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K 프로게임이 휴식기에 들어가는 스프링과 서머시즌 중간 개최되는 따갚대는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한데 모았다. 특히나 월오아 같은 경우 승부조작 사건으로 구설수에 크게 오르기도 했었기에, 이에 환멸이 난 몇몇 시청자들은 오히려 스트리머들끼리 주최하는 게임에 더 큰 관심을 쏟기도 하였다. 공식 경기도 아니고 겨우 실시간 명단공개 방송임에도 벌써 10만명이라는 인원이 레터박스 공식 채널에 접속하여 대기하여 저마다의 감정을 채팅창에 털어낸다. 그리고 이들은 대개 조용하게 기다리는 법을 몰랐다. [따갚대 명단공개 10분 전ㅋㅋㅋㅋㅋ][42] 대충 누가 나오는지 거의 다 알지만 그래도 설레면 개추ㅋㅋㅋㅋㅋ [댓글] -역대급 또대급 따갚대 가나연? └ 제발 논란만 터지지 말아라 └ 저번 시즌 정도면 무난했지 -생태 교란종 하나가 숨어들었다는 제보가 들어왔는데요? └ 헉...! 14...! └ 농ㅋㅋㅋㅋㅋㅋ └ 노네임 외국인 시청자 빨아먹으려는 술수가 너무 뻔해서 그냥 웃김 이제는ㅋㅋㅋ └ 캬 플랫폼이 역으로 스트리머에게 빨대를 꽂는 구조네 이게 맞냐 -거의 다 방송에서 슬금슬금 공개하던데 1명은 끝까지 모르겠네 누구냐 └ 트위시 100만 코난의 패배다 이건... └ 노네임도 참가하는 거 보면 또 다른 신인하꼬일 수도? └ 노네임이 어떻게 하꼬야 시청자 3만도 찍었는데 └ 신인(트위시 방송 8개월째) 하꼬(최고 시청자 3.4만) └ 맞는 게 하나도 없네ㅋㅋㅋㅋㅋ └ 3.4만 실화? 개인 월오아 방송을 뭘 그리 많이 봤노? └ 솔직히 방송 세네 번으로 갑작스럽게 뜬거라 이해는 감 매 시즌마다 숱한 논란거리를 생성해내는 이벤트 게임. 저번 시즌의 논란거리도 그렇게 작은 규모로 터지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의 평은 그냥 눈 감아줄만 한 일거리라고 의견이 대체로 통일되었다. [이번 따갚대 변경사항 꽤 의미 있던데][89] (주요 변경 사항.jpg) 저번 피드백 괜찮게 반영한 듯? 특히나 월오아는 변경점 되게 많더라. [댓글] -프로들처럼 전투력 10만 계정이 아니라 5만 계정으로 적용한 게 진짜 잘한 듯 └ 그건 진짜 갓패치다 솔직히 실골들이 종결캐 쓰면 자기들 힘을 주체하지 못하는 감이 있었음 └ ㄹㅇ 게임사가 못 들어주는 요구라고 우기던 애들 어딨냐ㅋㅋㅋㅋ 상식적으로 자기 캐릭터에 수치만 비례해서 줄이는 건데 그게 어렵겠냐고ㅋㅋㅋㅋ -5만이면 힐러 개썩겠다 └ 사실상 노네임 저격패치 아님? └ 힐러가 많이 불리한가? └ 다들 전투력 8만대인 마스터 이상 티어에서나 사기캐지 5만이면 걍 쓰레기ㅇㅇ └ 힐러 특유의 후반캐리가 안 나와 상한이 5만이 한계면 -5만이면 노힐러메타가 이득이지 않냐? └ ㄴㄴ 탱힐은 의무적으로 한명씩 포함시켜야함 └ ㄲㅂ네 -개노잼이겠네 후반 폭딜 보는 맛이라도 있었는데 ㄲㅂ └ 무지성으로 스킬 난사하는 게 재밌으면 그냥 가을이야기나 하러 가라 └ 5만 적당하고 딱 좋은데? 솔직히 애들 벽 무시하고 날라다니는 거 별로였음 └ ㄹㅇㅋㅋ 좁은 길목에서 마주치면 싸워야 하는데 걍 서로 벽타고 튀어버림 └ 상상만 해도 가슴이 옹졸해진다 아마추어끼리의 대회이기에 모든 특성을 자유롭게 취사 선택할 수 있는 프로계정은 주어지지 않았지만, 어디까지나 공평성을 가하기 위해 각 스트리머들이 보유한 캐릭터의 전투력을 평준화시킬 수 있는 ‘툴’이 제공되었다. 그동안 모두가 10만 투력으로 싸워왔다면, 이번 대회에서는 다소 게임이 루즈해질 수 있겠다는 비판이 있었음에도 5만 투력으로 일률적으로 적용시킬 것이라 공지를 미리 박아 넣었다. 그리고 나는 퀸 사이즈로 업그레이드 한 침대에 폴짝 뛰어들어 아델라를 옆으로 밀쳐냈다. “으약!” “그만 놀고 이리 와서 채팅창 관리나 해.” “이건 동물학대야! 동물보호법 8조 2항에 따라 언니를-” 콩- 말 안 듣는 고양이의 머리를 가볍게 쥐어박고 그녀에게 매니저 권한을 넘겨주었다. 게임에 접속하는 건 못하지만 트위시 게스트 계정을 사용하는 건 가능했기에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진짜 아델라 왜케 킹받음?ㅋㅋㅋㅋㅋㅋ -말 겁나 안 듣네 -(아델라): 언니는 바보 멍청이! 키 너무 작아서 하나도 안 보여! -?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 -얘 그냥 집에서 쫓아내요 노네임님! -건물주한테 대드는 거 아니다 떼껄룩아 -(아델라): 너네들 나한테 계속 못되게 굴면 다 밴.해.버.린.다? “협박을 하지 말라고 관리를 하라고!” 콩- 머리를 부여잡고 쓰러진 아델라는 무시하고, 이런 대회는 참여하는 게 나도 처음이라서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자세하게는 알지 못했다. 그냥 이런 날에는 이런 방송이 있으니 같이 시청해주면 좋겠다는 문자를 받고 예정에도 없었던 방송을 키게 되었다. -ㄷㄱㄷㄱㄷㄱㄷㄱ 시작한다 -와 10초! -10 -10 -9 -9 -가보자가보자~ -9 통통 튀는 일렉트로닉 음악과 함께 다같이 카운트다운을 센다. 그 박자에 맞추어 침대에 엎드려 있는 아델라의 꼬리가 좌우로 살랑거렸다. “나도 이런 대회 나가보면 좋겠다!” 생각보다 흥미가 돋았는지 눈을 반짝거리며 내쪽을 바라봤다. “너도 게임 해보고 싶어?” “응. 솔직히 게임 보는 건 별루 재미없고 하는 게 훨씬 재밌을 것 같은뎅.” “나중에 게임사에 문의해볼게 내가.” 아델라의 계정을 따로 만들어줄 수 있는지 말이다. 아마 그 과정에서 수없이 많고 복잡한 논의가 이루어지겠지만 긍정적인 답변이든 부정적인 답변이든 일단 물어는 봐야지 나오는 거니까. 인공지능이 스트리머 자격으로 게임 대회까지 나간다면 그건 역사상 처음 아닐까? [2051 SEASON 2 따서 갚는 대회 / 몰락전] [Let’s Start!] [Legacy of Legends - 따갚대] 명단 공개 순서는 따갚대 내에서 롤, 월오아, 레저넌스. 그리고 몰락전에 참가하는 롤, 월오아, 레저넌스 순이었다. 각 스트리머들의 하이라이트가 3초씩 재생되는 명단소개 영상은 그 길이만 해도 얼추 10분이나 됐었다. 아마 명단소개까지만 모든 게임을 통합해서 보여주고, 그 뒤의 쇼케이스는 세 개의 게임채널에서 나누어 진행되는 걸로 전해들었다. [31th: Kariri – 어쌔신] -카리리? -ㅋㅋㅋㅋㅋ 이거 맞냐? -상상도 못한 정체 ㄴㅇㄱ -카리리가 따갚대에 나오네 -컨셉충 ㅅㅂㅋㅋㅋㅋ 저 쓰레기 캐릭으로 출전했네 미쳤나ㅋㅋㅋㅋㅋㅋ -어쌔신 = 세분화된 직업명조차 없어서 암살자로 퉁치는 짬통 캐릭 └ ㄹㅇㅋㅋ -카리리 같은 팀으로 걸리면 지옥이다ㅋㅋㅋㅋ -이걸 끝까지 숨긴 카리리도 대단하네 -음지와 양지를 넘나드는 오작교계의 GOAT -GOA가 아니라? -저걸 하이라이트라고 보낸거냐ㅋㅋㅋ “곧 언니 차례다!” 첫 하이라이트는 월오아 쪽이었다. 36명 중 가장 마지막 순서에 배정된 나는 덕분에 하이라이트가 3초가 아니라 5초까지 받을 수 있었다. [NoName – 사제] 내가 레터박스에 제공한 영상은 김영광씨와의 10번째 일기토. 긴박한 전투 현장 속의 나는 강공격이 날아오는 경로에 몸을 집어넣는 위험천만한 선택을 했고, 묵직한 대검이 내 몸을 두동강내기 전에 그의 손목을 쳐내면서 게임의 승패를 결정지었다. “여기서 어떻게 더 앞으로 발을 뻗을 생각을 한 거지? 이해가 안 가 이해가.” 아델라가 화면을 손가락으로 툭툭 건드리며 의문을 제기했다. “상대방이 내가 여기서 뒤로 뺄 거라고 확신해서 한 공격이잖아. 내가 언제든지 앞으로 갈 수도 있고, 가만히 있을 수도 있었는데 말이야. 그런 근거없는 배제 플레이는 바로 응징해야지.” “그러니까 그게 어떻게 되는 거냐구. 저런 동작을 보면 반사적으로 몸이 움찔거리지 않아?” “응.” “에이. 그게 어떻게 돼? 언니야 나 봐봐. 내가 만약에 이얍!” 쉭- 바람을 가른 아델라의 두 손가락이 내 눈 바로 앞에서 멈춰섰다. 아델라의 표정이 바로 구겨졌다. “와 진짜 언니는 정말 지독하다. 여기서 이걸 눈을 안 감아?” “맞을래?” “아악 미안! 꼬리꼬리! 꼬리는 잡지 말라고오오옷!” -얘네 뭐함ㅋㅋㅋㅋㅋ -둘다 너무 귀엽닼 -영상에 집중을 거의 안하네ㅋㅋㅋㅋㅋㅋ -노네임 파트 지나가면 다 본 거지 뭐 -이따 또 나온다 -ㅋㅋㅋㅋ매를 벌어요 아델라 또 한 3분이 지나자 이번에는 ‘롤 몰락전’에 참가하는 스트리머들이 쭉 공개되었다. 천상계 스트리머 대회 몰락전은 사전에 팀이 전부 정해진 터라 팀명도 함께 볼 수 있었다. [콜미 저방부트] [표도르 / 미르스틴 / Miroking / NoName / 혜밤] 탑에는 표민준이, 정글에는 이미르가, 바텀에는 나와 유시아가 한팀으로 묶인 몰락전 엔트리의 마지막 퍼즐은 미로셀 장인 ‘미로킹’이 합류함으로써 완전체가 되었다. -미로킹은 좀 네임밸류 떨어지지 않나? 요새 그마 끝자락 아님? -챔피언 티어가 낮아져서 그럼 그래서 탑도 아니고 미드 서잖아 -나름 미로셀 장인랭킹 1위에 근본챌인데 팀게임은 다르겠지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는 말이 있듯이, 때마침 미로킹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수신 – Miroking] [아아 여보세요, 노네임님?] “네 들려요.” [아 방송 중인가요? 네 아무튼 뭐. 저같은 마딱이를 이렇게 끼워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요 예.] “본론만 말하세요.” [아 저 진심으로 하는 말이라니까요? 다들 노네임님이랑 얼마나 같은 팀을 하고 싶어하는데. 저 탑 버리고 미드 연습한 거 진짜 요 근래 들어서 가장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짱짱!] -탑에서 도망쳐놓고 말끝이 길다! -지금이라도 미로킹 빼버리고 대신 아델라 넣자 -4챌린저 1그마 ㄷㄷㄷ 진짜 몰락전 역대급 팀이네 -명단 보면 이번에 휴식기 가진 프로들도 다 기어나왔던데 쉽지만은 않을 듯 └ 솔직히 1년 이내에 프로 경기에 참가했던 사람들은 빼야 된다고 생각함 └ 그럼 몰락전 참가할 인재 부족해서 안 돼 [최근에 노네임님이 열네살밖에 안 먹은 학생이라는 거에 또 얼마나 놀랐는지. 그때 탑 아스테리아판 기억하세요?] “기억하죠. 저보고 버릇없다며 예절교육한다고 하셨잖아요.” [와 그걸 일일이 다 기억하고 있었어? 그때 예절교육 확실하게 했어야 됐는데! 아 장난이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우리 꼬마 주장님.] “...1인분만 하세요. 바텀에서 캐리해드릴테니까.” -캬 -역시 원조 아스테리아 장인 노네임! -캬 -요새 나오는 아스테리아는 다 가짜임 └ 그때 노네임 영상 봤으면 요즘 사람들 걸로는 절대 만족 못하지ㅋㅋㅋㅋㅋ -퍄퍄퍄 -노네임 혜밤 바텀이라니 진짜 개무섭다 -몰락전에서 롤드컵 레벨의 전력을...? └ 이왜진?ㅋㅋㅋㅋ └ 아 라인전 이기고 싶으면 페이소스-사우론 듀오 정도는 데려오라고ㅋㅋㅋㅋㅋ - 얘네 상대로는 무조건 탑 게임 해야겠다 └ 근데 표도르도 지금 챌 150등임 폼 존나 올랐더라 - 혜밤 언제 챌 1000점 찍었대? [이거 원 쪽팔려서. 거기 시청자들도 저 그마라고 막 뭐라하고 있죠? 안 봐도 뻔하지. 제가 스크림 전까지는 꼭 챌 달고 올게요 진짜. 어차피 미로셀 4티어라 지금 아무도 밴 안 해요.] “그럴 땐 미로셀이 아니라 다른 챔피언을 연습하는 게 맞는 판단이 아닐까요?” [제가 할 줄 아는 게 이것밖에 없어서 하하. 아니면 미드 누누나 연습해볼까요? 요즘 다시 1티어던데.] -누누는ㅋㅋㅋㅋㅋㅋㅋㅋ -팀게임 최약체ㅋㅋㅋㅋ -미드에 좋은 거 개많잖아! -ㄹㅇ 녹턴, 그브, 릴리아, 클레드 얼마나 쉬워 -카르마 모르가나도 있고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노네임씨 너무 귀엽네요! 그럼 이만!] 자기 할 말만 하고 끊어버리더니 무슨 미션이라도 받은 게 아닌지 심히 의심되었다. 그 와중에 채팅창을 보고 뭐가 그리 재밌는지, 엉덩이를 막 씰룩거리는 아델라의 허벅지를 가볍게 때려줬다. 찰싹- “아 왜 때리는데! 나 방금 아무 짓도 안 했어!” “그냥. 귀여워서.” “흥 언니가 더.” “어...?” 그런 말까지는 예상 못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