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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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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탈출의 자유를 느낀지 얼마 되지 않아, 그는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핸드폰과 지갑을 놓고 왔기 때문에. 핸드폰이야 달라고 할 수는 있지만 거기 달린 카드가 없으면 버스를 탈 수가 없다.

그러므로 그는 터벅터벅 걸어와 회사로 들어갔다. 그리고 들어가자 마자 이서와 서하에게 사로잡혀 계약서 작성을 강요받았다.

“아니, 이런 거 안 해도 입어본다니까.”

“그렇게 입어볼거면 튀긴 왜 튀었어? 딱 봐도 안 입을라고 그런 거 아냐.”

어떻게든 물적 증거를 남기지 않고 넘어가려는 그에게, 펜과 종이를 들이밀며 서명을 강요하는 이서와 서하. 그는 한숨을 푹 쉬고는 종이에 자신의 이름을 적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건가.

물론 자신이 도망을 가긴 했지만, 아이들이 입어달라고 하면 뭐 언젠가는 입지 않았을까. 세상에 정이라는 게 얼마나 사라졌는지 느끼기 시작한 그였다. 물론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라는 것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

“아무튼…”

입을 열자 귀를 기울이는 나머지 아이들. 명전은 이 말을 해도 될까 살짝 망설였지만, 그냥 하기로 했다. 이미 그렇게 하겠다고 한 상황에서 도피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선택의 범위를 넓혀보자. 가능한 모든 걸 다 선택해본다는 느낌으로.”

“뭔 소린데?”

“안 입는다 어쩌고 저쩌고. 그런 거 생각하지 말고, 그냥 모든 의상을 다 선택지에 넣어보자는 거지. 거절하지 않을테니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으나, 대신 표정은 돌아왔다. 절대 믿지 못하겠다는 그런 느낌의 얼굴들. 그는 억울했지만, 아무튼 자기가 지은 죄가 있으니 뭐라고 하진 못했다.

“진짜 입어볼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다른 것도 한번 보자고. 굳이 우리가 멘헤라인지 뭔지, 그거에 한정될 필요가 없잖아.”

“그건 그래.”

그저 프릴이다 치마다 하면 바퀴벌레를 본 일본풍 애니메이션 여고생마냥 비명을 지르며 싫어하는 수연을 그냥 놀리고 싶어서 멘헤라 컨셉을 가 보자고 했던 이서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본인 또한 멘헤라 지뢰계 토요코키즈 등등의 컨셉의 옷을 즐겨 입었고 지금도 그런 풍으로 돌아다니긴 했지만, 굳이 그걸 무대에서까지 가지고 올라가고 싶진 않았으니까.

‘하수연’의 대국적인 양보로 인해 극적 타결된 협상. 그로 인해 의상 디자인 탐색은 상당한 진척도를 보일 수 있었다. 부정적인 이야기보다는 긍정적인 피드백이 더 많이 오갔기 때문에.

“대충 이 정도로 정리되는 것 같은데.”

이서는 핸드폰 타이핑을 마치고 입을 열었다. 카카오톡의 ‘자신에게 보내는 카톡’에는 방금 전까지 찾았던 컨셉 몇가지가 실려 있었다. 지뢰계, 마법소녀, 교복, 정장, 고딕풍 드레스, 테크웨어 등.

“나는 이게 제일 마음에 들긴 해.”

그렇게 말하며 이서가 가리킨 것은 테크웨어 컨셉의 의상들이었다. 2017~18년쯤에 한번 유행을 탔다가 사라지고, 그 다음 최근 들어서 다시 한번 유행을 타기 시작한 컨셉. [옷의 기능적 면모]를 중시하는 것처럼 보이는’ 의상을 입는 그런 패션.

“뭔가 좀 유니크해보이지 않나? 간지나고.”

“음…”

명전은 머리칼을 살짝 꼬았다. 그가 생각하기에는 그냥 주머니 주렁주렁 달리고 줄 주렁주렁 달린 그런, 작업복에서 컬러만 검은색으로 바꾼 그런 느낌의 옷들이지만…

‘아니, 이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기로 했지. 긍정적으로. 변화를 긍정적으로. 매사 긍정적이게 살자.

“나쁘지 않은 것 같긴 하다.”

“우리 컨셉이랑도 잘 어울리긴 하네. 아이돌 중에서도 저런 옷 입은 사람들 있지 않았어? 내 기억엔 있는데.”

그렇게 중얼거리는 서하를 두고, 명전은 메모를 한 종이 몇장을 툭툭 정리하며 말했다.

“이제 대략적인 컨셉은 정하긴 했으니까. 다음 회의때 들고 가서 이야기를 하는 걸로 하자. 우리가 아무리 어떻다 저떻다 해도 이제 회의 가서 뒤집힐 수도 있으니까.”

“그렇게 될 수도 있나?”

“당연하지. 이건 컨셉일 뿐이고 의상이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는 거니까. 아무튼 앨범 디자인이니 컨셉이니 관련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여기까지인 것 같고…”

그는 잠시 말을 끊고는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이제는 이 아이들의 영역.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의 지분이 더 큰 영역이긴 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곡을 만드는 거야. 제일 중요하고, 제일 시급하며, 제일 시간이 많이 걸릴 일이지. 최대한 좋은 곡을 뽑기 위해서 노력해보자.”


겨울방학식.

입 밖으로 내뿜은 한숨이 하얗게 부서져 사라진다. 그는 그렇게 롱패딩을 꼭 싸맨 채 부들부들 떨며 길을 걸었다. 오랜만에 낙원 상가에 갈 일이 생겼으므로.

Jazzmaster는 오랜만에 써 보는데.

‘서명전’으로 살았던 세월동안 그가 주력으로 다루었던 악기는 Stratocaster였다. 물론 세션을 위해서 Suhr나 PRS, Michael Tuttle, Anderson같은 브랜드도 많이 썼고, 개인적으로 Les paul 또한 좀 써보긴 했지만.

Jazzmaster같은 기타는 그다지 다뤄보지 않았다. 그런 류의 기타가 고난이도의 기술을 요구한다던가 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오프셋(Offset, 바디가 대칭을 이루지 않는 악기) 기타는 그의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Jazzmaster를 구입하려고 하는 이유는, 타이틀로 계획하고 있는 곡의 사운드 때문이었다. 몽환적이며 노이지한, 슈게이징적 사운드를 한번 구현해보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Jazzmaster 특유의 사운드를 스트랫으로 구현하기에는 조금 귀찮은 감이 있었으므로.

‘하지만 이렇게 추운 날에 굳이 들고 가겠답시고 나올 필요가 있었을까. 그냥 택배 시키면 되는 건데…’

그는 그렇게 궁시렁대며 추운 바깥에서 발걸음을 빠르게 놀렸다. 그렇게 뛰듯이 걸어가는 그를 멈춰세운 것은, 스쳐지나간 누군가가 갑자기 지른 소리였다.

“어! 잠시만요!”

방금 전 스쳐지나간 사람이 지른 소리. 그는 무슨 문제라도 있나 싶은 생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이십대 초반의 대학생이 분명해보이는 여성. 알지도 못하고, 본 적도 없는.

“혹시…”

“네?”

“그, 하수연… 님 맞죠? 기타 치시는.”

“어… 맞는데요.”

그렇게 대답해주자, 갑자기 눈을 번쩍 뜨면서 “헐, 대박 대박. 와 나 진짜 이거 진짜 완전 처음이네.”라고 중얼대는 여성. 이야기를 들어보니, 혹시…

“저 완전 팬이에요!!”

“헉, 진짜 감사합니다…”

“아뇨, 괜찮습니다.”

그는 앞에 놓인 커피를 홀짝 마셨다. 팬인 것이 분명한 여성은 머그컵을 두 손으로 잡고 있었다. 뜨거워 보이긴 했지만, 두 손으로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바들바들 떨리는 컵을 보면 어떤 상황인지 알 것 같았다.

“제가 완전 그 어… 이렇게 유명인… 유명인? 유명인… 분을 만나는 건 처음이거든요.”

“저도 제 팬이라고 하시는 분을 만나는 건 처음입니다.”

물론 ‘서명전’의 젊었던 시절에는 팬이라고 하는 사람들을 꽤나 만나긴 했으나… 아무튼 ‘하수연’으로 만나는 것은 아예 처음이었기에, 그는 신기한 마음에 커피를 사주었다. 당장 상대는 연하에게 얻어먹어야 한다는 사실이 상당히 부담스러운 듯 했지만.

“저 얼마전에 입덕… 공연 보고 팬 되었는데요! 수연님 나온 유튜브나 방송 엄청 재미있게 봤어요. 특히 ‘인베이전 2024랑 ‘버스킹 버스킹’. 그리고 최근에 만든 그 자컨 그거도 진짜 재밌었어요!”

“아 감사합니다. 저는 그거 완성본을 보진 않아서, 재미있었을지는 의문이긴 한데…”

“진!! 짜!!”

듣는 사람이 살짝 움찔하고, 카페에 두런두런 앉아있던 사람들이 슬쩍 쳐다볼 정도로 큰 소리. 그렇게 소리를 빽 지른 여성은, 잠시 흥분했다는 듯 다시 차분하게 앉아 말했다.

“진짜 재미있었어요. 완전 정말! 그거 뿐만이 아니고, 그냥 수연님이 나온 그런 컨텐츠 전체가 다 재미있었달까… 기타도 완전 잘 치시고, 얼굴도 완전 잘 치시고.”

“네? 얼굴을 잘 친다고요?”

“아… 아뇨! 아니에요.”

와, 진짜네… 라며 영문을 모를 말을 중얼거리는 여성. 그는 무슨 말인지 잘 알아듣지 못했지만, 아무튼 상대가 그를 칭찬하려고 했다는 것 정도는 알아들었다.

그 이후로도 여성은 연신 떠들었다. 자신이 언제 유입된 사람인지. 자신이 ‘하수연’과 ‘그룹 사운드’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이번에 나온 컨텐츠가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Plastic Nostalgia가 얼마나 좋은 음반인지, 라디오에 나왔던 신곡은 언제 나오는 것인지 등등.

“근데… 근데! 이거 조금 실례되는 말일수도 있는데! 어… 혹시 해도 될까요?”

“어떤 말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냥 하셔도 상관없어요.”

그렇게 떠들던 상대방이 말을 멈춘 것은, 미발표 신곡 이야기 즈음에서였다. 해도 되는 말인지 모르겠다며 잠시 입을 닫았던 상대방은, ‘하수연’의 이야기에 용기를 얻었는지 입을 다시 열었다.

“그… 혹시 요즘 활동은 안 하시나요?”

“네?”

의외라는 듯 반문하는 그에게, 여성은 손을 휘저으며 의사를 표시했다.

“아뇨아뇨아뇨! 그… 정규앨범 지금 만들고 계신다고는 들었어요. 그런데 혹시 활동은 안 하시나 해서… 싱글이라던가! 그런 거…”

“지금 당장 계획은 세우고 있지 않습니다.”

“아… 그렇구나… 그럼 정규앨범 나오신 다음엔! 그때는 공연 하신다는 이야기죠!”

“그럴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의아함에 그는 질문을 던졌다. 그 이야기에 상대는 “아니아니! 아니에요! 그 뭐 그냥! 그냥 여쭤본거라!” 라는 대답을 한 후 말했다.

“아, 제가… 막 친구들한테! 영업이나 이런 걸 좀 몇번 해 봤는데. 자컨이나 서바이벌 이런 거 보고 재미있다고는 하다가도… 활동을 안 한다, 곡이 몇곡 없다 이러면서 그냥 노래만 몇번 듣고 말고 그러더라고요.”

팬으로서의 아쉬움을 토로하는 여성. 그는 가만히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했다.

‘하수연’ 혼자만이 아닌, ‘그룹 사운드’가 무대에 서지 않은지 몇개월의 시간이 지났다. 그리고 앞으로도 몇개월 동안은 올라갈 일이 없다. 팬이라면 충분히 고통스러울만한, 나중에 가서는 ‘얘들 활동 안 하니까 팬 그만둬야겠다’ 라고 생각할만한 일.

‘아니, 인기가 있어봤어야 알지…’

그는 머리칼을 살짝 꼬았다. ‘서명전’이었던 시절 아주 짧았던 전성기(그마저도 주인공은 아닌)을 제외하면, 그를 기다렸던 사람들은 세션 의뢰자랑 레슨생 정도밖에 없었다. 그의 음악도 그의 무대도 전혀 기다림의 대상이 아니었기에, 그는 ‘하수연’이 되어서도 그냥 그 시절 그대로의 감각으로 음악을 했다.

“어…”

“저, 그, 어… 부담드리려고 한 말은 아니니까요! 좋은 앨범 부탁, 부탁드릴게요!”

말을 잃은 그를 보고 여성은 어떤 생각을 했는지, 고개를 연신 숙이며 사과를 하고는 “저… 가보겠습니다! 시간 뺏어서 죄송했습니다!” 하고 자리를 떠났다. 이제야 먹을만하게 식은 상대방의 커피를 두고 그는 오랫동안 생각을 했다. 커피에 냉기가 깃들 때까지.


“… 그래서, 제 생각에는요.”

앨범 프로듀싱 회의. 앨범의 전반적인 컨셉과 의상 디자인에 대해 밴드원들이 생각한 것을 전달한 후. 뒤이어 이어진 수록곡 회의에서 그는 손을 들고 자신의 의견을 천천히 설명했다. 이런 일이 있었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같은 이야기를.

“지금 우리의 공백기가 너무 긴 것 같습니다. 그 사례 뿐만이 아니고, 실제로 팬들 반응을 봐도 공백기가 너무 길어서 우리를 영업? 전도? 아무튼 그런 걸 할 수가 없다. 그런 의견들을 상당수 봤거든요. 물론 제가 본 의견이 팬 여론의 전부는 아니겠습니다만.”

고개를 끄덕이는 고경민. 명전은 살짝 멈춰 속으로 말을 고르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서 정규앨범 발매 전에 싱글을 먼저 선공개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EP에서 했던 것처럼 말이죠.”

“음… 그 생각을 안 해본 것도 아닙니다만.”

말이 끝나자, 고경민 부장이 뒤이어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가 있긴 합니다. 선공개 싱글이 확실히 위력적인 홍보수단은 맞는데… 일단은 예산이 너무 들어요. 선공개 싱글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려면 그 싱글만 가지고 단독으로 아트를 만들고 MV를 찍고, 홍보를 돌려야 합니다.”

정규 앨범만 발매를 하면 타이틀에만 해당 작업을 하면 되지만, 선공개 싱글을 만들 경우 그 곡에도 해당 작업을 해야 하니… 비용이 지금의 방식보다 훨씬 많이 든다는 것이, 경민의 주장이었다.

“아니, 그 부분은 일단 아웃풋이 나온다고 생각하면 돈을 들이면 되는 문제인 것 같은데. 크게 문제될 부분 아니지 않나?”

사장 모드에 진입한 혜인의 이야기에, 고경민 부장은 고개를 천천히 가로저으며 말했다.

“그리고 그것보다 큰 문제도 있습니다.”

“어떤 건가요?”

“일정이 다 밀려요. 지금 앨범 제작에 6개월. 하지만 선공개 싱글 발매하고 그거 작업하고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앨범 작업은 뒤로 밀릴 수 밖에 없습니다. 몸이 두개가 아니니까요. 죽어라 밤 새지 않는 한 무조건 뒤로 밀릴 수 밖에 없고, 그럼 그것도 돈입니다.”

선공개 싱글에 부정적 의견을 나타내는 고경민. 그리고 그 말이 일리가 있었는지, 살짝 뺨을 매만지며 깊이 고민을 하는 혜인. 침묵에 빠져든 회의실 안에서 명전은 밴드 아이들을 슬쩍 돌아보았다.

각자의 생각으로 고민을 하고 있다가, 그와 시선을 마주치는 아이들. 무슨 생각을 했는지 점점 일그러지는 아이들의 표정을 외면한 채, 그는 다시 고개를 돌려 입을 열었다.

“그럼 일정을 맞출 수만 있으면 선공개 싱글이 안 좋을 이유가 없는 거겠네요.”

“그렇긴 하죠! 선공개 싱글은, 약간 아이돌의 싱글과는 좀 다르긴 하지만! 아무튼 많은 기획사에서 아이돌의 영업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는 매우 검증된 방식이에요! 게다가 타이틀곡이랑은 다른 맛을 줄 수 있어서 팬들이 더 좋아하기도 하고!”

쾌활한 목소리로 그의 의견을 지지하는 정유영. 명전은 다시 한번 더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그가 따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왠지 아이들은 그가 하려는 말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입모양으로 ‘살려줘’를 말하는 것 같은 이서와, 처량한 눈빛을 보내는 나머지 둘.

“그럼 해 보죠. 못할 거 없을 것 같은데.”

“네?”

고경민의 반문. 명전은 태연하게 말했다.

“최대한 빠른 시간… 뭐 이를테면 일주일, 이주일 내라던가. 그 안에 선공개 싱글 작업하고, 편곡까지 다 끝내고, 연습해서 녹음 하고. 그러면 가능한 것 아닌가요?”

“어… 그게 가능할까요? 가능하면야 좋긴 하겠습니다만…”

“잠은 죽어서 자는 거라고 하잖아요. 원래 젊을 때 고생은 사서 한다고…”

“야!! 우리는 동의 안했어!!”

그의 뒤에서 빼액 들려오는 이서의 고함. 하지만 그는 그 말을 무시했다. 원래 밴드는 리더 말에 따라가는 거다. 밴드원 의견은 중요하지 않다. 그의 말이 곧 법이기에.

그리고 기브 앤 테이크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받아가려는 것이 있으면 줘야하는 것도 있는 법이다. 그냥 달게 받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