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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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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레벨까지 99.21%]

“거의 다 왔네.”

레벨이 오를수록 경험치가 극악으로 늘던 갤러리도 어느덧 레벨업을 앞두고 있었다.

나는 경단을 먹던 것을 멈추고 방금 전 도착한 포장을 뜯어 드론을 꺼냈다.

안에서 나오는 건 검고 세련된 드론 하나.

“오, 된다, 된다.”

-위이잉.

버튼을 누르자 프로펠러 4개를 힘차게 작동시키며 드론이 허공에 날아올랐다.

첫 운전임에도 나름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였다.

설마 어렸을 때 조종 장난감을 가진 게 이럴 때 도움이 될 줄이야.

“헉.”

그때 막 깨어난 페니가 눈을 비비며 나오다 드론을 발견하곤 굳었다.

혹시 낯선 물건에 무서워하나 싶었으나, 오히려 반대였다.

“와, 와 대단해! 어디서 구했어?”

매번 어른스럽던 모습 답지 않게 폴짝폴짝 뛰며 곁으로 다가왔다.

눈이 반짝이는 게 아주 흥미가 가득해 보였다.

“이거? 시스템한테서 샀지.”

“시스템...? 주딱의 권한 같은 거야?”

“뭐, 비슷할 걸?”

“대단해!”

페니는 내 등을 꼭 쥐고 드론을 구경했다.

몇 번 사용해보니 조작감이 익숙했다.

드론은 내 명령에 따라 방을 부드럽고 빠르게 회전한 후, 제자리로 돌아와 안착했다.

그러자 페니는 눈을 수차례 깜빡거리며 조심조심 나왔다.

그러더니 드론을 아주 조심스레 만지며 중얼거렸다.

“이게 주딱의 사역마구나...”

“사역마? 아니 그런 것도 있나?”

“응? 몰랐어?”

페니는 오히려 내가 모른다는 것에 놀라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여기서 마법사들이 사역마를 데리고 다닌단 건 들어본 적이 없는데.

“나도 사역마는 가지고 있었어.”

“아니, 진짜? 어떻게.”

페니는 균열 너머에서 건너 온 악마였다.

혹시 균열 너머 세상에선 사역마 같은 게 있나 싶어 물어보자, 페니가 웃으며 말했다.

“일단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마음에 드는 마수를 찾아.”

“그리고 계약 같은 걸 해?”

“아니. 내려가서 부탁하는 거야.”

부탁? 마수가 말을 통하는 건 둘째치고, 부탁을 들어주기도 하는 건가.

소통이 된다는 사실에 놀랐다.

의외로 내 생각보다 바깥은 마냥 무법지대가 아닐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던 찰나였다.

“의외로 마수도 말이 통하는구나.”

“물론 처음에는 공격적이긴 한데...”

“음?”

“적당히 타이르면 알아서 사역마가 되어줬어.”

“아.”

이해했다.

적당히 타이르면(물리) 알아서 사역마(살고 싶어서 기었다)가 되는 거구나.

그러고보니 페니는 무해한 여자애라 몰랐는데, 균열을 찢고 나올 정도의 악마였지.

진짜 사역마가 있는 게 아니라, 힘으로 찍어누른 뒤 사역마라 이름을 붙였을 뿐이었다.

“나 말고도 그렇게 사역마를 기르는 악마들은 좀 있었어.”

심지어 나름 유행인 모양.

나는 드론에 대해 정정하려다 말고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뭐, 사역마 비슷한 거긴 하지?”

시키면 무엇이든 하고, 금전을 주고 사고파는 것을 통해 내 것이 되었으니까.

게다가 과학은 마나와 마법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안개에서도 멀쩡할 것이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사정거리인데...

“이걸 어떻게 엘라드까지 옮기지.”

취미용 드론은 사정거리가 길어봐야 수십 키로, 전쟁용 드론까지 가면 수천까지 간다.

하지만 엘라드와 켈리어튼간의 거리를 견딜 정도는 아니었으니.

“파딱한테 줄까.”

풀피엘프라는 선택지가 있었으나,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

엘프들한테 맡겼다가 비행과 동시에 곧바로 곤두박질치는 미래만 그려졌으니.

해결 방안을 나름 모색하고 있을 때, 관리자 채팅에서 알림이 날아왔다.

곧죽어도흡혈: 주딱 도와줄까?

그것도 요새 조용했던 곧죽흡에게서.

주딱*: 헉 저 피 없어요

주딱*: ㄹㅇ 영양가도 없고 철분도 부족함 집에 돌아온 이후로 패스트푸드만 먹어서 맛도 없어요 진짜임

곧죽어도흡혈: ...그런 거 아니야

반사적으로 놀라 대꾸하자, 무언가 굉장히 시무룩한 대답이 돌아왔다.

뭐야, 피가 목적이 아닌가?

그리고 돌아온 대답은 의외였다.

곧죽어도흡혈: 내가 직접 가서 확인할게

주딱*: 오?

바로 자신이 직접 도와주겠다는 것.

한참 피 중독일 땐 파딱 일도 안하더니, 다시 옛날처럼 열심히 하려는 건가?

주딱*: ㄱㅅㄱㅅ 그럼 부탁좀 함

잘됐구나 싶어 답장을 남기자, 이번엔 조용했던 펠리시에게서 채팅이 올라왔다.

용용죽겠지: 주딱 바보박쥐에게 속지 말거라

주딱*: ㅇㅇ?

용용죽겠지: 왜 저 게으름뱅이 박쥐가 제발로 열심히 하려 하겠는가? :)

곧죽어도흡혈: 조용히 해

듣고 보니 그렇네.

곧죽흡은 게으르진 않았다.

프레드릭과 같은 초대형 분탕이 나타나면 직접 처리해주기도 하니까.

하지만 이런 소소한 일들에는 잘 나서지 않는 편이었다.

게다가 다급하게 보일 정도로 먼저 나서서 도와주겠다하니, 조금 어색한 느낌이 들기는 했는데.

그때 펠리시는 다 알고 있다는 듯 채팅을 이어나갔다.

용용죽겠지: 이제와서 그대에게 잘보이려고 하는 것이지. 뻔하지 않겠는가?

용용죽겠지: 속내가 다 보이는구나 :)

곧죽어도흡혈: ...아니거든

“아.”

저번에 감금피폐흡혈집착중독 사건을 신경쓰는 건가?

용용죽겠지: (너 바부잔아 용 콘)

곧죽어도흡혈: 캬아악!

하지만 크게 걱정은 없었다.

[릴리안의 뿔]

사용자의 위치를 숨겨줍니다.

“건조기는 신이고 난 무적이다.”

호감고닉 건조기가 줬던 뿔이 있다면, 내가 자진하지 않는 이상 납치될 일은 없으니까.

이유야 어찌되었든 갤러리가 정상화된다면 좋은 게 아닐까?

그렇게 1시간 즘 지났을 무렵이었다.

곧죽어도흡혈: (바들바들 떠는 두꺼비 마수 짤)

일단 한 마리 잡았어.

균열이 안개를 생성하는 게 아니라, 균열에서 나온 얘네가 뿜어내고 있었어.

“오.”

벌써 진전이 있었다.

게다가 안개가 균열이 아닌 마수에서 나온다는 모양.

“금방 해결되겠는데?”

현실 치트키 곧죽흡이 직접 나섰으니, 금방 문제가 해결되나 싶을 즘이었다.

곧죽어도흡혈: 아

(마수들이 후다닥 숨는 짤)

...주딱, 얘네 숨어.

주딱*: ㅇ?

하지만 두꺼비 마수들이 숨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달라졌다.

곧죽흡은 안개 내부를 자유자재로 다녔다.

그렇다고 그녀를 저지할만한 마수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자 마수들이 아예 세계수 곳곳에 퍼져 숨는 걸 선택한 것이다.

한 마리를 운 좋게 잡는다해도 문제였다.

나머지 수십, 수백 마리가 후다닥 숨어버렸으니.

곧죽어도흡혈: ...그냥 전부 태워버릴까

풀피엘프: 히에엑 안된다에요!!!

그렇다고 다 태워버리자니, 내부가 비었더라도 신목은 신목.

신목은 엘프들의 역사이자 정신적 지주였다.

최강 파딱 둘 사이에서 쭈글쭈글하던 풀피엘프가 화들짝 놀라 말렸다.

“흠, 마수가 숨을 줄은 몰랐는데.”

골치가 아파졌다.

이러면 곧죽흡이 나서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겠는데?

그렇다고 내가 저기까지 가서 드론을 쓸 수도 없고.

엘프한테 쥐어주면 곧바로 드론이 드와 론으로 파괴되는 미래만 그려진다.

어쩌면 좋을까 미간에 주름이 잡히려던 찰나였다.

[레벨 업! 새로운 기능 해금!]

[파딱 토템 Lv1]

때마침 거의 다 도달했던 경험치 덕에 레벨업을 할 수 있었다.

“파딱 토템...?”

이름이 조금, 아니 많이 이상했다.

하지만 여지껏 레벨업을 하고 얻은 보상 중 구린 기능은 없었다.

분명 이번에도 이 상황을 해결할만한 좋은 기능이 생기지 않았을까?

기대감을 가지고 능력을 확인해본 순간이었다...!

[파딱 토템 Lv1]

파딱을 토템처럼 부릴 수 있습니다.

시전 시간 : 1시간

“?”

설명이 굉장히 성의가 없었다.

하지만 괜찮았다.

“써보면 뭐 알겠지.”

마침 내겐 만만한 푸른 엘프 노예, 아니 풀피엘프가 있었다.

“으으...”

동공에 힘이 풀리더니 이윽고 엘프 하나가 풀썩 쓰러졌다.

다른 엘프들도 비슷했다.

“...더 다가갈 수 없겠어요.”

“안개가 어느새 여기까지...”

엘라드 숲, 엘프들의 나와바리이자 세계수가 수호하는 지역.

하지만 이젠 전부 였던 것이 되어버렸다.

엘프들은 도시, 엘라드리엔까지 다가오는 안개를 보며 두려움에 떨었다.

“다, 단장님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엘프 기사들은 뛰어난 실력자였지만, 안개는 칼로 벨 수 없다.

게다가 다가가기만 해도 마나가 급격하게 줄고, 이내 잠에 빠져버리니 뭘 할 수가 없었다.

적이 있다면 보여야 뭐라도 할 텐데, 하나같이 숨어서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다.

엘리아나는 복잡한 표정으로 갤러리를 바라봤다.

‘곧죽흡도 못하는 걸 우리가 어떻게 할 순 없어.

일단 여왕에게 돌아가 현 상황을 보고해야겠다고 결정할 즘이었다.

“흡!”

“단장님?”

엘리아나의 귀가 쫑긋 섰다.

마치 안테나처럼 위를 향한 귀를 두고 엘리아나는 알 수 없는 이질감을 느꼈다.

“이건...”

마치 몸 속에 다른 기운이 들어온 듯한 이상한 느낌이 들었으니.

[‘파딱 토템’ 약관동의]

  1.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동의(필수)

  2. 시야 공유 및 기능 활용 동의(필수)

  3. 호출 알림 수신 동의(선택)

“으응?”

그리고 엘리아나의 눈앞에 이상한 문구들이 주르륵 나타났다.

엘리아나는 느닷없이 켜지는 갤러리에 화들짝 놀라기도 잠시.

곧 주딱에게서 기다렸다는 듯 알림이 도착했다.

주딱*: 문자 감?

풀피엘프: 이게 다 뭐냐에요

풀피엘프: 약관동의라는데, 파딱 토템은 또 뭐냐에요?

주딱*: 아... 그거?

주딱*: 그냥 동의하면 됨 ㅇㅇ

엘리아나는 눈길을 다시 약관으로 돌렸다.

[약관을 제대로 읽지 않아 발생하는 손해에 대해서는 일절 책임지지 않습니다.]

아무리봐도 의심스러운 문구.

하지만 엘리아나는 가늘게 떴던 눈매를 다시 펴 의심을 접었다.

“도와주려고 하는 거니까...”

게다가 그녀는 진작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땋아 만든 팔찌를 선물하기도 했었다.

이제와서 의심하기엔 너무 멀리까지 와버렸다.

풀피엘프: 알겠다에요 여기 체크하면 되냐에요?

주딱*: 아이고 고객님 맞습니다 ^^

“흐으으음.”

아무리봐도 의심스럽긴 하지만.

엘리아나는 곧 체크 버튼을 눌렀고.

“히에엑.”

곧 온몸에 묘한 감촉과 함께 탈력감을 느끼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다, 단장님!”

“아이고 그러게 평소에 술 좀 적당히 마시라니까!”

“이, 이이익...”

다른 엘프들과 달리 술을 잘 마시지 않는 엘리아나는 반박하려고 했다.

하지만 후들거리는 다리와 탈력감으로 인해 제대로 말이 나오지 않는 상황.

-위이잉.

“어?”

그때 고요하면서도 이질적인 회전 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엘프들이 그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 엘리아나의 곁엔 무언가 둥둥 떠 있었다.

조금의 마나조차 느껴지지 않았던, 코앞까지 다가와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주딱*: 와 이게 되네

주딱*: 주끼얏호우!

허공에 거짓말처럼 편안히 떠 있는, 이상한 철제 생명체.

정찰용 드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