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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2025-12-14 21:31:57 +09:00

13 KiB

영빈은 오늘 기분이 좋았다.

며칠간, 회사에 숙박해야 했던 분노도 사르르 사라질 만큼.

"팀장님, 그간 출시 준비로 고생했어요. 디렉터님이 오늘은 좀 일찍 퇴근하셔서 쉬라고 하시네요."

위에서 그렇게 이야기한지라, 냉큼 돌아온 것이다.

물론 돈은 하루 출근한 만큼 챙겨주겠다고 했으니, 걱정할 것도 없고.

'설마 이 시간에 퇴근하게 될 줄이야.'

게임 회사에 다니는 영빈은 여러모로 일이 바쁜 편이었다.

그래서 철야가 잦았고, 집에 오는 시간도 불규칙적.

최근 새로운 게임의 런칭 준비로 여러모로 바빴던 터라.

이 휴식이 뭣보다 달았다.

이번에 잘만 하면 디렉터도 될 기회라, 여러모로 몸을 굴린 탓에 더 그랬다.

'오늘 밀린 게임도 하고.'

회사 게임 런칭 걱정은 그에게 없었다.

애초에 양산형, 현 디렉터의 수완은 인정하는 편이었지만 게임은 잘 모르겠다.

'고등학교 때가 참 좋았는데.'

그때, 수아랑 게임도 만들었고.

아무튼 대회에서 상도 타고.

입사도 그걸로 할 수 있었지만, 아무튼 지금 만드는 게임은 그런 자신의 꿈과는 좀 다른 것이다.

'이번에 디렉터 달면, 좀 어떻게 안 되나?'

그냥 확 독립해?

그런 생각을 하며, 집을 둘러보는데.

'응? 액자 어디 갔어?'

분명 딸이 반으로 찢어버린 방검복이 보이지 않았다.

딸이 극도로 반대했지만, 영빈은 이건 미쳤다, 라고 생각하며 걸어둔 방검복이었다.

우리 딸이 힘이 좀 센 건 알았지만,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

'근데 어디에 치운 걸까.'

그런 생각으로 이곳저곳 뒤적뒤적.

그렇게 돌아다닌 결과.

"흠."

뭔가 조용하군.

묘하게 집안의 배치도 달라진 느낌인데.

'오늘은 좀 청소를 빡 세게 했나?'

영빈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가족 중 유일하게, 영빈은 이번 의 출연을 몰랐다.

최근 외근으로 계속 바빠 말할 틈도 없었던 탓이다.

카메라를 설치하는 기간에도 회사에서 숙박 생활을 한 탓에, 전혀 알지 못했다.

'딸의 방에 있나?'

묘하게 속닥이는 소리가 들리는 기분이었다.

그는 성큼성큼 걸어가, 서연의 방문에 노크를 세 번 한 후에 문을 벌컥 열었다.

"우리 집 박치기 공룡, 엄마랑 뭐 하고 있냐?"

그런데.

"응?"

순간 영빈은 당황했다.

그도 그럴 게, 수아가 수상할 정도로 꾸미고 있었으니까.

어쩐 일로 화장도 했고.

머리도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복장을 보자면, 이게 또 대단했다.

"무, 무슨 문을 그리 벌컥 열어요."

그때, 당황한 딸이 그런 말을 했다.

언제나 감정에 둔한 딸이 드물게 당황한 얼굴.

'뭐지?'

뭔가 있는 것 같은데.

영빈의 촉이 무언가를 물었다.

그래서 그에 대해 말하려던 순간.

"우, 우리 우선 밖에 나가요."

수아에게 질질 끌려 나올 수밖에 없었다.

아무튼 영빈은 수아에게만은 한없이 약한 남자였으니까.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온 건 예상 밖.

오늘까지는 야근이라는 말이 있어서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설마 돌아올 줄이야.

지금은 말할 수도 없고.'

하필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는 통에, 말할 타이밍이 나오지 않았다.

어차피 말하더라도 그 장면은 편집되겠지만, 영빈의 반응이 달라지지 않겠는가.

거기다, 막상 이야기하자니.

'말하면 또 심심해질 것 같고.'

묘하게 또 이런 것에는 신경 쓰는 게 영빈이다.

막상 촬영 중이라 생각하면 이미지를 관리할 게 분명했다.

그러니 그대로 두기로 했는데.

"이해가 안 되네."

영빈은 서연의 옆에 딱 붙어서 말했다.

"우리 딸, 분명 총알도 튕겨내지 않았나?"

"……."

"아, 혹시 게임에서도 튕겨낼 수 있나 해서?"

마우스를 쥔 서연의 손이 파르르 떨렸다.

분명 방금 서연이 총알이 날아오는 곳으로 걸어 들어간 건 맞지만, 딱히 그런 의도는 아니었다.

그냥 한 발은 버틸 줄 알았을 뿐이지.

근데 설마 머리로 들어올 줄 알았나.

'게임을 하는 게 아니었는데.'

솔직히 게임을 할 생각은 없었다.

이스포츠는 어디까지나 비장의 수, 원래는 다른 것을 하려 했는데.

하필 영빈이 집에 빨리 돌아와서 당황하고 말았다.

'그래도, 이전에 공부는 성실하게 하는 모습은 보여줬으니.'

조금 완화가 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해드샷!]

경쾌한 음성이 들리며, 서연의 캐릭터가 뒤로 발라당 쓰러졌다.

"혹시 너에겐 엄폐라는 개념이 없니?"

"……."

많이 죽이고, 많이 죽고.

그게 서연의 게임 스타일.

근데 옆에 영빈이 옆에 있으니, 평소보다 더 많이 죽는 느낌이 강했다.

자연스레 영빈의 깐죽거림의 빈도도 올라갔다.

'어째 오늘은 평소처럼 반응하지 않네?'

평소면 말도 안 되는 반박을 했을 서연이 조용했다.

'흠.'

그 점이 묘하게 의아하긴 했지만, 영빈은 열심히 놀렸다.

당연히 그럴 때마다 더 죽었다.

"아, 진짜."

분한 마음에 서연은 영빈의 옆구리를 참다못해 손가락으로 푹 찔렀다.

물론 강하게는 아니다.

적당히 영빈이 옆으로 나자빠질 정도로만.

그런데 쿡.

하고 뭔가 미묘한 감촉이 손가락에서 느껴졌다.

"……?"

서연이 의아한 얼굴로 영빈으로 보자 어쩐지 의기양양한 얼굴.

"야, 이거 성능 좋네."

의아한 눈으로 서연이 자신을 바라보자, 영빈은 쫙 상의 후드 티의 지퍼를 내렸다.

그러자, 반으로 찢긴 방검복을 마치 조끼처럼 입고 있었다.

"딸이, 이걸 숨겨뒀더구나."

"……."

"사냥감이 부끄러웠느냐?"

"……."

"그리고 앞으론 칼전을 하거라. 아주 매섭구나."

그 말에.

서연은 옆에 영빈이 앉아 있던 의자를 들어 올렸다.

물론 영빈도 함께.

'이유주가 왜 체어 샷을 하려 했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물론, 조금 다른 체어 샷이긴 했지만.


는 MDC에서 방영 중인 인기 예능 중 하나다.

평균 시청률은 무려 9퍼센트 이상.

잘 나올 때는 10퍼센트도 무난히 수성하는, 그런 나름 초히트 예능 범주에 속한 예능이었다.

그러니 그것에 참여하고자 하는 스타들의 요청도 쇄도했고.

그것들도 골라 받던 게…… 대략 반년 전.

"오늘 주서연 배우가 처음으로 나온다고 들었는데요."

"괜찮겠죠? 아무래도 배우는 복불복이 심해서."

그런 와중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전하영 PD는 어떻게 물어왔는지, 최근 가장 뜨거운 배우 중 하나.

주서연을 출연시키는 강수를 두었다.

하지만.

"흐음, 잘 모르겠네."

"하지만 나온 예능은 족족 다 잘 됐잖아요? 전 주서연 배우 예능 나온 거 다 재밌더라고요."

"아, 주서연 배우를 의심하는 건 아니죠. 그냥 직업이…….."

배우는 재미가 없다.

내부 스태프들의 통념이었다.

아무래도 배우란 이미지로 먹고사는 직업, 소탈, 털털.

사실 알고 보니 게임을 좋아하더라, 사실 알고 보니 평범한 부모의 자식이더라.

그런 느낌은 있지만, 결국 클리셰는 매번 비슷한 것이다.

이미지로 먹고사는 만큼, 이런 관찰 예능에서도 어느 정도는 이미지를 관리할 필요가 있었다.

실제로 조금 막 사는 인생을 보여준 모 배우는, 시청률은 크게 올려줬으나.

'정작 들어오는 작품의 질이 떨어졌으니.'

작품에 출연한 영화들이 대부분 배우의 신비성을 강조한 작품들이었기에, 그게 부서진 시점에서 상품성도 같이 떨어진 것이다.

그의 신비로운 모습을 좋아하던 팬들도 대거 이탈.

덕분에 최근 슬럼프라는 말도 있을 정도.

아무튼.

"전 PD님은 걱정이 없으신 얼굴이네요?"

"저요? 저야 완전 좋죠!"

전하영 PD는 싱글벙글했다.

다른 스태프들이 왜 그런지 물어봐도 영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분명, 주서연 배우와 미팅을 한 이후부터 그런 것 같은데.'

이번 게스트로 출연하게 될, 서연의 어머니도 함께하는 미팅.

그때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저리 자신만만한지 모르겠다.

'확실히 스타 어부는 재밌긴 했어.'

'그래? 난 하이퍼 액션 스타가…….'

덕분에 스태프들의 의심이 상당히 옅어졌다.

배우라지만, 혹시? 하는 마음이 든 것이다.

그만큼 관찰 예능에서 PD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기 때문.

관찰 예능 플롯이라는 것 자체가 PD의 역량을 극한으로 활용한 부류다.

그 이유는 바로 편집.

관찰 예능이 재밌고 재미없음을 결정짓는 게 바로 그 편집이었으니까.

관찰 예능 자체가 카메라가 유독 많이 쓰이는 작품이었고, 캐릭터성.

특정 부분의 포인트를 준다는 것이 전부 PD의 실력에 달린 일이었다.

한동안 우후죽순 나온 관찰 예능 플롯 중 장수한 게 뿐인 것도 그런 이유.

그러니, 전하영 PD에 대한 신뢰도는 상당한 편이었고.

"조금 기대되는데요."

"한동안 조금 이미지 메이킹용 방송이 된 것 같아 걱정이었는데, 이번엔 괜찮겠죠?"

"단순히 화제성으로만 끝나지 않으면 좋겠는데."

방송국의 사람들은 자연스레, 촬영 날을 기다리게 되었던 것이다.

"자, 오늘은 이번에 새로운 손님을 모셨는데요."

"와, 들었어요, 들었어요. 오늘 새로운 황금 오리가 들어온다면서요?"

의 촬영.

MC를 비롯한 자리를 지키는 패널들이 호들갑 떨며 반겼다.

일반적으로 출연하는 대상을 '황금 오리'는 예능에 출연하는 인물을 말한다.

어린 스타.

이제부터 그들이 스크린으로 보게 될, 일상의 주인공.

"그렇습니다! 그래서, 누구냐!"

메인 MC인 공형만의 말에 모두가 귀를 기울였다.

"바로 주서연 배우입니다!"

그의 말과 함께 스크린에서 의 영상이 흘러나왔다.

그제야 흘러나오는 패널들의 감탄.

에서 나온 어린 배우라면 한 명뿐이었으니까.

거기에 이어 까지 나온다면 백 퍼센트.

"주서연 배우입니다!!"

짝짝짝, 박수 소리가 들리며 공형만은 주변을 살폈다.

다들 경악하고, 입을 틀어막고 저마다 놀라는 리엑션을 보여줬지만, 눈에 담긴 걱정이 보였다.

아무래도 바로 이전에 출연한 배우가, 시청률을 기록적으로 떨어트린 탓이었다.

이번에 좀 만회해야만 했는데, 또 배우?

'차라리 좀 참신한 직업이 좋지 않나.'

하지만 저 나이대에 특별한 직업이 뭐가 있겠는가.

그래도 그나마 아이돌이 낫지 않나?

그런 생각.

"그럼 이어, 게스트를 모시겠는데요. 바로, 우리 '황금오리'의 어머니입니다. 다들 놀라지 마세요."

"네?"

"혹시 유명한 분인가요?"

"아뇨, 그건 아니죠. 에이, 주서연 배우는 스타 배우 2세가 아니잖아요?"

공형만은 묘하게 능글거리는 어조로 말했다.

덕분에 다른 패널들은 의아해졌다.

이 양반이 또 왜 저래?

'으레 있는 호들갑이겠지.'

새로 온 '황금 오리'에 대해선 미리 알 수 있어도, 그 부모를 미리 만나는 건 메인 MC인 공형만 뿐이다.

나머지는 현장에서 보는 게 처음.

그러니 좀 궁금증이 생겼지만, 뭐 그래봐야 스타의 부모가 아닌가?

연예인 2세가 아닌 한, 아무래도 부모들은 대부분 평범한 부류가 많다.

그나마 입담이나 좋았으면 좋겠다는 생각.

주서연 배우의 어머니면 대략 마흔 중반일 텐데.

그럼 상당히 꼬장한 이들이 나오는 경우도 많았다.

부디 논란만 일으키지 않기를.

그런 생각을 모두가 머릿속에 품던 순간.

덜컹!!

새로운 황금 오리의 어머니가 입장했다.

모두가 대충 리액션할 준비를 하며, 그녀를 보기 위해 박수를 위해 손을 들었고.

"어?"

들은 자세 그대로 대부분 굳어버렸다.

"주서연 배우의 어머니, 민수아 어머님입니다!"

어머님? 진짜?

긴 머리칼은 위로 올려 묶었으며, 살짝 처진 눈매가 파르르 떨리는 게 보였다.

어색하게 웃는 입매나, 하얀 피부는 주름 하나 보이지 않았으며.

신장은 엄청 크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비율이 대단했다.

허리는 잘록하고 골반은 넓고, 다리도 길쭉하며 허벅지도 적당히 살집이 있어 곡선미가 강조되는 체형이었다.

그리고, 그중 가장 눈에 띈 건.

'저게 뭐야.'

여성 패널들은 순간 눈을 의심했고.

'잠깐, 잠깐.'

남성 패널들은 급히 눈동자를 움직여야 했다.

노골적으로 바라보면, 자칫 위험해질 수 있는 몸매였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