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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의심가는 부분은 많았다.
두 눈을 꼭 감고 시각은 공유하지 않으면서 감각은 공유한다는 것.
정말로 협력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눈을 굳이 감고 있었을까?
그럴 리가 없었다.
그럼에도 오만은 신경쓰지 않았다.
“실은 뭐가 느껴지든 상관없어.”
그녀는 오만이었다.
황폐화된 바깥에서도 몇 안되는 강자였다.
고통이나 충격이 전해진다한들, 몸과 정신에 조금의 타격도 주지 못할 것이다.
“재미 있으면 좋겠는데.”
그리고 조금은 따분하기도 했다.
바깥은 새로운 게 없었다.
색이 바래진 폐허라니.
고통마저도 조금의 자극이 되어준다면, 나쁠 것 없으리란 생각이 있었다.
“흡?”
갑자기 누군가 꽉 껴안아오기 전까지는.
오만은 그만 평정심이 깨졌다.
미소가 사라지고, 당혹스런 모습 그대로 살짝 얼어버렸다.
그래, 당황해버렸다.
“뭐, 뭐야?”
오만은 그 사실에 굉장한 치욕감을 느끼는 한편, 공유를 끊으려 했다.
“윽.”
하지만 공유를 끊을 수는 없었다.
아까보다 더 강하게 껴안는 느낌이 들었으니까.
오만은 그 감촉이 누구의 것인지를 알았다.
“주딱!”
그 여자가 이 정도 접촉을 허락할 상대는 주딱 밖에 없을 테니까.
그래서 그만 공유 해제를 실패했다.
-꼬오옥
그저 숨이 막힐 정도로 조여오는 감각을 그대로 받아드리는 수밖에 없었으니.
“...”
품에서 풀려난 건 그로부터 3분이 지난 이후였다.
“괜찮나?”
구석에 앉아 있던 탐욕이 물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오만은 그저 우두커니 서서 바닥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이어지는 무거운 침묵에, 탐욕이 눈치를 살필 그때였다.
-우드득!
돌연 오만이 허공을 뜯어 균열을 만들었다.
그걸로 그치지 않았다.
오만은 냅다 근처 가전제품 코너로 가, 잡히는대로 힘을 불어넣기 시작했으니.
“끼이익!”
“까드드득.”
쇠 긁는 소리와 함께 냉장고, 티비, 휴대폰 등.
다양한 전자기기들이 괴상한 소리를 내며 기이하고 거대한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지금 뭘 하려는 거지?”
탐욕은 당황스러웠다.
세상을 향한 침공, 물론 그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깥의 목표이자, 동시에 칠죄종의 오랜 목표이기도 했다.
하지만 균열은 열고 싶다고 열고, 나가고 싶다고 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직 때가 아니다. 그건 오만, 네가 더 잘 알 텐데?”
바깥은 예전같지 않다.
마지막 세상을 집어삼키는 과정에서, 막대한 부상을 입은 상태였으니.
막대한 힘을 억지로 내보내려 한다면, 그만큼 막대한 패널티를 입는다.
칠죄종 중 색욕, 지금은 페니라 불리는 배신자가 그 증거였다.
그래서 말리려고 했는데.
“다시 말해볼래?”
천천히 고개를 드는 오만의 상태가 이상했다.
귓불까지 새빨개진 얼굴.
잔뜩 화난 표정에 부들부들 꾹 다물고 있는 입술까지.
오만은 잔뜩 화가 나 있었다.
아니면 부끄럽거나.
“...아무것도.”
탐욕은 모른 척 고개를 돌렸다.
자신의 힘을 사용해 억지로 침략을 가는 것.
평소의 오만이었으면 하지 않았겠지만, 지금의 그녀는 평정심을 잃은 상태였다.
오만은 명령을 기다리는 수많은 마수들을 향해 재촉했다.
“어서 가. 빨리 들어가.”
마수들을 전부 균열 속으로 보내다 못해, 직접 등을 떠밀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러지 않고서는 지금 느껴지는 이 수치심을 해결할 방법이 없으니까.
“주딱을 나한테 잡아오렴.”
“끼이익?”
“절대 죽이면 안 돼. 알겠지?”
감히 누구도 손을 대지 못한 몸이었다. 한데.
“나를 껴안아?”
그걸로 모자라, 발이 바닥에서 떨어질만큼 꽉 껴안아?
“절대 용서할 수 없어.”
오만은 드물게 숨까지 고르며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
“주딱, 어떻게든 넌 나와 만나게 될 거야.”
이런 수치심은 오랜만이었다.
오만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부들부들 떨었으니.
“그리고 반드시 책임을 묻겠어.”
아래에서 올려다 본 오만의 얼굴은, 수치심에 터질 듯 붉어져 있었다.
주딱의 허리가 활처럼 휘었다.
“크아악.”
“미, 미안.”
정확히 활처럼 휠 뻔했다.
껴안아도 된다고 한 건 나이긴 한데, 이렇게까지 세게 껴안을 줄은 몰랐다.
곧죽흡은 어색한 사과 이후 폐성 마리아카로 도망쳐버렸다.
껴안기보단 껴안음을 당한 나는 한동한 허리 부상에 제대로 누워 있지 못했으니.
“이 일을 기억하겠다.”
허리 부상은 갤질과 연관된다.
편안히 침대에 눕지 못하고 옆으로 비스듬이 누워 생활하게 만들다니.
덕분에 숨막히게 껴안음을 당했다 겨우 풀려나 뒤늦은 갤질을 시작했다.
[제목: 근데 가챠 시스템 확률 이상함]
(생수500ml, 막대사탕 더미 짤)
(고추참치 13캔 짤)
이게 총 두 달간 내가 가챠로 뽑은 결과임
진짜 좀 심하지 않냐?
확률도 정도란 게 있지 이건 에바지; ㄹㅇ
주딱은 지가 공급자니까 뭐 마음대로 해도 된다 이거임?
.
.
(허니버터칩 1박스 짤)
응 ㅋㅋㅋㅋㅋ 마음대로 해도 돼 ㅋㅋㅋㅋ
개같이 당첨했어 ㅋㅋㅋㅋㅋ
여태껏 손해 매꾸고도 남음 ㅋㅋㅋㅋ
절반은 나 먹고 절반은 개비싸게 팔아야지
주딱 그는 신인가!
인끼얏호우!!!
[추천1211] [비추천5091]
-
씨발놈이
-
(어디 사냐? 엘프 콘)
-
너는 글 특정 안되게 매일 매 순간 확인해라. 내가 매일 확인해서 찾아간다 ㄹㅇ로
ㄴ 이새낀 진심이네
ㄴ 작성자) (좌우반전 춤추는 개구리 콘) ㅋㅋㅋㅋㅋ
- 근데 확률 개억까긴함 진짜 존나 불쌍하네
ㄴ 막줄 읽어보셈
ㄴ 와 씨발
“아직도 가챠를 한다고.”
물론 념글은 평소와 같았다.
가챠에 모든 것을 투자하고 끝내 이득을 본 미친 쇼부충의 념글과.
[제목: 문과유령의비밀 있어?]
작성자: 참치캔여왕님
(왕좌에 앉아 나른하게 v하는 자짤)
죽다 살아나니까 깨달았어
나랑 한 판 더해
너, 내가 이기기 전까지는 절대 눈 못 감아
다시 한 판 해! \ □ /
[추천934] [비추천1]
- ㅋㅋㅋㅋㅋ
ㄴ 참치캔여왕님) 웃지 마 진지해
- 이건 문과가 잘못했다 ㅇㅇ;
ㄴ ㄹㅇ 어떻게 참치여왕님을 화나게 하냐?
ㄴ 문과유령의비밀) ㄹㅇ ㅋㅋ
ㄴ 참치캔여왕님) 야!
ㄴ 참치캔여왕님) 그만 놀리고 다시 해!
ㄴ 참치캔여왕님) 야!!!
그리고 갤러리 오목의 쓰라린 패배 이후.
문과유령을 찾아다니는 참치여왕의 글까지.
물론 문과유령은 나였다.
빙의 전 사용했던 고닉이었다.
죽다 살아난 이후로 문과유령에 대한 집착이 한층 더 강화되었다.
“나도 이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지만...”
어쩔 수 없었다.
문과유령이 나라는 걸 특정되지 않기 위해, 일부러 악역을 자처할 뿐.
절대 너 개못하잖아를 시전하는 게 아니었다.
- 문과유령의비밀) 너 개못하잖아 ㅋㅋ
ㄴ 참치캔여왕님) 너, 너... 너
ㄴ 참치캔여왕님) 진짜 내가 찾을거야. 넌 진짜!
“큰 문제는 없네.”
갤러리는 평화로웠다.
하지만 입밖으로 꺼내진 않고, 눈으로 보며 만족할 그때였다.
“다행이네요.”
쏙.
이불이 꿈틀거리더니 건조기가 솟아났다.
더는 따로 식량 수급을 할 필요가 없어진 건조기는 갤질을 잘 하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심심할 때면 이렇게 찾아와 말을 걸곤 했다.
나쁘진 않았다.
갤질에 방해되는 것도 아니고, 말동무가 되어주면 심심하지도 않으니까.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날 것처럼 평화로워요!”
그 단어를 말하기 전까지는.
“아.”
[제목: 엘프 기사단 비상 소집령]
작성자: 풀피엘프
(엘라드 숲 외곽 나무를 자르는 마수 짤)
(시시각각 얼굴을 변화시키며, 근처 동물들을 학살하는 짤)
엘라드 외곽에 미상의 마수 출현이다에요
휴일에 미안하지만...
아니 안 미안하다에요
다 왕성 앞으로 집합하라에요
[추천801] [비추천122]
-
히에엑...
-
헤에엑
-
(머리를 감싸쥐는 도자기 엘프 콘)
-
풀피명예인간 불쌍하면 개추 ㅋㅋ
-
귀쟁이들 개꼬시면 개추 ㅋㅋㅋ
ㄴ (개추ㅋㅋ 엘프 콘)
ㄴ ?
ㄴ 난 기사단원 아니라 상관없어요 ㅎㅋㅎㅋ
ㄴ 와 이건 진짜...
ㄴ 엘프력 100점
평화롭다고 말하면 문제가 터진다.
건조기가 제대로 플래그를 세워버렸으니.
“헙...”
건조기가 뒤늦게 입을 다물었지만, 이미 상황은 벌어진 이후였다.
마수가 엘라드를 습격했다.
물론 마수의 습격이야 너무 일상인 일이었지만.
뭔가 생김새가 달랐다.
“지, 징그럽게 생겼어요.”
옆에서 갤러리를 같이 응시하던 건조기가 당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그럴만도 했다.
여태껏 봤던 마수들과는 괴리감이 멀었다.
“저런 것도 마수라고 해야 할까요?”
건조기의 말대로, 마수는 결국 생물이었다.
아무리 징그럽게 생겼다한들, 생물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저건...
“컴퓨터?”
길쭉길쭉한 팔다리 위로, 얼굴이 있어야 할 부분에 기계가 달려 있었다.
컴퓨터, 티비 기타등등 그 종류도 다양했으니.
마치 폐가전이 징그럽게 살아 숨쉬는 듯한 몰골이었다.
“주, 주딱님은 저걸 아세요?”
건조기가 놀란 듯 나를 바라봤다.
입도 귀도 코도 없다.
현대 가전을 모른다고 생각하면, 저만큼 기괴하게 생긴 것도 없지만...
“우리 집에 항상 있던 거라.”
“헉.”
적어도 내 시선엔 나름 봐줄만 했다.
“그런데 왜 저게 갑자기 나온 거지?”
의문점은 있었다.
현대기기 모양새의 마수라는 건은 제쳐두고서라도.
저 마수들은 웨이브가 터져서 나온 게 아니었다.
어느 순간, 돌연, 갑자기.
정말 말 그대로 갑자기 생겨났다.
“마치 억지로 밀어넣은 것 마냥.”
우선 글을 유심히 살펴봤다.
작은 개체가 2m.
흔히 보이는 개체가 3에서 4m정도 되어 보였다.
게임에 나온다면 아이디어 좋다고 극찬받을 만한 개성 넘치는 몰골들이었다.
나는 평소처럼 폭탄을 꺼내려다가 잠시 고민에 잠겼다.
“폭탄 말고 저거 쉽게 잡을 거 없나?”
엘라드는 거대한 숲이었다.
한마디로 거대한 장작이 될 수도 있었다.
정 방법이 없으면 침공전 때처럼 지뢰나 기관총, 폭탄을 쓸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피해는 최소화하면서 효과는 극대화할만한 걸 찾는 게 좋아 보였다.
“예를 들면 emp가 딱 좋은데.”
하지만 생각만 했지, 가능성은 없어 보였다.
저 정도 크기를 효과적으로 제압하면서, 폭발의 피해는 적은 emp 폭탄이라니.
의외로 현대 전쟁에 emp가 사용되지 않았던 걸 고려하면, 상점에도 없을 가능성이 높았다.
[상점/무기]
[휴대용 NNEMP] - 5,000p부터 시작
핵폭발 없이 강력한 전자기 펄스를 발생시켜보세요!
“왜 있지?”
그런데 있었다.
그것도 내가 알던 것보다 훨씬 편리하고 개발된 상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