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돗돔을 낚는 파격적인 내용이 나온 .

거기에 그 비싼 돗돔을 일부나마 매운탕으로 끓여 먹은 탓에 큰 화제를 불러왔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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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글 : 돗돔이거 주작한 거 아니냐?

예전에 낚시 예능인가?

그거 몰래 잠수부가 물 속에서 물고기 걸어주고 그랬잖음

이거도 그런 거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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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말도 종종 흘러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그런 말은 의외로 손쉽게 반박당할 수밖에 없었다.

• 방송 주작은 뭐야

└ 씨

└ ?머임

└ 아

• 미친년아 돗돔을 어떻게 주작해

• 낚은 거 보니까 살아있더만 그거 걸어서 주작했으면 솔직히 인정해야지ㅇㅇ;

• ㄹㅇㅋㅋㅋㅋ

하필 낚은 게 살아있는 돗돔이었던 터라 오히려 조작일 수가 없었던 것.

솔직히 방송을 본 시청자라면 그 정도 크기의 돗돔을 주작할 수 있을 거란 생각 자체를 못했다.

솔직히 비주얼만 보자면 사람을 한입에 삼킬 것 같은 어종이었으니까.

일반적인 커뮤니티에서 그런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 한편

[낚싯대를 든 주서연 vs 차서아]

주서연 팬 커뮤니티에서는 그런 토론이 진지하게 오가고 있었다.

• 진지하게 낚싯대를 든 주서연이 더 강할 듯;

• 도끼나 식칼은 리치가 짧긴 해

• 차서아 이속이 빨라서 걍 잡는다

• 낚싯대 휘두르는 거 못봄? 그거 차서아 맞으면 그냥 반갈죽임;

• 결국 둘이 싸우다 부상 입으면 홍정희가 이김 ㅅㄱ

여배우의 팬 커뮤라고 하기엔 늘 vs게시글이 과반수를 차지하긴 했지만, 전부 그런 글이 있는 건 아니었다.

• 서연이가 예쁘긴 해

• 얘는 예능만 나오면 들뜬 게 느껴져서 기분좋음

• ㅇㅇ 꾸밈없는 모습

• 애는 착해

• 솔직히 착해 보이는 얼굴은 아니지 않나....

• 착하다고

기존부터 서연의 팬 커뮤는 서서히 그 숫자가 늘어나는 상황이었다.

처음 로 태숨달을 즐겨보았던 시청자들이 유입되었고.

를 본 이들이 출연한 배우를 찾다가 들어오게 되었으며.

와 를 통해 본격적으로 팬의 숫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의 출연으로 보다 폭넓은 연령의 팬들까지 포용한 결과.

등록된 이용자 숫자는 이제 오천 명에 달해있었다.

그리고 그런 서연의 영향은, 단순히 팬 커뮤니티에 그치지 않고, 예상외의 곳에서 큰 영향을 주기도 했는데.

“대표님, 최근 저희 낚싯대 판매량이 두 배가 됐는데요??”

“……뭐?”

바로, 국내 낚싯대 제작업체로 유명한 유성 기업은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

일본 브랜드가 강세인 상황에서, 이런 매출의 상승은 상당히 이례적인 경우였다.

“왜?”

“최근 방영에서 한 여배우가 돗돔을 낚았는데…….”

“여배우가 돗돔을 낚아? 조작 아니야?”

“그런 말도 있는데, 이게 또 파격적으로 잡아버려서요.”

이미 쇼츠로 돌아다니고 있다고 실장이 영상을 직접 보여줬다.

그냥 낚은 것도 아니라 돗돔이 날았다.

“이거 CG 아냐?”

“……그런 말도 있기는 합니다. 크흠. 아무튼 이때 쓴 게 저희 낚싯대거든요.”

유성 기업은 에 지속적으로 낚싯대를 협찬하고 있었다.

이번에 나온 낚싯대는 꽤 비싼 물건으로, 어지간한 일에는 망가질 일이 없었지만.

“돗돔을 낚는데, 마지막까지 버틴 거 보십쇼. 이게 또 유튜브에 검색하면 돗돔을 낚는 영상이 있는데…… 여기 보면 7분쯤 아주 그냥 반토막 납니다.”

“음. 그런데 우리 건 마지막에 부러졌으니…….”

“네, 솔직히 저건 미국이나, 일본 거여도 진작 그냥 부러졌죠. 아무튼 그래서 꽤 이슈가 된 것 같습니다.”

몇 안 되는 낚시 예능이라 협찬했던 것이 설마 이렇게 돌아올 줄이야.

“……우리 광고 모델이 있던가?”

“당연히 있죠.”

“혹시, 이 주서연 배우 어때?”

실장은 잠시 고민했다.

주서연, 최근 이래저래 이슈를 모은 배우다.

만약 쓴다면 지금 정도 밖에 없을 것 같기는 했다.

“……한번 연락 넣어볼까요?”

그런 실장의 말에, 유성 기업의 강대식 대표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동시에 아쉬웠다.

‘이럴 줄 알았다면, 조금만 더 빨리 연락을 넣을걸.’

주서연은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신인과 비슷한 몸값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마 전보다 배는 비싸졌겠지.

설령 거품이든 뭐든, 지금 화제성이 큰 배우는 분명했으니까.

그렇게 서연이 CF 계의 뜨거운 감자가 되어가는 가운데.

“또 올랐습니다.”

진작 저점에 서연을 잡은 브랜드가 하나 있었으니.

“진짜 이사님 안목에는 놀랐습니다.”

“이야, 진짜 명품 브랜드의 신화! 괜히 이게 가능한 게 아니군요.”

“난세에는 영웅이 나타난다더니…….”

에클라 에투알.

하루하루 몸값이 오르는 주서연을 가장 저점일 때 광고 모델로 내세운 회사.

“크흠, 나야 진작 알았지. 이게 말하자면 10년 전에 보았던 태숨달 때부터였어.”

요즘 회사에 출근만 하면 주변에서 얼굴에 마구 금칠을 해대는 터라, 백민찬 이사는 하루하루가 즐거웠다.

저점을 찍었던 매출표도 가파르게 반등 중이었고.

이대로만 쭉 올라간다면 전성기의 매출도 갱신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 근데 이게 좀 애매한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듯, 그럴 때면 한 명쯤 초를 치는 인간도 있는 법.

사업전략실 팀장, 정태수가 그러했다.

“크흠, 애매하다니?”

“이사님, 저희는 명품 화장품 브랜드 아닙니까?”

“그렇지.”

“분명 저희 화장품이 요새 많이 팔리기는 하는데, 그중 가장 많이 나가는 건…….”

“나가는 건?”

“선크림입니다.”

“…….”

선크림.

아니 그것도 미용 화장품이기는 한데.

“우리 주서연 배우가 예능에 한 번 나올 때마다 신나서 뛰어다니는 통에, 아주 시선을 잔뜩 끈 모양입니다.”

, 그리고 .

둘은 공통적으로 여배우들이 출연을 기피하는 예능이었다.

그 이유가 뭐냐.

바로, 우선 자칫하면 민폐로 몰려 이미지를 망치기 좋은 예능이라는 점.

그리고 그늘 없는 뙤약볕 아래에 오랫동안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살갗은 타고, 피부는 거칠어지고.

이래저래 고된 촬영이 예정되어 있기에 여배우들은 두 예능 출연을 피한다.

그런데 서연은 두 예능에 출연했음에도 피부는 반짝반짝.

작은 기미는 물론이고, 탄 흔적조차 없었다.

이쯤 되니 인터넷에선 ‘에클라 에투알의 선크림이 그렇게 좋대.’라는 소문이 일파만파 퍼져나갔고.

“저희 이러다 선크림 브랜드가 되겠어요.”

“……크흠.”

아니, 물론 잘 팔리는 게 나쁜 건 아니다.

실제로 지금 회사 분위기도 정말 좋았고 모두가 백민찬 이사를 찬양하기에 바빴으나.

‘확실히 우리는 명품 화장품 브랜드지.’

잘 팔려서 나쁠 건 없지만, 이미지도 신경 써줄 필요가 있다.

“물론 좋은 점도 많습니다. 선크림을 쓰다가 저희 다른 화장품으로 넘어오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즉, 이 기회에 선크림만이 아니라 다른 것도 좋다……로 광고하나 더 찍자?”

“마침 저희 출시 준비 중인 프리미엄 라인이 하나 더 있지 않습니까.”

정확한 출시일은 앞으로 한 달 후.

“네. 이번에 찍을 때, 아예 투자 좀 해서 제대로 찍어보는 건 어떨까요?”

“흠…….”

내부에서는 새로운 프리미엄 라인에는 광고 배우를 하나 더 쓰자.

좀 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가진 배우가 어떠냐, 그런 말이 오가고 있었다.

왜냐면 나이.

아무래도 서연은 어린 배우이니만큼, 10대와 20대 초의 구매층이 주 대상이었다.

실제로 그런 화장품을 위주로 광고했고.

이번에 새롭게 런칭하는 프리미엄 화장품은, 보다 연령이 있는 폭넓은 이들이 대상이었다.

그러니 성인 배우를 하나 더 쓰자는 것이었지만…….

“좋아, 내가 대표님께 한 번 말씀드리겠네.”

“감사합니다!”

정태수는 허리를 숙이며 대답했다.

솔직히 그는 처음만 해도 서연이 미덥지 않았다.

아무래도 당시엔 인지도도 애매했고, 어린 배우가 얼마나 영향이 있을까 싶었으니까.

그래도 얼굴이 워낙 어여뻤기에 괜찮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하지만, 이사님의 말이 맞았어.’

조금 가벼운 구석이 있지만, 백민찬 이사의 눈은 정확했다.

실제로 매출이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와 .

양쪽을 쌍끌이하며 서연의 인지도는 빠르게 올라가고 있었다.

예능 쪽은 발랄한 이미지로 잡힌 것도 좋았고.

‘고급스런 이미지는 우리 화장품에서 잡으면 될 일이지.’

배우의 이미지를 관리하는 것.

이 또한 광고회사가 생각해야 할 일이었으니까.

서연이라면 분명 가능할 것이다.

정태수 팀장은 이제, 그런 확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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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창 광고계에서 말이 나오고 있을 무렵.

는 최근에 있었던 화제로, 재차 한 번 모여 뒤풀이를 진행했다.

본래는 촬영이 끝난 직후, 바로 진행하는 편이었으나 당시에는 돗돔 때문에 이래저래 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서연 양 덕에 내가 돗돔으로 매운탕도 먹어봤어.”

“……그렇게 비싼 건 줄은 몰랐어요.”

서연은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진짜였다.

설마 그게 한 해에 수십 마리밖에 잡히지 않는 물고기일 줄이야.

촬영 후, 서연은 매일 하던 에고서칭 중, 자신의 나무위키 항목에 들어가고 나서야 깨달았다.

주서연의 사건사고/논란 항목.

거기에 당당히 적힌 돗돔 매운탕 논란을.

‘설마 가장 처음 생긴 논란이……!’

아무리 그래도 돗돔은 좀 아니지 않은가?

이건, 뭐라고 해야 하나.

조금 너무 멍청해 보이지 않을까?

서연은 자신의 이미지에 은근히 신경을 쓰는 편이었다.

실제로 어제 찾아간 편의점에선 알바생이 ‘왜 돗돔으로 매운탕을?’하고 물었을 정도였다.

그게 그 정도로 큰 잘못이었을 줄이야.

“어차피 그렇게 큰 물고기니, 매운탕 정도는 할 수도 있지.”

“그쵸, 그쵸.”

이상수와 정승현 PD의 대화에 서연은 조금 미묘한 얼굴이 되었지만.

정작 함께 출연했던 인물, 썬더스트의 리암은 조금 우울했다.

그도 그럴 게 서연의 대활약에 그는 완전히 묻혀버렸으니까.

솔직히 함께 출연했는지 모르는 이들도 많을 정도였다.

구워진 고기나 천천히 주워 먹던 리암은, 자신을 보는 시선에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자신을 빤히 바라보던 서연과 눈이 마주쳤다.

“왜, 왜 그러세요?”

“아뇨. 그냥…….”

서연은 리암을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이제보니, 어디선가 본 거 같은데.’

촬영 당시에는 워낙 꾸미고 와서 잘 몰랐지만, 메이크업을 적당히 한 지금은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었다.

‘그다지 좋지 않은 일로…….’

아마 사건 사고였던 것 같다.

큰 이슈조차 되지 못하고, 인터넷 기사에 잠깐 실리고 끝난.

썬더스트가 해체되는 계기가 된 사건.

“……그나저나.”

그때, 이상수가 서연을 향해 말을 걸었다.

“이번 주말에 서연 양의 영화를 봤어.”

“네?”

“ 말이야. 솔직히 나는 스릴러 영화 같은 건 잘 못 보거든.”

이상수는 무심코 소주잔을 향해 손을 뻗다가 멈칫했다.

생각해 보니 오늘 회식에는 술을 시키지 않았으니까.

서연이 미성년자였기 때문이다.

“솔직히, 영화를 본 입장에선 도무지 동일 인물이라 믿기지 않을 정도야.”

이상수는 그리 말하며 픽 웃었다.

의 차서아는 어둠을 한껏 끌어모은 인물이었다.

하지만, 예능에서 본 서연은 마치 햇살 같은 아이였다.

이어 본 는 정말 그의 감성에 맞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시선을 끄는 구석이 있었다.

배우.

이제 연기를 할 자신이 없는 이상수에게는 너무나 빛나는 말.

서연은 그 말이 누구보다 어울리는, 그런 연기자였다.

“기회가 된다면, 언젠가 함께 연기를 해보고 싶을 정도로…… 아. 이건 그냥 넋두리니, 신경 쓸 필요는 없어.”

그런 그의 말에 서연은 문득 이상수라는 배우를 떠올렸다.

헐리우드에서 큰 실패를 경험한 배우.

정확히는 배우로서 자존심이 철저히 짓밟혔기에, 배우로서 길을 잃은 인물이었다.

‘아마 내 기억으로 이상수는, 5년 후 완전히 은퇴.’

를 마지막으로 그의 모습은 더 이상 방송에서 볼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선배님.”

서연은 빈 술잔을 만지작거리는 그를 보며 말했다.

개인적으로, 그가 은퇴하는 건 그다지 보고 싶지 않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