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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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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설이 막 방송을 켠 시점.

그녀와 같이 학교에서 몰려다니던 유은채는 그 누구보다 빠르게 방송에 들어갔다.

...은설이 엄청 유명해졌네.

딱히 말을 안 하고 살아서 그렇지, 이미 심연의 인터넷 방송까지 마스터한 그녀에게 은설이 학교에서 했던 걱정은 놀랍도록 무색했다.

‘그래도 이 정도면 뭐.

매니저를 해주겠다고 한 것도 혹시나 은설이 채팅에 상처받을까 봐 관리하기 위함이었는데, 정작 은설은 시청자 조련을 꽤 잘 해내고 있었다.

“미션 걸 거예요? 저 진짜 무조건 갈 수 있는데?”

그렇게 그녀의 애장품 자랑과 ST에 대한 팬심을 지나 게임을 시작할 무렵, 시청자들과 은설간의 자존심 싸움이 시작됐다.

그걸 본 은채는 주저 없이 거들었다.

—저거 안전자산임

—10연승해야 다이아 가는데 방종 전까지 절대 못해ㅋㅋ

물론, 순수 비난이 아니라 수금을 거들었다는 의미였다.

‘오랜만에 말부터 독기가 가득하네.

은설이 저런 이야기를 할 때면 일단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끝까지 했다.

마지막으로 저런 모습을 본 건 프라우드 사인 받겠답시고 음식점 앞에서 이틀간 매일 같이 저녁 9시부터 세 시간씩 기다린 광기였으니, 한번 무언가에 꽂힌 은설이 못할 건 없었다.

물론 근본적으로 록 실력이 부족하다면 근성과 의지만으로는 힘들었겠지만, 그녀가 보기엔 은설의 재능은 여기서 멈출 것 같지 않았다.

“한판 이기니까 한 이십 점 조금 넘게 주네요?”

어느새 한 판을 이기고 등반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그녀는, 메모장 공지 아래에 조그마하게 1연승이라고 적어놨다.

“열 판까진 필요 없을 거 같고, 9연승 하면 다이아 가겠네요.”

다행스럽게도 무슨 나비효과인지, 승급전이나 승격전같은 게 조금 더 일찍 폐지돼서 방송 종료 전까지 다이아 등반이 이론상 불가능한 건 아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10연승 말고 9연승은 ㅈ으로 보이누

—아ㅋㅋ우리 여중생쟝은 없어서 ㅈ으로도 안 보인다고

—승격전 있던 시절이면 12승해야 됐을텐데 ㄲㅂ

—ㄹㅇㅋㅋ

—이딴게...한글?

—방장이 9연승할때까지 숨 좀 참아주세오...

—근데 님 왜 밴픽 할 때 밴 안함?

밴픽창이 떴는데도 본인 챔피언만 뭐 고를지 만지작거리기만 하다가 밴할 챔피언을 공란으로 두는 모습은 확실히 일반적으로 의아한 행동이긴 했다.

“어차피 프로 가면 다 해야 해요.”

지금 규정이 어떻게 되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어차피 나중 가면 한번 쓴 챔피언은 못 쓰는 룰이 생긴다.

별의별 조합과 챔피언이 튀어나오는 만큼, 굳이 경험의 폭을 줄일 필요는 없었다.

—프로?

—ㅋㅋㅋㅋㅋㅋ

—잘하긴 하는데 프로는 개에반데

—LOCK 미드풀을 어떻게 뚫고 프로를 함ㅋㅋ

—[블라인드 처리된 댓글입니다]

—현실적으로 그랜드 리그만 가도 성공이지

—플레가 프로 얘기하는 꼬라지ㅋㅋㅋ

—일단 다이아부터 찍으셈

—그저 플딱

“아 진짜. 브론즈나 마스터나 거기서 거기라니까요?”

심지어 몇 년만 지나도 그랜드 마스터 티어마저 슬슬 맛이 가기 시작한다는 걸 생각하면 더 그랬다.

—??????

—이년 지금 뭐라고 함?

—브딱이=마딱이

—ㅋㅋㅋㅋㅋㅋㅋㅋ

—이상 플딱이의 발언 잘 들었습니다

—ㅅ1ㅂ 마스터가 좆으로 보임?

—오늘 질질 짜면서 다이아도 못 찍고 쳐 자는 방장 모습 보이면 개추

—ㄹㅇㅋㅋ

아무래도 한 문장에 긁힌 인간들이 한둘이 아닌 모양이다.

“...그렇다고 저격은 하면 안 돼요?”

—ㅋㅋ바로 꼬리 내리는거 개커엽네

—응 딱 대

—어림도 없지

—넌 플레가 딱이야

—어딜가려고어딜가려고어딜가려고어딜가려고어딜가려고

—개같이 록 키는 중이면 개추

—저격 드가자~

—안전자산 점점 더 안전해지는 중이네

—방폭 금고 수준이누

—ㄹㅇㅋㅋ

“...흠. 그런 식으로 하시면 진심으로 할 거예요.”

옛날 성격 나오게 만드네.

프로라 할지라도 선호하거나 잘하는 챔피언은 당연히 존재한다.

프로씬에서도 어지간한 선수들보다 한 수 위라는 소리 듣던 챔피언을 꺼내 들면 당연히 게임 성립 자체가 안 되는 수준이라 굳이 플레이하지 않고 있었다만, 계속 이러면 이야기가 달랐다.

특히나 양학에 특화된 챔피언 풀은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챔피언들이 다수 포진되어 있었다.

—진심?

—농담 ㅈㄴ잘하네ㅋㅋㅋ

—여기서 더 진심이면 뭐 어떻게 해야되냐

—지금도 라인전 다 개쳐바르지 않았나

—이년 암만 봐도 이거 부계라니까

—트루 진심ㅋㅋㅋ

—무 섭 다!

—삐진거마저 커엽누

—여중생의 파괴력ㄷㄷㄷ

—지금이라도 얼공하고 춤추면 저격 안함

—팩트) 저렇게 해줘도 저격 안멈춤

—ㅋㅋㅋㅋㅋㅋ

팀에 트롤이 넷이 있는 것만 아니면, 이기는 방법이야 언제든 있기 마련이다.

[ 멍청하면 약도 없다더니. ]

나는 밴픽 시간이 조금 남았지만, 주저 없이 챔피언을 골랐다.

—ㅅㅂ진심픽이라매

—너 등반하기 싫어?

—트롤러를 이기는 법) 먼저 싼다

—ㅋㅋㅋㅋㅋㅋㅋ

—아ㅋㅋ다른 의미로 이기면 된다고ㅋㅋ

—이거맞워용?

—충이냐 장인이냐

—전적이 한판도 없는데?

—최소한 이 계정 첫판임

—그냥 즐기고 있는 트루면 개추

—트롤러들 때문이라도 충 될 듯ㅋㅋ

—응 나 저격 성공했어 점수테러 딱대

—먼저죽기대결임?

컨셉 자체는 로망을 싹 다 때려 넣은 검사지만, 유감스럽게도 그 로망에 끌려 뒤틀린 협곡에서 플레이어가 부모님을 잃는 경우가 부지기수인 챔피언이다.

하지만 라인전 초반에 컨트롤만 잘 하면 이것만큼 게임 터트리기 좋은 챔피언도 없었다.

—캬 텔포 좆까 마인드

—이걸 발화를 드네

—널 죽일 것이다ㄷㄷㄷ

—포탑 다이브하다 뒤질 삘인데?

—ㄹㅇㅋㅋ

—포탑 다이브할 체력까지 못 깎을 듯

—다이브나 안 당하면...

—엄ㅋ

걱정되는 건 1인칭 시점의 보정이 생각보다 더 좋아서 내가 검을 내지를 때마다 다 피하는 경우 하나뿐이다.

‘근데 그랬으면 걔가 이 티어에 없었겠지.

아무리 보정이 좋아도 정도라는 게 있다.

챔피언 피격범위 중심에 맞추면, 시점이 어떻든 맞게 되어 있는 법이다.

“다 맞추고 다 피하면 이겨요.”

—이론만 따지면 난 챌 1000점임

—???? : 보고 피하면 되는데?

—어이 트씨 개소리 말고 다음판 준비나 해

—지금 저격 몇 명 성공했냐ㅋㅋ

—저격러 새끼들보다 트루가 먼저 킬 따일거 같으면 개추

[ 미션 : 라인전에서 Q 미스 안내기 ]

[ 10,000₩ ]

심지어 이런 미션까지 나왔다.

“미니언 쳐도 인정해주시나요?”

—ㅇㅇ

—아무리 그래도 딜교하려고 미니언 타고 들어가서 q잘못 써도 미션 실팬데 너무 빡센거 아님?

—응 그러라고 만든 미션이야

—ㅋㅋㅋㅋㅋ

—이런 육수새끼들 벌써 방장 지켜 모드임?

—중딩한테 진심 내기하는 새끼들이랑 뭐가 다름

—진짜모름

—ㅋㅋㅋㅋㅋ

—안전자산금고 또 늘었다

“그럼 라인전 시간은 대충 10분에서 15분 잡을게요.”

프로들 스크림에서는 온갖 라인에 온갖 포지션이 들렀다 가지만, 솔로 랭크의 특성상 소통 문제로 라인전이 길어지는 경우도 있으니 적당히 잡았다.

—쟈드가자~

—이번판 지고 울면 록갤 터짐?

“지금까지 썼던 채팅들 다 부검해서 경찰서에서 모임 열어드릴게요.”

—크아악

—제발 봐다오

—그것만큼은

—나만 아니면 돼애애애애~

“그러니까 처신 잘하세요. 알겠죠?”

—압도적 감사...

—그랜절 박을까요?

—박아?

—이런ㅅㅂ

—바뀌는 게 없네ㅋㅋㅋ

—그냥 이새끼들임

—뭘 기대하누

확실히 프로 시절 채팅이랑 조금 다른 느낌으로 혼란하긴 했다.

...그러고 보니 은채가 본다고 했던 거 같은데.

한밤중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 연락이 없었다.

뭐, 굳이 내 쪽에서 연락해서 봐달라고 할 필요는 없으니까.

나는 다시금 게임 화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미니언이 라인에 도착해 서로 공격을 날려대기 전에 Q를 미리 미니언에 쳐서 한 칸 채워 놓는다.

상대는 당연히 바보가 아니니 내게 평타로 견제를 넣지만, 다른 AD 챔피언들도 아니고 메이지의 평타 한두 대 정도 맞아주는 건 간지러운 수준이다.

하지만 그거 한두 대 좀 때리겠다고 몸이 조금이라도 앞으로 쏠리면.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이었다.

뒤로 빠지는 척을 하다가 앞으로 방향을 바꿔 Q를 한 번 더 내질러 맞추고, 그대로 평타만 주구장창 때리기 시작한다.

이때부턴 상대방은 무빙을 하며 심리전을 걸어야 하고, 나는 그냥 평타만 치면 된다.

기본 이속이 내가 조금 더 높은 만큼, 한번 평타 사거리를 내준 순간 라인전은 이미 끝이었다.

곧이어 발화 주문을 걸고, 이 시절 사기 소리 들었던 룬을 믿으며 끝까지 추격한다.

그 사이에 상대의 논타겟 스킬만 이렇게 여유롭게 피하면, 평타조차 맞을 필요가 없다.

그거 한두 대 치겠다고 멈추면 내게 더 빨리 죽을 뿐이란 걸 상대도 아니까.

그렇게 추격을 하면서 상대의 체력바가 거의 남지 않았을 무렵.

플래시를 예측해 도착하는 자리에 그대로 Q3타.

동시에 나도 플래시를 써서 마지막 평타까지.

[ 퍼스트 킬! ]

[ True-> 레인보우샤벳 ]

게임 시작한 지 채 2분이 조금 넘은 시점에 나온 킬이다.

상대에겐 조금 미안하지만, 내게 있어 저티어에서 논타겟 스킬 쓰는 메이지는 그저 조금 크고 돈 많이 주는 미니언일 뿐이었다.

—????

—ㅁㅊ

—플 예측 어케 했누

—상대 무빙치는 거 보고 끝까지 Q 장전한 거 아끼는 심리전 봐라

—얜 크게 되겠다

—이미 큰데?

—이 어머련들 진짜

—ㅋㅋㅋㅋ

—않이;;왤케잘함

“우리 팀 탑님 저 저격하셨다고 하셨죠? 점수 꽁으로 벌게 해드릴 테니 소매 넣기 잘 받으시고 도네하러 오세요.”

내 팀에 트롤러가 있다면, 내 라인의 상대방을 똑같이 트롤러로 만들어버리면 된다.

그렇게 균형이 맞으면, 게임은 이기게 되어 있다.

[True-> 레인보우샤벳]

텔포를 타고 온 상대가, 채 일 분도 버티지 못하고 집으로의 빠른 귀환을 선택한 건 놀랄 일도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