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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KiB
“우린 하나이자 전체야.”
페니는 문득 두 팔을 펼치며 말했다.
“크툴루?”
갑작스런 심오한 말에 눈을 깜빡이자, 페니는 대답 대신 갤러리를 힐끔 바라봤다.
[제목: 분탕의 미래...jpg]
(잘 빚은 떡 짤)
(장터에 올라온 음식 짤)
안타깝지만... 정말 안타깝지만...
분탕의 미래는 식량 자원 밖에 없어요...
이름도 모르는 분탕님, 그러게 주딱 눈치를 보고 덤비지 그러셨어요...
미안하지만 잘 먹을게요...!
(입을 크게 벌린 엘프 짤)
와앙
[추천4812] [비추천1]
- 4.444.404) 히익 히이익! 하지 마세요, 저 마, 맛 없어요 제발!
ㄴ (깨물고 늘어지는 엘프 콘)
ㄴ (포크와 나이프를 든 기사 콘)
ㄴ (엄치 척 요리사 콘)
ㄴ 4.444.404) 헤에엑, 히이익
-
ㅋㅋㅋㅋ 타격감 지리네
-
엘프쉑 개쳐사악하누 ㅋㅋ
-
아 ㅋㅋ 분탕은 갤뉴비라 그런 거 모른다고
“...내 말이 맞지?”
이때다 싶어 마구마구 놀림 받는 아이피 하나.
임시로 갤러리 입장을 시켜뒀는데, 어디서 많이 보던 아이피이긴 했다.
“아니, 진짜네.”
저 아이피는 다름 아닌 페니가 분탕이었던 시절에 썼던 아이피였으니.
하나이자 전체, 전체이자 여럿.
이 소리는 칠죄종에 해당하는 말이었다.
페니가 질투를 잡아 먹겠다고 했던 말도, 그런 의미였다.
“그럼 잡아먹고 나면 어떻게 되는데?”
“나는 둘이자 전체가 되는 거야.”
“둘?”
“내 원래 자아인 색욕과 잡아먹은 질투까지.”
그나마 다행인 건, 먹었다고 해서 페니의 자아가 변하는 일은 없다는 걸까.
게다가 나름의 이유도 있었다.
- 분탕은 주딱님이 이놈! 하고 분쇄기에 넣어버린다!
ㄴ 4.444.404) 잘못했어여...제, 제발 그것만큼은 하지 말아주세요 ㅠㅠ
ㄴ ㅋㅋㅋㅋ 찰지네
ㄴ 확 넣어버리고 싶네?
ㄴ 4.444.404) ㅠㅠㅠㅠ
“...비록 지금은 저렇지만, 칠죄종 중에서 나랑 성격이 제일 비슷하거든.”
“쟤가?”
갤럼들의 찰진 샌드백으로 전락해버린 질투.
과거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페니는 착잡한 눈으로 갤러리를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래서 부작용도 적을 거야.”
“아무리 봐도 공통점이 안 보이는데... 아.”
그때 불현 듯 페니의 과거 말투가 떠올랐다.
페니가 막 균열을 찢고 넘어왔을 때.
‘인간, 내가 안 무섭니?’
‘마음대로 하렴, 내가 조만간 직접 찾아가면 되니까.’
중2병 가득한 지옥같은 컨셉.
자신을 색욕이라 소개하며 내 정신을 혼미하게 했던 과거를.
“어쩌면 비슷할지도?”
“...흑역사야.”
질투를 먹으면 페니는 힘을 회복한다.
그리고 페니는 믿을만한, 사람 아니 악마였다.
딱히 바깥에 소속감이 있지도 않고.
오히려 내가 위험할 때 몸을 던져 날 지키려고 했었지.
“먹으면 기억도 흡수할 수 있어서, 균열에 대해서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몰라.”
“흠.”
게다가 질투는 드워프를 죽였다.
돌이킬 수 없는 분탕이 되어버린 상황.
겸사겸사 페니가 힘을 얻어서 나쁠 것도 없었다.
“그래, 그럼 줄게.”
“정말? 고마워!”
방긋 웃는 페니의 머리를 꾹 눌러 헤집고 있을 때였다.
- 탈드루) 그런데 형제여
ㄴ 주딱*) ㅇㅇ?
ㄴ 탈드루) 저 분쇄기라는 것의 실제 용도는 무엇인가?
현장에 있던 탈드루가 물어왔다.
분쇄기, 불사몹 카운터로 유용하게 쓰긴 했다.
하지만 드워프답게 분명 다른 용도가 있을거라 생각한 모양이었다.
- 주딱*) 고철같은 단단한 폐기물의 크기를 줄이는데 쓰는 거임
그래서 설명해줬다.
딱히 어려운 것도 아니니까.
ㄴ 탈드루) 그렇군
ㄴ 주딱*) ㅇㅇ
ㄴ 탈드루) 근데 고철이 왜 폐기물인가?
ㄴ 주딱*: ?
순간 대화가 멈췄다.
탈드루는 여전히 이해가 안되었는지, 추가적으로 채팅을 남겼다.
- 탈드루) 재활용하면 되지 않은가?
ㄴ 주딱*) 분쇄해서 재활용도 하는데, 차라리 새로 만드는게 더 편함 ㅇㅇ
ㄴ 탈드루) 그럼 남은 고철류는 어떻게 하는가?
ㄴ 주딱*) 버리죠?
ㄴ 탈드루) ?
ㄴ 주딱*) ?
질투를 페니에게 준다.
결론은 났지만, 문제가 하나 생겼다.
“어떻게 주지?”
페니를 드워프 도시로 보낼 수는 없다.
질투를 먹는다면 악마로 들통날 수도 있고.
자연스레 산책을 같이 다녔던 내 정체까지 유추해볼 수 있었다.
주딱: 용샘 어캐 텔포 안 돼요?
그래서 곧죽흡 고성 탈출 때 썼던 용용이를 불렀지만...
용용죽겠지: 어려울 것 같구나
용용죽겠지: 평범한 필멸자거나 혹은 그대처럼 아예 다른 고차원의 존재이면 몰라도...
“쩝.”
제일 편리한 방법이라 기대했는데 아쉽게 됐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방법이 없는 건 아니었으니.
[‘마취제’를 배송 완료했습니다!]
“직접 옮기면 되지.”
마취액을 질투에게 투여하자, 질투는 덜덜 떨며 겁을 잔뜩 먹더니.
“흐에엥.”
이전처럼 맥없이 기절해버렸다.
주딱*: 용샘, 저거 들고 아드리안에 표시해둔 곳으로 와줄 수 있음?
용용죽겠지: 아드리안으로 말인가? 하지만 그대는...
주딱*: ㅇㅇ?
용용죽겠지: 헉, 아니다. 표시한 지역으로 데려가겠다 ㅇuㅇ;
용샘의 도움까지 받으면 준비는 끝.
“여기로 데려오긴 좀 그렇지.”
질투가 붙잡혔다곤 하지만, 힘을 쓰지 못하는 것도 아니고.
무방비한 벙커 내부에 들여놓을 수는 없다.
차라리 든든한 용용이를 두고 시선이 닿지 않는 다른 곳에서 움직이면 될 일.
“용용이가 텔포를 못 쓴다고?”
그러면 페니를 텔레포트 시키면 될 일이었다.
페니에게도 말은 다 해 뒀으니, 벌써 페니는 갈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다녀올게!”
오히려 들뜨기까지 한 모양.
하지만 페니는 벙커를 나서기 전, 문득 나를 돌아보며 걱정되는 표정으로 물었다.
“그런데 말파이트, 그 용을 믿어?”
“응?”
“용은 저렇게 친절한 종족이 아니야. 다른 속내가 있을 지도 몰라.”
확실히 용용이가 대체적인 용 이미지와는 다르긴 했다.
하지만 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응, 믿지.”
유일하게 핵폭발을 본 존재.
원래 현대에서도 전쟁이 끊이지 않다가 핵이 나오면서 멈췄다.
용용이가 페니를 해칠 가능성은 없었다.
“알겠어, 말파이트가 그렇게 말한다면...”
내 말에 믿음이 생겼는지 고개를 끄덕이는 페니를 보며 갤러리를 들여다봤다.
준비는 대충 다 됐으니, 이제 내 일을 할 차례였다.
매번 생각만 해두고 고민하고 있었던 것.
[상점/벙커]
[일반 벙커] - 50,000p
[프리미엄 벙커] - 300,000p
.
.
“슬슬 새 안전 가옥 만들 때도 됐지.”
만일을 대비한 탈출구.
앞마당을 건설할 차례였다.
아드리안 어느 가정집 앞.
노인은 어느 여자를 앞에 두고 확인했다.
“그래, 갤러리에서 구매하고 오셨다고?”
“네, 맞습니다.”
“비밀번호는?”
“문과유령의비밀, 31121.”
“그래 맞구먼. 여기 열쇠 있네.”
-툭
요즘따라 집값이 말이 아니다.
집이 안 팔려서 고민이었는데, 갤러리에서 웬 갤럼이 흔쾌히 집을 구매했다.
분명 나이든 사업가일 줄 알았는데, 이렇게 젊은 여자일 줄이야.
“계약도 다 마쳤고 들어가서 살기만 하면 돼. 그런데 말이네...”
노인은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젊은 여자가 멘 커다란 배낭을 가리켰다.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가?”
“그게 왜 궁금하시죠?”
“아니 글쎄, 너무 거대하길래...”
“각종 악기들을 넣어뒀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 악단이라.”
“아이고 그렇구만. 코치코치 캐물어 미안하네.”
노인은 후련한 표정으로 인사를 마친 뒤, 길을 따라 거리로 나갔다.
집을 구매한 젊은 여자는 로브를 천천히 벗으며 2층집을 올려다봤다.
아드리안에서도 나름 부유층 거리에 속한 목재 2층 건물.
“조금 더 비밀스런 장소일 줄 알았는데.”
너무 도시 한 복판인 거 아닌가?
여자는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내부로 들어갔다.
그리고 마법으로 문을 닫고 소리를 차단한 뒤, 거실에 배낭을 던지듯 풀었다.
-쿠당탕!
그러자 배낭에서 빼꼼 흘러나온 건, 잘 자고 있는 질투였으니.
“거기 있는 거 안다. 나오거라.”
젊은 여자는 말투를 숨기지 않은 채, 변장 마법을 해제했다.
그러자 불타는 머리카락과 함께 용의 상징, 금안이 번뜩였으니.
“흥.”
곧 구석에서 입술을 비쭉 내민 페니가 당당하게 걸어나왔다.
“그래서 이걸 어떻게 할 것이냐?”
“먹을 거야.”
“먹겠다고?”
“흡수해서 잃어버렸던 힘을 되찾을 거야. 그래서...”
페니는 뒷말을 삼켰다.
대신에 펠리시를 바라보자, 그녀는 팔짱을 낀 채 페니를 내려다봤다.
“주딱이 왜 너를 그렇게 아껴주는지는 모르겠지만...”
일순간 동공이 세로로 번뜩이며 페니를 노려봤다.
“허튼 짓은 하지 말거라.”
“뭐?”
“그 유희를 방해했다가, 만일 그 광경을 현실에서 목도하는 날이 오기라도 한다면...”
-쨍그랑!
선반에 놓여 있던 식기들이 우르르 쏟아졌다.
집 살 때 보너스로 줬던 가구들이 볼품없이 와그작 구겨졌다.
주딱이 보면 눈물을 흘릴 광경을 펼치며 용용이는 사납게 경고했다.
“너부터 찾아 죽이겠다.”
평범한 필멸자라면 버틸 수 없는 압력.
하지만 페니는 팔짱을 낀 채 비웃었다.
“흥, 너 얼굴이야.”
“...너 얼굴?”
“도마뱀, 너나 잘해. 말... 주딱한테 괜히 꼬리나 흔들지 말고.”
그 말을 끝으로 압력이 풀려났다.
펠리시는 주변을 둘러보며 의문을 품었다.
“그런데 왜 하필 이곳으로 잡았는지 모르겠구나.”
“그건... 그래.”
도시의 중심.
최대한 외지고 조용한 곳에서 진행해도 모자랄 판에, 평범한 2층 가정집이라니.
눈만 멀뚱멀뚱 뜨고 있을 무렵, 주딱의 채팅이 허공에서 나타났다.
주딱*: 다 모임?
용용죽겠지: 그대의 말대로 들키지 않고 다 모였다
주딱*: ㅇㅋㅇㅋ 그럼 시작한다
주딱*: 미리 말하는데 놀라지 마셈
“흐음?”
뭘 놀라지 말라는 거지?
고개를 살짝 기울인 그 순간이었다.
-우드득
별안간 집안 기둥이 뜯어졌다.
“어?”
페니가 눈을 동그랗게 뜰 무렵, 거실 바닥이 통째로 뜯겨나오기 시작했으니.
“호오...”
마나 없이 진행하는 난생 처음 보는 마법에 펠리시가 흥미를 느꼈다.
그리고 머지않아 거실 바닥이 열리며 웬 철로 된 기다란 통로가 나타났으니.
“이건...”
주딱*: ㅇㅇ 다 됐네. 이제 내려가면 됨
집 아래에 거대한 공간이 모습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