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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13 KiB

“세상에, 세상에... 정말 마녀네요?”

어둡지만, 어쩐지 활기로 가득한 숲 공터.

영구밴에서 벗어난 마녀, 에스텔라가 누군가에게 구경 당하고 있었다.

자신을 가리며 말하는 마녀.

지겨울 정도로 들었고 저주스럽기도 한 태생이었지만, 이번엔 싫지 않았다.

“...당신도 마녀잖아요.”

그야 자신을 신기해하는 눈앞의 여자도 마녀였으니까.

심지어 나름 대선배였다.

진작 주딱의 눈에 들어 갤러리 최초 마녀로 활동하는 모로네였다.

주딱의 인계 하에 도착한 모로네 오두막.

“내 집이다 하고 편하게 지내요!”

“...”

에스텔라는 모로네가 신기했다.

같은 마녀를 마주해서가 아니었다.

“어떻게 그렇게 활기가 넘칠 수 있어요?”

“네?”

“당신, 마녀잖아요.”

마녀인데 활기가 넘친다.

마녀인데 긍정적이다.

너무 이상한 문장이었다.

어울릴 수 없는 단어의 문장을 표현시킨 게, 바로 모로네였으니.

“주변을 둘러봐요.”

모로네는 싱긋 웃더니, 두 손을 펼쳤다.

에스텔라는 천천히 주변을 둘러봤다.

“아?”

마당에 재료가 넘쳐났다.

쉽게 구하지 못할 재료들이 산더미처럼.

내부는 더 가관이었다.

후추, 설탕, 소금, 개구리 뒷다리, 돼지의 간 기타 등등 별의별 게 다 있었으니.

“아니, 어떻게...”

뒤늦게 모로네의 차림도 눈에 들어왔다.

난생 처음 보는 소재의 옷감이 그녀를 홀렸다.

부자 마녀?

“세상에 그런 게 존재할 수 있었어?”

모든 재료와 안전이 보장되는 오두막이라니.

“낙원이잖아.”

-두근.

감정 마녀였던 에스텔라의 마음이 크게 두근거렸다.

그때 뒤에서 다 알고 있다는 눈으로 다가온 모로네가 당당하게 말했다.

“여긴 한때 제가 어머니와 살았던 제 고향집이에요.”

“그럼...”

“지금은 주딱님이 저를 위해 신경 써주신 안전한 가옥이죠.”

“왜요?”

마녀가 뭐길래?

물론 풍족한 지원 끝에 모로네는 회복 포션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걸로 납득할 순 없었다.

풍족한 지원을 하기 전에는, 볼품없는 마녀였을 테니까.

재능을 봤다는 말로 덮을 수도 없었다.

“주딱님은... 주딱님이잖아요.”

주딱 같은 존재가, 무언가에 다쳐 회복 포션을 마신다?

차라리 마수와 교류한단 말을 믿고 말지.

그러자 모로네는 어깨를 으쓱였다.

“저도 모르죠.”

“네?”

“주딱님의 뜻을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그저 열심히 보답하는 것뿐이죠.”

그때 모로네가 에스텔라를 빤히 바라봤다.

“후배님이 더 잘 알텐데요.”

“후, 후배라니...”

갑작스런 기강잡기에 당황했지만, 에스텔라는 그 말뜻을 이해했다.

자신은 나름 감정 마녀.

주딱이 자신을 도와준데는 어떤 검은 욕망도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의도가 너무 투명해 당황했다.

실제로 직접 말하지도 않았던가?

주딱*: 갤질하셈

에스텔라: 네?

주딱*: 갤창이 되면 더 좋고. 포션은 무슨 포션이든 만들어도 상관없음

에스텔라: 하, 하지만 실패하면요?

마녀라지만, 먹고 살기 바빠서 포션 만들 경제적, 정신적 여유도 없었다.

그리고 주딱은 대답했다.

주딱*: 난 마녀 주식을 산 거임 ㅇㅇ

주딱*: 주식은 원래 오르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하지

주딱*: 난 주딱임. 갤럼이 살아야 갤러리가 사는 거임

에스텔라: 아니...

대화를 하면 할수록 붕 뜨는 것 같았다.

“잘은 모르겠지만...”

각박한 현실에서 벗어난, 다른 세상의 존재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 같았다.

에스텔라는 그때를 떠올리곤 조용히 말했다.

“좋아요, 저도 열심히 만들어 볼게요.”

“네, 잘됐네요!”

마음을 굳힌 모습에 모로네는 박수를 치다 말고 물었다.

“그런데 뭘 만드실 건가요?”

에스텔라는 감정 계열 마녀.

흔한 마녀는 아니었다.

호기심에 질문을 던지자, 에스텔라는 잠시 천장을 멍하니 바라보다 대답했다.

“...응, 그냥 열심히 만들어 볼게요.”

에스텔라의 입가에 흐릿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용용죽겠지: (커피 인증 짤)

용용죽겠지: (극~락 용 콘)

용용이가 대뜸 자신의 이미지가 담긴 갤콘을 내게 보내왔다.

주딱*: 아니 이건 또 뭔 콘임?

용용죽겠지: 필멸자들이 내게 바친 용 콘이다. 그대가 보기엔 어떻느냐? ㅇuㅇ

주딱*: ... ㅇㅇ 괜찮네

“부럽다.”

저건 완벽한 갤콘이었다.

작은 그림에 들어간 퀄리티부터.

어떤 상황에서도 쓸 수 있는 다양한 종류.

무엇보다 중세 밈에 최적화된 콘까지.

“나도 누가 만들어주지 않을까.”

하지만 어림도 없지.

내게 들어온 건 혼종 밖에 없었다.

  • 왜 주딱은 우리가 준 콘 안씀?

ㄴ ㄹㅇ 한 달 동안 열심히 만들었는데

ㄴ ㄹㅇ 영문모를 눈알 존나 큰 개구리 콘만 씀 ㅅㅂ;

ㄴ 주딱*) 미소녀 여캐를 보내놓고 쓰라고 하면 ㅅㅂ 어캐쓰냐고

내게 온 이모티콘 자체는 많았다.

문제는 온갖 미소녀 야짤 콘에다가, 주딱이란 이름만 붙였다는 거지만.

용용죽겠지: 혹시... 가능하다면 내일 아침에도 부탁해도 되겠느냐?

것보단 최근들어 내겐 새로운 일감이 생겼다.

매일 용용이에게 커피를 내려주는 것.

말그대로 커피를 내려다가 배송시키면 용용이의 앞에 나타났다.

“뭐, 그 정도야 해줄 수 있긴 한데...”

왜 굳이 나한테?

커잘잘.

커피도 잘 내리는 사람이 잘 내린다.

하물며 믹스커피, 원두 커피스틱만 마시던 나한테 이런 부탁은 생소하긴 했다.

주딱*: 직접 내려 마시라구우웃!

커피 한 잔은 갤질 21게시물 만큼의 손해.

소소한 반항을 해보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같았다.

용용죽겠지: 그건 그대가 가게를...!

용용죽겠지: 휴, 아니 어떤 사장이 가게를 차려놓고 일주일에 2시간만 운영해서 말이다!

용용죽겠지: 게다가 윗용으로서 아랫용한테 이 정도 관용은 베풀어야 한다 ㅇuㅇ

“뭐... 맞는 말이긴 하지?”

잠도 안 자며 갤질하는 갤창용.

파딱으로서의 업무도 충실히 해낸다.

그 대가가 하루 커피 한 잔 정도면 나쁘지 않긴 하다.

내가 내린 커피는 맛과 향부터가 다르다고 했던가.

-똑똑.

그때 방문에 노크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리자, 페니가 빼꼼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저기, 말파이트.”

“엥.”

“이거 다음편 혹시 가지고 있어?”

한때는 동화책에 그렇게 빠져 있더니, 벌써 동화란 동화는 다 읽은 걸까.

페니의 품에는 책 한 권이 안겨 있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이거 이상해. 내용은 완벽한데, 주인공이 마지막에 죽더라고.”

“아, 맞지.”

“그래서 다음편에서 작가가 어떻게 이를 풀어나갈지 너무 궁금해 미치겠어.”

페니는 두 눈을 부릅뜬 채 말했다.

마치 이게 엔딩이란 사실은 생각해두지도 않은 표정이었다.

“없어.”

“...응?”

“미안하지만 그게 엔딩이야.”

“거짓말.”

페니의 입이 떡 벌어졌다.

아무말도 못한 채 토끼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만.

돌연 총총 내 옆에 다가와 침대에 풀썩 쓰러졌다.

“어이없어.”

베개에 얼굴을 파묻은 채로 웅얼거렸다.

“나는 이렇게 완결이 났을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말이 안 되잖아?”

“으음...”

왜인지는 몰라도 모두가 아는 유명 고전 소설은 비극적 엔딩이 많았다.

그 덕에 소설을 오래 기억하는 사람이 많긴 하지만.

아무래도 페니는 내상이 심한 모양.

페니는 고개를 슬며시 돌려 나를 바라보더니 대뜸 이상한 말을 했다.

“그러니까 엔딩 다시 써 줄래?”

“왓?”

“말파이트의 이야기는 항상 환상적이지만, 이런 엔딩은 별로야. 죽어버린다니.”

페니는 급기야 내 얼굴을 두 손으로 착 붙잡더니 간절한 표정을 지었다.

“응? 제발...”

“근데 내가 작가가 아닌데?”

뭐, 엔딩을 바꾸려면 바꿀 수 있다.

어디까지나 내가 쓴 소설이라면 말이다.

하지만 이건 내가 쓴 소설이 아니었다.

나는 명작의 엔딩을 멋대로 고칠 만큼 용감한 갤럼이 아니었다.

“거짓말.”

“요한 볼프강 폰 괴테를 아시오?”

“네가 쓴 거잖아.”

이름까지 말해도 믿질 않는다.

“이런 문학이 뒤쳐진 세상에, 네가 아니면 누가 이런 글을 써?”

페니는 믿을 수 없다는, 아니 믿지 않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그렇게 부정해도 사실은 사실인데.

애초에 침대에 누워서 갤질만 하는 내가 왜 이런 명작의 작가라고 생각하는 거지?

“갤러리에 맹세코.”

“...!!!”

“내가 쓴 거 아니야.”

“허어억.”

그래서 무려 내가 갤러리를 내세웠다.

즉슨, 진실이라는 것.

페니는 결말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더니 스르륵 내 위에 쓰러졌다.

“말도 안 돼. 벨...”

“벨은 누구여.”

“베르테르의 나만의 애칭이야.”

아무튼 심한 내상을 입고 끙끙거리는 페니를 보고 확신했다.

“알겠다, 아직 이건 풀면 안되겠네.”

저번에 동화책 반응이 좋기도 했고.

중간에 이상한 붉은 책이 풀려 무산된 적이 있었다.

그런 김에 이번에 장터에 소설책을 풀어보려고 했더니만, 큰일날 뻔 했다.

나름 이성적인 페니가 이럴 정도라면...

“베르테르 효과.”

모방 자살 효과.

물론 현대에 들어서 그런 게 진짜 있었냐고 의문을 가지기도 하지만.

어쩌면 이 중세는 충분히 일어날만 하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문학이 저조한 중세에 이런 책을 뿌리면 감정에 휩쓸릴 가능성이 높았다.

“갤럼들이 감정에 휩쓸리는 건, 내 낚시글을 본 뒤 분노로 충분하지.”

나는 혹시 몰라 주문해두었던 소설책 더미를 조용히 창고로 보관해 두었다.

게다가 이 갤러리엔 굳이 그런 떡밥, 장작이 필요하지 않았다.

온갖 사건사고로 도파민이 마를 날이 없는 멸망 갤러리였으니.

탈드루: 형제여! 지금 있는가!

주딱*: ㅇㅇ?

탈드루: 일전에 말했던 광산 대균열이 터졌네! 아, 아니, 열렸네!

주딱*: ?

드워프들의 나라 킬그로트에서 조금, 아니 많이 큰 문제가 터졌다.

킬그로트 지하 왕국 내부.

제3 광산에 나타난 균열을 앞에 두고 드워프가 술을 깠다.

“끄윽...!”

무려 90도짜리 높은 도수를.

웬만하면 일 도중 마시지 않겠지만, 문제는 광산의 어지럼증 유발에 있었다.

이만한 크기를 앞에 두고 불침번을 서는 대가로 술이 허용된 것이다.

“크으으... 어윽, 평생 불침번해도 좋네.”

일하면서 술을, 그것도 이 정도짜리 술을 마음대로 퍼마실 수 있다니.

드워프는 넓은 광산 내부에서 홀로 중얼거리고 있을 찰나였다.

-샤샤삭

“으잉?”

무언가 빠르게 지나갔다.

아니, 나왔다 들어갔다.

균열에서 사람의 손 같은 게 순간 보였다가 사라졌으니.

드워프는 눈을 비비다 말고 헛웃음을 지었다.

“헛 것을 다 보는구만.”

균열은 일방통행.

웨이브가 아닌 이상 너머에서 나올 수 없었다.

게다가 이 정도 크기의 균열이라면 웨이브면 곧장 반응이 올 터.

그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술병을 기울이던 찰나였다.

-푸욱!

“크억...?”

순간 다시 솟아난 손이 드워프의 심장을 관통했으니.

곧 균열 너머에서 여자가 넘어왔다.

고혹적인 진녹색 머리카락에, 몸을 가리지 않는 과감한 노출 복장.

마지막으로 자신을 빤히 마주하는 에메랄드빛 눈동자까지.

그 유혹적인 모습에 드워프는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작게 중얼거렸다.

“거 참 무쌩겼군...”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드워프 앞으로, 여자는 밖으로 유유히 나왔다.

그리고 광산 내부 구조를 탐색한 뒤.

“주딱, 여기에 있을까?”

불길한 미소와 함께 도로 균열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균열에서 몹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