에 없는데라거나 하나도 없는데라는 나쁜말은ㄴㄴ

—우리 트루랑 플루크 트로피는...

프로들에게 하나씩 주어지는 기본 가구 중 하나.

트로피 진열대.

전생에서야 현실에서 여유 있는 선수만 집에 하나 두고 트로피 진열하던 멋진 오브제 정도였지만, 지금은 게임사가 앞장서 더욱 폭력적이고 직관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프로들 대기룸에 하나씩 놓여 있었다.

참고로 이 진열장에다가는 전자 피규어—진짜 전자 피규어다—라거나 다른 굿즈들은 못 넣는, 말 그대로의 진열장이다.

특히나 아무런 우승도 없이 은퇴하면 저 트로피 진열장이 자동 삭제된다는 점에서, 잔인하기 짝이 없는 시스템이다.

그에 반해 넣어야 할 거 많으면 옆에 한두 개 더 생긴다나 뭐라나.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우승 못한 선수 트로피 진열대 뺏어서 다른 선수 준다는 말도 있다.

“흠...너 왜 이렇게 비어있어?”

—왜 비어있냐 ㅇㅈㄹ

—ㅋㅋㅋㅋㅋ

—니 진열장도 비어있잖아요

—ㄹㅇㅋㅋ

—일단 욕하고 보는 트평

—졌으니 받아들여라 플루크

내 질문에 플루크는 무슨 소리를 하냐는 얼굴로 나를 노려봤다.

“너도 없잖아.”

“나는 많아.”

정확히는 많았었지.

이젠 없지만 마음속에서만큼은 내 진열대 크기는 한없이 크다.

“...아직 우리 마스터 리그 첫 시즌인데 뭔 놈의 우승이야.”

“우승 못 할 거 같아?”

내 말에, 플루크는 그대로 한숨을 쉬었다.

“네가 아까 사람들한테 내 귀환 위치 핑 찍은 것 때문에 우승 확률이 한 삼 퍼센트 정도는 내려갔겠다.”

“에이, 탑은 그 정도는 아니고, 일프로 정도로 합의 보자.”

그리고 사실 내가 괜히 찍은 게 아니다.

안재훈 감독님부터 코치님들까지 상대팀만 분석하는 게 아니라 우리 팀원도 분석하고 사신다.

그리고 그만큼 문제가 명확한 이런 귀환 위치의 획일성은 플루크 녀석도 지적받는 부분이라, 그냥 고치라고 한 번 더 말해준 것에 불과하다.

‘결승전에서 떨어져 보면 잘 알 텐데.

마지막 세트에서 귀환 위치 잘못 잡아서 나한테 솔킬 따이고 져 보면, 있던 버릇도 한 번에 교정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물론 이번에는 같은 팀이라 힘들겠지만.

“올해부터 빈 트로피 진열장 하나씩 채워야지. 안 그래?”

마스터 리그는 다른 컵 대회나 국제대회가 없지만, 그랜드 리그—2부 리그—부터는 나름 LOCK와 비슷하게 돌아가는 편이다.

그러니 올해 깔끔하게 우승컵을 따내고, 다음 시즌 더 많이 따내면 된다.

“가능한 전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선수. 멋지잖아.”

프라우드의 대기방에 있는 거대한 LOC 트로피보다야 뭔들 낫겠냐마는, 최소한 없는 것보다야 있는 게 나았다.

“LOCK 트로피나 놓을 수 있으면 좋겠네.”

“남자가 꿈이 왜 이렇게 작아.”

“성별 차별 뭐냐.”

“내가 말했잖아. LOC 월드컵 우승시켜주겠다고.”

“우승시켜주는 게 아니라, 같이 하는 거지.”

“그럼 더 노력해.”

트로피 진열장에 큰 거 하나는 있어야지.

“그럼 솔랭 돌리게 꺼져.”

그렇게 나는 방에서 쫓겨났다.

대우 참 야박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