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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MB 드라마국의 분위기는 가히 폭풍전야라고 부를 수 있었다.
당연한 일이다.
드라마국이 1국과 2국으로 나뉘게 되었으니, 그 아래 직원들이나 PD들로선 크게 동요하는 게 당연지사.
그중 가장 중요한 건.
"혹시, 백 PD님이 따로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저희 쪽으로 오라고."
"아, 듣긴 했죠, 아무래도 이제 본격적으로 2국을 꾸릴 멤버를 구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아마 대체로 윗선에서 분류가 될 것 같은데……."
"백 PD님이 따로 데려가고 싶은 사람들에겐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PD들은 그런 대화를 한 뒤, 잠시 침묵했다.
자연스럽게 윗선에서 나누겠지만, PD 같은 경우엔 어느 정도 의사가 반영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더욱 고민이 되는 것이다.
'1국에 남을까.'
'아니면 2국으로 갈까.'
능력만 보자면 하태오 국장 쪽에 추가 기운다.
아무래도 전임 국장의 무능을 빠르게 해결했고, 최근 로 드라마국까지 활기가 띤 상황이었으니까.
'하지만…….'
백태수 PD는 KMB의 사장과 끈이 닿아있었다.
추후, 어느 쪽에 힘을 더 실어줄지는 미지수.
병신이 아닌 이상, 더 뛰어난 쪽을 밀어주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이 경우엔 실적보단 실패했을 때의 리스크.
만약 둘이 똑같이 크게 실패했다면, 백태수 PD는 더 기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게 끈이라는 거니까.
그러니, 하태오 국장은 그런 부분에선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대신, 그를 따르는 PD가 많았고 개인의 능력이 보다 뛰어나다는 평.
거기에 부사장 쪽에서 신경을 쓰고 있으니…….
'골 아프네.'
끈.
혹은 라인.
누구 라인을 타느냐.
설마 이걸 방송국 내에서 하게 될 줄이야.
하기야 어떤 직장이든 결국 크든 작든 라인을 탈 수밖에 없다.
다만, 이 드라마 1국과 2국은, 무조건 싸움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
잘못 타는 순간, 정처 없이 떠도는 부표 신세가 될 확률도 있다.
'양측 다, 최근 진행 중인 드라마가 있었지?'
'그 드라마 성적으로 어느 정도 각이 보이겠어.'
드라마국이 나뉘기 전, 마지막 드라마.
그 드라마의 성적이 사실상 PD들의 움직임을 결정지을 확률이 높다.
"아, 하늘 정원 어떻게 생각하세요?"
"좋죠. 우선 이번에 발굴한 민세희 작가님이 센스가 좋잖아요. 공중파에서 보기 힘든 스타일이니까."
"흐음, 그건 그렇죠. 독이 될지, 득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뭐……."
그건 차마 부정할 수 없는 일.
민세희 작가의 극본은 센스가 있고, 스토리가 탄탄하다.
다만, 로맨스가 상당히 약하다.
공중파 드라마에게 이 부분은 상당히 취약한 면.
민세희 작가도 그 사실을 알고 있기에, 그 부분을 최대한 보강하고 있으나.
'단기적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야.'
PD들은 생각했다.
백태수 PD는 다양한 작가들을 지원해 주었기에, 뛰어난 작가가 주변에 많았다.
그러니 그쪽은 안정적일 터.
"그리고, 백 PD님이 이번에 찍는 드라마에 그런 말이 있더라고요."
"그런 말이요?"
"송가민이 출연한다는 말."
"아, 송가민. 그렇죠. 들었어요."
최근 뜨는 여배우가 누구냐, 하면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인물 중 하나다.
송가민.
나이는 이제 스물다섯.
아역부터 활동했으나, 실질적으로 뜬 건 1년도 되지 않았다.
온갖 궂은일을 하며, 크게 성공한 그녀의 스토리는 대중에 화제가 되었을 정도.
"최근 뜨는 여배우들이 맞붙게 하려는 거겠죠."
"상대가 주서연이니, 그에 반대되는 여배우를 붙인 걸 수도 있고요."
스물다섯도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열일곱에 온갖 화제를 몰고 다니는 어린 여배우와 비교하긴 어렵다.
'구도를 짠 거야.'
'천재 배우와 노력형 배우로.'
천재 배우에게 열광하는 대중도 있지만, 인간은 결국 약자를 응원하게 된다.
상대적으로 힘들고 늦게 뜬 송가민에게 포커싱이 쏠리도록.
드라마의 성공은 배우의 연기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마치, 그걸 생각한 것 같은 인선.
앞으로 그에 대한 언플도 지속적으로 하겠지.
돌려 말하면, 그 정도로 손을 써야 할 만큼, 주서연이 가진 이미지가 강렬하다는 뜻이기도 했다.
빛나는 스타성.
괴물 같은 잠재력.
10년 전부터 KMB를 들었다 놨다 하는 그 여배우는.
현재.
"엄마, 그, 저 관찰 예능 나가고 싶은데요."
"……어?"
크게 당황한 엄마, 수아를 열심히 설득 중이었다.
'관찰 예능.'
흔히 말해, 스타의 일상을 다루는 예능이다.
이번에 오퍼가 온 예능은 라는 나름 일상 쪽 예능.
관찰 예능 중에는 '연애'와 같이 주제를 다루는 예능도 있는 만큼, 서연은 내심 긴장했다.
하지만 의 경우엔, 최근 새롭게 기획 중인 예능으로 주로 부모와 함께 사는 스타들의 일상을 다루는 예능이다.
아무래도 부모와 함께 사는 스타들이니, 젊은 배우들이 자주 출연하는 편.
상당히 도전적인 플롯이었으나, 첫 출연으로 나온 아역 배우의 일상이 대박이 나버렸다.
흔히 보기 힘든 아역 배우, 혹은 젊은 연예인들의 일상을 다룬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인기 있는 편.
특히, 어린 스타들의 이미지 메이킹으로 자주 쓰인다.
'애가 TV에선 번듯해도, 그냥 애예요.'라는 느낌?
"MDC의 예능이었지."
서연과는 은근히 인연이 많은 방송국이다.
아역 시절, 과 직접적으로 맞붙었던 이 MDC의 드라마였다.
거기다 이번 때도 비교되었던 것 같은데…… 솔직히 그건 잘 기억나지 않았다.
아무튼 배우가 한 방송국에 귀속되는 것도 아니고.
예능 정도는 어느 곳을 나가도 크게 문제가 될 건 없다.
드라마와 같은 것도 예전에야 눈치가 좀 보였지, 요즘엔 그렇지도 않다.
한 배우가 동시에 방송 3사의 드라마.
그것도 동 시기에 출연한 경우가 있을 정도.
그러니, 예능 정도야 뭐.
'우선 정확히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감이 잘 잡히지 않지만.'
다른 연예인들을 적당히 참조하면 되지 않을까.
뭣보다 서연은 이게 정말 정말 큰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야말로.'
에고서칭의 화신인 자신의 이미지를 무척 신경 썼다.
최근 온갖 야생 동물과 합성되며 싸우는 여배우의 이미지.
심지어.
-
주서연 이거 돗돔 주먹으로 때려죽인 거 아님?
-
확실히 그 뒤로 돗돔이 조용하긴 하더라 ㅇㅇ;
-
200kg 쯤 되는 돗돔을 한방에 죽인다고? 은가누도 그건 못함;;
-
근데 죽었는걸
-
그건 그렇긴 해
이전 돗돔 영상도 최근 발굴되어, 슬로우 모션으로 주서연이 돗돔을 때리는 게 잡혔다.
아주 흐릿한 영상이라 반쯤은 우스갯소리인 것 같았으나.
'위, 위험.'
실시간으로 이미지가 박살 나는 과정을 보고 있자면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리는 것이다.
솔직히 서연은 조서희나 이지연이 부러웠다.
조서희의 경우엔.
-
딱 악역영애 느낌
-
마교 교주 딸 같은 이미지이긴 해
-
딱 악녀 느낌ㅇㅇ 근데 예쁘시잖아
비교적 사나운 인상 때문에 그런 말은 듣긴 해도, 돌려 말하면 고귀한 신분의 악녀 같은 느낌이 강했다.
고급스런 브랜드 이미지라고 해야 되나.
그리고 이지연의 경우엔 조서희만큼 팬덤의 화력이 크진 않지만.
비슷한 이미지를 구축 중.
다만.
-
이지연 아직도 학폭 논란 없냐.
-
???아직도?????
-
헤으응 지연 누나... 밟아줘...
-
이지연 일진 아니야?
-
음해하지 마라 우리 지연이가 얼마나 순한데
그런 이야기가 조금 오가긴 했다.
아무래도 악역 영애인 조서희보단, 이지연 쪽이 좀 더 서민적으로 가까운 느낌인 모양.
지금 보니 이쪽도 좀 관리는 해야 할 것 같은데…….
아무튼 그래도 양쪽 다 여성적인 이미지가 강하달지.
귀엽거나 예쁘다는 말이 대다수.
하지만 서연의 경우엔.
-
주서연 샌드백 터트리기 가능?
-
무장한 특수부대 vs 주서연. 총 안 쓰면 주서연이 이기냐?
-
총 쏴도 주서연이 이김 총알을 피하잖아
-
그건 페인트탄이 잖음
-
근데 진짜 총알도 피할 수 있지 않을까?
-
흠.... 그래도 총 든 특수부대는 어렵지
서연은 그 글을 보며 진지하게 고민했다.
이게 여배우 팬 카페가 맞나?
물론 예쁘고, 귀엽다는 글이 훨씬 더 많다.
그야 뭐, 외모가 예쁘긴 하니까.
실제로 처음 팬이 된 이들은 예쁘다는 글을 주로 쓰는 편이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주서연 팬카페에 마련된 게시판에 들어가게 될 뿐이지.
'투기장 게시판이 본래 여배우로 vs론을 토론하는 곳인가?'
서연은 진지하게 고민했다.
가끔 봤지만, 보통 유저들끼리 쓰는 토론장 느낌 아닌가?
그런데 여긴 진지하게 서연이 어디까지 이길 수 있는지 토론하는 게 더 많았다.
솔직히 서연도 궁금한 게 있긴 했다.
총알에 맞으면 상처는 나겠지?
애초에 무적의 TS 피부는 흉터나 상처를 용납하지 않는 것 같은데…….
아무리 운동을 해도, 손이 굳은 살 하나 생기지 않는 게 그 증거.
언제나 매끈매끈 보들보들.
그게 서연의 피부였으니까.
의외로 TS녀 중에선 기본 사양.
'그냥 좀 튼튼한 걸 수도 있고.'
총을 맞은 적이 없으니 확인할 수도 없는 노릇.
그렇다고 맞고 싶은 마음도 없다.
"흐음."
서연은 잠시 고민하다 해당 게시글에 댓글을 달았다.
- 뭘 특수부대를 이겨. 그냥 평범하게 예쁘고 귀여운 여배우인데.. 적당히 하셈.
이 정도면 되겠지.
서연으로선 나름 최선을 다한 댓글이다.
아무튼 서연은 강하다는 말도 좋아하는 것이다.
'이미지를 위해.'
'솔직히 주서연이 이기지'라고 달려다가 부들부들 떨며 바꾼 댓글.
댓글을 달고 잠시 후 새로 고침을 누르자.
[계정이 3일 정지 되었습니다.]
- 사유 : 음해 작작 ㄴㄴ
"?"
아니 이게 왜 음해야.
예쁘고 귀엽다고 한 게 음해야? 아니면 특수부대한테 진다고 한 게 음해냐?
서연은 잠시 그 글을 노려보다가, 인터넷 창을 껐다.
'역시, 관찰 예능 뿐이야.'
서연은 결심했다.
이번에 제대로 이미지 개선을 해보겠다는 마음가짐.
그래도 아직 팬 카페는 서연이 예쁘고 연기 잘한다는 말이 많았다.
하지만 이 투기장이 심상치 않았다.
슬슬 이미지를 개선하지 않으면 에클라 에투알에서 연락이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관찰 예능을 위해선 넘어야 할 큰 산이 하나 있었으니.
"서, 서연아. 관찰 예능? 그거 엄마도 나가니?"
"엄마는 게스트 초대석에 앉으셔야 해요."
"게스트 초대석에?!"
수아가 펄쩍 뛰었다.
펄쩍 뛰며 가슴도 크게 뛰었다.
나이를 먹어도 변하지 않는 그 가슴에 서연은 조금 고민했다.
'나도 최근 가슴이 좀 끼는데…….'
저기까지는 커지지 않겠지?
확실히 저건 총알까지는 막을 수 있을 것 같기는 했다.
"엄마 TV 나와?"
여동생인 수연이가 커다란 눈망울을 깜박이며 말했다.
"아, 아니. 아직 확실한 건 아니고……, 엄마가 나가면 수연이도 나와요."
"나도 나와? 나 나가고 싶어!"
양팔을 번쩍 들며 말하는 곧 8살, 예비 초등학생 주수연.
그런 귀여운 딸의 모습에 수아의 표정이 흐물흐물해졌지만, 이내 눈이 나름대로 매섭게 올라갔다.
"어, 엄마는 그런데 못 나가! 그, 게스트 초대석이면 거기잖니. MC들이랑 대화하는 자리!!"
"그야 아들딸 관찰하는 예능이니 그렇겠네요."
"그렇겠네요가 아니지. 그럼 서연이 학교생활 모습도 나올 텐데, 괜찮아?"
"네."
서연은 한 점 부끄러움 없었다.
적어도 서연은 학교생활에서만큼은 우등생 그 자체.
필기도 잘하고, 수업 시간에 졸지도 않고.
번듯한 자세로 선생님에게 시선 한번 떼지 않는 것이다!
"그, 우리 딸의 미흡한 교우 관계가 알려지지 않겠니?"
"!!"
서연의 눈이 커졌다.
설마 다른 사람도 아닌, 엄마에게 그런 지적을 들을 줄은 몰랐으니까.
"엄마는 그래도 지연이 엄마랑, 정우 엄마랑 간혹 연락이라도 하는데."
"지연이는 그렇다 쳐도, 정우 선배 엄마랑 연락했어요?"
그런 것 치고는 정우는 자신이 10년 만에 복귀했을 때 세상 놀라지 않았나?
"아들에게 그런 걸 떠드실 분이 아니야."
비밀로 지켜준 거다.
대충 그런 건가.
서연은 그 미묘한 배려에 참 뭐라 형용하기 어려운 기분이었다.
'그래도 연락하는 사람이 둘 뿐이라는 거 아닌가?'
서연은 굳이 그 말은 꺼내지 않았다.
굳이 말하자면 자신은 그, 아마 셋이다.
이지연, 조서희, 최근엔 길다현까지.
아, 차나희도 있구나. 그럼, 넷
거기에 잘 쳐주면 박정우까지 셀 수 있으니, 무려 다섯!
'이겼다.'
서연은 수아에게 의기양양한 시선을 보냈다.
그 시선에 수아는 뭔가 미묘한 기분이 들었지만, 그보단 서연의 말이 신경 쓰였다.
'관찰 예능이라니.'
수아는 부녀회나 맘카페도 안 하고.
프리랜서 프로그래머로 외주로 일을 하는 통에 밖에 나가는 일도 드물었다.
아무튼 엄마 수아는 집이 제일 좋은 것이다.
그런데 설마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이야.
"그, 근데 왜 갑자기 관찰 예능이니? 그냥 몸 쓰는 거 나가면 다들 좋아하잖니."
"그래서 이미지가 어떤지 엄마도 알잖아요."
"건강하고 좋잖니."
"그건 그렇지만, 여배우로선 좀."
서연은 진지하게 말했다.
"그 이미지를 쇄신하려면 꼭 필요한 일이에요."
"……."
진지한 서연의 말에, 수아는 퇴로가 없음을 깨달았다.
어렸을 적부터 한 번 마음먹은 딸의 마음을 바꾸기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는 수아로선 눈을 질끈 감을 수밖에 없었다.
관찰 예능.
아무래도 피할 수 없을 것 같았으니까.
그렇게.
MDC 방송국.
"아유~!! 만나서 반가워요!!"
호들갑을 떠는 중년의 여성.
그녀가 바로 MDC의 예능, 황금 오리 새끼의 PD인 전하영.
그녀는 눈앞의 소녀를 보며, 입맛을 다셨다.
검은 흑발에 차분한 인상.
오랫동안 수많은 연예인을 만나온 전하영조차, 순간 넋을 잃을 정도로 어여쁜 외모.
아직 여고생이라고 들었으니, 조금만 더 자라면 어느 정도일지 짐작도 되지 않았다.
'나희가 좋은 걸 물어왔네.'
혹시나 해서 말해본 것이었지만, 정말로 데려올 줄이야.
전하영은 가까스로 웃는 미소를 유지하며 서연에게 연신 인사했다.
조금만 방심하면, 그저 말없이 서연을 바라보기만 할 느낌.
그 정도로 예쁘고, 아우라가 강한 배우.
'주서연.'
현재 KMB 방송국에서 크게 이름값을 올린 여배우.
당연히, 다른 방송국의 입장에서도 꼭 차지하고 싶은 먹잇감이었다.
그리고, 이 는 그 첫 번째 스탭.
말하자면 전하영은 MDC에서 아주 막중한 임무를 띠고 이 자리에 온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