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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2025-12-14 21:31:57 +09:00

10 KiB

  1. 커뮤니티의 순기능

현 세대의 도전자들은 대부분 커뮤니티에 올라온 공략을 보고, 정석대로 보스를 잡는 타입이다.

당연히 처음 보는 보스를 공략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데에는 영 신통치 못하다.

하지만 고등급 헌터가 되기 위해 장기 체류 중인 일부 최상위 공략파 도전자나, 소수의 고인물 도전자들은 다르다.

시련의 탑 내부의 질서 유지를 위해 남은 길드 마스터나, S급을 목표로 한참 동안 처박혀 있는 최고위 랭커들.

이들은 1세대 도전자에 한없이 가까운 경험을 쌓았으며, 실제로 1~2세대 당시에 탑을 오른 경우도 있다.

  • 진혁이 살아있었네 ㅋㅋ 생존신고임?

  • 얘 아직도 솔플임? 2661에 아직도 뉴비 없음?

  • ㄴ 그런듯? 커뮤에 2661태그 단놈이 아무도 없음

  • 월드보스는 뭐임 저런거 처음보는데

  • 저건 몇층 보스임?

  • ㄴ 뭐야시발 월드보스네 저게 왜 저기있음???

여전히 커뮤니티에서 높은 주목도를 가진 내 글에는 빠르게 댓글이 달렸다.

처음에는 당연히 영양가 있는 정보는 커녕, 기껏 올린 스크린샷을 보지도 않고 댓글을 단다.

하지만 하나둘씩 글의 내용을 확인하고, 소문으로만 듣던 월드 보스의 존재에 경악한다.

  • ㅅㅂ저거뭐임?

  • 월드보스?? 저거 진짜 있는거였냐?

  • ㄴ 월드보스가 뭐임?

  • ㄴ 히든같은건데 공격대 수십명짜서 단체공략해야되는거임

  • ㄴ ㅅㅂ? 근데 얘 솔플러아님?

  • 이 ㅅㄲ 이젠 념글각보려고 주작까지하네 ㅋㅋ 구라치지마라

  • ㄴ 저걸 어떻게 주작해 ㅅㅂ련아 ㅋㅋ

이쯤에서 글을 하나 더 올렸다. 시스템 메시지를 캡쳐한 사진을 덧붙이고, 상황 설명을 곁들여서.

댓글도 댓글이지만, 개인 쪽지 알람이 어마어마하게 많이 온다. 개중에는 최상위 길드의 연락도 몇몇 있었다.

내가 알기로, 대한민국에서 월드 보스가 나타났던 건 다 합해서 3번이었다고 한다.

그 3번의 레이드에서 활약했던 이들은 대부분 유니크 내지는 에픽 등급의 보상을 받아, 최상위 헌터가 되었고.

최상위 길드의 길드원들은 당연히 월드 보스의 존재에 대해서 계속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겠지.

물론, 우리 탑으로 넘어올 수 없는 이상- 관심이 있어봐야 아무 소용 없겠지만.

이들이 물어다 주는 정보나 팁은 분명 공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다시 커뮤니티를 열었다.

잠깐 사이에 댓글이 거의 수백 개가 달려 있었고, 순식간에 백 단위의 추천을 받아 내 글은 바로 인기글이 되었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커뮤니티의 떡밥이 이쪽으로 옮겨진다. 관련된 글이 계속해서 페이지를 채운다.

[월드보스 나온거 이번이 몇번째임?]

[근데 저거 잡을수 있음?]

[2661섭에 사람이 50명이 있냐?]

[서버에 한명밖에없는데 50인레이드는 씨발ㅋㅋ]

[50인 이상이지 50인이 아님]

[이새끼 혼자만 세계관이 다른데?]

그리고 떡밥을 물고 흘러가는 여러 뻘글 사이에서, 어떤 게시글이 많은 추천을 받고 인기글로 솟구쳤다.

[작성자 : 강혁진#1421]

[제목 : 월드 보스 레이드에는 속강이 제일 중요함]

(사진)

갈트람 레이드때 우리 파티에서 기여도 제일 높았음, 위에 인증샷

월드 레이드 대기 시간때 보스 근처에서 잡몹 스폰되는데, 걔네랑 보스랑 속성이 같음

그래서 레이드 시작전에 속성 종류별로 인챈트해서 딜 실험 가능함

어차피 레이드는 한판이니까 공대원한테 일회용 속강 다 붙여주면 딜뻥 존나됨

반대로 공격 맞은다음에 속성저항 붙여두는것도 됨, 탱커진 몸빵 거의 1.5배는 될걸

솔플로는 죽어도 못잡긴한텐데 일단 예전 공략기록 다 찾아보겠음

진혁이가 볼수있게 념글좀 올려주셈

  • 오 경험자가 있네 개추

  • 즉시 개추 이거 올려야한다

  • 근데 진혁이한테 공대원이 어딨음?

  • 일회용 속강 가능함? 진혁이 아직 9층이라는데?

  • ㄴ ㅇㅇ경매장에서 속성부적 사서 바르면됨 얼마안함

  • ㄴ 씨발롬아 서버에 사람이 없는데 경매장 ㅇㅈㄹ ㅋㅋㅋ

커뮤니티 떡밥이 활발하게 굴러가면 나올 수밖에 없는, 경험자와 전문가의 한 마디.

조금씩 유익한 정보가 쌓이고 있다.

**

나는 월드 보스의 외형을 캡쳐해서 올리고, 내 진영 퀘스트의 상황도 상세하게 알렸다.

월드 보스의 정체인 하이엘프 왕에 대해서도, 세계수에 관한 설정에 대해서도, 각 진영의 협력을 구하고 있다는 것도.

그러고 나니, 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유용한 정보들이 모였다. 7~9층의 진영 퀘스트는 누구나 다 해 봤으니까.

내가 겪어보지 못한 왕국군 쪽 루트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와, 하이엘프 진영 루트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

그리고 시련의 탑의 여러 스토리를 연구하는 자칭 역사학자들의 설정에 근거한 의견까지.

[작성자 : 김혁수#1421]

[제목 : 왕국군 병기중에 마포라고 있음]

어떻게 NPC잘 설득하면 끌고올수있을거임, 대형몹이니까 맞추기도 쉬울거임

마포 다 세면 한 50대는 나올거고, 원래 공성전 퀘스트용인데 강화재료 넣고 강화도 가능함

한 4강까지는 효율 좋고, 그 이상은 재료 넘쳐나는거 아니면 비추천

마포는 안된다고 뻗댈수도 있는데 지휘관중에서 4번대 장군 NPC있을거거든?

탑마다 좀 차이는 있어도 퀘스트라인 따라가면 걔가 마포관련 비리 있다고 나옴

그걸로 협박하면 될거임, 이것도 념글좀.

퀘스트 라인에 따라 체험할 수 있는 공성전 이벤트에서 쓰이는 대형 병기. 이건 특히 유용하다.

강화가 효율이 낮은 건 아무래도 좋다. 왜냐하면, 내 인벤토리에는 강화재료가 말 그대로 산더미만큼 있으니까.

이후, 나는 습득한 정보에 따라 다크엘프 마법사 몇 명을 데리고 잡몹들을 상대로 실험에 나섰다.

그렇게 가장 잘 통하는 속성은 명 속성, 그리고 주문 속성의 공격이 그다음으로 잘 먹힌다는 정보를 커뮤니티에 알렸다.

[작성자 : 고혁준#1556]

[제목 : 명속성 최대한 끌어모으는 팁]

하이엘프 마법사중 엘리트급한테 샤이닝 차지 써달라고 하셈

왕국군 성기사한테 홀리 차지는 샤이닝 차지랑 중첩되니까 같이 바르셈

다크엘프 연금술 상점에서 랜덤 제조 있는데 거기서 빛의 보주 제작해도 좋음

보주는 일회용인데 지속시간 짧으니까 딜타이밍 잡았을때만 쓰셈

마포도 속성 부여 가능한데 명속성은 상승치가 낮으니까 주문속성으로 ㄱㄱ

왕국군 상급 마법사 NPC가 주문의 땅이라고 범위 주문속성 증폭 버프 쓸수있음

마포 첫발사때 꼭 쓰셈

그러자 이번에도 빠르게 정보가 쏟아졌다.

월드 보스 레이드라는 좀처럼 없는 빅 이벤트에, 전 서버 유일의 솔플러를 향한 관심이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다.

커뮤니티에 잘 나타나지 않는 최상위 랭커 도전자들도 저마다 경험을 근거로 팁을 주었고.

개중 실전에서 적용할 수 있는 팁의 숫자는 생각 이상으로 많았다.

내가 정석 레이드를 해본 적 없는 솔플러라는 점 때문에 모르고 있었던 수많은 전략, 전술.

1세대 당시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던 여러 가지 소문과 경험의 법칙들.

하나하나만 보면 대수롭지 않지만, 수백 수천이 모여 전해 주는 이 정보들의 가치는 막대하다.

그래, 이게 커뮤니티의 순기능- 진짜 집단 지성이지.

**

커뮤니티에서 퍼다주는 정보를 받아먹고, 대강의 레이드 계획을 완성했다.

내가 공유한 계획을 다른 도전자들이 짚어주고, 수정해 주는 것을 그대로 따르니- 마지막에는 꽤 그럴듯했다.

문제는 이 계획을 그대로 수행할 수 있느냐다.

이건 결국 삼대 세력이 전적으로 협력하는 것을 전제로 깔고 있는 계획서니까. 협력이 안 되면 전부 끝장이다.

동원할 수 있는 전력이 반 토막이 날 거고, 레이드 시작까지 준비를 온전히 마치기도 힘들어질 거다.

나는 뜨겁게 달궈진 커뮤니티에 감사의 표시로, 적당히 ‘좋은’ 스크린샷을 몇 개 살포한 뒤 창을 닫았다.

이제부터 정상회담이 시작된다. 레이드를 앞에 두고 각 세력의 협력 여부가 결정 나는 순간이다.

나를 포함한 몇 인물들의 참관하에, 원탁에 둘러앉은 것은 각 진영의 대표자들.

하이엘프의 대표로는 메르세데스가 자리했고, 왕국군의 대표로는 국왕이 아닌 군단장이라는 자가 나왔다.

느껴지는 기백이며 걸음걸이가 모두 심상치 않은 걸로 봐서, 아마 왕국군 측의 최고 전력 NPC겠지.

그리고 다크엘프 진영의 대표로는 당연히 여왕인 엘레노어가 나와야 하는데.

“다크엘프의 대표는 아직인가.”

엘레노어의 기척이 가까워지려는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지.

가까이 있는 다크엘프에게 무슨 일인가 싶어 눈짓했지만,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몇 분이 지나서야, 다크엘프 진영의 대표가 회담장에 입장했다.

“어이구야, 척 봐도 아주 거물들이 모였구나.”

다크엘프의 대표는 자리와 어울리지 않는 특유의 작업복을 입고, 쇠 냄새가 풍기는 채로 나타났다.

원탁 앞에 앉은 것은, 엘레노어가 아니라 키 작은 다크엘프 대장장이.

“에르웬?”

에르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