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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수정된 대, 대본은 보셨죠?”
새롭게 바뀐 드라마 메인 작가, 민세희는 그리 말하며 서연의 눈치를 살폈다.
혹시 자신이 바꾼 대본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면 어쩌나, 눈치를 보는 느낌이었다,
“네, 괜찮았어요.”
“그, 그럼 다행이에요. 솔직히 아직 저는 메인 작가를 맡을 실력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어허, 민 작가.”
“아, 죄, 죄송합니다.”
자신 없는 어조로 중얼거리는 민세희에게 김필석 감독이 눈치를 줬다.
작가라는 사람이 자신의 글에 자신이 없으면 어떻게 하냐는 말이었다.
“그런 말은 우리 드라마를 봐주는 시청자들에게 실례야. 그리고, 민 작가 대본을 믿고 연기해야 하는 배우들에게도 실례고. 그리고 내게도.”
“네…….”
민세희는 조금 풀이 죽은 눈치였다.
하지만 서연은 그런 민세희가 조금 마음에 걸렸다.
‘민세희라면.’
어쩐지 들어본 기억이 있었다.
서연의 기억은 전생에 감정을 익히기 위해 보았던 수많은 영상매체, 혹은 창작물에 통용된다.
그리고 그중에는 게임이나, 연예계에 관한 정보도 포함되었다.
정작 그녀가 전생에 좋아했던 것들은 점차 잊히고 퇴색되어 가지만, 그런 것들은 떠올리고자 하면 마치 도서관에서 알맞은 서책을 꺼낸 것처럼 또렷이 떠오르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민세희에 관한 것도 금방 떠올랐다.
다만, 민세희가 활약했던 건 KMB가 아닌 종편.
어째서 KMB에서 종편으로 옮기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절대 무시할 실력은 아니야.’
애초에 그랬다면, 박정우가 추천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민세희는 훗날 크게 이름을 날리게 되니까.
“으, 으음. 먼저 말씀드리자면 이전에 극본을 담당했던 임 작가님은 좋지 않은 일로 잘리기는 했지만, 극본 자체는 굉장히 머리 좋게 짜두셨어요.”
“네?”
그런가?
솔직히 연기하는 입장에서 임 작가의 대본은 분명 막장스럽게 느껴진 부분도 있었다.
물론 전생에 드라마를 보았던 입장이기에 그리 놀라진 않았지만.
“사실 조하린 역을 무리하게 건드린 것 빼고는 인물 간의 배분은 굉장히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어요. 다만 그 무리하게 건드린 것 때문에 일부 균열이 일어났는데…….”
민세희는 새롭게 바뀐 대본들을 짚었다.
“저는 그것을 최대한 본래로 돌리며 조하린 역의 매력을 강조할 파트를 넣는 게 좋다고 여겼거든요. 사실 출연 시간이 늘어난 건 많지 않아요. 그러니 좀 더 박민율과의 러브라인을 강조하려 했는데.”
그리 말하던 민세희는 아까 전, 박정우가 자신을 붙잡고 이야기한 부분을 떠올렸다.
“매력을 보여줄 때 무리해서 러브라인을 넣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굳이 이렇게 넣으신 이유가 있습니까?”
“네? 하지만…… 본래부터 들어갔어야 할 게 빠진 거라서요. 이건 원래대로 돌린 거라……. 혹시 이상한가요?”
“아, 이상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단지…… 음, 배우마다 잘 못 하는 것도 있거든요. 혹은, 아직 준비되지 않았을 수도 있고.”
혹은 더 좋은 방향도 있을지도 모른다.
박정우는 그걸 어느 정도 인지했지만, 굳이 민세희에게 말해주진 않았다.
분명 서연도 알고 있을 테니까.
“배우의 의견도 들어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쪽 대본이라 더 수정하기엔 시간이 촉박할 텐데요.”
“그 정도는 알아서 잘할 겁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박정우는 웃으며 그리 말했고, 민세희는 무심코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거절의 말을 내뱉기엔 박정우는 너무 잘생긴 탓에 무심코 그렇게 되는 것이다.
“크, 크흠. 그러니 대사와 장면을 조금 수정하고 싶은 부분이 있어요.”
“네.”
서연은 우선 민세희가 새롭게 내민 대본을 받아들었다.
아마 급히 작성한 새로운 대본인 모양이었다.
그야말로 날 것 중의 날 것.
그것을 확인하자.
‘어?’
서연은 조금 눈을 크게 떴다.
“대사를 좀 더 담백하게 바꿨어요.”
조하린과 박민율의 관계는 보다 담백해졌다.
어찌보면 친한 친구나 동료처럼 보일 정도.
“하지만, 보다시피 이 부분은 조하린의 매력이 드러나는 장면이에요. 박민율과의 듀엣.”
내용은 이렇다.
박민율과 조하린이 결선으로 향하는 무대로 향하는 파트였다.
탑 텐에 들어가는 이를 결정 짓는 무대.
이것을 미션은 냉혹하게도 남녀 혼성 듀엣으로 결정짓는다.
주제는 댄스와 노래를 볼 수 있는 아이돌곡.
“무대에 향하기 전, 박민율은 본래 조하린에게 숨겨둔 마음을 표현하죠. 조하린은 그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요.”
솔직히, 서연은 본래 대본을 보았을 때는 썩 괜찮은 장면이라 생각했다.
물론 그건 조하린의 비중이 빠지기 전.
빠진 이후에는 애초에 박민율도 자연스레 겉도는 느낌이 되어 미묘한 상태가 되었다.
본래 박민율과 조하린은 서로 커플링이 있는 관계였으니까.
“네, 그러니 무리해서 러브 라인을 넣으면 오히려 뭐야? 라는 생각이 들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서연 씨는…… 괜찮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런 민세희의 말에 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그런데…… 전개 자체는 크게 수정되지는 않은 것 같네요?”
즉, 마연우가 맡은 박민율 역과 서연이 맡은 조하린 역의 관계만 달라졌다는 건가?
본래 바뀐 대본에선 보다 러브라인이 강조되었으니까.
사실상 이렇게 되면 원점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아뇨. 여기서 조하린은 본래 오디션에서 떨어집니다. 아시다시피 조하린은 노래가 약점이니까요.”
조하린이 8화부터 비중이 줄어들었던 이유.
그건 8화에서 오디션에서 떨어지기 때문.
거기까지 말한, 민세희는 잠시 망설였다.
“조하린, 안 떨어질 거예요.”
“네?”
“그리고, 서연 씨는 박민율과의 관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 게 맞다고 생각하세요?”
그런 민세희의 말에 서연은 눈을 깜박였다.
보통 배우는 대본에 적힌 대로 연기한다, 거기에 개인의 의견이 들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배우가 대본에 개입하는 사례가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럼 도리어 논란이 생겼다.
‘완전 야생…….’
서연은 그리 생각하면서도 조용히 지켜보는 김필석 감독을 보았다.
마치 편히 이야기하라는 태도.
촬영이 얼마남지 않은 시간에 대본을 교체가 가능하다는 걸까?
아니면, 그렇게 바뀐 대본을 바로 수정하여 재창작이 가능하다는 건가.
어느 쪽이나 작가의 능력이 백분 발휘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애초에 전개마저 바뀐 마당에 그 모든 걸 할 수 있을까?
이렇게 급하게?
그리고 그렇게 급하게 만든 드라마가, 제대로 된 완성도를 가질 수 있을까?
‘하지만…….’
서연은 생각했다.
박민율과 조하린.
바뀐 대본은, 분명 조하린의 본래 분량을 되찾았다.
그중에는 박민율과의 러브라인도 분명 포함된다.
하지만 그게 클라이맥스에서 되찾아 봐야 맛이 없을 것이다.
거기다 오디션에서 승리하는 건 조하린.
변화된 전개.
‘그리고 러브라인.’
러브라인은 빠질 수 없다.
그야, 애초부터 이 는 6인의 주연이 각각 커플링을 가진 드라마였으니까.
서연이 러브 라인이 싫다고 해서, 타인을 사랑하는 연기가 어설프다고 하여 빼는 건 어불성설이었다.
서연은 배우였고.
이제는 그에 대한 프라이드도 있었다.
싫다고 해서, 극의 완성도를 낮출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싫은 것과 별개로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문제.’
대본을 본다.
빠르게 대사를 훑으며, 전생에 보았던 조하린의 파트를 순서대로 떠올린다.
그 장면은, 바뀌기 전의 대사를 비교한다.
마치 어렸을 적, 첫 CF 촬영에서 이지연의 연기를 떠올렸을 때처럼.
하나, 또 하나.
장면과 장면.
그리고 거기에 파생되는 감정을 훑는다.
서연이 할 수 없는 것, 그리고 할 수 있는 것.
“……서연 씨?”
민세희는 대본을 조용히 응시하는 서연을 보았다.
그리고.
“촬영 들어갑니다, 촬영!!”
스태프들의 외침에, 마연우는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그야.
‘무서운데…….’
이래저래 차서아.
아니, 서연은 마연우에게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아직도 머릿속에서 차서아의 모습들이 강렬히 떠 올랐다.
저스트 엑스의 다른 멤버들은 쫄보냐고 놀렸지만, 마연우는 억울했다.
촬영장에서 직접 마주쳐야 하는 자신의 마음을 아냐는 말이다.
‘거기다, 대본은 바뀌어서 내가 떨어지는 걸로 바뀌고.’
물론 마연우는 별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매니저는 도리어 열을 냈다.
이러면 박민율의 비중이 죽어버리지 않냐고.
물론 김필석 감독과 민세희는 절대 손해 보지 않게 이후 비중을 맞춰준다고 했지만.
‘사실 그냥 빠져도 되는데.’
그냥 지쳤다.
연기라는 건 아직 일렀던 모양이다.
마연우는 그렇게 생각하며, 마지막 오디션 장면을 찍기 위해 세트장에 올랐다.
평소 음악 방송에서 자주 보던 무대를 닮은 세트장.
마연우에겐 정말 익숙한 장소.
그것을 멍하니 보고 있자.
“뭐해요?”
“!!”
누군가가 탁, 하고 마연우의 어깨를 치고 지나가며 말했다.
마연우가 그 방향을 향해 시선을 돌리자, 서연이 빙글 몸을 돌렸다.
“촬영해야죠?”
“어, 어.”
묘하게 평소와 분위기가 달랐다.
‘뭐지?’
표정은 그다지 변화가 없었다.
평소와 같은 무표정.
조금 붉은 눈.
하지만 분위기가 묘하게 달랐다.
통통 튄다고 할지.
마치, 운동선수가 본 게임을 시작하기 전 워밍업을 하는 것 같았다.
“무대 위에서 최선을 다해주세요.”
“그야 뭐…….”
최선이야 항상 다했다.
단지 그 평가가 ‘발연기’로 돌아와서 문제지.
그렇게 떨떠름하게 답하자.
“선배잖아요?”
그리 말하며 서연은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뭐?”
“아이돌로서.”
드물게 해맑게 웃는 서연을 보았다.
그래서 뒤늦게 마연우는 그녀가 말하는 바를 깨달을 수 있었다.
이번 무대에서는 ‘박민율’로서 연기할 필요 없다는 뜻이다.
그야, 노래하고 춤추는 오디션 파트니까.
“……그건 맞지.”
자랑하는 건 아니지만, 마연우로선 무척 자신 있는 부분이긴 했다.
“오늘이 중요하거든요.”
135만 유튜버, 한봉식은 7화의 방영을 기다리며 시청자들에게 말했다.
와 ‘주서연’이라는 인물로 뽕을 제대로 뽑은 한봉식은 도 본격적으로 실황을 중계하기 시작했다.
“로 인기가 한창 오른 주서연 알죠? 그래서 분량을 늘린다 만다 이야기가 많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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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로 올리면 내용 이상해지는 거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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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해져도 늘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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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는 애초부터 드림퓨처는 이상했다는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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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맞네
아무튼 라는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그럼에도 꾸준히 보게 만드는 매력은 분명 있었다.
“오늘은 보자, 조하린과 박민율의 오디션 최종 대결 파트거든요. 지금까지의 전개를 보면 조하린이 떨어지는 게 정배인데.”
한봉식은 의 방영을 기다리며 수다를 떨었다.
말하자면 오디션의 결과에 대한 추측이나, 앞으로 가 어떻게 살아날 수있는지 나름 열심히 떠들었다.
뭐, 대체로 전문적이지는 않은 말이었다.
“아, 시작한다.”
한봉식은 내심 조하린의 분량이 늘어나고, 방송에서 이용할 만한 장면만 잘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주서연이라도 떨어져 가는 를 반등시키는 건 무리지.’
그래도 기대하게 되는 게 사람의 심리다.
한봉식, 그리고 인터넷 시청자들이 바라보는 가운데 7화가 시작되었다.
마연우와 주서연.
그리고 박민율과 조하린.
그 둘의 모습이 화면에 비치며 시작된 7화.
처음에는 별다른 내용도 없었다.
평소와 같은 드림 퓨처였다.
하지만, 조금 이상함을 느낀 건 드라마가 시작된 후 10분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어떻, 게 하지.」
오랜만에 제대로 나온 조하린의 솔로 파트.
언제나 다른 멤버들과 곁다리로 나오던 그녀가 처음으로 자신의 심경을 나타내는 장면.
조하린은 이제야 겨우 박민율이 자신에게 품은 감정이 무엇인지 눈치챘다.
그것은, 자신이 김시환에게 품었던 감정.
사랑을 모르던 시골 소녀에게는 너무 힘겨웠던 감정.
비록 송소하가 있어 포기했던 그 마음을, 박민율이 자신에게 품고 있었다.
「어떡해…….」
조하린의 중얼거림이 속삭이듯 들렸다.
그녀의 난감하다는 감정.
모르는 감정에 대한 낯섦.
소녀다운 풋풋함이 화면 너머로 전해졌다.
자연스레 조하린의 서사에게 몰입할 수 있도록.
그것이, 화면을 돌리던 시청자들이 에 멈춰서기 시작한 기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