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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도플갱어 안내문]
작성자: 스파게티출시기원
이 글을 읽는 당신께 우선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당신은 이상 현상 중 가장 예상 대체가 가능한 도플갱어와 마주치셨습니다.
해당 사례의 원인은 균열 원정 이후 따라붙은 주술 때문이라고 추측 중이며
해당 안내문을 완벽히 숙지, 이행할 시 당신은 일상으로 돌아오실 겁니다.
반드시 안내문의 문구를 이행하십시오.
- 비정상적으로 행동하십시오
평소와 다른 행동을 취하십시오
그것은 당신을 대체해도 되는지 평가할 것입니다.
비정상적인 행위를 지속적으로 취하십시오.
- 허공에 인사를 건네십시오
어떤 인사든 상관없습니다. 다만 그것이 지켜보는 방향으론 시도하지 마십시오
- 그것의 질문에 대답하지 마십시오
그것은 당신의 주의를 끌려고 할 것입니다
만약 대답하셨을 경우, 재빠르게 다른 주제로 혼잣말을 이어가십시오
- 그것이 다가올 경우 달리십시오
어느 방향이든 상관 없습니다. 달리십시오.
가능하다면 갤러리에 주딱 호출 버튼을 누르십시오.
높은 확률로 주딱이 10초내로 나타나 당신의 문제점을 해결해줄 것입니다
위 조항들은 실제 사례를 통해 학습, 기록된 내용들이며
명시되지 않은 항목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추후 당신의 행동을 토대로 추가, 기록, 후임에게 넘겨줄 것이기 때문에
올바른 선택지를 항상 고심해주시기 바랍니다.
[추천8412] [비추천1042]
-
에, 엘끼야아아악!!!!!
-
(십자가를 들고 덜덜 떠는 성직자 개구리 콘)
-
별거 없네 ㅋㅋ 오늘은 엄마랑 자야겠다
-
그냥 처음부터 주딱 호출 버튼 누르라고 ㅅㅂ ㅋㅋ
-
‘높은 확률로 주딱이 10초내로 나타나’ ← ㅅㅂ 이게 제일 무섭누 ㅋㅋㅋㅋ
ㄴ ㄹㅇ 이게 제일 공포누;
ㄴ 괴담 괴물들의 안내문도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니냐?
ㄴ 대상이 주딱 버튼을 누르면 10초 내로 멀리 역돌격하십시오
ㄴ ㅅㅂ ㅋㅋㅋㅋㅋ
개념글에 새 글이 올라왔다.
매번 똥글과 낚시글만 난무하는 갤러리에 꽤 신선한 템플릿이었다.
“나폴리탄 괴담, 오랜만이네.”
이런 게 유행했던 적도 있었지.
아무래도 이번 가짜 마법사 사건과 관련해서, 주술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 탓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주술도 마나 보호막으로 어느 정도 방어가 된다는 것.
“아마 칠죄종 중 하나일 것 같긴 한데...”
다음 균열 원정 때 신경을 쓰기로 하고, 다음 념글로 넘어가자...
“엥?”
그리고 예상치 못한 내용의 념글이.
아니 념글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제목: 주딱님 어, 어때요?]
작성자: 항상미래를생각하자
(부끄러워 하는 표정으로 화면 가득 마음을 보이는 짤)
[추천9999+] [비추천12]
-
헉
-
와... 어찌 이리 마음이 넓을까...
-
이건 색다른 맛이네요 ㅇㅇ...
[제목: 주, 주딱님 봐주실래요?]
작성자: 고생끝에낙이온다
(두 팔 쭉 뻗어 만세하는 짤)
뭘 좋아하실지 몰라서 헤, 헤헤...
[추천9999+] [비추천13]
- 개좋은데요씨ㅏ발
ㄴ ㅋㅋㅋㅋㅅㅂ
ㄴ 작성자) 너 보라고 올린 거 아니야!
- 헤, 헤헤 이러고 있네 진짜 못참겠네
ㄴ ㄹㅇ 요망하네
ㄴ 요망 = 야하고 여우같다
ㄴ 주딱*) (두루마리 휴지를 눈에 가져다 댄 개구리 짤)
ㄴ ㅋㅋㅋㅋ 빛의 속도누
ㄴ ㄹㅇ 10초 아니냐
ㄴ 괴담 안내문 성능 확실하네
굉장해 엄청나.
야짤이 하늘에서 쏟아지기 시작했다.
“저...장...”
물론 야짤? 하루에도 수십개씩 올라온다.
그런데 예상치 못했다는 이유는 간단했다.
이 글을 올린 종족이 다크엘프였으니까.
“다크엘프가 이럴 리가 없는데.”
다크엘프가 어떤 종족인가?
근면, 성실, 미래.
이런 키워드가 떠오를 정도로 현실적이고 절제된 종족이었다.
엘라드에서 쫓겨난 이후로 항상 굶고 가난한 종족이었다.
항상 어떻게 하면 미래에 대비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종족이었는데.
[제목: 오늘 아침밥 메뉴 ㅅㅌㅊ?.jpg]
작성자: 주딱*
(시리얼 그릇에 우유 짤)
[추천9999+] [비추천102]
-
와 존나 맛있어 보인다 뭐누
-
ㅇㅇ 10분까지 보내놓으셈
ㄴ 미친새끼 뭐임? ㅋㅋㅋㅋㅋ
- 로엔) 주딱, 오늘 아침은 잘 잤나? 반갑다!
[제목: 본좌의 괴력...jpg]
작성자: 주딱*
(바닥에 엎어진 오렌지 주스병 짤)
병뚜껑이 반항해서 존나 패버렸다... ㅇㅇ
[추천9999+] [비추천12]
-
설마 병뚜껑 못 따서 엎어진 거?
-
이새낀 미소녀가 맞음 ㄹㅇ로 ㅋㅋㅋㅋ
-
ㅅㅂ 중요한 건가 했더만 개똥글을 주딱이 싸고있네 ㅋㅋㅋ
-
로엔) 반갑다 주딱! 오늘 점심은 뭐 먹었냐?
“꾸준히 하네.”
다크엘프 두목, 아니 리더 로엔이 꾸준히 시도한 것이다.
무려 갤러리의 절대 금기인 친목질, 고닉 비비기를.
처음 한두 번은 갤럼들도 모른척했다.
하지만 그게 계속되자 결국 문제가 터져버린 것이다.
- 로엔) 주딱 내가 다크엘프식 점심 만들어서 보내줄테니 먹어봐라!
ㄴ 아니 좀 님아;
ㄴ 적당히 하셈 ㅅㅂ 적당히
ㄴ 로엔) 왜, 왜들 그러냐!
ㄴ ㅅㅂ 고닉 비비기 그만 좀 하라고
ㄴ ㅈㄴ 노골적으로 하네 며칠전부터
참다못한 갤럼들이 로엔에게 항의를 시작한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로엔은 한 종족의 수장.
- 로엔) 나, 나는 다크엘프 리더다! 감히 욕설을 하다니!
ㄴ ㅂㅅㅂㅅㅂㅅㅂㅅ
ㄴ 로엔) 히에엑
ㄴ 이새끼도 결국 본질은 엘프네 ㅇㅇ
ㄴ 역겨움 ㄹㅇ 누군 몰라서 안 하나?
ㄴ 로엔) 헤에엑...
물론 그딴 거 없다.
로마에선 로마법을 따라라.
익명성이 보장되는 갤러리에서 한 종족의 수장은 서커스 단원과도 같았던 것이다.
- 로엔) 나, 나는 그냥...
쭈글쭈글 나와 아는 척을 시도하려다가 돌팔매질을 받고 약해졌다.
다크엘프들의 심성이 엘프 같지 않다는 걸 아는 나로서는 의아함부터 들었다.
“뭐, 규칙 모를 수는 있지.”
다크엘프들은 갤질을 잘 안하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규칙은 몰랐다치더라도.
왜 갑자기 로엔부터 시작해 다크엘프들의 활동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거지?
“나로서는 좋긴 한데...”
갤질은 곧 포인트.
하지만 다른 이유가 있는 것 같았다.
웬만하면 두고 보려다 말고 채팅을 남겼다.
ㄴ 주딱*) 님아
ㄴ 헐
ㄴ 주딱 결국 등판했네
ㄴ 로엔) 주딱아!
무수한 악수 요청을 받던 도중에 구원의 손길이라도 본 것 같은 반응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예외를 둘 순 없는 법.
ㄴ 주딱*) 친목질은 밴 사유임. 몰랐음?
냉정하게 말하자, 돌아오는 대답이 의외였다.
ㄴ 로엔) 치, 친목질이 뭐냐?
ㄴ 주딱*) ?
ㄴ ?
ㄴ 뭐임 컨셉인가?
“왓?”
친목질.
갤질 좀 해봤다면 모를 수 없는 단어.
하지만 반응을 보아하니 진짜 모르는 모양이었다.
ㄴ 주딱*) 갤에서 노골적으로 아는 척하고 지들끼리 아는 말 하는 거 ㅇㅇ
ㄴ 로엔) 아
ㄴ 로엔) 나, 나는 몰랐다...
커뮤니티의 기초를 모르다니.
당연한 멸망 중세 상식 아닌가?
하지만 다크엘프라면 가능했다.
최소한의 갤질을 할 여유도 없어, 장터만 들락날락거리는 종족이었으니까.
- 주딱*) 그럼 나한테 계속 아는 척 말 걸어왔던 이유는 뭐임?
물론 친목질도 어느 부분에선 허용된다.
바로 전쟁, 전투, 실종과 같은 현실적 상황에서는.
하지만 이런 일상적인 글에서의 친목질은 절대 금기.
분명 무슨 이유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말을 걸자, 로엔이 몇 분 만에 답장을 보냈다.
ㄴ 로엔) 도, 도움이 필요해서 그랬다...
ㄴ 주딱*) 왓?
ㄴ 로엔) 우리 종족 미래에 관련해서, 주딱한테 조언을 구하고 싶었다...
ㄴ 엄
ㄴ 어... 이건 좀 불쌍한데요
ㄴ 일단 활질 중지. 변명부터 들어보죠
도움이 필요했다는 것.
그 말에 순간 갤러리가 가라앉았다.
현실이 팍팍하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고
현실이 화장실이면, 다크엘프의 현실은 하수구 똥물 매드무비였다.
“이유를 생각할 것도 없긴 하지.”
지도에도 표지되지 않는 서쪽 너머에 사는 다크엘프들.
마수가 득실거리는 저주받은 땅 아래, 지하 도시를 만들어 숨어 산다.
하지만 생존의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팍팍해지기만 했으니.
세계수라도 안 훔쳐 왔으면 진작에 멸종할 뻔 했을 수준이었다.
“그런데도 다크엘프들은 내게 손을 안 벌리긴 했지.”
숨이 끊어지기 직전까지도 스스로 돌파구를 찾아보려던 종족이었다.
그런 그들이 내게 연락한 이유는 간단했다.
- 로엔) 더는 방법이 없었다
ㄴ 로엔) 번성은 바라지도 않는다
ㄴ 로엔) 당장 내 종족의 생존의 여부마저 너무 불확실했다
숨이 끊어지려 하고 있었으니까.
이젠 진짜 죽는다.
그래서 내게 도움을 청하려 했고.
갤질 하나 제대로 해 본 적이 없으니, 우선 나랑 접점부터 만들려고 했던 것이다.
- 로엔) 다짜고짜 손부터 벌리는 건 너무 무례한 행동이니까 그랬다... 미안하다...
ㄴ 아니, 음...
ㄴ 그냥 친목질은 아니었네요 ㅇㅇ;
ㄴ 와 진짜 엘프랑은 결이 다르네
“아니 이렇게까지 생각했다고?”
이게 귀가 뾰족한 생물체에게서 나올 수 있는 양심의 크기인가?
나는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 주딱*) 흠, 일단 들어봄
ㄴ 로엔) 진짜냐? 고맙다!
그래서 경고성 1회로 결정짓고.
생존이 달린 문제이니만큼 뭐가 걱정인지 들어보기로 했다.
- 로엔) 우리 종족은 오래 전부터 떠돌이처럼 살아왔다. 끝내 지하 도시를 일궜지만, 일시적이었다
다크엘프는 마수가 득실거리는 서쪽 너머 땅 아래에 터전을 잡았다.
그러나 식량이 문제였다.
해가 들지 않으니 당연히 작물을 기를 수가 없었다.
- 로엔) 남에게 아쉬운 소리하지 않고 자급자족하는 게 종족의 오랜 염원이지만...
ㄴ 주딱*) 그럴 환경이 아니다?
ㄴ 로엔) 그렇다. 맛은 생각도 하지 않는다. 우린 우리가 자급자족할 식량원이 우선이다.
인간은 쌀과 밀을 먹고.
드워프는 건빵과 술을 먹으며.
엘프는 소주를 쳐먹는다.
다크엘프는 이렇다할만한 게 없었다.
짓눌린 마수 살점, 썩은 작물이나 나무 껍질을 달여 먹기 등.
“하지만 쟤네도 이제 마나 쓸 수 있잖아?”
세계수와 인공등이 있으니 햇빛 공급 문제는 해결되었다.
맛보단 대량으로 자급자족이 가능한 식량이라고 하면...
“감자 있네.”
감자.
현대 주요 식량원 중 하나.
생각해보니 여기서 감자 작물을 재배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긴 했다.
“감자 주면 되겠네.”
마침 감자라면 지하 도시에서도 잘 자랄 수 있어 보였다.
- 주딱*) 이건 어떰?
[‘씨감자 5kg 10개’를 배송했습니다!]
감자를 기를 때 필요한 씨감자를 장터에서 구매해다 배송했다.
당연히 좋아할 줄 알았는데.
- 로엔) 주, 주딱? 왜 이런 독작물을...
ㄴ 주딱님은 역시 저희가 미우신가봐요 ㅠㅠㅠㅠ
ㄴ 대장 우리 어떻게 해요 ㅠ∩ㅠ?
ㄴ 흐어어엉 ㅠㅠㅠ
“엥.”
다크엘프들이 우르르 앓는 소리를 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