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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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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청은 끊임없이 속으로 되뇌었다.

지나치게 긴장하지 말 것.

면접관의 질문에 집중할 것.

집단 토론 중에 싸우지 말 것.

그러는 사이에 면접 순서가 다가왔다.

151번에서 155번까지, 5개의 번호가 호출됐다.

담청은 152번이었다.

응시생 네 명이 일제히 몸을 일으켰다.

담청도 뒤늦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쉽게도 서란과는 다른 조였다.

담청은 직원의 안내에 따라 대기실을 나섰다.

잠시 복도를 걷자 면접장에 도착했다.

벽면에 의자가 주르르 놓여 있었다.

직원이 응시자들에게 말했다.

“저기에 순서대로 앉아서 대기해 주세요. 앞 조 면접 끝나면 바로 알려 드릴게요.”

응시생 다섯은 주춤주춤 의자로 다가갔다.

좋은 의자라서 그런지 확실히 편했다.

몸뚱이만 편하다는 뜻이었다.

불편한 마음으로 기다리기를 잠시, 드디어 앞 조의 면접이 끝났다.

굳게 닫혀 있던 면접실의 문이 열렸다.

146번부터 150번 응시생이 모습을 드러냈다.

담청의 오장육부가 바짝 졸아들었다.

무려 두 명이나 펑펑 울고 있었다.

안에서 도대체 뭘 어떻게 한 건지 두려워졌다.

직원이 사무적인 태도로 말했다.

“151번부터 155번까지, 다섯 분 입장해 주세요.”

담청의 조는 잔뜩 긴장한 채 면접실로 들어갔다.

세 명의 면접관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하나같이 범상치 않은 인상의 소유자들이었다.

가운데 앉은 면접관이 말했다.

“다들 편하게 앉으세요.”

목소리를 듣고 나니 한층 더 불편해졌다.

다섯 명의 응시생들이 차례대로 의자에 앉았다.

담청은 곧은 자세를 유지한 채 마른침을 삼켰다.

그렇게 법관 고시 3차 면접이 시작됐다.


면접 일정이 모두 끝났다.

서란과 담청은 함께 면접장을 나섰다.

어느새 해질녘이 되어 있었다.

서란이 노을을 바라보며 물었다.

“담청 님, 면접 잘 보셨어요?”

“괜찮게 본 것 같구나.”

“거봐요, 긴장할 필요 없었죠?”

담청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면접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

무섭게 생긴 외모와 달리, 면접관은 중간중간 농담도 하며 응시생들의 긴장을 풀어줬다.

압박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시간이었다.

면접을 마친 담청은 갑자기 궁금해졌다.

아까 그, 대성통곡하던 두 명은 도대체 뭐였을까.

기회가 된다면 왜 울었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담청은 멍하니 물었다.

“서란, 이제 다 끝난 것이냐?”

“뭐, 그런 셈이죠. 앞으로 남은 건 기껏해야 임명장 수여식 정도거든요.”

“합격자 발표가 언제인지 아느냐?”

서란이 손가락을 꼽으며 말했다.

“합격 통보 자체는 며칠 안 걸릴 거예요. 공식적인 합격자 발표는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다음일 거고, 연수원 입소도 얼추 그 무렵이겠네요.”

“그러고 보니 그 연수원이라는 건 몇 년 동안 다녀야 하는 것이냐?”

“10년이에요.”

담청이 즉각 질색했다.

“헤엑, 10년씩이나? 그렇다면 용족 태성기 공법도 10년 뒤에나 받을 수 있는 것이냐?”

“그건 아니에요. 수명경벽회공은 법관 임명장이랑 같이 수여 받는대요.”

“정말 다행이로구나.”

둘은 노을에 물든 거리를 걸어 숙소로 돌아갔다.

며칠 뒤, 합격 통지서가 도착했다.

서란과 담청은 별다른 이변 없이 합격했다.

결과를 전해 들은 금죽문 식구들도 기뻐했다.

다시 며칠 뒤, 임명장 수여식이 열렸다.

서란과 담청은 예복을 갖추어 입고 외출했다.

목적지는 도원향 총타, 흑단궁이었다.

접수처에 방문 목적을 밝히자 안내원이 붙었다.

안내원은 서란과 담청을 대강당으로 이끌었다.

대강당 안은 예비 법관들로 바글바글했다.

수여식 진행 요원이 둘에게 다가와 말했다.

“두 분 다 면접 번호 기억하고 계시죠? 같은 번호의 좌석에 앉으시면 됩니다. 식순이 적힌 유인물 드릴 테니까 한 번씩 읽어 보시고요. 아, 류 수사님께서는 잠깐만 이쪽으로 와 주시겠어요? 따로 전달 사항이 있어서요.”

담청은 서란과 헤어져 자기 자리로 향했다.

152번이면 꽤나 앞쪽이었다.

덕분에 금방 찾을 수 있었다.

담청은 152번 좌석에 앉았다.

성인 체구를 기준으로 만든 탓에 의자가 좀 컸다.

등받이에 기대자 반쯤 누운 자세가 되었다.

담청은 그 자세로 아까 나눠준 유인물을 펼쳤다.

그다지 복잡한 식순은 아니었다.

높으신 분이 축사 몇 마디 하고, 대표 선서하고, 임명장 수여하고, 공법 전수하고, 마지막으로 안내 사항 몇 가지 전달하면 끝이었다.

특이하게도 축사는 선백파흑진군이 맡았다.

담청은 다 읽은 유인물로 종이접기를 했다.

능숙한 솜씨로 종이공을 완성할 수 있었다.

그러는 사이에 임명장 수여식이 시작됐다.

준선경 용족 하나가 단상에 올라 얘기했다.

“선계의 질서를 위하여 언제나 공사다망하신 최고 심판관, 선백파흑진군께서 급한 용무로 자리를 비우셨습니다. 그런 까닭에 이번 제342회 법원 공개채용시험 용족 전형 최종 합격자 임용 축사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담청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안 그래도 지루할 것 같았는데 천만다행이었다.

선백파흑진군을 향한 존경심이 무럭무럭 자라났다.

양해를 구한 준선경 용족이 식순을 진행했다.

“이어서 대표 선서가 있겠습니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주세요. 그리고 합격자 대표, 단상으로.”

담청의 시선이 연단 측면으로 향했다.

박수 세례 속에서, 서란이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준선경 사회자 앞으로 가서 섰다.

서란이 한 손을 머리 높이로 든 채 말했다.

“선서, 우리 예비 법관 일동은...”

서란은 맑은 목소리로 선서문을 읽었다.

글의 종류답게 미사여구가 잔뜩 붙어 있었다.

한 줄로 요약하자면, 선계의 법 질서 수호를 위해 이 한 몸 헌신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대표 선서가 끝났다.

다음은 임명장 수여 차례였다.

시간 관계상, 이것도 서란이 대표로 받았다.

낭독을 마친 사회자가 임명장을 내밀며 말했다.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류 법관.”

서란은 감사 인사와 함께 임명장을 받았다.

이제 수명경벽회공을 지급할 차례였다.

준선경 용족의 뿔이 벼락을 뿜어냈다.

공법을 담은 뇌전이 합격자들에게 직격했다.

담청의 머리에 수명경벽회공이 저장됐다.

공법서에는 금제도 하나 포함되어 있었다.

아마도 이게 무단 유출 방지책인 것 같았다.

정보 전송을 마친 준선경 용족이 말했다.

“수명경벽회공에 관한 모든 정보는 기밀 사항입니다. 기록하거나 발설하는 즉시, 누가 어디서 그런 건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명심하세요, 선백파흑진군께서 창안하신 금제를 파훼하는 건 절대로 불가능합니다.”

좌중을 둘러보던 준선경 용족이 말을 이었다.

“그러면 마지막으로 안내 사항 전달이 있겠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신규 임용된 법관은 예외 없이 10년의 연수원 과정을 수료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최고재판소 내부 사정으로 인해 여러분, 342기는 합숙 교육 대신 영상 강의로 대체하겠습니다. 미이수자는 법관 임명이 취소되니까 잊지 말고 들으세요. 혹시 질문 있으신가요?”

합격자 중 한 명이 손을 들었다.

준선경 용족이 질문자를 지목했다.

“어떤 점이 궁금하십니까?”

“감찰관 선발은 어떻게 되나요?”

“마찬가지로 성적 우수자 중에서 선발할 겁니다. 또, 질문 있는 분 계십니까? 없으시군요. 그러면 제342회 임명장 수여식을 마치겠습니다. 다시 한번,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열띤 박수와 함께 식순이 모두 종료됐다.

합격자들은 임명장을 안고 퇴장했다.

서란과 담청도 마찬가지였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담청이 물었다.

“서란, 감찰관이 무엇인지 아느냐?”

“관리들이 비리 저지르는지 감독하는 관리예요.”

“아하.”

담청은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합격자 발표 시기가 다가왔다.

법관 고시 게시판뿐만 아니라 수선 교류회 전체가 관련 이야기로 떠들썩했다.

그리고 모두가 애타게 기다리던 도원향 일일 소식지가 천라지망에 게재됐다.

속보) 합격자 발표 떴다!

제342회 법원 공개채용시험 용족 전형 합격자 발표 -도원향 일일 소식지’

‘법관 고시 최연소 수석 등장! 최종 성적은 필기 61점, 실기 70점! -선계일보’

‘법관 고시 수석, 하계 출신의 682세 반인반룡 태성기 수사로 밝혀져 충격! -중부매일’

내용 하나 없이 기사만 인용한 게시글이었다.

하지만 기사 제목만 확인해도 충분했다.

답글창 불태우기 충분했다는 뜻이었다.

답글) 이건 아니잖아~

답글) 와, 나이...

답글) 682살이 수석? 이게 맞냐?

-합격부터 말이 안된다고~

답글) 자꾸 이러면 나 수선 못해~

-그냥 접으세요.

-회원님 어디 살아?

답글) 도대체 선골이 뭘까?

-뭐, 천지일신 그런 거 아니야?

-천지일신이 뭔데?

-내가 방금 지어낸 거야.

답글) 아, 제발...

-빨리 거짓말이라고 해 줘...

답글) 응, 죽을게.

답글) 그런데 반인반룡도 용족 전형 볼 수 있나?

-실례지만 종족 차별주의자이신가요?

속보) 합격자 수기 떴다!

‘함께 비승한 문파 식구들에게 보은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 -제342기 수석 합격자 류서란.

비승한 지 얼추 32년 정도 됐고, 법관 고시는 6년 전부터 준비했대.

답글) 거짓말하지 마~ 안 믿을 거야~

답글) 합격 수기 차마 다 못 읽고 내렸다...

-나도 그냥 쭉 내렸다...

-가슴이 답답해서 도저히 못 보겠어...

답글) 여기 멍청한 녀석들 많네. 680살? 수험 기간 6년? 믿을 게 없어서 순진하게 이런 걸 믿고 있냐? 십중팔구 거짓말이지.

-하긴, 반인반룡이니까 나이 사기 치기는 쉽겠다.

-딱 봐도 5000살 넘은 노괴네.

-무슨 5000살이야. 딱 봐도 덜 컸구만.

답글) 와 뭐냐? 이번 시험에 1100살짜리 용족도 한 명 합격했네?

-680살짜리 수석 아니었으면 얘가 역대 최연소 될 뻔했네.

-그건 아니야, 900살에 합격한 경우도 있으니까.

답글) 이번 시험 좀 쉬웠나? 수석한 애 최종 성적이 필기 61점, 실기 70점이네.

-선백파흑진군이 우스워?

-합격자 평균을 보면 딱히 쉬웠던 것도 아닌가 봐.

-혼자서 선두권 평균보다 5점이 높네.

-쉬웠냐면서 너는 왜 합격 못했냐?

-회원님 진짜 어디 살아?

법관 고시 게시판을 활활 불태우는 방화범들, 그중 동일인이 몇 명인지는 오로지 금영영 본인만이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