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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은 조금 바쁜 일이 있어서, 찾아오는 게 조금 뜸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이제는 익숙해진 풀 트래킹 장비.
거기에 다른 모니터에 비치는 3D 캐릭터.
이제는 지연에게 익숙해진 것들이었다.
처음에는 서연에게 생일 선물로 주려고 시작한 것이었으나, 이제는 하나의 취미이자 일로서 재미를 붙인 상태였다.
-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힘내세요!! ₩100,000]
“…….”
모른 척 보내는 슈퍼챗에 지연은 헛웃음을 지었다.
돈을 보낸 이의 이름이 지연에겐 무척 익숙한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아니, 돈은 왜 보내.’
이지연은 이 돈을 어떻게 돌려줄지 생각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돌려줄거라 생각해서 계속 보내는 건가?
아니, 그건 또 아닌 것 같은데…….
처음엔 놀리는 것 같았지만, 진심인 모양이다.
‘가끔 알다가도 모르겠네.’
서연은 버튜버에는 의외로 진심인 부분이 있었다.
예를 들자면, 분명 자신이 라미엘이라는 걸 알면서도 입도 뻥긋 안 하는 점처럼.
하지만 아예 티를 내지 않는다면, 간혹 그렇지 않을 때가 있었다.
‘마법사 에르체베트’, 말하자면 지연이 버튜버를 시작할 때 많이 도와준 언니와 합방을 하거나 함께 있을 때 미묘한 시선을 보내는 부분.
그 부분이 우스워서 제법 자주 장난치기는 했지만, 자주 할 생각은 없었다.
‘실청자도 이제 이천 명.’
순조롭다 못해 굉장히 빠른 성장세였다.
다른 버튜버들도 언니를 통해 여럿 알게 된 상태였지만.
우습게도 그쪽은 지연이 본래 누구인지 모른다.
배우라는 사실을 알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그런 걱정도 있었다.
‘의외로 이게 또 적성에 맞아서.’
지연은 어떤 콘텐츠를 기획하거나, 시도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만약 배우를 하지 않았다면 이 버튜버 자체를 전업으로 삼지 않았을까.
‘만약 서연과 만나지 않았다면.’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서연과 만나지 않았다면, 자신은 계속 은하 엔터테인먼트에 있었을 테지.
은하 엔터가 어떤 결말을 맞이했는지를 생각하면 그 끝은 정말 좋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 배우 일을 계속했을까?
솔직히, 그렇지 않았으리라 본다.
이지연 본인은 배우라는 프라이드가 굉장히 강했지만, 그 시작은 단순히 어머니의 부추김이었다.
솔직히 동기도, 의지도 처음에는 그리 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커진 건, 전부 서연을 만나고 후부터.
‘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
서연은 가끔, 마치 미래를 아는 것처럼 행동할 때가 있었다.
지연이 출연하려던 영화.
그리고 광고.
그런 것들에 대해 무엇이 좋은지, 좋지 않은지 슬쩍 일러주는 경우가 있었다.
처음에는 우연이라 생각해도 이게 반복되면 단순히 우연이라 말할 수 없는 법이다.
‘……최근 만화를 너무 많이 봤나.’
지연은 실소했다.
캐릭터를 공부하겠다고, 최근 여러 만화를 보았더니 그런 망상이 드는구나 싶어서.
‘하지만…….’
지연은 문득 든 생각을 떠올리다 고개를 저었다.
우선 지금은 당장 오디션이 더 중요했다.
조서희는 별생각 없이 준 기회인 것 같았지만, 지연에겐 정말 좋은 기회였다.
백민 감독의 영화.
솔직히 말해, 흥행을 기대하는 배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예술성이 뛰어난 만큼 영화의 성적도 크게 널뛰기는 하는 감독이라, 제작 측에선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이였으니까.
그래도 확실한 고정 팬층이 있기에, 꾸준히 수요가 있는 편.
‘또한 국내보단 해외에서 인지도가 있는 감독이라는 것.’
그걸 노리고 참여하는 배우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 수는 적을지 몰라도, 질은 절대 떨어지지 않을 테지.
애초에 오디션으로 뽑는 배역이 뭔지도 모른다.
주연인가? 아니면 조연인가.
조서희는 절대 비중이 적은 배역이 아닐 것이다.
아마 여주인공.
그리고 서연에게 배역이 주어진다면, 마찬가지로 단순한 조연이 아닐 확률이 높았다.
‘주서연과 함께 찍는 첫 영화.’
서연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지연에게는 매우 큰 의미였다.
언제나 서연은 지연의 손에 닿지 않는 곳에 있었다.
그것은 10년 간의 공백에도 변하지 않았다.
언젠가 이 업계로 돌아온다면 언제든 빛날 수 있는 별님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처럼, 서연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 중이다.
이미 지연을 앞서 달리고 있었다.
전이라면 별생각 없었겠지만.
“가끔은 한 방 먹여주고 싶어서요.”
그런 지연의 말에.
-
[웃는 라미엘 너무 예쁘다 ₩100,000]
-
[퓨 ㅠㅠㅠ ₩100,000]
-
[화 ₩100,000]
-
[이 ₩100,000]
-
[팅 ₩100,000]
-
[!!!! ₩100,000]
-
아 시발 그만해
-
붙여서 말해 개년아
-
이년 밴 안함?
-
큰손인데 어케 밴하냐 ㅋㅋㅋㅋ
“…….”
연달아 날아오는 슈퍼챗을 보며, 이지연은 서연을 강퇴했다.
청홍 액션스쿨.
김홍백은 최근 그에게 교육을 받고 싶다는 수강생들 목록을 보며 머리를 긁적였다.
갑자기 액션에 관심이 없던 배우들이 대거 지원을 했기 때문이다.
이름있는 매니지먼트에서는, 제법 유명한 배우들을 김홍백에게 데려와 액션을 지도해줄 수 없냐고 직접 말을 해줬을 정도다.
“GH 그룹의 일 때문인가.”
“이번에 액션 영화를 찍는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아마 예능이 본체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대규모 액션 배우 서바이벌 오디션.
이런 경우가 없었던 만큼, 영화보다 오디션 자체에 관심을 가진 이들도 많았다.
공중파는 어려워도 웹으로 공개되면, 잘하면 종편에도 방영될 수 있는 방송.
영화의 주연 자리를 놓고 다투는 액션 배우들의 승부!
라는 것이 캐치프라이즈인 모양.
“듣기론 젊은 배우 중 액션에 자신 있다 싶은 배우들은 죄다 지원한 모양입니다.”
“흐음. 확실히…….”
기획만 들어도 흥미가 생겼다.
실제로 GH 그룹에선 이번 예능에 김홍백이 직접 출연해 주길 바랐다.
그는 이 대한민국 최고의 무술감독.
오히려 이런 예능에 빠지는 게 이상할 정도.
다만.
“……혹시 서연 양도 나가나?”
“아마, 그렇지 않을까요?”
김홍백과 그의 곁에서 오랫동안 함께 해온 성호철 교수는 잠시 말이 없었다.
매주 신나서 찾아오는 한 배우를 떠올렸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한 눈치였지만, 이제는 눈치도 안 보고 이 청홍 액션스쿨은 누비고 있는 여배우. 이제는 다른 지망생들도 감히 서연에게 뭐라 하지 못했다.
자칫 서연의 눈에 들어서 ‘연습하는데 도와주실래요?’라는 말을 들으면 병원도 같이 예약해야 했으니까.
“어음. 괜찮겠지?”
“이제는 괜찮을 겁니다. ……아마.”
처음에는 가히 폭주 기관차 같은 서연이었으나, 어느 정도 연습을 한 지금은 괜찮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신체적인 재능을 떠나.
‘연기도 이전과 비교할 바도 아니고.’
액션 연기.
처음 를 찍을 때만 해도 다소 어색했지만, 이제는 달랐다.
김홍백 교수는 서연이 가진 배우로서의 재능을 보았다.
시선의 처리.
과하지 않은 절제된 액션.
단순히 신체 능력에 의존하지 않고, 모든 동세가 다채로웠고 변화무쌍했다.
이전의 서연과 지금의 서연은 전혀 다른 인물이라 할 정도.
“그러니 이제 더 안 와도 괜찮은데…….”
“심심한가 봅니다.”
“…….”
사실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
이 청홍 액션스쿨에 서연이 스트레스를 풀러 온다는 것을.
일 적인 스트레스가 아니라, 몸을 제대로 쓰고 싶어서.
김홍백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래도 서연은 자신이 부순 건, 제대로 물어주고 가는 편이었다.
그 덕에 최근 청홍 액션스쿨에 있던 장비들이 점점 새것이 되고 있었다.
새것도 금방 헌 것이 되어서 그렇지.
“샌드백을 더 구비 해둬야겠군…….”
가장 저렴하게 서연을 억제할 수 있는 물건.
김홍백 교수는 그리 중얼거렸다.
차마 인제 그만 와도 된다고 말할 수는 없었으니까.
GH 그룹에서 준비한 새로운 서바이벌 예능.
그 가제는 .
영화의 주연 자리를 두고 젊은 액션 배우들이 오직 실력만으로 대결하는 진검승부.
진행은 남자부, 여자부로 나눠 진행된다고 한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내부 정보로는 이번 영화의 주인공은 ‘여주인공’이라는 말이 있었기에, 여자부 측이 쟁쟁한 이들이 훨씬 많았다.
물론 정확한 플롯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리고, 예능 촬영 전 임시 미팅.
출연하는 배우들 간의 얼굴을 확인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GH 그룹에서 재밌는 짓을 하네.”
나른한 얼굴로 날카로운 인상의 여배우가 중얼거렸다.
보통 이런 식으로 미리 배우들을 미팅을 가지는 경우는 없었으니까.
하지만, 그 중얼거림에, 그녀를 아는 일부 배우들이 마른침을 삼켰다.
‘민도하.’
이전에 출연했던 액션 영화에서 큰 인지도를 얻은 스물한 살의 어린 여배우였다.
영화의 평가는 낮았지만, 액션 연기로는 호평.
오직 그 액션만으로 400만 이상의 관객 수를 올린 영화에 출연한 여배우다.
“아마, 서로 얼굴을 확인하고 의욕을 고취하려는 거겠죠.”
가벼운 어조로 그리 말하는 여성의 말에, 나른한 인상의 여성이 답했다.
그 여성 또한, 이곳에서 주목을 받는 배우 중 하나였다.
‘한소유’
이전에 재난 탈출 드라마에서 출연했던 배우로, 운동신경이 좋기로 정평이 나 있었다.
‘심지어, 스턴트맨 없이 대부분의 연기를 소화했다던가.’
강심장.
액션 연기에 있어서, 의외로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사람이라면 응당 부상을 겁내는 법.
하지만, 한소유는 그런 면이 적었다.
그래서, 그녀가 찍은 장면들은 과감하고, 스릴이 넘쳤다.
비록 종편 드라마였음에도 상당한 시청률을 기록했을 정도.
XN 엔터테인먼트에서 최근 미는 배우 중 하나였다.
커다란 테이블을 두고 앉아, 기묘한 긴장감이 흐르던 가운데.
또 한 명의 여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
일부 배우들의 눈이 커졌다.
이번에 나타난 건 정말 의외의 인물이었으니까.
‘조서희!’
왜 이곳에 있는지 모를 여성.
조서희는 액션 영화에 마땅히 출연한 적이 없지 않았나?
장내가 술렁이는 게 느껴졌다.
그도 그럴 게, 조서희의 이름값은 여기 있는 어떤 여배우보다 높았으니까.
이런 ‘오디션’이 필요 없는 배우였다.
대본을 받고 선택할 수 있는 위치의 배우였으니까.
‘설마…… 이번 액션 연기에 새롭게 도전하려고?’
‘제대로 실력을 보여주려면 좋은 기회인 건 맞아.’
배우들이 그런 생각을 하며, 그녀를 바라보자, 조서희가 장내를 쓱 훑어보았다.
그 날카로운 시선에 절로 압박을 느낀 배우들이 몸을 움츠렸고 조서희는 빈자리에 적당히 앉았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여태 나른한 표정을 짓던 여배우, 민도하가 비릿하게 웃었다.
‘기선을 제압한 건가? 재밌네.’
너희와 나는 급이 다르다는, 그런 매서운 시선이었다.
자신보다 연하라는 게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사나운 아우라.
물론 그런 배우들의 생각과 달리.
‘주서연은 아직 안 왔구나.’
조서희는 그저 서연이 왔는지 훑어보았을 뿐이다.
일부로 늦게 와서, 자연스럽게 옆에 앉으려 했는데.
그 점이 조금 아쉬워서 눈을 찌푸리자, 주변에서 긴장하는 게 느껴졌다.
어쨌든 외모만큼은 악역영양 그 자체인 조서희라, 풍기는 분위기부터 다른 것이다.
그렇게, 점차 자리가 채워지기 시작했고.
빈자리가 조서희의 주변만 남았을 무렵.
덜컹.
문이 열리며, 한 소녀가 들어왔다.
검은 흑발.
늘씬한 몸매에 하얀 얼굴.
묘하게 붉은 기가 도는 인상적인 눈동자.
주서연.
그 등장에, 배우들의 시선이 쏠렸다.
이건 또…… 의외의 강적이 등장했으니까.
‘더 체이서에서 보여준 액션씬.’
‘거기다 최근 예능에서 나온 모습을 보면…….’
의 액션 파트나, 도주 장면은 아마 스턴트맨이 찍었을 거라 생각했다.
애초에 ‘우비’를 입은 것부터 대역을 쓰겠다는 의도였으니까.
하지만, 그걸 떠나서도 ‘액션 연기’에선 분명 훌륭한 수준.
거기에 에서 보여준 춤을 생각하면 운동신경은 분명 좋을 것이며.
예능에서 보여준 모습들 또한 비범한 부분이 많았다.
‘연출을 얼마나 과장되게 한 것이냐는 건데…….’
솔직히 예능에서 나온 모습들은 대부분 어처구니없어서 연출이 그런 건지, 진짜 그런 건지 알 수 없는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저 외모.
거기에 분위기.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는 어린 여배우이니 다들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
그런 그들의 반응에 고개를 갸웃한 서연은, 빈자리를 훑어보다가 조서희의 옆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고 살며시 눈을 찡그렸다.
뭐, 그래도 모르는 사람보단 아는 사람이 낫지.
그런 마음으로 옆에 앉자, 신난 조서희가 말을 걸었다.
“늦었네?”
“학교 끝나고 달려왔거든요.”
워낙 조용했기에 그런 서연의 말소리가 들렸다.
물론 조서희는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사람들이 자신을 주목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부류였으니까.
거기다.
“……너, 학교, 연화 고등학교 아니야?”
그런 조서희의 말에, 배우들은 일제히 몸을 굳혔다.
늦게 등장한 이유를 그제야 깨달았기 때문이다.
‘기선제압.’
그야 연화 고등학교는 이곳에서 다섯 정거장이 떨어진 학교.
그곳에서부터 달려왔다는 건, 서연의 체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려주는 증명이었다.
“?”
물론 서연은 그런 주변의 반응에 조금 의아해졌다.
그냥, 서연은 차가 막혀서 늦을까 봐 달려왔을 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