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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적막이 오고 갔다.
최근 가장 RY에서 기세가 좋다는 저스트엑스의 아이돌 마연우.
거기에 연이은 주서연의 등장은 고요한 적막을 불러왔다.
오늘 오디션에 참가한 이들은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내심 긴장했다.
특히 여성 아이돌이나 배우들은.
‘여, 연극과는 다르잖아.’
최근 주서연은 연극 를 통해 화려하게 복귀를 알렸다.
예능에도 몇 번 출연하여 인지도를 한창 올려둔 상태였으나, 드라마나 영화에서 성과를 거둔 건 아직 없었다.
그러니 애써 그렇게 생각했지만.
최근 공개된 의 예고편이 마음에 걸렸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으로 등장했었지.’
서연이 예고편에서 등장한 시간은 2분에 가까운 예고편에서 10초 남짓이었다.
정말 별것 없었지만, 그 짧은 등장만으로도 연기력은 어느 정도 알 수 있는 것이다.
‘각 잡고 송소하 역을 노리려고 한다면…….’
결국 강력한 경쟁자 중 하나가 된다는 뜻이다.
뭣보다 보통 수준의 연기만 보여줘도, 박정우와의 화제성을 생각해 뽑힐 확률이 높았다.
그리고 그와 별개로.
‘얘 이번에 무인 서바이벌에서 나왔던 애잖아?’
마연우는 서연에 대해 그렇게만 생각했다.
연화공주, 그에 대해선 당연히 알고 있었다.
에 등장했을 때 그에 대한 자료화면이 나왔으니까.
‘그때와 인상이 다르네.’
신기하다는 듯, 마연우는 서연을 보았다.
그에 따라 서연의 눈이 점점 찌푸려졌다.
‘마연우.’
인기 아이돌 저스트엑스의 핵심 멤버.
연기에도 도전하여, 드림 퓨처에서 그럭저럭 괜찮은 결과를 거둔 인물.
이어, 전쟁 영화에도 출연해 연기력을 증명한…… 나름대로 재능 있는 인물이다.
물론, 그와 별개로 서연은 썩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부류였다.
그도 그럴게.
‘저스트엑스는 다른 멤버들이 좀.’
마연우는 본인의 인성으로 여러 이슈가 있었다.
근데, 다른 멤버들은 그런 인성적인 이슈를 떠나…… 이래저래 말이 많았다.
음주 운전, 마약, 폭행.
아무튼 전적이 아주 대단한 것이다.
앞으로 3년 내에 펑펑 터질 게 예상되어, 차마 가까이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애초에 마연우 본인도 이래저래 갑질 논란이 있던 사람이고.
“지나갈게요.”
“아, 응.”
마연우는 자신의 외모에 별 반응이 없는 서연에게 조금 당황했다.
아이돌인 그는 언제나 선망의 시선을 받았고, 특히 여성에게 이런 경우는 처음 있는 일이었으니까.
‘확실히 본인 외모가 장난이 아니라서 그런가?’
배우.
그런 말이 있다.
아무리 잘생긴 아이돌이어도, 배우의 곁에 서면 그 빛이 퇴색된다는 말.
서연은 그런 부류였다.
다른 여배우들 틈에 걸어가자, 자연스럽게 그 주변의 빛을 삼키는 것만 같았다.
당연히 곁에 있던 이들은 슬금슬금, 그런 서연에게서 멀어졌고.
‘왜 하필 여기로.’
‘아니, 자리 많잖아.’
덕분에 곁에 있는 여배우들만 울상.
반면 서연은 오늘 있을 대본에 대해 곱씹으며 주변을 살폈다.
오늘 그녀가 지원하기 위해 온 배역은 어디까지나 조하린.
솔직히 이래저래 긴장되는 부분이 있었으니까.
그러다.
‘아, 있네.’
서연은 박정우를 발견하고 미세하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눈이 마주친 박정우는 찌푸렸던 눈을 풀며, 마찬가지로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눈에 띄게 아는 척을 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둘을 주목하던 배우들은 쯧, 하고 혀를 찼다.
‘역시 송소하 역을 노리고 있구나.’
‘내정된 거 아냐? 아, 이거 좋지 않은대.’
그런 묘한 긴장감 속에 오디션이 시작되었다.
“나희 씨. 준비해 온 배역은 ‘송소하’ 맞죠?”
“네.”
청순한 인상의 여성이 긴장한 얼굴로 답했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케이블 드라마에서 조연으로 등장했던 배우……가 아니다.
아이돌이다.
‘아이돌치고 연기가 정말 좋아.’
캐스팅 디렉터 신윤은 볼펜을 턱에 대며 생각했다.
이번 는 연기력만이 중요한 게 아니다.
스토리상 ‘아이돌 오디션’을 다루는 드라마이니 가창 능력도 어느 정도 중요했다.
그런 면에서 이번 드라마 오디션은 아이돌들이 유리한 부분이 있었다.
“이번이 연기 도전은 두 번째 맞죠?”
“네, 맞습니다.”
침착하게 답하는 그녀의 말에 차나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태도도 썩 괜찮았다.
바로 그 뒤에 대기 중인 여성만 아니었다면, 이대로 송소하를 이쪽에 맡겨도 좋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가, 감사합니다.”
차나희는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몸을 돌렸다.
그리고 몸을 굳혔다.
오디션장에는 바로 다음 순서로 연기를 펼칠 지원자가 한 명, 뒤에 대기하고 있었으니까.
‘주서연.’
차나희는 심장이 두근거리는 걸 느꼈다.
긴장.
초조.
그런 복합적인 감정이었다.
자신보다 몇 살은 어리다는 걸 알지만, 그걸로 얕보기엔 그 존재감이 굉장했다.
커리어가 별로 없다?
이미 아역 때 한 번 증명했었지.
거기에 최근 예능으로 끼도 어느 정도 드러냈다.
하지만, 예능에서 보았던 모습과 지금 보이는 괴리감에 차나희는 몸을 떨었다.
그 발랄한 여고생과, 눈앞에 자신을 무감정하게 바라보는 소녀가 동일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설마, 예능은 연기일까?’
만약 그렇다면, 이 얼마나 대단한지.
하지만 이게 평소의 모습이라 생각하면 예능에서 보인 모습은 그렇게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서연 씨가, 나희 씨를 꽤 유심히 보는데요? 둘 사이에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상당히 견제하는 느낌인데…….”
퇴장하는 차나희를 뚫어져라 보는 서연의 시선에 신윤이 박정우에게 물었다.
이래저래 인연이 있는 사이이니 이유를 알까 했으니까.
“아마 별생각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 것치곤 꽤 열심히 보는데요.”
“어디서 본 사람인가 싶은 거겠죠.”
“……진짜요?”
“네. 괜히 복잡한 생각을 하는 애는 아니라서요.”
예전이라면 정우도 착각했을 것이다.
서연이 저렇게 바라보는 경우는 딱히 악의를 품은 건 아니다.
그냥 신기해서 보는 거다.
뭐가 신기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송소하 역을 맡은 배우네.’
그리고 서연은 정말 신기해서 보고 있을 뿐이었다.
이럴 수가.
설마 자신의 앞 순번이 차나희였을 줄이야.
대충 그런 느낌으로 차나희의 연기를 본 것이다.
‘역시 송소하를 노렸구나.’
이번 드림 퓨처로 크게 주목을 받은 스타 중 하나다.
차나희.
이번이 두 번째 연기 도전이었고, 실제로 연기 실력 자체는 조금 떨어졌다.
하지만, 우수한 가창 능력이 주목받았고.
이후에 연달아 영화를 흥행시키며 본격적으로 배우 일을 시작한다.
‘정작 본인이 속한 걸그룹은 1년 후 해체되지만.’
홀로 소녀가장을 도맡았지만, 다른 멤버들이 홀로 인기를 독식한 차나희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자, 그럼.”
서연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얼굴에 검은 수염이 가득 난 남자.
이번 드림 퓨처의 촬영 감독인 김필석이었다.
이번 오디션은 총 다섯 명의 심사위원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그중 가장 발언권이 강한 인물이었다.
“주서연 씨. 앞으로 나오시면 됩니다.”
“네.”
가슴 속에 흐르는 기분 좋은 긴장감을 느끼며, 서연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천천히 앞으로 다가오는 그 모습에, 심사위원들은 내심 감탄했다.
‘역시, 아이돌이랑은 다르네.’
‘자세도 곧고, 확실히…… 아우라가.’
최근 를 찍은 것으로 알고 있다.
개봉은 아직 좀 남았지만, 시기상 드림 퓨처와 겹칠 확률이 높았다.
‘이거, 가 흥하면 이쪽도 꽤 수혜를 받겠어.’
물론 측도 가 흥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니 쌍방으로 이득이 되는 상황.
‘아주 좋군.’
김필석은 표정으로는 굳이 티를 내지 않았으나, 내심 기분이 좋은 상태였다.
현 드림 퓨처 상황에서 주서연이라면 상당한 대어였다.
커리어가 부족해?
그건 아무래도 좋다. 어차피 이번에 지원한 이들은 다 부족하다.
그에 비해 이쪽은 아역 시절 대히트한 드라마.
거기에 예능에서 그 실력을 뽐냈으며.
‘박정우가 연기 실력만큼은 보장한 여배우.’
힐끗, 김필석은 박정우를 보았다.
티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눈치였지만, 꽤 기분이 좋아진 게 보였다.
박정우는 나이에 비해 경력이 긴 만큼 배우의 연기력을 중히 생각하는 배우다.
어린 꼰대라고 해야 할지.
실제로 방금 차나희에게 쓴소리를 다 날린 것도 그였다.
자신보다 연상에게도 가차 없는 지적.
그런 박정우가 주서연의 연기에는 ‘자신이 지적할 흠이 없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오히려, 더 나은 부분이 많다. 라고 여러 번 언급했다.’
이건 뭐, 송소하로 뽑아달라는 간접적인 발언이 아닌가?
그런 느낌이 들었고.
실제로 심사위원들은 내심 그렇게 여기고 있었다.
이번 오디션에서 서연이 실력만 제대로 보여준다면 송소하 역은 그녀의 것이라고.
“네, 좋아요.”
그렇게 잠깐 간단한 질문과 자기소개가 이어진 후.
“희망하는 배역이 있습니까? 이번에 오디션에 지원하려는 배역이요.”
“있어요.”
역시 있구나.
모두가 박정우와 시선을 마주치고, 송소하를 예상했을 때.
“조하린 역을 꼭 맡고 싶습니다.”
“아, 역시 조하린 역을…….”
대수롭지 않게 중얼거리던 김필석 감독은 이내 말끝을 흐렸다.
“……네?”
조하린.
김시환, 송소하와 함께 의 작중 오디션에 참여한 주연 6인방 중 하나.
그중, 조하린은 가장 비중이 적은 인물이었다.
8화까지는 나름 비중을 가져가나, 그 이후로는 등장빈도가 훅 줄어들기 때문이다.
나름 통통 튀는 캐릭터이긴 했지만…… 그게 전부인 배역.
“…….”
당연히 심사위원들은 잠시 말을 잃고 서연을 바라보았다.
그런 그들의 반응에 서연은 고개를 갸웃할 뿐이었다.
의 오디션은 아주 성공적이었다.
의외로 나는 이번 오디션에 내심 긴장했었으나.
‘어음, 네. 잘 보았습니다. 정말 조하린 역 맞죠?’
그런 질문을 몇 번이고 들었으나, 충분히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애정 연기 말고 통통 튀는 캐릭터 성 위주로 연기를 펼쳤지만, 눈속임으로는 꽤 괜찮았다.
“이번에 잘 되면 보컬 트레이닝 받아야겠어.”
“뭐어……?”
오랜만에 함께 하교하며 그런 말을 하는 내 말에, 지연은 눈을 찌푸렸다.
“또 왜? 예전에도 했잖아.”
“이번 드라마 오디션에 붙으면, 노래도 해야 해서.”
“아, 아이돌 드라마라고 했지.”
그런 지연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가창.
사실 이건 또 버튜버에게 필요한 항목이었기에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연습해 온 것이다.
“주서연, 너 노래 못하잖아.”
“…….”
그런 지연의 말에 나는 살며시 노려보았다.
딱히 노래를 못하는 건 아니다.
그렇게 들리는 건, 노래에 감정을 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탓에 무엇을 해도 무미건조.
노래방 레벨에 그치고 말았다.
“그래도 이젠 좀 괜찮아졌어.”
“그래?”
사춘기를 거치며, 그래도 제법 보완이 되었다.
노래에 감정을 조금 담을 수 있었고.
그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는 된다.
‘하지만 아이돌 드라마에 출연하기엔 좀 부족해.’
새로 학원을 구해야 하나, 그런 고민을 하고 있자.
“그럼 내가 좀 도와줄까?”
이지연이 갑작스레 그런 말을 꺼내온 것이다.
“응?”
“내가 이래저래 도움을 받은 지인이 있는데, 성악도 했고 아이돌 출신이라 노래를 잘해.”
그런 지연의 말에 나는 묘한 기분을 느꼈다.
‘이지연에게 그런 지인이 있었나?’
묘한 느낌이 든 나는 슬쩍 물었다.
“누, 누군데?”
“성우 학원에서 만난 언니. 이래저래 내가 도움을 여럿 받아서. 마침, 너한테 소개해 줄 기회겠다.”
그런 지연의 말에, 나는 문득 한 인물을 떠올릴 수 있었다.
우연.
혹은 단순한 억지일지도 모르겠지만.
‘마법사!!’
이미 해당 버튜버를 구독하고 몇 번이나 보았기에, 서연은 그렇게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그야, 마법사는 노래가 주력인 버튜버였으니까.
실제로, 전생에 라미엘의 노래 실력도 뛰어난 수준이었다.
‘만약, 노래를 그 사람에게 배운 것이라면.’
그리고, 서연은 그 이유를 지금에서야 겨우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