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승승. 두 번째 매치 패승패. 세 번째 매치는 승패패. 그리고 오늘. [이렇게! ST가 패배하면서 결국 3세트로 향하는 이번 매치!] [FOX의 모래바람이 ST를 제대로 방해합니다!] 1세트 승리, 그리고 2세트 패배. 매치의 향방은 결국 마지막 세트에 이르러서야 결정되게 생겼다. ‘...쉽게 가는 법이 없어요.’ 다른 이들이 문제가 아니라 개막전 이후 매치 승리가 없는 ST를 위해서라도 오늘만큼은 이겨야 했다. 특히나 오늘 상대가 LOCK 최하위권인 팀이라 더 그랬다. “자, 얘들아. 우리 아직 할 수 있잖아. 한 세트만 더 이기면 분위기 싹 반전되는 거야.” 감독님은 2세트의 호러쇼를 보시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선수들을 격려하며 피드백을 진행했다. 이미 해탈한 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더 있는지까진 모르겠지만, 감독님 말씀이 틀린 거 하나 없긴 했다. 이기면 된다. 오늘 승리만 거두면, 오락가락하는 저 인간들도 약간은 정신이 돌아오겠지. “그리고 은설이.” “네?” “어디 피곤한 덴 없지? 힘들면 말해.” 아. 감독님이 프라우드랑 같은 과라는 걸 까먹고 있었다. 둘이 죽이 잘 맞아서 사석에서는 형동생 하는 사이인 만큼, 성격도 퍽 비슷했다. 당장 힘든 거 뻔히 보이는데 사람 하나는 좋게 허허 웃으시는 것만 봐도 그랬다. 저거 딱 봐도 다 알면서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나 구경 중인 거다. “감독님.” “응?” “저랑 다음 판 밴픽 얘기 좀 해볼까요?” 그렇다면 원하시는 대로 해 드려야지. 메이지가 흥하고, 탱커는 크샨테 너프와 더불어 들어온 탱커 아이템 너프로 덩달아 죽었다. 슬슬 다시 꺼내 볼 게 있었다. * * * [여기서! 트리스타를 고르며 ST가 원딜만 세 명인 조합을 완성합니다!] [탑에 배인, 헌터에 세주, 미드에 트리스타, 그리고 바텀에 칼리스탄과 브라운까지!] [요즘 라인전이 불안한 ST가 아예 라인 주도권을 꽉 잡기 위해 이를 갈고 나왔습니다!] 쌍포 조합을 넘어선 세쌍둥이포 조합이다. 한타를 할 때 서로 중구난방으로 싸우다 하나가 잘려 딜 로스가 나더라도 얼마든지 커버가 가능한 조합이랄까. 물론 이러면 게임 플레이 시 안정성 자체가 떨어지긴 하지만, 어차피 현 ST는 더 떨어질 안정감도 없었다. “라인전 지는 사람은 오늘 저녁 쏴.” “지면 말이 안 되지.” “바텀은 상성 반반인데.” “쫄?” “...할 거니까 딴말 하지나 마.” 저 인간들의 입은 언제쯤 조용해지는지 궁금하다. 아. 한타 지면 조용해졌었나. ‘그냥 말 많이 해라...’ 차라리 그게 나았다. 아무튼, 그렇게 끝난 밴픽을 뒤로하고 우리는 협곡에 도착했다. [자! ST 대 FOX의 3세트! 만나보시죠!] “하나! 둘! 셋!” “ST 파이티이이잉!” 이번에는 제발 이겨달라는 팬들의 간절한 외침과 함께, 경기가 시작됐다. 내가 상대할 챔피언은 오리애나. 미드 라인에서 무난한 국밥같은 픽이면서 라인전이 강한 것도 맞지만, 트리스타도 초반 기준으론 라인 클리어든 뭐든 안 밀린다. [트루 선수 과감하게 점프!] [오리애나 구체가 미니언에 닿기가 무섭게 점프해서 매섭게 평타를 때려 박습니다!] [아무리 오리애나가 패시브 덕에 평타가 세다지만, 트리스타는 원딜입니다! 이렇게 스킬 다 빠진 상태에서 싸우면 불리한 건 메이지 쪽이죠?] 주도권이 있으니 라인은 밀 수 있다. 그리고 니케가 미리 상대 진영에 깊숙하게 박아 둔 와드 덕에 상대 헌터가 갱을 올 거란 경우의 수를 아예 배제할 수 있었기에 주저 없이 강한 압박을 넣었다. [ST, 이번에는 초반 라인 집중력 나름 좋습니다.] [원래 이쯤 되면 이번 시즌 ST가 사고가 나도 두세 개는 났는데, 무난무난 하네요!] [라인 주도권이 있는 만큼 에레도 여유롭게 뒤틀린 숲에서 몬스터를 사냥합니다.] 그렇게 웬일로 오브젝트도 잘 먹고, 바텀은 포탑 골드까지 뜯었다. ‘아니, 당연한 건가...?’ 최근 가스라이팅을 하도 당해서 그렇지, 생각해 보니 우리 팀 정도 되는 체급이면 라인전 압도하는 픽 들고 저 정도는 해야 당연한 거긴 했다. 아니, 오히려 포탑 방패를 때리면 주는 골드를 얼마 못 뜯었으니 못 하고 있다고 보는 게 맞겠지. 특히나 한타 특화 조합이 아닌 만큼, 우리는 지금 라인전에서 얻은 이득을 제대로 굴려야만 했다. “한타 하자.” “우리 이거 이길 수 있을 거 같은데.” “아니, 견적 안 나오니까 빼.” 세주는 무난하게 컸지만 아직 아이템이 갖춰지지 않아 말랑하고, 브라운은 스킬을 이용해 한 턴은 버티겠지만 상대 조합은 그 턴을 충분히 받아내고도 남는다. 현 상황에서는 그냥 대형 몬스터를 던져주고 미니언 수급과 타워 체력을 깎으면서 다음을 도모해야 했다. “걱정 너무 많네. 에레 들어가서 대형 몬스터 스틸하고 우리가 딜하면 이겨.” 언제나 그렇듯, 이긴다는 말을 먼저 꺼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으아아아악! 여기서 ST 비사아아아앙!] [아무리 글로벌 골드 차이가 나도 한타는 다른 얘기죠!] [우리가 너희들한테 원하는 챔피언 괜히 준 줄 알아? 우리도 원하는 챔피언 가져왔어! FOX가 ST의 뺨을 모래바람으로 찰싹찰싹 때립니다!] “쓰읍. 이게 이렇게 되네.” 원딜과 서폿이 먼저 물려 나란히 사망했고, 탑은 배인으로 뒤 돌다가 시야에 걸렸는지 궁극기까지 쓰고 열심히 도망쳤으나 그대로 우물에 다이빙했다. 뭐, 그렇다고 해서 아예 게임이 가버린 건 아니었다. 이러려고 포를 세 라인이나 가동한 거였으니까. “아직 안 끝났으니까 엑소르 입 다물고 세주는 나 따라와!” “...난 왜 닉네임으로 안 불러?” “지금 그게 중요해? 맷돼지면 좀 달리기나 해!” 우선 엑소르가 체력을 거의 갈아놓은 상대 서포터를 마무리한다. [어? 어? 어기서 에레가 앞에 서고 트루가 올라가면서 포위망을 형성합니다?] [이게 분명히 인원 수 차이가 나긴 하는데, FOX 쪽은 ST의 바텀이랑 탑 잡느라 궁극기부터 스펠까지 빠진 게 많거든요?] [그에 비해 저 둘은 온전합니다. 심지어 트루 선수는 플래시까지 있어요.] [여기서 점프해서 서포터 처치하고! 킬 관여 덕분에 점프 스킬 다시 초기화!] 이번에는 기어코 대형 몬스터를 처치한 상대 헌터를 노리고 스킬로 폭탄을 부착해놓은 상태에서 빠르게 평타 네 대. 이 정도면 무조건 죽는다.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탑으로 달아나는 상대를 추격했다. [ ST True -> FOX Apolo ] [뒤늦게 폭탄 터지면서! 아폴로 사망!] [동시에 세주가 돌진에 플래시 쓰면서 FOX의 미드를 멈춰 세웠어요!] 상대 헌터가 죽으며 뒤늦게 쿨타임 초기화가 된 점프 스킬로 미드에게 접근해 공격. 이미 첫 한타 개시 때 궁이 빠진 오리애나는 사소한 반항과 함께 그대로 산산히 조각났다. [트리플 킬!] 그렇게 남은 건 엑소르와 가장 격하게 싸우며 체력바가 채 삼분지 일이 남지 않은 원딜과, 탱커와 이니시 역할을 맡은 딜 없는 탑이다. —쾅! 궁극기를 이용해 원딜을 보호하려는 상대 탑을 저 멀리 쳐내고, 부쉬로 숨은 원딜을 다시금 점프해서 기교 필요 없이 맞출 수 있는 평타만 주구장창 때려 잡아낸다. [쿼드라 킬!] [으아아아! 망한 줄 알았던 한타가 이렇게 됩니까!] [오늘도 트루의 눈물겨운 쇼가 계속됩니다] [점프! 점프! 점프를 몇 번 하나요!] “펜타펜타펜타펜타!” 어차피 남은 건 탱커 하나. 궁극기로 밀칠 때 우리 진영으로 밀쳐놨기에 도망치는 것도 요원했다. 이건 확실하게 먹었다. 펜타킬이다. 그렇게 확신하며 마지막 평타를 때린 순간. [ ST Ere -> FOX Mill ] “야 이 개새...” 당황스러운 킬 로그가 출력됐다. [끄아아아악!] [아니 이게 왜 저렇게 뜨나요!] [트루 선수의 LOCK 첫 펜타킬이 무산됩니다!] 나는 그 자리에서 멈춰 탭 키를 이용해 세주의 아이템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주변에 있는 적에게 30+(주문력0.1%)의 피해를 9초간 입힙니다. 온 세상이 나를 음해한다. 미드 라인에 텔 타고 라인 쭉 밀면 게임은 이기겠지만, 왠지 모르게 진 기분이었다. * * * LOCK) ST vs FOX 경기종료 —ST 2 : FOX 1로 ST 드디어 개막전 이후 시즌 두 번째 승리. └크워어어어 └마참내 └이겼노라 └ㅅㅅㅅㅅㅅ └트루의 눈물의 쇼 성공 └다 해줬잖아 └트루)다 └ㄹㅇㅋㅋ └트타 쿼드라는 눈물나네 이제 기대해도 돼요? —다들 폼 그래도 좀 올라온 거 같은데 └아님 └절대ㄴㄴ └항상의심해 └ㅋㅋㅋㅋㅋㅋㅋ └개막전 끝나고 그 꼬라지를 봤으면서도 믿냐? └엄ㅋㅋ └트루가 다 해줘서 이긴거 아님? 진짜모름 └최소한 합이 삐걱거리면서도 맞아가긴 하는 듯 └ㅇㅇ └개막전 직후 경기는 씨발이었어... └사실 개막전도 트루 아니었으면 스무스하게 패패함. 트루 트타 펜타킬 실패 인게임 보이스 —(영상_링크) └?? : 야 이 개새(날조없음) └아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반응 개맛도리네 └난왜햄보칼수업써! └솔직히 욕박았어도 무죄긴 함 └ㄹㅇㅋㅋ └아니 신인 펜타좀 챙겨줘라 진짜 └통나무 들고 열심히 길 가고 있는데 사소한 행복마저 뺏으면 어떡해요 └저거 트루 최초 펜타킬임? └LOCK에서는ㅇㅇ └근데 못하셨어요! └닥쳐 └ㅋㅋㅋㅋ └프로 통산으로 따지면 마스터 리그에서 있긴 함 └근데 솔직히 에레도 억울하긴 해 └태화방 도트딜ㅋㅋㅋㅋ └ㅅㅂ └억울은 ST1까지 와서 완장 맡아야 하는 트루랑 그 꼬라지 봐야 하는 고점에 물린 팬들이 억울한거고 └사이다 뻥~ └ㅋㅋㅋㅋㅋㅋㅋㅋ └트루 인게임에서 펜타 실패하고 한 1, 2초 트타 움직이는거 멈춘 거 보면 안쓰러움 └ㄹㅇ... ??? : 그립냐? —(ST2_프로필_단체사진.jpg) 최소한 말하면 들었던 새끼들... 최소한 펜타 외치면 방해는 안 했던 새끼들... 최소한 이기고 싶으면 이겼던 새끼들... 최소한 우승은 했던 새끼들... └ㅋㅋㅋㅋㅋㅋ └팩트) 얘들은 트루한테 펜타 진짜로 줬다 └ㄹㅇㅋㅋ └사실 그때도 안 줬으면 석 나갔을걸 └그랬으면 필리독 말대로 대기실에서 빠따든 철근이든 들고 내려쳤음 └?? : 다리 부러져도 게임 할 수 있잖아 └ㄷㄷㄷㄷㄷㄷ └어둠의 트루햄 └무섭습니다 └;;;; └심지어 펜타 챙겨줄 때는 ST3였다는거임... └선배들한테 욕 더 세게 박고싶은 트루면 개추 └나 트룬데 이 말에 존나게 동의한다 └트루는 그런 말투... └쓰네 └그럼 트루 맞는 듯? └ㅋㅋㅋㅋㅋㅋㅋㅋ └ST 사옥에서 검거완료 └ㅅㅅ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