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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참을만큼 참았어요...”
“헉.”
“하아, 더는 심심해서 견딜 수가 없어요...”
건조기가 내 옷깃을 잡아당겼다.
감히 저항할 수가 없었다.
사람으론 어떻게 못할 힘 앞에, 나는 결국 할 수 밖에 없었다...
[할리갈리]
상대방의 손바닥을 박살내고
승리를 쟁취하라.
유명한 보드 게임, 할리갈리를.
“그렇다면 할리갈리 해야겠지.”
“할리갈리?”
“두 명에서 하긴 어렵고, 페니까지 부르자.”
마침 벙커 내에는 보드 게임 최소 플레이어가 갖추어져 있었다.
세 명의 할짓없는 집콕이들이.
괜히 할리갈리가 사랑받은 게 아니었다.
간단한 규칙에 비해 뛰어난 도파민까지!
생각해보면 나완 달리 페니와 건조기는 딱히 즐길 거리란 게 없었다.
“여긴 게임도 없었지.”
세상이 일찍이 멸망해버린 탓일까.
그 흔한 카드 게임, 보드 게임도 없었다.
책조차도 상류층의 유희였단 걸 생각해보면, 즐길거리 하나 정도는 나쁘지 않아 보였다.
일단 우리끼리 해보고 반응이 좋으면 갤러리에도 올려볼 생각이었는데.
-쾅!
“또 이겼어요!”
“사기야.”
“아니 에바지 이건.”
과일 5개가 나오는 족족 건조기가 인외의 인지능력으로 종을 부숴버렸다.
아니, 이렇게까지 강했던가?
처음 만났을 때만 하더라도 제대로 힘도 못 써서 약했던 것 같은데.
한쪽만 계속 이겨서는 재미가 없다.
“...또 해.”
“좋아요!”
다만 페니의 묘한 승부욕 덕에 게임은 계속 지속될 수 있었다.
어느덧 오전에서 늦은 저녁이 될 때까지 할리갈리를 하고 있었으니.
“이 정도면 장터에 올려도 되겠는데?”
재미는 충분히 보장된 것 같았다.
갤러리 반응을 살피러 접속했을 때였다.
[제목: 개불쌍하면 개추 ㅋㅋ]
(폭설 내리는 프론 지역 짤)
(거의 눈사람처럼 굳어 버린 사냥꾼 따봉 짤)
일단 나부터
[추천62] [비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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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어캐 살아있누
-
아니 거기서 뭐해요
ㄴ 작성자) 마수 잡아서 돈벌이 하는 냥꾼인데, 보통 이럼 ㅇㅇ
ㄴ 작성자) 여기서 4시간이고 5시간이고 무기한 대기하는 거임
ㄴ ㅇㄴ;
마침 장기로 대기하느라 심심한 갤럼들도 많아 보였다.
“타이밍도 괜찮네.”
나는 새로 할리갈리를 장터에 올렸다.
[‘장터’에 새로운 품목이 등록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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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
할리갈리 ← 이름 존나 웃기면 개추 ㅋㅋ
-
근데 용도를 모르겠네 저게 뭐임?
ㄴ 그래서 안 삼?
ㄴ 당연히 사야죠 씻팔
사냥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원래는 목숨을 걸고 마수와 싸우는 일이었으나, 이젠 달라졌다.
바로 내가 장터에 덫 시리즈를 푼 이후로, 영혼의 맞다이에서 존버 메타로 바뀐 것이다.
[제목: 속보) 처음 보는 마수 등장...jpg]
(눈에 파묻힌 사냥꾼 짤)
내가 좀 분석해봤는데
저 자리에서 마수가 죽을 때까지 미동도 않고 앉아 있는 게 행동 패턴임 ㅇㅇ
[추천2979] [비추천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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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마수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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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발 먹고 살기 힘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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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냥꾼인데, 존나 지겹긴 함 ㅇㅇ
ㄴ 작성자) 근데 솔직히 주딱 덕에 목숨 걱정은 안하긴 함 ㅋㅋ
ㄴ 그건 인정이지
ㄴ 불평하면 배은망덕한 미친놈이지 ㅋㅋ ㅇㅈ
- 주딱*) 그럼 이거 해보실?
ㄴ 작성자) 헐 주딱님
ㄴ 헉
ㄴ 주딱*) (할리갈리 짤) 줄 테니 이거 해보고 후기좀 ㅇㅇ
ㄴ 작성자) 뭔진 모르겠지만, 일단 존나 감사합니다!!!!!
ㄴ 와 로또 당첨 개부럽네
물론 처음에는 반응들이 밋밋하리라 예상했다.
“보드 게임이란 게 있으면 모를까...”
여긴 멸망한 세계관.
보드 게임은커녕, 현대 카드 게임의 시초격들도 다 죽어버렸다.
인간의 의식주조차 사치가 되어버린 세상에 게임 따위가 들어올 자린 없었다.
그래서 이걸 받아들이는 것부터가 난관이라고 생각했는데...
[제목: 와 존나 재밌네 이거 뭐냐?]
(새벽에 할리갈리 하는 사냥꾼 모임 짤)
(정오에 할리갈리 하는 사냥꾼 모임 짤)
와 존나 재밌네 이거 뭐냐?
(저녁에 할리갈리 하는 사냥꾼 모임 짤)
와 존나 재밌네 이거 뭐냐?
[추천4474] [비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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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버그 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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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틀린그림 찾기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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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즘 저기 마수 덫 걸려 죽었는데도 게임하고 있네 씹 ㅋㅋㅋㅋ
ㄴ 얘네 왜 안 일어나나요
ㄴ 이미 뇌가 얼어붙은 듯 ㅇㅇ
ㄴ 형님 이새끼들 웃는데요?
[제목: 할리갈리 ← 재미 부정할 수 없는 단 한가지 이유...jpg]
(목책 부수고 넘어온 마수들과 전투중인 마을 사람들 짤)
(곰 마수가 입을 벌린 역동적인 짤)
본인 시골 경비대원인데
이거 존나 재밌어서 마수들 발밑까지 쳐들어오는 것도 못 봄 ㅋㅋ
(마을 사람들이 승리해 함성 지르는 짤)
근데 다들 할리갈리 하느라 안 자서 이김 ㅋㅋ
[추천1042] [비추천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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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발아 너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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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나 당당하네 미친련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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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가 없누 ㅋㅋㅋㅋ
-
자진해서 종 위에 손 올려두고 존나 쳐맞자 ㅇㅇ
의외로 반응이 매우 좋았다.
“애초에 전제가 틀렸구나.”
게임을 모르기 때문에, 어쩌면 반응이 밋밋할지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여기선 식사라는 행위조차 행복이 될 정도로 도파민이 부족했으니.
현대인들도 즐기는 할리갈리는 중세인들로서는 반항할 수 없는 쾌락이었던 것이다.
[제목: 망갤 테스트 간다]
(주딱 왼팔 짤)(주딱 오른팔 짤)
(주딱 몸 상상도 그림)
(주딱 왼다리 짤)(주딱 오른다리 짤)
개추 ㄱㄱ
[추천9999+] [비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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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주 해결해주고 재미까지 걱정해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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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 빛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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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씨빨 사람을 키메라로 쳐 만들어놨누 ㅋㅋㅋㅋㅋㅋ
ㄴ ㄹㅇ 좀 성의있게 이어붙이기라도 하던가 이건 뭔 씹 ㅋㅋㅋㅋ
“아니 다들 뭐 잠도 없나?”
보통 갤러리는 새벽 시간대가 되면 자연스레 활동 수치가 떨어지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할리갈리 뿌린 이후 낮 시간대와 글리젠이 비슷했다.
아니? 더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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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갈리 제대로 즐기는 법...jpg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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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갈리 공략 최종본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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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과일 5개 모이면 바로 치는 법 알려준다 ㅇㅇ [21]
사냥꾼들이 주요 소비자가 될 거라 생각했던 것과 달리 인기는 다양하게 나타났다.
자기들끼리 공략집을 만드는가 하면, 미리 연습하는 법, 반응속도 높이는 법.
여러 독특한 연습법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뭐, 당연한가?”
하지만 여기까진 그럴 수 있었다.
원래 흥미가 간다면 공략집 등이야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여기에 판돈이 끼면서 사행성을 띄는 것이었다.
[제목: 돈 벌기 쉽누 ㅋ]
(1천 경단 박스 짤)
긴말 안 한다 구제 해 준다
10경단 5명 뽑는다
[추천102] [비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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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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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저 제발 가볍게 시작해야지 하고 3천 물렸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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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신 함부러 판돈 올리지 않겠습니다 사람 살린다 생각하시고 제발...
ㄴ 작성자) 입금했다
- 니면상이요 ㅇㅇ
“흠...”
판돈이 따라붙기 시작하고, 자연스레 기부를 빙자한 자랑글이 올라온다.
또한 돈을 요청하는 댓글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갤러리의 판을 크게 흐리는 최악의 글 템플릿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었다.
“아직 하루도 안 지났는데 벌써?”
하루? 아니 반나절도 안 됐다.
적어도 일주일은 넘어야 판돈을 얹을 줄 알았더니만, 속도가 기이할 정도로 빨랐다.
“슬슬 밴 해야겠지.”
게임에 돈이 섞이는 순간, 좋으나 싫으나 즐기기가 어려워진다.
이멸갤에서 이세계 파산 갤러리가 되는 것만큼은 막아야 했다.
아직 몇 시간 밖에 안됐으나, 빠르게 경고 공지글을 올리려던 그때였다.
[제목: 씨발 내 잘못 아니야]
(싸늘하게 죽어 있는 사냥꾼 짤)
(튄 피가 잔뜩 묻어버린 경단 박스 짤)
이거 원래 내 돈이었어
이 씨발이 내 돈 가지고 일부러 판 불려서 먹은거지. 내 잘못은 없어
나도 죽이려고 한 거 아니야 그냥 이새끼가...
이새끼 평소에도 마음에 안들었는데 그냥 이. 이.
이새끼가 잘못한거야 그쵸 주딱님?
[추천1] [비추천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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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
농담글인줄 알았는데 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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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새끼야 넌 꼭 지옥갈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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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을 왜 찾음? 더러운 살인마새끼야
“허.”
살인글이 올라오고야 말았다.
[공지: 나다]
작성자: 주딱*
왜 글 올렸는진 대충 알거라 본다
애초에 설명서에 큰돈 걸지 말라고 경고도 했고
근데 설마 반나절도 안되서 이런 일이 터질 줄은 몰랐다
당연히 갤러리 영구 추방행이고
신상 정보도 그대로 다 찍어 공개했다 ㅇㅇ
일단 할리갈리 판종한다
미리 구매한 갤럼들 회수는 안 할건데, 절대 이걸로 도박하지마라
[추천9999+] [비추천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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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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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 추방 ㄷㄷ; 차라리 죽는 게 나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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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 좋다 미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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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모르겠고 할리갈리 재밌으면 개추 ㅋㅋ
ㄴ 병신아 제발 눈치 좀
ㄴ 아오 갤붕시치 또
- 비추는 뭐임?
ㄴ 이걸로 도박장 하려던 새끼 몇몇 있긴 했음
ㄴ 주딱만 괜히 똥물튀었누
갤러리에선 게임 부작용이란 말이 많았다.
돈에 눈이 멀어 동료 사냥꾼을 살해했다고.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달랐다.
용용죽겠지: 부탁대로 이 인간의 생각을 읽어봤다만...
용용죽겠지: 온통 검고 썩어 있구나
용용죽겠지: 게임은 정당성, 명분이고 원래 살해 목적을 가지고 있던 걸로 보이는구나
주딱*: ㅇㅋ ㄱㅅㄱㅅ
“결국 그냥 범죄자였네.”
게임은 핑계일 뿐, 원래부터 사람을 살인할 예비 살인마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게임을 마냥 방치할 생각은 없었다.
사행성이 짙어질 때까지 내버려둔다면, 정말 돈 때문에 사람을 죽일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결국에는 돈이 걸릴 텐데.”
할리갈리가 뭐 만들기 어려운 것도 아니고.
이미 장터에 풀린 마당에, 비슷한 바리에이션의 짝퉁 게임 만들기는 쉽고.
돈이 걸리는 것 또한 시간 문제였다.
무작정 제한만 걸어둬봐야 무의미하단 것이다.
“그럼 내가 먼저 해버리면 되지.”
그렇다면 차라리 내가 먼저 시작해서 시장 장악 및 문화를 만들면 그만이었다.
현실 보드게임을 삭제한 뒤, 나는 갤러리 내 통제가 가능한 시스템을 도입했으니.
[갤러리 내 새로운 시스템이 추가되었습니다!]
[갤러리 오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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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이거 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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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 품목이 아니라 새 시스템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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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새로운 도파민 떴냐!!!!!
바로 갤러리 오목.
이세계 최초의 온라인 게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