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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2025-12-14 21:31:57 +09:00

12 KiB

“여긴 없는 것 같습니다!”

“여기도요!”

근처를 샅샅이 뒤져봤지만, 마수의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

“이미 아래층으로 내려간 게 아닐까요?”

이번 마수는 인기척만 느껴져도 진작 도망가 버리고는 했다.

따라서 엘프들도 아래층으로 우르르 내려갔다.

어두운 구석에 거대한 마수가 숨어든 줄도 모른 채.

눈은 없지만, 귀와 감각이 발달했다.

마수는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며 엘프들의 뒤를 천천히 따라갔다.

“크르르...”

밖으로 나갈 생각은 없었다.

마수의 목적은 도시에서 혼란을 야기하는 것.

겸사겸사 엘프들을 죽일 수 있다면 더 좋았다.

하지만 지금은 안 된다.

기회가 올 때, 낚아챌 생각이었다. 가령...

“으아아악!”

지금처럼 낙오자가 발생했을 때.

명백히 두려움에 찬 비명.

마수의 입에서 침이 뚝뚝 떨어졌다.

  • 쉭, 쉭!

기괴하리만치 팔다리가 길고 거대한 덩치에 맞지 않게, 마수는 빨랐다.

순식간에 소리의 근원지로 도착했다.

소리는 잔해물 구석 뒤편에 숨어 있었으니.

괴물은 낙오된 먹잇감을 맛있게 먹으려 했다.

“크륵?”

그런데 생명이라곤 조금도 감지되지 않았다.

분명 여기서 비명이 들렸는데?

고양이의 심장 박동 소리까지 알아차리는 마수로선 의아할 따름이었다.

“꺄아아아악!”

그때 더 아래에서 비명이 들려왔다.

금세 저기까지 도망친 건가?

마수는 다시금 빠르게 근원지로 도달했다.

그러자 귀신처럼 소리가 잦아들었다.

“크르륵?”

한 번도 아닌 두 번째.

눈 없는 마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 살려줘!”

이번엔 조금 더 선명한 목소리가 들렸다.

마수는 의아해 하면서도 목소리를 쫓았다.

두려움에 가득 찬 목소리였으니까.

저 목소리는 생명의 성대를 통하지 않고선 나올 수 없는 진짜 목소리였다.

마수는 재빠르게 해당 목소리의 근원지에 도달하고 나서 멈췄다.

-치지직...

소리의 형태가 바뀌었다.

먼지가 가득 낀 듯한 잡음.

자연적으로 낼 수 있는 소리가 아니었다.

-치지지직...

-치지직.

그런 소리가 앞에서, 옆에서, 그리고 온 사방에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크륵?”

마수는 그 소리를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확실한 것 하나는 있었다.

마수가 소리를 따라 도착한 곳은, 출입구가 단 하나뿐인 막다른 방이라는 것.

“크아아!”

뒤늦게 함정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위협적인 하울링을 시전했다.

보통 이러면 필멸자는 두려워하기 마련.

어떤 방식으로는 움찔거리면, 해당 위치부터 찾아내 물어 죽인다.

최대한 잔인하게 찢어죽여 공포심을 확산시켜, 도망칠 생각이었다.

하지만 마수는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잡았다.”

그 이상하고도 낯선 소리가, 카세트로 무언가를 재생중인 테이프 소리라는 걸.

[크아아아악!!]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기괴한 울음 소리가 방을 울렸다.

“크륵?!”

그건 압도적인 포식자의 울음 소리였다.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오금이 저렸다.

“끼, 끼잉!”

변종 마수는 바깥에서 나름 상위종이었다.

하지만 저 포식자 앞에 그건 무의미했다.

단번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말았으니.

눈 없는 마수는 감각에만 의존하는 탓에, 공포심은 배로 느껴졌다.

“으으...”

“도,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일까요?”

그건 지켜보는 엘프들도 비슷했다.

생명의 비명을 담은 도구.

주딱은 그것을 카세트라고 소개했다.

한때 굉장히 유행을 탔던 필수품이라는데...

도대체 어떤 존재였길래, 저런 공포스런 물건이 유행을 탄 거지?

“...몰라요. 알고 싶지도 않고.”

엘리아나는 질린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각종 동물들의 울음소리를 인위적으로 섞은 것만 같은 울음 소리.

엘리아나는 그게 어떤 형태의 마수인지, 감히 알고 싶지 않았다.

아니, 그걸 상상하는 것조차 두려웠다.

“하지만 이름은 알고 있어요.”

그러나 적어도 이름은 알고 있었다.

주딱이 해당 생명체의 영혼을 담아낸 물건에, 분명 이름이 적혀 있었으니까.

“뭐, 뭔데요?”

근처 엘프 기사들의 물음에 엘리아나는 말없이 테이프를 내려다봤다.

불가해한 영혼 수집기 겉면에 붙은 종이엔 분명 그렇게 적혀 있었다.

“티라노사우루스.”

“헤에엑.”

거기에는 ‘영화 속 티라노사우루스 울음소리 모음집’이라고 적혀 있었다.

[제목: 치마 입었는데, 어떻게 벗는지 아는 사람? 퓨ㅠㅠ]

작성자: 행운의편지

(정면을 노려보는 개구리 짤)

이 편지는 아드리안에서 최초로 시작되었으며, 4일 안에 당신 곁을 떠나야 합니다.

해결 방법은 간단합니다.

이 글에 당장 개추를 박은 뒤

이 편지 내용을 최소 1백 명이 보도록 해야 합니다.

복사를 해도 좋습니다.

혹 미신이라 하실지 모르지만 사실입니다.

이를 무시하고 넘길 시, 당신의 집에 00시경 주딱이 찾아갈 것입니다.

주딱은 당신에게 끔찍한 최후를 선사할 것이며,

그 최후의 비명을 영혼 구속구, 카세트에 저장할 것입니다.

[추천9999+] [비추천302]

  • 에, 엘끼야아악!

  • (얼굴을 부여잡는 기사 콘)

  • 이 편지는 아드리안에서 최초로 시작되었으며, 4일 안에 당신 곁을...

  • 이걸 속냐 ㅋㅋ

ㄴ 근데 솔직히 카세트 ← 이거 하나 때문에 개쫄리기는 함

ㄴ ㄹㅇ 마지막에 그 울음소리 마수는 도대체 어떻게 생긴거냐

  • 주딱 생각보다 무서운 존재임... 저거 진짜 영혼 구속구일지도 모름

ㄴ 분탕 해체 분석기 ㄷㄷ

ㄴ 주딱은 저걸로 도대체 뭘 하면서 지낼까?

갤러리에서 떡밥으로 타오르는 카세트.

나는 침대에 누워 한 시간째 카세트로 무언가를 감상하고 있었다.

[게임할때 듣기 좋은 매드무비 노래 모음 / 캐리on]

“캬.”

바로 게임 매드무비 영상 속 브금 모음집.

상점에서 파는 테이프 종류는 의외로 다양했다.

“아니, 이런 것도 팔 줄은 몰랐지.”

클래식부터, 각종 효과음이나 심지어는 게임 매드무비 bgm까지.

없는 거 빼고 다 있다!

엘프들에게 카세트를 넘긴 후, 노래를 1시간 정도 감상했을 즘.

엘프 도시에 잠입했던 마수는 정상화됐다.

[제목: 잡았어요]

작성자: 엘프는예쁘고귀엽고다해

(철창 속에 가둔 마수 짤)

죽일까요 마스터?

[추천6941] [비추천102]

  • 태워 죽여요!

  • 굶겨죽이는 것도 좋아 보여요

  • 바닥에 흘린 이슬의 소중함을 깨우쳐주기 위해, 죽을때까지 마시게 하는 건 어때요?

  • 팩트는 흘린 소주는 안 돌아온다는 거임 ㅋㅋ

ㄴ ㄹㅇ ㅋㅋ

ㄴ 작성자) (죽어 엘프 콘)

먼저 비명을 미끼로 유인했다.

그런 뒤, 미리 설치해둔 카세트로 공룡 소리를 튼 것이다.

“원래 저걸 기대한 건 아닌데.”

소리에 의존하는 마수이니만큼, 소리 차단 역할을 기대하며 틀었다.

아예 기겁하며 주저앉을 줄은 몰랐지.

아무튼 손쉽게 잡았으니 다행이었다.

마수 문제를 해결했으니, 이제 해야 하는 건...

풀피엘프: 절대, 절대로 엘프들한테 소주를 팔아주지 말라에요

엘프 금주(강제)시키기.

“술 마신다고 도시가 뚫려?”

술을 좋아한다? 그럴 수 있다.

술 싫어하는 종족은 내가 알기로 아직까진 없었다.

이건 가볍게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술을 물 대신 마시느라 도시가 뚫린다?

“이건 안되거든요.”

종족 왕따.

세계수에게 버림 받음.

적어도 내가 전이됐을 때부터 샌드백이었던 종족이었다.

불쌍함에 신경써줬더니, 이건 과했다.

[공지: 엘프들 소주 관련 호재 떴냐?]

작성자: 주딱*

(정색하는 고양이 정면 짤)

그런 게 있겠음?

적당히 마시라고 줬더니 마수가 쳐들어오는 거 모르는 건 좀 에바 아님?

정신... 차려야겠지?

엘라드리엔 ip 소주 판매 금지합니다

[추천9999+] [비추천1021]

  • 캬 정상화는 역시 대주딱

  • 근데 얘네는 한 번 맞을때도 됨 ㅇㅇ

  • 주딱주딱님, 그게 무슨 소리에요?

  • 안돼!!!!!

  • 이건 아냐 차라리 죽여요!!

  • 엘프들 다 드러누워!!!

  • ◀●▅▇█▇▆▅▄▇

  • ◀●▅▇█▇▆▅▄▇

거친 항의가 있었지만, 상관은 없었다.

  • ◀●▅▇█▇▆▅▄▇

ㄴ 풀피엘프) 뭘 잘했다고 눕냐에요?

ㄴ 풀피엘프) 안 일어나에요? 확 귀 잡아줘에요?

ㄴ 헤에엑

ㄴ 히에엑

마침 파딱이 엘프 사회에서도 나름 힘 있는 기사단장이었으니.

강약약강 확실한 엘프들로서는 엘프에 기사단장인 풀피엘프에게 쭈글거릴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변명의 여지도 없었다.

내게 더 달라고 요구하기에도 술 때문에 마수를 들여보낸 것이 사실이었으니까.

[제목: 엘프들 음식점에 비유하면 딱 이거임]

주딱이 고기 구워주는 고깃집을 감

고깃집 사장이 엘픈데 대신 고기 구워주다 숯덩이로 만듦

그걸 엘프 직원들이 주딱이 들리는 위치에서

고기가 탔으면 새로운 고기를 내놔야지 개빡치게 왜 안 내놓지? 하고

거기에 다른 엘프들이 ㄹㅇㅋㅋ 하는 상황

[추천1921] [비추천1832]

  • 이게 뭔 소리임?

  • ?

  • 뭔개소리야씨발

ㄴ 역시 솔직함은 갤붕황

ㄴ 속이 뻥 ㅋㅋ

ㄴ 이해가 쏙쏙 안되잖아

이견은 없었다.

애초에 공급자가 나뿐이라, 딱히 눈치를 볼 필요도 없었다.

  • 이 이러다 엘프 다 죽어!

  • 이슬이 없다? 이슬이 없다... 이슬이 없어?

  • 엘프들 단체로 고장났는데요?

벌써부터 드러눕기 시작하는 엘프들.

하지만 이번엔 나도 강하게 나가기로 했다.

“드러누워? 엄만 갈 거야.”

엘프는 여기서 계속 울고 있어.

“음악도 한 번 장터에 풀어볼까?”

어쩌면 다들 술에 의존하는 이유가 기댈 곳이 필요해서일지도 모르겠다.

멸망 중세에 술에 의존하다보니, 자연스레 중독까지 이어지는 것이고.

“뭐, 몇 번 저러다 말겠지.”

나는 갤러리창을 단호하게 닫았다.

신성왕국, 넬.

이제는 잿더미가 되어버린 폐허 속에서, 연한 금발의 여자가 고개를 내밀었다.

“마수가 없네요...?”

주변을 둘러봐도 마수는 보이지 않았다.

이상했다. 신성왕국의 보물을 탐낸 고블린들이 활개를 쳐야 하는데.

하지만 기분이 나아지진 않았다.

“결국 저만 살아남았나요.”

다 죽어버렸으니까.

한때는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왕성이었으나, 이젠 시체도 남지 않았다.

여자는 제 손에 들린 문장을 바라봤다.

성녀의 문장.

숨어 지낼때도 소중히 지니고 있던 일종의 성녀 증명서였다.

“다 소용없었군요.”

하지만 신은 넬을 구해주진 않았다.

넬이 믿었던 신은 거짓이었다.

애초에 정말 그게 진짜였더라면, 넬이 이 꼴이 날 수 있었을까?

성녀는 그 대신에 다른 곳에 관심을 돌렸다.

“아드리안...”

세계의 중심에 위치한 아드리안 제국.

그곳에 용사가 나타났다는 소문이 들렸다.

썩어버린 종교를 개혁하고, 올바른 신앙심으로 성장하는 교회.

“어쩌면 그곳에는...”

여태껏 그녀가 생존할 수 있도록 도왔던 것도 주딱이란 존재의 장터였다.

넬에서 믿는 가짜 신이 아니라.

과거 성녀였던 여자, 레아는 천천히 일어나 걷기 시작했다.

진짜 신이 있는 아드리안을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