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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하 작가는 조하린의 비중을 줄였다.
그 이유에 대해 서연은 정확히 알지 못했다.
드라마 작가들이 비중을 줄이는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
박정우가 그런 반응을 보였던 걸 생각하면, 자주 있는 일은 아닌 모양.
‘하지만.’
서연은 조하린의 비중이 준 것에 크게 연연하지 않았다.
어차피 이번 배역은 차서아의 이미지를 상쇄하기 위한 것.
그러니, 지금 정도면 충분하다고 여겼다.
간간히 조하린의 연기에 차서아의 이미지가 겹치곤 했지만, 그 정도는 괜찮았다.
웃기기도 했고.
“서연 씨.”
“네?”
송소하 역을 맡은 차나희가 자신에게 말을 건 것도 그쯤이었다.
“제가, 연기가 많이 부족하죠?”
“……네?”
“비중이, 줄어들었잖아요.”
차나희는 그렇게 말했다.
아무래도 비중이 줄어든 게 주연인 자신.
‘송소하’가 조하린에게 존재감을 먹혔기 때문이라 여긴 모양이었다.
아니다.
작가의 다른 의도가 들어간 것 같다.
그렇게 말해주려 했지만, 분명 자신의 비중이 늘었음에도 크게 말이 나오지 않은 이유가 실제로 그랬기에.
차마 그렇게 말해줄 수 없었다.
마치 서연의 말이 위로해 주고자 하는 변명처럼 들릴 테니까.
“그러니, 조금만 도와줄래요?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어떻게든 할게요.”
차나희는 어디까지나 아이돌이다.
아이돌이 연기를 할 때 진심이 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그야, 본업이 있으니까.
“네, 힘이 닿는 한 도와드릴게요.”
“고, 고마워요!!”
참 바른 사람이다.
분명 자신보다 연상일 텐데, 이렇게 허리를 숙이며 부탁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
송소하, 여주인공 맞냐?
-
존재감이 없음 ㅋㅋㅋ 그나마 노래할 때 보이네
-
걍 조하린을 여주로 하지
-
감독이나 드라마작가나 감 다 죽은 거 ㅇㅇ
하지만, 서연이 연기를 도와준다고 해서 실력이 바로 늘지는 않았다.
당연히 기존에도 제대로 된 강사에게서 연기를 배웠을 테니 극적으로 좋아지진 않겠지.
“…….”
하지만, 서연은 그런 차나희를 보며 여러 생각이 들었다.
반성했고, 깨달았다.
‘나는 조하린의 연기를 피하고 싶었구나.’
타인을 사랑하는 연기.
솔직히 서연에게 자신 없는 것이다.
자신이 없는 건, 그다지 하고 싶지 않았다.
참 어린 생각이다.
배우로서 배역을 가릴 생각은 없다, 그렇게 여겼음에도.
서연은 배우로서의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었고.
비중이 줄어도 괜찮다, 그런 안일한 생각은 차나희를 무시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저, 서연 씨가 제대로 연기하는 거 보고 싶어요. ……1화처럼.”
차나희는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지금도 인터넷에는 그녀를 비난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음에도.
강한 사람이었다.
서연이 차나희에 대해 아는 바는 많지 않았다.
걸그룹 출신이라는 것과, 그 걸그룹이 얼마 후 해체하게 된다는 것.
그리고, 홀로 걸그룹을 지탱하던 소녀가장이었다는 것.
차나희가 속한 걸그룹 멤버 중, 마지막까지 활동한 건 차나희 뿐이었다.
그 이유를, 조금 알 것 같았다.
“……네, 기회가 된다면요.”
그런 서연의 말에 차나희는 웃었다.
그리고.
“이번 무대 씬, 정말 중요해요. 알죠?”
조하린의 비중이 갑자기 오르고.
김필석 감독은 서연에게 말했다.
“박민율이 떨어지고, 그 자리를 조하린이 대체하는 거야. 여태 존재감이 없었던 조하린이.”
그 말은 즉, 여태 출연이 부족했던 7화 치 퍼포먼스.
존재감을 이 한화에서 채워 넣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조, 조금 무리한 부탁, 이지만요.”
민세희는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촬영이 시작되고.
서연은 무대 위의 마연우를 보았다.
탑 아이돌.
서연이 배우로서 대배우, 탑 배우를 바라는 것처럼.
그는 이미 아이돌로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인물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그의 퍼포먼스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았다.
‘감정을…….’
서연은 심호흡을 했다.
오랜만이었다.
제대로 감정을 잡는다는 건.
메소드 연기.
오랫동안 굳이 조금 떨어트려 두고 있었으니까.
메소드 연기는 어디까지 한 기법일 뿐 딱히 특별한 건 아니다.
몰입감은 줄 수 있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으니까.
과하다.
지나친 과몰입은 오글거릴 수도 있다.
그러니 서연도, 오히려 감정적으로 회복이 느린 메소드 연기를 굳이 활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사람에게는 몰라도, 서연에겐 조금 특별하다.
가장 처음 한 연기였고.
서연의 감정을 어떤 때보다 빛나게 해주는 연기였으니까.
들끓는 감정에 순응하며,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리듬에 몸을 맞춘다.
이제부터 시작될 무대.
조하린이 보여줄 연기.
차나희가 자신을 무대 아래에서 보고 있는 게 느껴졌다.
서연은 그녀를 향해 웃었다.
마치 무대 아래에 있는 관객을 향해 웃는 것처럼.
‘조하린이 박민율에게 가진 건, 아직 단순한 호기심.’
낯설고, 당황스러운 마음.
그러면서도 두근거리는 서늘하게 시작된 심장에 퍼져가는 온기.
분명, 그런 감정이었다.
‘우습게도.’
임진하 작가는 조하린의 비중을 줄였지만, 그것이 도리어 도움을 주었다.
여태 조하린은 비중이 없었고, 박민율과의 서사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이제부터 쌓아가야 했다.
조하린이 박민율에게 닿는 그 기분 좋은 낯섦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해야 했다.
그렇기에, 서연은 조하린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었다.
타인의 애정이란, 서연에게 낯설고 당황스러운 것이니까.
그리고, 지금부터 서연은 그 낯섦을 연기한다.
그것이 서사이며, 이제부터 조하린이 보여줘야 할 가장 빛나는 감정.
누가 봐도 사랑에 빠질만한, 그런 사랑스러운 연기.
히로인을.
‘와.’
그것을 본 차나희는 서연의 연기를 보며 입을 벌렸다.
밝은 미소를 지으며, 무대 위에서 춤추는 서연을 보며.
마치 진짜 아이돌을 보는 것 같았다.
‘박민율을 향한 감정.’
그뿐이 아니었다.
이제 신인인 아이돌로서, 그 모습까지 행동에 자연스럽게 나타났다.
당연한 말이지만 서연은 배우이기에 아이돌로선 어설픈 부분이 나타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을 연기로 승화했고.
마연우가 자연스럽게 그런 부족한 부분을 가려주었다.
그 또한 프로였으니까.
그러니, 무대는 완벽했다.
정말 공연을 보는 것 같았다.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보여주며, 단점을 가리는.
해맑은 서연을 보며 차나희는 눈을 떼지 못했다.
마치, 진짜 콘서트장에 온 것처럼.
수많은 관객의 환호가.
언제나 차나희가 들어왔던 그것이 귓가에 울리는 것만 같았다.
노래가 멈추고.
서연이 마연우와 하이파이브를 했을 때야 끝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제야 이것이 연기였다는 것을 떠올렸다.
아마 그건 자신뿐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리고, 차나희가 그렇게 예상한 것처럼.
[ 시청률 15퍼센트로 복귀!]
[의 화제성을 업고 반등 성공한 ]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어제 드림퓨처 보셨어요?”
“전 유치해서 안 봤는데, 어제 보니까 생각보다 좀 재밌더라고요.”
“7화에서 나온 배우가 더 체이서에서 살인마로 나온 배우라면서요?”
“진짜요? 느낌이 완전히 다르던데??”
“그쵸그쵸. 저도 놀랐다니까요!!”
7화를 기점으로 사람들의 입에서 의 이야기가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단순히 인터넷 방송과 동시 방영한 특이한 드라마.
새로운 시도.
그런 느낌이었다면.
“조하린 씁, 겁나 예쁘더라.”
“더 체이서에서도 장난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조하린을 왜 여태 비중을 안 줬나 했더니 큰 그림이었나?”
“설마.”
심심치 않게 드라마에 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영화, 그리고 드라마.
양쪽에서 서연의 이름이 언급되기 시작했고.
-
ㅋㅋㅋㅋ 작가 하차했다네
-
???진짜??
-
7화부터 새로운 작가라던데? 기존작가 기싸움하다 하차했다함
-
조하린 비중 줄인 것도 그 작가라던데??
-
ㅋㅋㅋ아주 망하고 싶어서 작정했나 봄
인터넷에서 임진하 작가의 이야기도 오가고 있었다.
아마 스태프 중에 말을 흘린 사람이 있는 모양.
혹은.
“흥.”
한선아가 최신 기사의 타이핑을 치며 코웃음 쳤다.
KMB의 내부에서 취재한 기사.
바로 임진하에 대한 기사였다.
기사 제목은 대충 [드라마작가의 갑질 논란, 시청자의 책임은 없나?]
뭐 대충 이런 느낌.
“아, 이건 너무 어그로인가.”
반성하며 한선아는 다시 기사를 작성했다.
아무튼 이대로 얌전히 물러나게 둘 생각은 없었으니까.
그렇게
7화가 방영이 끝나고 8화.
탑텐으로 들어간 조하린과, 송소하와의 만남.
“또 올랐어요? 얼마에요?”
“17퍼센트! 2퍼센트 더 올랐습니다.”
“와, 이거 미쳤는데? 오랜만에 20퍼센트 넘는 드라마 나오나?”
점점 드라마의 시청률이 떨어지는 추세에 20퍼센트가 넘는 시청률.
최근 20퍼센트면 얼추 대박의 커트 라인에 섰다고 할 수 있었다.
[ 800만 돌파! 천만 가나?]
[의 기분 좋은 역주행! 시청률 20퍼센트 임박]
이어진 의 9화, 그리고 10화.
송소하가 활약하는 모습을 보이며, 남주인공인 김시환과 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조하린 또한 박민율과 우연히 만나게 되고.
-
아 겁나 감질나네
-
송소하 요즘 연기 포텐 올랐는데?
-
송소하가 아니라 차나희지;;
-
그게 그거아님? 소녀가장은 소녀가장인 이유가 있다.
-
요즘 인스타에 주서연과 사진 같이 찍어서 자주 올리더라
-
둘이 친한가?
차나희는 차나희대로 최선을 다했다.
여주인공인 송소하로서 조금씩, 그 존재감을 대중에게 어필하고 있었다.
-
조하린이랑 박민율 졸라 간질간질하네
-
솔직히 연애노선 개답답함 ㅠ
-
그게 좋은건데 드알못
-
마지막까지 이어지진 않을 듯
-
솔직히 김시환 좋아했다가 바로 갈아타면 짜치지
-
ㅇㅇ 이게 맞음
에 관한 이야기가 커뮤니티에서 활발하게 오고 갔다.
그렇게 시청률은 계속해서 올라가기 시작했고.
유튜브 재생 횟수도 증가.
[라미엘의 방송]
「최근 제가 영화를 봤거든요, 더 체이서.」
「아, 다 아나 보네요. 재밌죠, 그거.」
「같은 배우가 나온다는 말을 듣고 최근 드림퓨처를 봤는데, 깜짝 놀랐어요.」
「정말 같은 배우인지 모를 정도로 전혀 다른 연기였어요」
「……솔직히,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죠.」
「아, 네? 제 목소리 어디서 들은 것 같다고요? 차, 착각이겠죠.」
「흠흠, 아무튼 더 체이서랑, 드림퓨처. 라미엘의 추천입니다!」
각종 인터넷 방송에서도 언급되며, 그 화제성은 점점 커져만 갔다.
를 안 보거나.
를 시청하지 않은 사람은 있었지만 둘 다 보지 않은 경우는 드물 정도.
“요즘 주서연? 이 배우 많이 나오네.”
“난 예능에서 처음 봤는데 명랑해서 좋더라.”
“근데 차서아의 이미지 때문인지 좀 무서워. 마치 도끼 들고 나타날 것 같아.”
“푸흡, 그건 맞지.”
그러니, 양쪽에서 전부 등장한 조연.
서연에 대한 언급도 점차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 음원 발매, 멜론 차트 점령!]
드라마에 나온 OST들은 음악 사이트에도 점점 올라가며 그 존재감을 나타냈고.
[ 천만 달성!!]
그렇게 가 천만을 달성하며.
“네, 안녕하세요, 배진환 감독님. ……네? 저를요?”
서연에게 전화가 온 것도 바로 그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