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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전생의 서연은 사실 그다지 공감할 수 없었던 드라마였다.
사교육인, 높은 대학에 가기 위한 부모님들의 기싸움.
그리고 아이들 또한 어떻게든 높은 대학에 가기 위해 발버둥 치며, 악의 어린 행동도 거리낌 없이 저지른다.
학교 자체를 제대로 다닐 수 없었던 서연으로선, 왜 저렇게까지?
라는 마음이 있기는 했다.
애초에 서연은 명문은 고사하고 일반 학교도 제대로 다니기 어려운 상황이었으니까.
그리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서연의 아버지나 어머니나, 학업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학생답게 생활하는 게 가장 좋은 거라고 말했을 정도.
'그건 내가 배우 일을 하고 있어서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러니 의 주인공은 서연의 입장에서 연기하기 굉장히 난해한 인물.
그렇다보니 내심 걱정되는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서연은 주변을 훑었다.
하나 같이 젊다.
물론 중년 배우들도 다수 있었다.
하지만 서연이 앉을 곳은 젊은 배우들이 모여있는 곳.
말하자면 '학교'가 배경이 되는 곳에서 서연을 노릴 학우들이 그곳에 모여있는 것이다.
"아무래도 비슷한 또래의 배우들끼리 앉는 게 편하겠죠?"
의 PD인 이민화는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사람 좋은 웃음이었지만, 절대 좋은 의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젊은 배우 간의 기싸움을 모를 리 없을 테니까.
'이런 건 알아서 하라는 거겠지.'
그러니 이런 자리를 마련한 거다.
막상 촬영에 들어가서 문제가 생기면 안 되니까, 미리미리 해결을 보라는 배려 아닌 배려.
"다들 서연이를 주시하네."
"……그러네요."
주로 활기찬 분위기의 촬영장이 익숙한 서연에게는 상당히 낯선 분위기였다.
아마 그건 차나희도 마찬가지겠지.
그리고, 솔직히 자신보단 차나희 쪽이 문제였다.
'아이돌 출신.'
심지어 현역 아이돌이 아닌가.
거기다 여름소녀는 꽤 인지도 있는 그룹이었으나 1티어라고 하긴 또 미묘한 그룹이었다.
'배우들은 아이돌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강해.'
흔히 말해 딴따라라고 한다.
굳은 머리를 가진 배우들에겐, 아니 그런 것을 보고 배운 배우들도 크게 다를 것 없지.
영화나 드라마 시상식에서 공연을 하는 가수, 아이돌들을 보며 박수 한번 치지 않는 배우들의 모습이 방송에 나왔을 정도.
그런 공연도 그러한데, 연기 판에선 어떠할까.
지금 서연에게만 시선을 주는 것도 그런 이유다.
차나희는 그냥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애초에 잘할 거라는 기대 자체를 별로 하지 않는 거겠지.
'드림 퓨처에서 성과를 냈음에도.'
조금 실소가 나왔다.
성과가 있어도, 무시하는 건 어떤가 싶은 마음.
'정우 선배님이 특이했다는 거네.'
새삼 박정우에 대한 호감도가 올랐다.
박정우는 아이돌에 대해 딱히 차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는 아이돌이 절반, 배우가 절반이었던 것도 중요했지만.
배우진에서 가장 이름값이 있는 박정우가 솔선수범하여 분위기를 잡았기에 이럴 일이 없었다.
'하지만 여기는 아이돌 출신이 나희 언니 혼자.'
그리고, 오늘 이곳에 모인 배우들은 확실히 하나같이 이름값이 있는, 그리고 유망한 배우들뿐이었다.
'본래보다 배우진이 좋아.'
그래도 전생에 봤던 배우들이 그대로 온 경우가 많았다.
아마, 민세희 작가가 처음부터 마음에 정해두었던 배우들인 거겠지.
하지만, 젊은 배우들은 다르다.
대부분이 신인이었던 전생과 다르게, 이번에는 전부 유망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전부 시간이 흐르며 빛을 보는 배우들.
연기파.
개성파.
레드카펫을 밟기 위해 나아가는 배우들.
이 은 KMB가 의 성공을 발판 삼아 칼을 갈았다는 게 여실히 느껴지는 드라마였다.
그리고, 서연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처럼, 다른 배우들도 역시 서연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주서연.'
'주인공이라 이거지.'
'오디션도 안 봤으니.'
이번 에 참여한 젊은 배우들은 '전원' 오디션을 봤다.
하지만 오디션을 보지 않은 건, 딱 두 명.
주서연과 차나희.
그러니 당연히 그들로선 마음에 들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그들도 나름 아역 시절부터 착실하게 커리어를 쌓아온 이들이 대부분이었고, 소속사 내에서도 유망주로서 키워진 이들이었으니까.
그럼에도 차나희에게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건, 서연의 생각과 동일했다.
'아이돌이니까.'
어차피 경쟁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아이돌이니 연기에 질리면 어차피 본업으로 돌아가 버릴 녀석들이니까.
하지만 서연은 달랐다.
비슷한 또래라면 더더욱.
'10년 동안 공백을 지녔으면서.'
이번 의 '이혁수 가(家)'의 첫째로 나오는 김현석은 서연을 보며 눈을 찡그렸다.
사실 서연이 처음 복귀했을 때만 해도 그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었다.
어차피 10년 만에 복귀한 아역.
예능에서 반짝 떴다고 해도, 금방 사그라질 관심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서연이 연달아 히트작에 출연하지 않았다면, 말이다.
'더 체이서와 드림 퓨처.'
거기에 이번에 새롭게 찍는 도 서연이 주역인 영화를 찍기 위한 발판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물론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이니 확실하지는 않지만.
'높으신 분들과 연줄이 있는 거겠지.'
그렇지 않고서야, 그런 푸쉬를 받을 리 없었다.
아무리 가 흥행했다고는 하지만, 너무 기다렸다는 듯 진행되지 않는가?
"왜 김현석."
그때 옆자리에 앉아 있던 그의 친구, 한성진이 픽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신경 쓰여?"
"자기도 신경 쓰면서 아닌 척은."
둘은 아역부터 알아 왔기에 썩 친근한 사이였다.
같은 소속사는 물론이고, 같은 드라마나 영화에도 출연한 적이 있을 정도.
"이번 드라마 주인공이시잖아."
"주인공을 오디션이 아닌 연줄로 뽑나?"
"커리어를 보고 뽑은 거지."
그놈의 커리어.
그래봐야 두 작품 아닌가? 와 .
은 너무 어릴 때이니 제외.
작품 수만 따지면 자신들이 훨씬 많았다.
히트작에 출연한 것만 친다고 해도.
"얼마나 배역이 인상적이었는지가 중요하니까."
"……."
분명 인상적이었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적대감을 가진 건 분명하나, 그 연기를 무시한다면 배우라 할 수 없었으니까.
'차서아와, 조하린.'
전혀 다른 색깔의 배역이었다.
보여준 연기도 도무지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의 연기.
도무지 또래의 연기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
하지만 그건.
'그런 배역이었으니까.'
김현석은 그리 생각하며, 서연을 보았다.
만약 자신에게도 그런 배역이 주어진다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김현석은 그런 자신감이 있었다.
좋게 말해서 배우로서의 프라이드가 강했고, 나쁘게 말하면 근자감이 좀 있는 편.
그렇게, 기묘한 적막이 계속되는 가운데.
"다들 대화 좀 나누셨을까요?"
마지막으로 작가인 민세희와 감독인 김일수가 등장하며,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오디션에서 대본을 보셨던 분들은 이미 아셨겠지만, 어느 정도 내용은 드라마의 분위기와 내용은 파악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곁에 앉은 민세희에게 잠시 시선을 준, 의 감독인 김일수가 입을 열었다.
"로열패밀리들이 모여 사는 '하늘 정원'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죠."
또한 '하늘 정원'의 내에 있는 명문 '태양 고등학교'에서.
"먼저 말하자면 주연인 이유주."
김일수 감독은 서연을 바라보며 말했다.
"수능 만점자이자,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이라 불리는 백연 대학 의대의 수석 입학생……인 오빠를 둔 여동생."
오빠와 마찬가지로 특별전형으로 태양 고등학교에 들어온 인물이었다.
이유주의 오빠인 이석찬은 독자적인 커리큘럼으로 훌륭히 백연 대학에 합격했다고 했고.
그것을 동생에게도 그대로 전달해 주었다고 한다.
"여러분은 그 커리큘럼을 노리는 부모들이에요. 그래서 이유주를 노리죠."
누군가에게는 친해지라고 하고.
누구는 협박으로.
또 누군가는 권력을 들이밀어서.
다종다양한 방법으로 이유주에게서 커리큘럼을 얻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학부모들.
그들의 목적은 오로지 자식의 성공.
또한, 의사 가문.
혹은 변호사, 검사 가문이라는 명성을 지키고 싶어서.
"사교육에 관한 이야기. 학벌을 풍자하는 드라마가 될 겁니다."
그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한참 털어놓은 김일수는 거기까지 말하고, 숨을 내쉬었다.
"우선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오늘은 본격적인 대본리딩에 앞서, 얼굴을 익히기 위한 자리니까요."
그는 그리 말하며 씩 웃었다.
그리곤 어서 자유롭게 이야기하라는 듯,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민화 PD 때와는 또 달랐다.
기묘한 적막.
하지만, 이번엔 감독이 지켜보는 상황이지 않은가.
"가뜩이나 아들놈 때문에 속을 썩는데 여기서도 그런 연기를 하게 될 줄은 몰랐네요."
"우선 전 이런 명문이라는 곳과는 영 연이 없어서."
"아주 골치가 아파요. 아휴."
먼저 입을 연 것은 중년의 배우들이었다.
그렇게 다른 배우들이 물꼬를 트니, 당연히 젊은 배우들에게도 영향이 왔다.
"서연 씨. 하나,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괜찮아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먼저 말을 꺼낸 건 김현석의 옆에 앉아 있던 한성진이었다.
"최근 하이퍼 액션 스타를 재밌게 봤거든요. 그거, 전부 진짜예요?"
한성진은 진심으로 궁금했다.
아니, 그렇잖아.
사람이 날아오는 페인트탄을 보고 튕겨낸다거나, 달리는 속도도 비범하고.
거기서 펼친 연기나, 여러모로 리허설이나 대본리딩이 없으면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그건……."
설마 바로 자신에게 그런 질문을 해올 줄 몰랐던 서연은 내심 당황했다.
그래도 나름 열심히 대답해 주려던 순간.
"그런 거 속임수인 게 분명하잖아."
픽 웃으며 김현석이 그리 말했다.
아니, 여기서 미스터 사탄 같은 말을?
"순진하긴. 설마 사람이 손가락으로 코코넛 열매에 구멍을 뚫거나. 불을 피려는데 나무가 으깨지고, 거진 200kg이 넘는 돗돔을 혼자 붕 날려? 페인트탄? 그거 초속 90미터야. 그걸 어떻게 보고 쳐내냐? 심지어 여러 발이 날아오면 피하던데, 미리 합을 맞추지 않으면 불가능해."
"……."
아무튼 김현석은 서연이 나온 예능은 전부 챙겨보았다.
그리고 전부 본 인상은 이랬다.
예능이 과장이 심하네.
꼭 진짜 같아서, 진짜라고 생각할 것 같잖아.
대충 그런 감상.
"맞아요."
웃긴 건 거기에 동조한 게 차나희였다는 것이었다.
"여배우에게 너무 그런 이미지를 붙이려는 것 같아요."
차나희는 속상했다!
마치, 인터넷에서 서연을 보고 억지로 밈으로 소비하는 느낌.
'서연이가 그리 폭력적일 리가 없잖아!'
아무튼 서로 다른 의미이긴 했지만, 뜻은 같긴 했다.
'음.'
대충 그런 둘의 대화에 서연은, 문득 최근 자신의 팬 커뮤니티를 떠올렸다.
여러 합성물이 떠돌고 있는 팬 커뮤니티.
솔직히 서연은 제법 재밌기도 하고, 강해 보여서 좋아했지만.
확실히 여배우로서는 조금…….
'이, 이미지 관리해야지…….'
예능에 출연하면 괜히 들뜨는 서연이다.
하지만 김현석의 말을 들어보니 조금 과하지 않았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당분간은 조금 적당히 해야겠다.
그렇게 생각하며 서연은 남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