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dd 3 AI agents (writing, revision, story-continuity specialists) - Add 4 slash commands (rovel.create, write, complete, seed) - Add novel creation/writing rules - Add Novelpia reference data (115 works, 3328 chapters) - Add CLAUDE.md and README.md 🤖 Generated with [Claude Code](https://claude.com/claude-code) 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14 KiB
의 MC인 공형만은 패널들의 반응에 히죽 웃었다.
그야말로 예상한 그대로의 반응이었으니까.
오늘만큼 사전에 패널에게 게스트가 공개되지 않는 게 다행인 적이 없었다.
그만큼 수아를 봤을 때, 공형만은 깜짝 놀랐던 것이다.
그도 그럴 게, 아무래도 연예인의 어머니는 평범한 경우가 많다.
그야 연예인 부모를 둔 가족이 아닌 한, 특별히 관리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자식이 돈을 벌면, 나름대로 본인도 여유가 생겨 관리를 받는 부류도 있지만 상당히 적은 편.
아무래도 자식이 번 돈을 멋대로 쓸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설령 관리를 받았다고 해도, 나이에 비하면 말끔한 편이지, 결국 아저씨나 아줌마라는 건 변하지 않는다.
공형만은 수아를 처음 보았을 때, 이렇게 물었다.
"혹시 예전에 아이돌이나, 배우일 한 적이 있으실까요?"
그렇지 않으면 납득이 되지 않는 외모였다.
관리를 열심히 받은 배우나 아이돌 출신 여성들은 또래보다 확실히 젊어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50대여도 30대, 그렇게 보이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건 좀 많이 동안이 아닌가?'
공형만을 앞에 두고, 눈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한 채 움찔움찔.
양팔을 모은 채,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는 통에 팔 양쪽에 눌린 가슴이 유독 두드러진다.
그러니 제발 그런 자세는 그만해줬으면, 하고 생각하면서도 공형만은 궁금함을 참을 수 없었다.
아무튼 그 모습만 보면 사회 초년생.
과장해서 아직 이십 대 중후반이라 볼 만한 외모.
그러니 이게 연예인이 아니라면,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하는 여자들이 얼마나 많아질까.
"아, 아뇨. 그냥 평범한 프리랜서예요."
"프리랜서라고 하면……?"
"그냥, 프로그래머예요."
프로그래머.
이게 또 참 전혀 어울리지 않는 직업.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묘하게 지적인 인상을 보면.
'이거는 됐다.'
뭔가 촉이 온 느낌이었다.
말수가 조금 적기는 하지만, 계속 대화를 해본 결과 그렇다고 과묵한 타입은 또 아니다.
딸의 이야기나, 남편의 이야기가 나오면 또 말이 잘 나오는 타입.
거기다 둘째도 한 명 있는 모양.
'딸 둘을 출산한 어머니라고는 도무지 생각되지 않지만.'
뭐, 좋은 게 좋은 것 아니겠는가?
한껏 꾸미고, 촬영장에 섰을 때 패널들의 반응이 어떠할까 기대됐다.
그리고, 그 기대처럼.
"와, 정말로 주서연 배우 어머님이세요?"
"혹시 언니분 섭외해 오신 건 아니죠?"
"아, 우리를 너무 놀리신다."
예능에서 리액션은 아주 중요하다.
그러니 나름대로 수아가 등장했을 때의 반응은 저마다 준비해 둔 편이었다.
수아의 외모를 떠올리며, 혹은 성격을 가정하여 온갖 시뮬레이션을 거쳤고.
그 과정에서 생각한 적절한 리액션을 펼치려 했지만.
'와.'
'이거 말해야 해. 말하지 말아야 해.'
다들 리액션이 버벅대는 게 느껴졌다.
머릿속으로 생각해 둔 것을 펼쳐야 하는데, 이게 아무래도 생각한 것과 괴리감이 상당해서 그럴 수가 없는 것이다.
아니, 그보다 정말 언니 아니야?
그리고 저거 가슴이지?
안에 뭐 넣은 거 아니야?
방송이 방영되었을 때 대중에서 어떤 반응이 나올지도 대략 예상이 갈 정도였다.
만약, 이게 실시간 방송이었으면, 얼마나 폭발적으로 반응이 나왔을지 궁금했을 정도로.
"서연 양이, 왜 이렇게 예쁜가 했는데 이유가 있었네요."
"그쵸, 그쵸."
"근데, 정말 어머니 맞으시죠?"
수아가 준비된 자리에 앉고, 그제야 정신을 수습한 패널들이 웃으며 물었다.
"아, 네네. 그, 이래 보여도 서른아홉이거든요……."
"서른아홉이요?"
"와, 그래도 젊으시다."
"잠깐, 그럼 몇 살에……."
"아이고, 그런 걸 굳이 왜 세요."
그제야 겨우 예능처럼 패널들이 합을 맞추며 대화를 끌고 가기 시작했다.
수아는 어색한 얼굴로 그들의 말에 웃었지만.
'집에 가고 싶어.'
수아는 새삼 딸이 얼마나 방송 체질인지 깨달았다.
예능 촬영이 잡히면, 서연은 들뜬 게 눈에 보일 정도.
그 최고조에 이르렀던 게 였는데.
이미 집에서 낚시 방송도 열심히 돌려보고, 연습도 하고.
고가의 장비도 사려는 걸 수아가 옆에서 뜯어말린 것이다.
'이런 건 자기 아빠를 똑 닮아서.'
아무튼 젊다 못해 어리게 사는 남편을 보면, 수아는 언제나 그 시절의 마음이었다.
서연의 그런 모습은 또 영빈을 꼭 닮은 것이라 크게 뭐라 하지는 않는 편.
아무튼 서연은 예능 방송에 진심이었고.
오히려 나가는 걸 기대하고, 오히려 즐기는 경향이 강했다.
'분명 딸도 나처럼 커뮤니케이션에 조금, 문제가 있을 텐데.'
이유가 뭘까.
그런 생각이 들면서도, 서연은 사람 만나는 게 어색할 뿐이라는 걸 알고 있다.
수아와 달리 관심받은 걸 너무너무 좋아하는 아이이니 그런 거겠지.
아무튼 수아는 아니다.
이렇게 쏠리는 관심이 너무 부담스러워서, 이마나 등에 흘러내리는 땀이 느껴졌다.
또 가슴에도.
수아는 무심코 손수건으로 그곳을 닦으려다.
"자, 잠, 잠깐만요, 서연 어머니!"
"방송사고 나요! 방송!!!!""아."
긴장한 마음에 상황도 잊고 옷깃을 벌리던 수아는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며, 고개를 푹 숙였다.
정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
아무튼, 상황은 적당히 수습되고.
수아는 게스트로서 참여하여 스크린을 통해 공개되는 영상을 함께 보며, 의외로 조리 있게 상황을 설명했다.
"서연 양이 게임을 좋아하나요?"
"네, 엄청나게 좋아하는 편이에요. 못한다고 하면 화내니까요."
"후후후, 귀엽다~."
이제야 겨우 평범하게 방송이 진행되는 느낌이었다.
초반은 무난했다.
우선 서연이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이 잡히고.
이어 수아가 등장하는 곳까지는 그랬다.
거기에 영빈이 등장한 것에, 수아와 서연이 당황하는 모습이 나와 조금 의아했을 뿐.
남편이 일찍 퇴근한 것에 왜 화들짝 놀란단 말인가.
"근데 왜 박치기 공룡인가요?"
"그, 저도 잘은 모르겠는데. 남편이 딸을 부르는 애칭이에요. 귀엽잖아요?"
"아, 그러네요. 확실히 귀엽네요!"
패널들도 화기애애하게 답했다.
박치기 공룡의 유래를 알 수 없었던 그들로선 알 수 없는 애칭이었던 것이다.
이어 서연이 삐꺽삐걱, 게임을 시작했을 때는 으레 그렇듯 이미지 메이킹이라 생각했다.
'연예인이지만 평범하게 게임도 해요.'
대충 그런 이미지.
뭣보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하는 이들에게 게임은 그만큼 친숙한 것이며.
당연히 그에 대해 공감을 살 수 있기에, 연예인들이 자주 이미지 메이킹용으로 사용하는 편이었다.
그래서 대략 그런 느낌인가 했는데.
이때부터였다.
서연이 게임하는 것을 보자, 혼자 핸드폰으로 영상을 보던 영빈이 슬그머니 다가가는 것이다.
그때부터였다.
지옥의 깐족거리기 시작한 것은.
''우리 딸이 창의성이 참 좋아. 게임 플레이도 그렇고."
"너무 창의적이라 다른 친구들이 못 쫓아오는 게 문제네."
"야, 근데 칼은 기깔난다. 그냥 총을 안 쓰는 게 어떠니?"
"딸 혹시 군대 갈래? 좀 다녀오는 게 좋을 것 같구나."
아무튼 그렇게 옆에서 서연이 한번 죽을 때마다 한 번씩.
그렇다고 쉬지 않고 조잘거리는 건 아니었다.
그냥 죽을 때마다 한 번씩 깐족거리는 것이다.
그러면서 서연의 눈치를 한 번 살피고, 고개를 갸웃.
눈치를 살피는 건가?
그건 또 아닌 것 같은데.
그런 주변의 반응에.
"아, 평상시엔 서연이도 함께 떠들거든요. 그런데 오늘은 반응이 없어서 그런가 봐요."
아무래도 방송이었으니까.
그때 곁에서 상황을 지켜봤던 수아는 으흠, 하고 헛기침했다.
하필 영빈은 촬영 중인 걸 몰라서.
'이럴 줄 알았으면 말해주는 건데.'
덕분에 차마 말로 반박할 수 없었던 서연은 손가락으로 영빈의 허리를 쿡!
마치 딸의 귀여운 반격 같은 느낌이었지만, 수아는 알고 있다.
저걸 제대로 찔리면 영빈은 그대로 쓰러진다는 걸.
그런데 영빈은 멀쩡했다.
도리어 옷을 양쪽으로 벌리며, 그 안에 입고 있는 걸 자랑한 것이다.
"?? 저게 뭐죠?"
"아, 방검복인데요……."
"방검복이요?"
공형만이 당황스런 얼굴로 물었다.
아니 왜 저기서 방검복이?
"저번에 남편이 산 건데, 딸이 실수로 찢어버렸는데, 저렇게 입을 줄은 저도 몰랐네요."
방검복이 실수로 찢을 수 있는 건가?
하지만 무던한 수아의 말에 그냥 그렇구나, 하고 다들 넘어갔다.
'숨겨둔 걸 어떻게 찾은 걸까.'
수아는 방검복을 자랑하며 시시덕거리는 영빈을 보며 진심으로 궁금했다.
또 저런 건 참 귀신같이 찾는다.
평소라면 서연도 그냥 넘어갔을 테지.
사실 서연도 액자에 걸어두었던 방검복에 대해선 별생각 없었다.
영빈이 그걸 걸려고 할 때 서연도 말리는 척했지만, 은근히 좋아했던 걸 알고 있다.
강자의 증표 같은 걸까.
수아로선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미지 때문에 치워둔 걸 꺼냈으니.
그 후 결과는 뻔했다.
"아빠."
"응?"
"자이로 드롭이라고 알아요?"
스산한 서연의 말과 함께, 영빈이 당황하는 순간 영빈이 앉은 의자가 번쩍 들렸다.
그리고 위아래로, 좌우로.
영빈의 비명이 애처롭게 들렸다.
"……."
어떻게 하는 거지?
와이어라도 달려있나?
그런 생각이 들면서도, 에서 서연이 돗돔을 낚았다는 걸 떠올렸다.
"아, 서연 양이 힘이 좀 강했죠?"
"네, 애가 좀 건강해요."
딸이 칭찬받은 게 기뻤는지 수아가 후후후 웃었다.
처음으로 보인 그 미소는 참 어여뻤으나.
'그냥 건강한 걸로 넘어가는 건가?'
다른 패널들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자신들이 뭘 어쩌겠는가?
그냥 박수나 치면 되지.
"야, 의자 튼튼하네."
"와, 저도 그 생각했는데."
"그쵸, 그쵸."
그냥 그런 대화를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며 상황을 감상할 수밖에 없었다.
서연이 저렇게 휘두르는 의자가 참 튼튼하다고 생각하며.
아무튼 의 촬영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참고로 자이로드롭을 신나게 탄 영빈은.
"야, 문득 생각났는데. 우리 수영장이라도 갈까?"
"?"
의자에서 내려오자마자 그런 말을 했던 것이다.
아무래도 꽤 재밌었는지 어트럭션을 타고 싶어진 모양.
아무튼 그렇게 수영장도 다녀오고.
덕분에 의 촬영분도 말끔하게 뽑은 서연은.
"주서연. 너 이미지를 개선한다고 하지 않았어?"
이지연에게 혼나고 있었다.
하지만 서연은 억울했다.
그 부분을 제외하면 서연은 정말 열심히 이미지를 관리한 것이다.
그 외엔 한 번도 힘쓴 적도 없고!
"그건 아빠가 계속……. 그리고 수영장이나, 다른 곳에선 그런 거 안 했어."
"아저씨는 분명 그렇긴 한데. 그리고 너…… 혹시 방송 보지는 않았지?"
이지연이 말한 방송이란, 당연히 버튜버 방송이었다.
설마 서연이 에서 버튜버 방송을 봤을까 싶었던 것이다.
현재 말만 들으면, 게임하고 수영장에 다녀온 게 전부.
하지만 지연이 알기로 는 관찰 예능.
그러니 계속 찍고 있을 것이다.
장시간 찍고, 그것을 후에 편집해서 올리는 것으로 아니까.
"……."
"왜 눈을 피해?"
흔히 서연이 뭔가 잘못한 게 있을 때 짓는 특유의 표정이었다.
눈을 한쪽으로 돌린, 잘못한 강아지가 짓는 얼굴.
'봤구나!!'
지연은 눈을 질끈 감았다.
물론 자신의 잘못도 있다.
서연이 를 촬영한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 잠시 방송을 쉬던가 해야 했는데.
지연은 또 성실히 방송 시간을 지켰다.
그야, 서연이 촬영 중 볼 거라곤 생각도 안 했으니까!
"나도 많은 고민이 있었어."
"그러시겠지."
"정말인데."
서연은 불퉁한 얼굴로 말했다.
아주 뻔뻔한 그 태도에 지연은 어처구니가 없어졌다.
'뭐어, 힘쓰는 이미지보단 그편이 낫겠지.'
버튜버를 보면 단순히 패션 오타쿠론 그치지 않을지도.
어차피 예능이니 자신의 방송을 굳이 TV로 송출할 일도 없을 테고.
'적당히 편집 들어가겠지.'
지연은 그렇게 적당히 생각했다.
"방영 날은 언제야?"
"앞으로 일주일 후."
"얼마 안 남았네?"
서연은 고개를 끄덕끄덕.
분명 힘쓰는 장면이 나오긴 했지만, 어느 정도는 편집이 들어갈 것이다.
설령 그대로 나와도, 영빈 덕에 수영장에서 찍은 것도 있고.
딱히 특별한 건 없었지만, 그래도 이번 의자에 관한 건 어느 정도 완화가 되겠지.
"그리고 나, 그거 방영 이틀 전에 오디션이야."
지연의 말에 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알고 있었다.
조서희와 계속 뭔가 하고 있다는 것도.
아무래도 자신보단 조서희가 연습할 때는 편한 모양.
"마지막 연습 좀 도와줄래?"
그런 지연의 말에 서연은 고개를 끄덕끄덕하던 게 우뚝 멈춘 것이었다.
그야 이번 지연의 오디션은 의 오디션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