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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결승, 그리고 결승만 남은 상황.
대부분의 사람은, 이미 어느 정도 최후의 승자에 대한 가닥을 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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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우승자는 주서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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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싸움이 맞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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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 내에 들면 캐스팅 요청이 들어간다고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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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그때 본인이 참여 의사가 있으면 참여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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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어떤 배역인지는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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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GH 그룹 측에선 이 부분에 감독과 논의 중이라 했지만, 딱히 이렇다 할 확답은 없었다.
그러니, 막상 출연하더라도 그리 비중이 높지 않은 배역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순위가 높거나, 큰 임펙트를 준다면 그만큼 영향이 가지 않을 수 없을 터.
배역 하나하나가 소중한 신인 액션 배우에게, 이 가능성만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특히.
'꼭 주연을 따낼 거야.'
일본에서 넘어온 배우, 나루미 소라는 진지하게 생각했다.
다들 2위 싸움.
그렇게 이야기하는 말들이 많았다.
소라도 그 말에 어느 정도 공감이 갔다.
A조의 오디션 진행을 보고 얼마나 놀랐던가.
특히 주서연.
그녀가 보여준 모습은 소라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연기.
그 나이대에 볼 수 없는 뛰어난 연기 실력도 실력이었지만, 그녀를 자극한 건 액션이었다.
'페인트탄을 보고 막고 있다고?'
피하거나, 막거나.
양쪽 다 능수능란하게 할 수 있다는 게 말도 안 됐다.
심지어 소리만 듣고 피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
솔직히 연출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막상 자신이 했던 것을 떠올려보면, 마땅히 조작이 들어간 것 같지도 않으니 분명 본인이 한 것일 터.
'하지만.'
그래도 소라는 지고 싶지 않았다.
이번에는 그녀도 비장의 무기까지 전부 선보일 예정.
경기 시작 전 인터뷰에 진행된 인터뷰에서도 소라는 그런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제가 이겨요."
당연히 그런 소라의 발언에 커뮤니티는 제법 관심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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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시작하자마자 승리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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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 거예요도 아닌 이겨요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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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루미 소라가 누군데? 나 A조만 봐서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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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조 다크호스인데 확실히 몸놀림이 남다르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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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은 일본에서 혼자 배웠다던데 행사 같은 거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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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영화 팬이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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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언제적 홍콩 영화여
나루미 소라는 비교적 귀여운 얼굴인 탓에, 그런 단호한 발언을 그저 귀엽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았다.
아무튼 외견만 보면 소라를 제외하면 죄다 한 인상하는 것이다.
- 일진들 틈에 낀 햄스터 아님?
오죽했으면 그런 말이 나올 정도.
하지만 소라는 괜찮았다.
준결승과 결승.
이건 사실상, 일 대 일 승부였으니까.
폐건물에서 펼쳐지는 일련의 시퀀스.
그 모든 게 평가 기준이며, 결과는 오로지 투표로 이루어진다.
점수가 아닌 투표.
소라는 가져온 소지품을 점검하며, 계속 자신을 바라보는 서연의 시선에 움찔했다.
'왜 저렇게 노려보는 거야.'
혹시, 저쪽도 자신을 의식하고 있는 걸까?
하긴 그럴 수 있다.
나머지 둘은 이미 서연과 겨뤄보았고, 실력도 어느 정도 알 테니까.
아무래도 직접 상대하는 게 처음인 자신을 경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서연은.
'나중에 꼭 버튜버 보는지 물어봐야지.'
촬영이 끝나면 꼭 물어봐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는 중이었다.
이후 시작된 준결승의 조는 이러했다.
조서희 vs 주서연.
민도하 vs 나루미 소라
그렇게 되었으니, 나름 밸런스있게 잡혔다고 할 수 있다.
어쨌든 전적만 보면 조서희가 주서연을 이기고 있었고.
민도하와 소라는 양쪽 다 신체를 쓰는 초능력 컨셉.
한쪽은 사격, 다른 쪽은 신체 강화.
심플한 초능력들인 탓에, 순수하게 본인의 실력만으로 겨루게 된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그 결과는 상당히 시시했다.
당연히 일대일 매치업이 된 상황에서 조서희가 뭘 하든 서연을 이길 수 있을 리 없었고.
반대쪽인 민도하도 활약하긴 했으나, 나루미 소라에게 간단히 제압당했다.
꼭 승패를 정할 필요가 없는 이 액션 연기에서 확실히 승패가 정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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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건물에 있는 소품을 전부 활용했는데도 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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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조서희가 어캐 주서연을 이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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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근데 조서희는 왤캐 튼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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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보다 맷집이 좋긴 하더라...
그래도 조서희의 분전은 꽤 화제가 되었다.
아무튼 소지품도 한계까지 챙겨왔고, 시작 전 준비 시간도 주어지는 터라 폐건물에 준비된 온갖 물건들을 함정처럼 깔아둔 것이다.
룰은 기본적으로 같았다.
페인트탄과 같은, 기본적으로 큰 부상으로 취급할 만한 흔적을 넘기면 '사망 판정'.
그렇게 된 상대는 더 연기를 펼칠 수 없으니, 자연스럽게 승리로 이어지는 것.
조서희는 이걸 적극 활용했던 것이다.
그러나.
「…….」
준비 시간이 끝나는 동안 몸을 풀던 서연은, 바로 조서희를 쫓기 위해 위층으로 움직였고.
발걸음을 내디디기 무섭게 무언가 끈 같은 게 발에 걸리는 게 느껴졌다.
넘어질 정도는 아니고, 손쉽게 툭 끊어지는 무언가.
동시에 양쪽에서 날아오는 연달아 쏘아지는 탄환을 그대로 숙여서 피했다.
-
?
-
어캐 피하는데
그게 시작이었다.
조서희는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사방에서 쏘아지는 총은 죄다 피하거나, 주변에 떨어진 스펀지공을 던져 부수고.
쏟아지는 물.
빗발치는 탄환.
물풍선으로 만든 폭탄.
그런 것들을 모조리 피하고, 재생 능력으로 허용되는 선을 전부 지키며 돌파하여 조서희를 찌그러트린 것이었다.
-
저희가 찾던 배댓슈가 여기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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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ㅋㅋㅋ 이게 정상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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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조서희가 주서연을 이기려면 어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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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같아야지
-
??조서희랑 주서연이랑 엄마가 같음?
예정된 결과였다.
조서희가 서연을 이길 거라 생각한 사람은 없었으니까.
"그래도 양쪽 다 볼 건 많았네요."
"연기를 볼 수는 없었지만, 이미 그건 올라오며 많이 보았기에, 액션에 초점을 둔 것 같습니다."
준결승의 분전을 본 차민규 배우가 그리 이야기했고.
MC 역을 맡은 윤경덕 아나운서가 긍정하며 받았다.
그리고 조서희와 주서연이 액션이 중점을 둔 준결승이었다고 한다면.
역으로 민도하와 나루미 소라는 연기가 비중이 컸다.
액션 쪽은 예상보다 싱거웠다.
너무 손쉽게 민도하가 패배한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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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멀리서 사격할 때는 꽤 민도하도 잘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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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전 가니까 그냥 털리긴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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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그 슈퍼카 비명 안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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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주서연을 상대할 때만 나오던데?
민도하는 확실히 사격에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아무튼 준결승까지 올라왔다면, 아무리 운이 컸어도 실력이 없을 수가 없는 법.
조서희만큼은 아니어도 소품도 활용했고, 사격도 열심히 했으나.
민첩하게 접근한 나루미 소라에게 패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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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미 소라도 페인트탄 보고 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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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ㄴ 대충 대응법을 생각했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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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구가 향하면 움직이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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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도 충분히 대단한 거 아님???
나루미 소라가 보여준 액션 포텐셜을 확실히 볼 수 있었던 준결승전이었다.
다크호스로 결승까지 진출한 소라에 대중에 관심이 쏠렸고.
자연스럽게 서연과 소라의 결승에 대한 말들이 이곳저곳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둘은 사실상 이번에 처음 겨루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 시청률 8퍼 돌파!!]
[결승에 10퍼센트 가나? 액션 배우들의 유쾌한 반란.]
기사도 여럿 올라오기 시작한 것도 그쯤.
이전까지는 커뮤니티나 짤로만 돌던 것에 비해 이번에는 대중들도 큰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근데, 걔 확실히 뭔가 있어."
준결승에서 서연에게 이리저리 액션으로 얻어맞고 떨어진 조서희가 그리 말했다.
비록 떨어지긴 했지만, 조서희는 아무래도 좋았다.
애초에 액션으로 이길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할 수 없었다.
조서희 본인은 그다지 몸 쓰는 걸 잘하는 타입이 아니었으니까.
솔직히 서연이 아니었다면 예선에서 진작 떨어졌을 거다.
오히려 이전에 서연과 연기를 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두었다.
"결승은 폐건물보다 좁은 곳에서 단판 승부를 가리잖아? 그럼 개인의 액션이 더 중요할 거야."
그건 서연도 공감하는 바였다.
나루미 소라와 민도하가 겨루는 건 이미 보았지만, 그것 만으론 알 수 없는 부분도 많았다.
뭣보다 나루미 소라도 꽤 비범하게 움직이는 걸 보니, 평범한 여배우는 아닌 모양.
"무명이었다는 게 놀랍네. 그보다 일본에서 왜 안 하고 한국에 왔는지 몰라."
조서희는 그렇게 중얼거리다가, 서연을 잠시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제 도 본격적으로 작업이 들어갈 거야. 대본은 아직 쓰는 중이거든."
"완성된 게 아니었어요? 지연이는 보고 있던데."
"수정하고 싶은 게 생겼다고 하셨어. 아마 오디션이 끝날 때쯤 너에게 대본이 갈 텐데…… 출연은 그걸 보고 결정하면 돼."
서연은 의 출연에 꽤 긍정적인 생각이었지만 스케줄이 조금 걱정이긴 했다.
'내년 초가 진짜 바쁘겠는걸.'
동시에 세 작품이 진행될 확률이 높았다.
그리고 결승에서 승리해 주연이 된다면, 까지.
그게 끝나면 곧바로 조방우 감독의 영화의 오디션도 있을 테고.
'당장은 이 중요하지만.'
이래저래 드라마도 빼놓을 수 없으니 더 늘어날지도 모르는 일.
서연이 가진 강인한 육신이 아니었다면, 꽤 버거웠을 스케줄이었다.
"그리고……, 다음 달 초에 예능 나온다며?"
"아, 네."
"챙겨볼게."
흥, 하고 웃으며 조서희는 말했다.
아무튼 이번에 잠깐이었지만, 서연과 를 촬영하며 느꼈다.
그 연기력은 분명 진짜라고.
다음에는 액션이 아닌, 다른 연기로 함께 찍고 싶었다.
그러니 가 중요했다.
'대본 작가를 쪼아야지.'
제대로 된 대본이 나오지 않으면, 서연이 거절할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조서희는 서연의 눈치를 살피며, 입술을 달싹였다.
묻고 싶은 게 있는데, 차마 계속 배신한 원죄가 있어 묻지 못하는 말.
'왜 계속 나한테만 존대 하는 거야?'
우리 동갑인데.
조서희는 섭섭했다.
서연의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그야, 그럴 수밖에 없었다.
당장 할 일이 너무 많았으니까.
의 촬영.
차나희가 말한 팬 미팅의 준비.
그것 만으로 한 주가 끝났다.
그나마 는 이번 주로 끝.
'물론 오디션이니 이제 시작이라는 느낌이지만.'
물론 결승에서 자신이 무조건 이긴다는 말은 아니었다.
서연은 결승 상대인 나루미 소라를 떠올렸다.
준결승에서야 두각을 나타냈지만, 분명 그 연기력이나 액션은 진짜.
일본 배우라곤 하지만, 그 연기 방식은 한국 영화의 연기 방식을 닮았다.
'근데 홍콩 영화 팬이라는데, 왜 한국에.'
그 점이 조금 의아했지만, 서연은 아무래도 좋았다.
그냥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른 물어보고 싶은 게 많았으니까.
그리하여, 의 결승.
"드디어, 날이 밝았습니다. 바로 오늘! 의 우승자를 가리는 자리."
결승전 MC는 준결승과 마찬가지로 최근 인기라는 윤경덕 아나운서가 맡았다.
한층 많아진 관객들.
결승표는 불과 10분 만에 마감되었을 정도.
그 자리에는 GH 그룹의 문화사업부 이사 강태진.
그리고 의 감독으로 예정된 한예건.
그 둘은 결승전 무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승자는 누가 될 것 같습니까."
"뭐."
한예건은 여태까지 자신이 본 것에 대해 지극히 객관적으로 따져 판단했다.
"주서연 배우겠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결승이 의미가 있나 싶긴 합니다만."
한예건은 그리 중얼거리며 무대를 보았다.
무대에 설치된 스크린에서는 여태까지 둘의 활약상이 순차적으로 흘러나오고 있었다.
GH 그룹에서 투자하는 영화의 주연 자리.
꽤 때깔 좋은 먹잇감이긴 했으나.
'성공이 확정된 자리인 것도 아니지.'
정확히는 성공할 확률이 높은 자리다.
많은 투자.
힘을 쓴 광고와, 영화 촬영 시 들어가는 비용.
그 모든 걸 GH 그룹에서 부담하는 만큼, 다른 어떤 영화보다 성공 확률이 높은 건 맞았다.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게 으레 그렇다.
우승하면 끝난 것 같지만, 거기부터 시작이다.
그래서 솔직히 한예건은 이 오디션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심드렁했던 것도 그런 이유.
"……하지만. 여기서 뭔가를 보여준다면 다를 수도 있죠."
"누구에게 기대를 걸고 계신 겁니까?"
"양쪽 다. 그렇지 않으면, 맛이 살 리가 없으니까요. 솔직히 한소유가 올라오길 바랐습니다."
"하지만 16강에서 나루미 소라에게 졌죠."
"그래서, 그만큼 해주길 바랍니다."
안 그럼, 정말로 싱거운 결승전이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