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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혁고 vs 청현고와의 연습경기가 잡힌 뒤 문혁고의 반응은 당연히 ‘우리가 청현고랑 시합을...!?’였다.
이와 반대로 청현고 측 반응은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우리가 왜 걔네랑 시합을?’ 이었다.
청현고 측 주축 선수들의 반응은 다음과 같았다.
“아, 미친. 이젠 하다 하다 신생이랑 시합을 하라네.”
“돌아버리겠다 진짜. 진심 왜 하는 것임?”
“우리 재단장이랑 그쪽 학교 이사장이 골프 친구래.”
“시~팔, 가지가지 한다. 주전은 다 쉬겠지?”
“후보로만 채워도 이기는데 우리가 왜 나가?”
“캬, 벤치 워머들 간만에 개꿀 찬스네. 양민학살 하면서 감독 눈에 띌 찬스잖아!”
가볍게 밟아 죽일 수 있는 개미 정도의 취급밖에 하지 않는 청현고 야구부 멤버들. 그나마 신경 쓰이는 게 있다면 석운강의 존재 정도다.
“와, 석운강 거기 갔대? 그러면 그쪽 투수가 석운강 챌린지 통과한 거냐?”
그 발언에 거기 도전했다 떨어진 청현고의 한 투수가 발끈했다.
“지랄, 속임수라도 썼겠지. 아니면 석운강 자체가 거품이었거나.”
그렇게 이야기 하는 와중에, 눈엣가시같은 존재가 등장했다.
“하핫, 좋은 아침!”
막 선도 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지수용.
야구부 소속이긴 하나, 평소 아침마다 열정적으로 선도부 활동을 하는 특이한 학생이다.
물론 튀는 걸 좋게 보지 못하는 우리나라 특성 상, 같은 야구부 동료들은 지수용을 고깝게 봤다.
“저 새낀 저런 의미 없는 짓거릴 왜 하는 거야?”
“알아서 하라고 해. 힘빼준다고 하는데.”
“어휴, 감독 양아들이라 천하태평이지 아주.”
그에 반박하는 다른 선수.
“양아들이라기엔 못 하면 바로 빼잖아?”
“저런 저능아한테 기회 주는 거 자체가 편애하는 증거지. 저 새낀 그냥 야구 지능 자체가 없어.”
누가 뒷담을 하던 앞담을 하던 싱글벙글 반 친구들에게 인사하며 돌아다니는 지수용.
아무튼, 이번 연습 경기에 대한 청현고 측의 예상은 아주 간결하다.
“풋, 말해 뭐하냐. 10대 떡 예상한다.”
퍼엉!
“스트라이크 아웃!”
금성묵의 직구가 낮은 존을 꿰뚫었다.
청현고 타자는 배트도 내지 못한 채 멀뚱히 삼진.
상황히 뭔가 이상하게 돌아간다 느끼는 청현고 측.
분명히 전부 후보 선수를 출장시키긴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들 청현고는 강호고.
그리고 상대는 갓 태어난 신생아 야구부.
분명 신생 고교인 만큼 허접해야 하는데?
‘저 금발 양아치 놈, 어떻게 우리 약한 데만 쏙쏙…!’
구속 자체는 140km 초반, 극히 평범하다.
커브와 슬라이더도 못 칠 정도는 아니다.
그런데 뭐랄까.
한 번 쳐보라는 듯 겁대가리 없이 쑥 들이민다.
근데 그게 하필 타자들의 약점이다.
그리고 타자와의 승부뿐만 아니라, 눈이 여러 개 달린 듯 다른 것들에 대한 주의력 또한 엄청났다.
바로 지금처럼.
슈웅-!
“아웃!”
1루 주자가 금성묵의 기가 막힌 견제에 그대로 견제사당했다. 나름 도루에 자신 있는 주자였음에도, 눈 깜짝할 새 당했다.
이전에 3루수가 잡아줬어야 할 공을 놓쳐 출루한 주자였기에 흔들릴 법도 했지만 금성묵은 개의치 않았다. 그런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 흔들릴 정도로 녹록한 투수가 아니었다.
“성묵 형, 나이스 피칭!”
“후우, 찬물 뿌리고 이닝 교대라니. 기분이 좋구만.”
도도진, 석운강과 주먹을 퉁 부딪치고는 덕아웃으로 돌아가는 금성묵과 문혁고 수비진.
‘도도연표 레포트를 달달 외운 보람이 있군.’
배터리를 이루는 석운강과 함께 꽤 많은 선수의 데이터를 외워뒀다. 금성묵은 슬그머니 청현고 덕아웃을 바라봤다.
“그오옷, 청현고 화이티잉………!!!”
조용한 청현고 덕아웃에서 저 혼자 방방 뛰며 팀을 응원하는 지수용. 처음부터 나오나 싶었는데 출전하지 않았다.
‘지수용은 나름 주전급이다 이건가.’
경기에 나왔다 교체했다를 반복하긴 하지만, 김대섭 감독 역시 지수용이 가진 엄청난 툴을 알고는 있는 모양. 주전을 싹 빼고 벤치 멤버들만 내보낸 라인업에 지수용을 포함하지 않았다.
‘뭐, 어차피 나중에 똥줄 타면 내보내겠지.’
이제는 4회 초, 문혁고의 공격이다.
타순은 한 바퀴 돌아 1번 타자 최아담.
상대 투수는 청현고의 3선발인 우완투수 주하늘.
성묵은 주하늘의 스탯창을 켜보았다.
이름: 주하늘
국적: 대한민국
나이: 19
키: 181 cm
- 스킬 / 선발감 (C)
-
선발로 나올 시 컨디션이 약간 상승합니다.
잠재 키워드: 준재(B+)
투수 능력치 (*포텐셜)
/우투 오버핸드
체력: B
제구: B
직구: B+ (*B+)
구위: C+
변화구: C+
‘사실 말이 3선발이지, 가비지 이닝 투수라고 해도 무방해.’
고교 야구는 원래 잘 던지는 놈 하나 팔을 갈아먹는 스포츠. 쓸만한 선발감은 많아 봐야 2명인 경우가 많다. 주하늘은 이렇게 청현고 입장에선 별 의미 없는 경기에 쓰이는 투수다.
“쓰바, 이번엔 무조건 친다.”
열의를 불태우며 타석에 들어서는 최아담. 1회에 아웃당한 건 어디까지나 실수였다는 그는 이번엔 그 타격 포텐을 증명해냈다.
따악!
삼유간을 가르는 타구를 만들어내며 1루에 진출하는 데 성공한 최아담.
그는 문혁고의 역사상 최초의 안타를 뽑아낸 데에 벅찼는지 가슴을 퉁퉁 치며 더그아웃을 향해 세레모니 했다.
‘공식전은 아니니 의미는 없다만, 기뻐하니 뭐 됐나.’
그렇게 생각하며 성묵은 대기 라인에서 붕붕 배트를 돌렸다.
“형, 다녀올게요.”
“오냐, 한 방 후리고 와.”
다음으로 타석에 들어서는 건 2번 타자 도도진. 최아담이 1루에 출루해서 흔들고, 도도진이 타석에 들어서는 건 그 조합이 상당히 좋다.
“세잎!”
큰 리드폭으로 언제든 도루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최아담, 그는 숱한 견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크게 리드했다. 네가 그래봤자 난 뛸 거라는 듯이.
“큭, 난쟁이 놈이 자꾸 귀찮게...!”
투수라는 존재는 극히 민감한 생명체.
주자가 자꾸 껄렁껄렁하면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없다. 어지간한 투수는 거기에 투구 매커니즘도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그 결과 투수의 제구에까지 영향이 갔고, 볼을 잘 고르는 도도진은 당연히 배트를 내지 않았다.
“볼넷!”
배트를 가볍게 던지며 1루를 향해 걸어가는 도도진. 이로써 무사에 주자는 1, 2루.
다음 타자는 3번 타자, 금성묵이다.
머리 위로 배트를 붕붕 돌리며 타석을 향하는 금성묵. 세계관 최강의 재능을 타고난 그는, 의외로 자신이 없다.
‘아씨, 타격 연습 좀 해둘걸.’
그동안 투수 훈련만 하느라 배트를 거의 돌려보질 못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 것처럼. 아무리 대단한 재능이 있어도 훈련을 따로 해줘야 그 기량이 오른다.
본업이 투수인데다 구속 회복이 급선무인 상황인지라 겨를이 없었다.
#금성묵
타자 스텟 (*포텐셜)
/좌투 좌타
파워: B+ (*S+)
컨택: C+ (*S)
스피드: B(*S)
선구:C
수비:D
어깨: B (*S+)
포텐셜에 비하면 참으로 처참한 스텟. 그나마 장타력이 좀 있고 똥차는 아닌 걸 빼면 영 아쉽다.
‘나름 고딩 때는 이영민 타격상도 받고 그랬는데 말이지.’
투수를 안 했으면 타자로 메이저를 갈 수도 있었겠단 소리는 공공연히 듣곤 했다. 실제로 메이저에는 투수로 갔음에도 종종 타석에 들어서서 좋은 성적을 내기도 했고 말이다. 지금은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지만.
‘일단 구종 하나로 딱 좁히고 들어가자.’
지금의 후달리는 능력치라도 그 정도까지 범위를 좁히면 충분히 정타를 칠 수 있다. 상대 투수가 그다지 대단한 투수도 아니기도 하고.
퍼엉-!
“스트라이크!”
존 바깥 쪽에 꽂히는 커브.
성묵은 하나 지켜봤다.
‘전 타석에는 직구 치고 아웃당했지.’
몸이 다소 안 따라주는 상황이니 머리를 써야겠다고 생각한 성묵.
그는 다음에 날아온 145km의 직구에 크게 헛스윙했다.
부웅!
그것도 타이밍이 전혀 맞지 않은 채로.
이걸로 카운트는 2-1.
이쯤 되면 배터리는 한 가지 생각하게 된다.
‘이놈, 전 타석부터 봤는데...’
‘직구가 약점이군!’
그렇게 같은 코스에, 같은 구종을 던지게 된다면?
따악!
이렇게 된다.
중견수 앞에 뚝 떨어지는 안타.
최아담이 맹렬한 속도로 3루를 돌아 홈을 향한다. 나름 중견수가 송구를 해보지만 무려 주력 S 등급의 최아담은 이미 번개같이 홈에 슬라이딩한 지 오래.
문혁고의 선취점. 흙으로 흠뻑 물든 유니폼으로 돌아온 최아담은 마치 개선장군과 같은 모습으로 덕아웃에 돌아왔다.
“내가 왔다, 짜식들아...!”
“나이스 플레이!”
“아담 형, 나이스 주루!”
문혁고 덕아웃이 예상외의 리드로 들떠있는 반면, 청현고는 영 떨떠름한 분위기다.
“아니, 하. 주하늘 진짜 뭐 하냐?”
“저러니까 땜빵 선발이지, 쯧.”
얻어맞은 투수를 욕하기 바쁜 모습.
얼굴이 시뻘게진 투수 주하늘. 원래는 다음타자인 석운강은 거를 생각이었으나, 이젠 거를 수도 없는 상황. 멘탈에 금이 간 상태에서 석운강 같은 강타자를 맞이하면 어떻게 될까?
따악--!
바로 이렇게 된다.
높이 외야로 쭉쭉 뻗어져 나가는 공. 투수를 철렁하게 만드는 타구였으나, 공은 펜스 상단에 맞고 다시 그라운드 안으로 튕겨져 나왔다.
외야수가 빠르게 펜스 플레이를 해보지만, 어느덧 2루 주자 도도진과 1루 주자 금성묵 모두 홈인.
석운강의 적시 2루타로 스코어는 3대 0.
문혁고가 강호 청현고보다 3점 앞서 나간다.
“우오옷...! 역시 소림사의 기둥!”
“쳐주실 줄 알았습니다. 석운갓!”
달아오르는 문혁고의 분위기를 방치해선 안 되겠다 판단한 김대섭 감독은 일찍이 교체 카드를 꺼냈다.
그것도 오늘 낼 예정이 없던 청현고의 에이스, 임태율이라는 카드를 말이다.
“태율아, 몸은 좀 풀었냐?”
김대섭 감독의 부름에 응한 나른한 금발 미남 투수, 임태율이 기지개를 켜며 불펜에서 나왔다.
“아뇨, 저 머저리가 설마 신생고한테 까지 펑펑 얻어터질 줄은 몰랐죠.”
“씁, 조금만 고생해라. 쪽팔리게 신생 따위한테 계속 리드 당할 순 없잖냐. 역전하면 바로 내려줄게.”
“네엡~.”
하품을 쩍 뱉으며 마운드로 올라서는 임태율. 그는 대충 공을 3개 정도 던지고는 오른팔을 붕붕 돌리며 준비가 끝났음을 심판에게 전달했다.
“벌써...?”
“저거로 몸이 풀려?”
다음 타석은 5번 타자 서경수.
그러나 곧 서경수는 당황했다.
팡-
-97km
“스트라이크!”
어이가 없을 정도의 아리랑 볼이 들어왔기 때문. 심지어 그렇게 던져놓고 태연하게 하품까지 한다.
“뭐, 뭐야 저 녀석.”
눈앞의 투수는 유서 깊은 명문고인 청현고의 에이스, 그래서 무지막지 빠른 공이 올 줄 알았는데 이런 아리랑 볼이라니.
전혀 그의 계산에 없던 전개다.
“으음, 치라고 줬는데 안 치네.”
고개를 갸우뚱한 임태율. 그리곤 다시 환하게 웃으며 공을 던진다.
“자자! 다시 줄 테니까 쳐봐!”
다시 아까와 같이 설렁설렁 자세로 아리랑 볼을 던지는 임태율. 이번에 서경수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따악-!
왼쪽을 향해 날아가는 서경수의 타구. 우익수에게 잡히나 싶던 공이 그 앞에 뚝 떨어진다.
안타인지, 단순 플라이인지 불확실해 스타팅을 제대로 끊지 못한 석운강은 일단 3루에서 멈추어 섰다.
이로써 주자는 무사 1, 3루.
누가 봐도 명백한 위기 상황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이 상황에서 웃는 임태율.
“에고, 홈까지 안 들어갔네?”
마치 홈에 안 들어가서 아쉽다는 듯한 눈치였다.
그는 곧 생글생글 웃던 표정을 싹 풀고는 낮게 읊조렸다.
“오케이, 장난은 여기까지.”
뻐엉--!!
임태율의 직구가 살벌한 포구음과 함께 미트에 빨려 들어갔다.
-151km
“……!”
그대로 얼어붙은 6번 타자.
구속도 구속이지만 구위가 살벌했다. 마치 돌덩이가 날아오는 듯했다. 이걸 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스멀스멀 기어 나오기 시작한 순간부터 결과는 사실 정해졌다고 봐도 무방했다.
뻐엉-!!
“스트라이크 아웃!”
152km의 직구와 함께 삼진당한 타자.
문혁고 덕아웃 측은 당황했으나 일단 소리 높여 응원했다.
“괜찮아, 아직 1아웃이야!”
“다음에 치면 돼!”
허나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뻐엉--!!
-152km
-153km
-154km
너희가 품은 건 헛된 희망이었다는 듯, 점점 기어를 올려나가는 임태율. 문혁고 하위 타순엔 그 공을 건드릴 능력이 없었다.
“스트라이크 아웃!”
무사 주자 1, 3루 찬스가 무색하게 끝이 난 이닝. 상황만 보면 문혁고가 3대 0으로 리드하고 있으나, 임태율의 압도적 퍼포먼스에 분위기가 묘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아, 쉬워도 너무 쉬운데. 애들아 점수 좀 빨리 따줄래? 나 내려가게.”
“어, 어 알겠어 태율아!”
에이스의 등장에 다시금 자신감을 되찾은 청현고 측. 이건 절대로 좋지 않았다.
“…으음.”
금성묵이 신음을 뱉었다.
그의 예상보다도 너무 일찍 임태율이 등장했다.
그 때 시스템의 알림 소리가 귀에 울렸다.
[임태율 님의 스테이터스를 열람할 수 있습니다. 열람하시겠습니까?]
[Yes / No ]
“Yes.”
이름: 임태율
국적: 대한민국
나이: 19
키: 185 cm
- 스킬 / 예열 (A)
-
몸이 풀리는 시간이 극도로 짧아집니다.
잠재 키워드: 파이어볼러(S) , 돌직구(A+) , 트릭볼(A+), 정밀 조준(A)
투수 능력치 (*포텐셜)
/우투 스리쿼터
체력: B+
제구: A (*A)
직구: A+ (*S)
구위: B
변화구: A (*A+)
고교생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엄청난 스텟.
도도연이 가정한 ‘풀 주전으로 나올 시’에서 가장 경계한 투수가 이 녀석이다.
지금 스텟 기준으로도 ‘전국구 고교 투수’의 반열에 충분히 들 수 있는 게 눈 앞의 임태율이란 투수다.
“쉽지 않겠는데….”
성묵이 식은땀을 흘렸다.
그는 경기장에 흐르는 묘한 기류를 포착했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느꼈다.
무언가 하지 않으면 이 경기, 절대 이기기 쉽지 않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