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경기 당일. 종묘 구장에는 구름 같은 관객들이 모였다. 문혁고 대 한청고, 금성묵 대 류한울. ​ 고교야구 팬이라면 궁금해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경기. 물론 대다수의 팬들은 이 경기의 결과를 얼추 예측할 수 있었다. ​ 특히, 밥 처먹고 고교야구만 보는 고야갤 유저들은 더더욱 그랬다. ​ -후, 문혁고 진짜 운 없네 ㅠㅠ -하필 서울 시드에서 만나도 한청고를 만나냐 ㅅㅂ -솔직히 세종기 16강 정도는 ㅆㄱㄴ한 전력이라고 봤거든? 근데 이건 쩔수다… ​ 뉴비들은 물어보곤 했다. ‘문혁고가 이길 수도 있는 거 아님?’이라면서. 그러한 반응은 모두 야알못의 치기 어린 소리 취급당하며 묻힐 뿐이다. ​ 금성묵을 갤주로 좋아하는 것과 별개로, 안되는 건 안 되는 거라는 게 고야갤 유저들의 여론이다. ​ -나도 문혁고 이겼으면 좋겠지 ㅅㅂ -ㄹㅇ 누구는 갤주 계속 안 보고 싶은 줄 아나. 근데 한청고가 너무 강한 걸 우짜노 -아무리 억빠해도 답이 없음 ㅇㅇ; ㄴ저 방금 14,000,600가지 경우의 수 다 계산하고 왔는데, 이길 도리가 없음 ㄷㄷ ㄴ??: 가망이 없어… ​ -갤주 오늘 몇 실점 할 거라고 봄? ㄴ 잘 버티면 2~3실점, 못하면 그 이상 더 늘어날 거고. ㄴ아니 근데 지금 방어율 0.00이잖아. 왜 점수 주는 게 디폴트냐? ㄴ방어율 0점대, 1점대라고 깝치다가 한청고 만나서 방어율 테러당한 투수가 한둘이 아닌데 ㅋㅋㅋ ㄴ어찌저찌 버텨도 다른 투수가 문제. 살벌한 타선 상대로 투구수 엄청 늘어날 거라 완봉은 못할 텐데, 다른 투수가 버틸 수나 있겠음? ㄴ님 지금 강속구의 핫산, 너클볼의 박찬준, 싱커의 이동혁 무시함? ㄴ걔네들이 한청고에 투수로 합격하려면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야알못아 ㅋㅋㅋㅋㅋ ㄴ이 씹새 경기 안 봤네 ㅉㅉ 둘은 모르겠는데 이동혁은 붙음. 그 새끼 볼 존나 싸가지 없음 ㄴ그나마 갤주 뒤를 받쳐줄 수 있는 게 이동혁이지 ㅇㅇ 얘가 인생투 하면 호오옥시 모를지도? ​ -근데 문혁고 바로 전 경기에 마초원 털었잖아. 갤주가 마운드에서 최대한 버티고, 류한울 털면 되는 거 아님? ㄴ야이씨, 구속 비슷하다고 급이 같은 줄 암? ㄴ마초원은 이도류에다 타자 체급 높아서 올려치기 당하는 거지, 투수로만 치면 갤주보다도 두단계 아래임 ㄴ 정보) 마초원의 방어율은 2.97, 류한울의 방어율은 0.63이다. ㄴ 류한울 저거도 행운의 안타 맞아서 준 점수임 ㅋㅋㅋㅋ ㄴ와 ㅅㅂ 형제가 쌍으로 방어율이 0점대임? 가문 유전자 개지리네 ​ -어차피 류한울 내려가도 류택진 오르면 타자 손도 못 씀 ㅋ ㄴ류택진이 진짜 미친놈임 새기 선수한 이래로 2실점 이상 한 적이나 있음? ㄴ 없음, 진짜 씹재능충임 ㅇㅇ ㄴ애초에 블론도 한 번도 한 적 없음 ㅋㅋ ㄴ존나 게으른 거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재능 하나는 미친놈이다 진짜 ㅋㅋㅋㅋㅋ ㄴ1라 5~6번 안에 나가는 거 확정이잖슴~~ ㄴ와, 근데 새삼 올 해 드래프트 풍년은 풍년이네. 다른 해 같으면 류택진 전체 1번일 텐데 5~6번 지명 얘기도 나오고. ​ 이야기를 나눌수록 새삼스럽게 깨닫는 양 팀의 전력 차. 고야갤 유저들이 대거 종묘 구장으로 향했다. ​ -이게 마지막이 되겠군, 고교야구판에서 갤주를 보는 것도… -얘들아, 즐기자. 갤주의 라스트 댄스 ㅠㅠ ㄴ??: 무슨 축제가 열리고 있는 건가요? ㄴ축제가 아니라 장례식이라고…. -이제부터 갤주는 고야갤이 아닌, 대전 레인저스 갤에서 볼 수 있습니다! ㄴㅋㅋㅋㅋ 지랄 자제 좀, 성심당 100년 무료 쿠폰 줘도 거긴 안감 ㅅㄱ ㄴ나 금성묵인데, 성심당 100년 무료면 간다 ㄹㅇ ​ 왁자지껄한 고야갤. 뜨거운 것은 현장의 분위기 또한 마찬가지다. ​ “한청고오……!!” ​ ““…화이팅!!”” ​ 압도적인 규모의 응원단. 오랫동안 합을 맞춘 게 티가 나는 응원단장과 치어리더, 거기에 취주악부까지 동원한 전용 응원가까지. ​ 규모부터가 남다른 한청고 측의 응원 열기는 상대방의 기를 죽여놓기에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 그러나 문혁고도 가만히 당하고 있지는 않았다. ​ “문혁고!!” ​ “화이팅……!!” ​ 그동안 얼마나 고교야구를 즐기고 싶었던가. 겨우 할 수 있게 된 모교 팀 응원이다. ​ 물론 그들도 안다. 이번이 마지막이 될 확률이 높단 걸. ​ 그럼에도, 사라질 것을 알기에 더욱 소중하고 간절한 것이 있다. 지금 이 순간이 그러했다. ​ ‘우리도 떨리는데….’ ​ ‘선수들은 얼마나 떨릴까.’ ​ 서울의 왕자(王者) 한청고. 그들을 상대하는 압박감이란 가히 어마무시한 것임이 분명하다. ​ 자신들의 응원이 그런 강적을 상대하는데 자그마한 도움이라도 된다면, 문혁고 학생들은 기꺼이 고래고래 소리를 내지를 준비가 되어있었다. ​ “크윽, 금성묵…!! 힘내라!” ​ “제기랄! 어디 한번 해보라고!” ​ 그렇게 이어지는 양 팀 관중 간의 묘한 기 싸움, 해설위원은 꽤 흥미롭다는 듯 이걸 지켜봤다. ​ [문혁고의 응원 소리가 뚜렷하게 종묘 구장에 울려 퍼집니다! 한청고의 응원단에도 크게 밀리지는 않는데요!] ​ [네, 그렇습니다! 창단 첫해에 파죽지세로 봄 대회 준결승까지 올라온 문혁고! 그걸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문혁고 학생들이 엄청난 응원으로 선수들에게 힘을 북돋아 줍니다!] ​ [아, 문혁고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나옵니다! 1회 초는 한청고의 공격부터 시작되겠습니다!] ​ [네, 수비 측인 문혁고 측 라인업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촤르륵! ​ 1.최아담 SS 2.도도진 2B 3.타카히나 류지 3B 4.석운강 C 5.지수용 CF 6.금성묵 P 7.이동혁 RF 8.서경수 LF 9.이태경 1B ​ [오, 타선에 변화가 있습니다! 금성묵 선수가 6번으로 내려가고, 지수용 선수가 5번으로 올라갔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경기 전 명신우 감독과 이야기를 잠깐 나눴는데, 금성묵 선수가 좀 더 피칭에 집중할 수 있도록 타순을 조금 내려줬다고 합니다!] ​ [아하, 그렇군요! 아무래도 타석에 들어서는 것도 체력소모가 되는 만큼, 타자 금성묵 보다는 투수 금성묵을 조금 더 우선시하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 사실 명신우 감독은 성묵을 그대로 3번이나 4번에 쓰길 원했지만, 성묵 본인이 6번으로 내려가길 원해 입맛을 다시며 원하는 대로 해주었다. ​ ‘타석에선 태양신맥을 쓸 여력이 없는 지금 상황에선, 나보다 수용이 녀석이 좀 더 기대해볼 만 하겠지.’ ​ 성묵은 조금의 체력 소모도 줄일 예정이었다. 상황 따라 타격했던 평소와 달리, 이번엔 극단적으로 장타를 노리는 스윙을 할 예정이었다. ​ 애매하게 단타를 쳐 주루로 체력을 뺄 바에는, 곧 죽더라도 큰 거 한 방을 노려 천천히 걸어들어오겠다는 거다. ​ 물론 상대가 상대이니만큼 먹히지 않을 확률이 높지만, 이번 경기는 어쩔 수가 없다. ​ 한청고에 점수 내주는 건 최대한 틀어막되, 점수는 다른 동료들이 최대한 내주기를 바랄 수밖에. ​ [오늘은 비 예보가 있는데요, 약 1시간 반쯤 뒤에 꽤 많은 비가 내릴 거라는 기상청의 발표가 있습니다.] [어제의 맑은 날씨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먹구름이 잔뜩 낀 모습입니다. 오늘의 비가 오늘의 경기에 어떤 변수를 만들어 낼지…!] ​ 해설위원들의 말이 끝나자, 흘러나오는 애국가. 선수들 전원은 기립하여 가슴에 손을 올렸다. ​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 [경기 시작합니다…!!] ​ “우오와아앗!!” ​ 마침내 시작된 세종기 진출팀 결정전. 마운드 위의 성묵은 담담한 표정으로 손 위의 로진을 후 불었다. ​ [1회 초는 한청고의 공격부터 시작됩니다! 한청고의 공격 라인업, 같이 보시겠습니다!!] ​ 촤르륵!! ​ 1.한결 CF 2.정우진 SS 3.최혁수 3B 4.박태제 2B 5.카를로스 RF 6.고은찬 DH 7.한이안 1B 8.심건우 LF 9.권석준 C P. 류한울 ​ [보자마자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고교야구 팬들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이름이 가득합니다…!] [초중고 전부 엘리트로 이름날린 선수들이 가득한 라인업! 왕관의 무게만큼이나 묵직한 무게감을 자랑하는 한청고의 라인업입니다…!!] ​ [타석에 들어서는 1번 타자 한결! 과연 이 경기의 첫 타자를 상대로 금성묵 선수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 “후우…….” ​ 로진을 땅바닥에 툭 내던진 성묵. 그는 잠시 눈을 감더니, 몸 안의 기운을 폭발시켰다. ​ [태양신맥에 의해 사용자의 스텟이 강화됩니다!] [직구 스텟이 A->A+로 강화됩니다!] [직구 스텟이 A+->S로 강화됩니다!] [써클 체인지업 스텟이 A+->S로 강화됩니다!] ​ 처음이다. 경기의 첫 순간부터 강발 상태에 접어드는 것은. ​ ‘확실하게 기선제압하고 간다.’ ​ 크게 와인드업 한 성묵. 그의 공이 총알처럼 쏘아졌다. ​ 뻐엉!! ​ “스트라잌……!!” ​ “……!” ​ 눈앞에서 솟구치듯 강렬한 라이징 패스트볼. 한결의 눈이 꽤나 놀란 듯 부릅떠졌다. ​ “와, 공 뭐야…!” ​ “구속 얼마 나왔어!?” ​ 서둘러 전광판을 확인하는 관중들. 그들은 숫자를 확인하자마자 깜짝 놀랐다. ​ [아, 161km…!! 금성묵 선수, 첫 타자부터 엄청난 강속구를 보여줍니다!!] [이전 경기까진 경기 중반 쯔음부터 기어를 올려왔던 금성묵 선수거든요! 한청고를 상대로는 바로 풀악셀을 밟아버립니다!!] ​ 뻐엉!! ​ “…스트라이크!!” ​ 다시 한번 꽂힌 160km의 공. 바깥쪽 먼 코스에 꽂힌 탓에, 한결은 우선 가만히 보고 있었다. ​ ‘오케이, 처음부터 그렇게 나오시겠다.’ ​ 한청고 역시 금성묵에 대해 어느 정도 분석했다. 저 몬스터 같은 아랫도리가 부풀어 오를 때, 실력이 더 높아지는 이상한 놈이라는 것 역시도. ​ ‘여기서 하나 빼서 낚겠지. 뭐, 아니라도 상관없고.’ ​ 한결은 자신이 있다. 그는 이른바 ‘한결 놀이’라고 불리는 무한 컷트가 특기인 타자로, 상대 투수의 투구 수를 늘리는 데 일가견이 있었다. ​ “후읍……!” ​ 성묵이 뽑아낸 제3구. 한결은 피식 웃었다. ​ ‘제구가 엇나갔나 본데, 저렇게 멀어서야.’ ​ 우타자의 몸에 맞을 정도로 멀찍이 날아가는 공. 그는 배트를 낼 생각도 않고 가만히 있었다. 그러나 그 순간. ​ ‘……!?’ ​ 맹렬하게 꺾이기 시작하는 공. 역회전이 걸려 다시 존을 파고들기 시작한 공이 이내 석운강의 미트에 들어왔다. ​ “…….” ​ “…….” ​ 잠시간 이어진 침묵. 심판의 손이 올라갔다. ​ “스트라잌, 아우웃……!!” ​ “뭣……!?” ​ 한결이 눈을 껌뻑여 봤지만, 심판의 눈은 정확했다. 성묵의 써클 체인지업은 정확히 스트라이크 존 바깥쪽에 꽂혔다. ​ [삼구삼진!! 첫 타자를 완벽히 잡아내는 금성묵 선수!] [아아! 엄청난 공입니다! 미친 듯한 각도로 꺾이는 써클 체인지업에 한결 선수가 꼼짝도 못 한 채 당합니다!] ​ “우효옷……!!” ​ 주먹을 꽉 쥐고 포효하는 성묵. 문혁고 측 관객석에서는 절로 환호가 터져 나왔다. ​ “큭, 저 새끼가….” ​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물러나는 한결. 아무래도 상대 선수에게 이런 식의 티배깅을 당하는 게 익숙치 않은 모양. 2번 타자인 정우진이라도 그에게 본때를 보여줬음 했지만. ​ 뻐엉!! ​ “스트라이크, 아우웃!!” ​ “우효오……!!” ​ 그 역시도 3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절레절레 고개를 저으며 덕아웃으로 돌아오는 정우진. ​ “…좀 더 봐야 할 것 같은데, 확실히 처음부터 공략할 만큼 쉬운 투수는 아냐.” ​ “오호라, 그럼 또 오기가 생기지. 나는 처음부터 치고 올란다.” ​ 그렇게 말하고 타석으로 떠나는 최혁수. 정밀 기계라고 불릴 만큼 컨택 능력이 높은 그는, 자기 능력에 엄청난 자신감이 있었다. ​ 이름: 최혁수 국적: 대한민국 나이: 19세 (고3) 키: 183cm 몸무게: 78kg 소속: 한청 고등학교 스킬/ 타격 기계(A+) :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컨택 능력이 상승합니다. ​ 타자 능력치 (*포텐셜) / 우투 좌타 파워: B+ 컨택: S (*S+) 스피드: B 선구: A+ (*S) 수비: A+ (*A+) 어깨: A+ (A+) 추천 포지션: 3루수 ​ ‘…미쳤네.’ ​ 나중에 프로에 가서도 타격왕 경쟁에 여러 번 뛰어들 만큼, 컨택 능력 하나는 고교 정상급인 최혁수다. ​ 그런 타자를 상대로, 성묵이 무슨 공을 던졌는가? ​ 뻐엉…!! ​ “스트라잌…!!” ​ 몸쪽 스트라이크 존에 정확히 꽂히는 공. 최혁수는 변화구를 노렸던 것인지, 입맛을 다셨다. ​ ‘오케이, 직구 한 번 쳐볼까?’ ​ 노림수를 바꾼 최혁수. 2구에 바로 그의 배트가 나왔다. ​ 따악! ​ [파울…! 약간 빗맞습니다!] [방금은 대놓고 노려친 것 같은데요. 상당히 아쉬워하는 최혁수 선수입니다…!] ​ “오케, 견적 나왔어.” ​ 확실히 좋은 공이다. 그러나 못 칠 정도는 아니다. ​ 평소에 숱하게 봐온 류택진의 공과 비교하면, 상당히 할 만했으니까. ​ “후읍……!!” ​ 날아오는 성묵의 제 3구. 최혁수는 씩 웃으며 배트를 휘둘렀다. ​ ‘좋아, 딱 이 타이밍…!?’ ​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분명 날아오는 건 직구다. ​ 그런데 어째서 그가 계산한 것보다 더 느리게 날아오는 것인가. 최혁수의 배트가 헛돌고, 석운강의 미트로 빨려 들어가는 공. ​ 퍼엉-!! ​ “스트라이크, 아우웃!!” ​ “………!?!” ​ 삼진이라니. 믿기지 않는 눈으로 성묵을 바라보는 최혁수, 그는 이내 전광판으로 시선을 돌렸다. ​ -151km ​ “씨발, 이게 무슨…!!” ​ 그는 160km의 공에 타이밍을 맞추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150km의 공으로 10km를 떨궈서 직구를 던진다? ​ 말도 안 된다. 저딴 싸가지 없는 공을 어떤 고교 타자가 쳐낸단 말인가. 불가능의 영역을 뛰어넘는 성묵의 공에, 한청고 측은 한방 맞은 듯 당황한 모습이다. ​ ‘후우, 효과 좋은데.’ ​ 그는 방금 새로운 기술을 사용했다. 대 한청고전을 위해 준비한 태양신맥의 응용 기술, 오프(Off)다. ​ ‘태양신맥의 스텟 상승효과를 잠깐 끄는 거지. 물론 금방 돌아오지만.’ ​ 아예 강화 스텟을 바꿔서 체력 소모가 꽤 큰 스위치에 비해, 오프는 꽤 경제적으로 써먹을 수 있었다. ​ 이것도 펑펑 써대면 체력이 쭉 빨리겠지만, 완급 조절용으로는 상당히 쓸만할 게 분명하다. ​ 아무튼, 전력으로 부딪혀 기선을 제압하는 데 성공한 성묵. 해설위원들은 꽤 놀란 반응이다. ​ [아앗! 한청고를 상대로 1회에 9구 3삼진…!! 엄청난 임팩트를 보여주며 경기를 시작하는 금성묵 선수입니다!] [방금 나온 세 타자 모두가 내로라하는 엘리트 타자들이거든요! 그런데 금성묵 선수에게 꼼짝도 못 했습니다!!] ​ -와 씨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쌌다 -갤주 뭐임? 오늘 진짜 일내는 거임?? -아니,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가슴이 존나 뛰네. 갤주 씨발아 책임져……!!! -씹 ㅋㅋㅋㅋ 경기 시작하자마자 9구 3삼진 잡는 거 실화냐?? 무슨 만화 주인공임? ㅋㅋㅋ -최혁수 눈뜨고 코베인 표정 ㄹㅈㄷ ㅋㅋㅋㅋㅋㅋ -??: 한결 놀이? 놀 수 있으면 쳐 놀아봐 ㅄ아 ㅋㅋㅋㅋㅋㅋ -성묵 업! 성묵 업! 성묵 업! 성묵 업! 성묵 업! 성묵 업!성묵 업! 성묵 업! 성묵 업!성묵 업! 성묵 업! 성묵 업!성묵 업! 성묵 업! 성묵 업!성묵 업! 성묵 업! 성묵 업! ​ 열광적인 분위기를 등에 업고 타석에 들어서는 문혁고 타자들. 류한울은 마치 침대처럼 편안한 표정으로 1번 타자 최아담을 맞이했다. ​ “다들 좋아하네, 흠.” ​ 로진을 탁탁 터는 류한울. 곧 그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 “나도 한 번 해볼까?” ​ 하늘 높이 치켜드는 왼 다리. 그리고 뒤로 젖혀지는 허리. 마치 거대한 총을 장전하듯 역동적으로 에너지를 모으는 류한울의 오른손 끝에서 공이 뻗어졌다. ​ 뻐엉!! ​ “스트, 라이크……!!” ​ -162km ​ “…………!!” ​ 식겁한 최아담. 그는 단번에 느꼈다. ​ ‘시발, 이거 마초원보다 빡세잖아…!’ ​ 애초에 최아담은 마초원에게도 정타를 뽑아내지 못했었다. 더 윗급인 류한울을 상대로는 더 쉽지 않았다. ​ 퍼엉! 퍼엉! ​ “스트라이크, 아우웃!!” ​ “크윽…!” ​ 허무하게 헛돈 최아담의 배트. 류한울의 퍼포먼스는 거기서 끝이 아니다. ​ 뻐엉-!! ​ “스트라이크, 아웃!!” ​ “………!!” ​ 뻐엉!!“ ​ “스트라잌! 아우우웃……!!” ​ “큿….” ​ 도도진, 류지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것도 모두 공 3개로. ​ “이야, 재밌네…!!” ​ 글러브로 박수를 짝짝 치며 내려오는 류한울. 그의 압도적 퍼포먼스에 경기장의 희비가 금세 뒤바뀌었다. ​ “류한울, 류한울, 류한울……!!” ​ 환호를 뒤로하고 마운드를 내려오는 류한울, 그는 마운드를 향해 올라오는 성묵과 엇갈렸다. ​ 띠링! ​ 이름: 류한울 국적: 대한민국 나이: 19 키: 187 cm 스킬 / 이닝이터 (S) : 선발 등판 시 체력 소모가 감소합니다. ​ 투수 능력치 (*포텐셜) /우투 스리쿼터 체력: S (*S+) 제구: A (*A+) 직구: S (*S+) 구위: A+ (*A+) 변화구: A+(*A+) ㄴ체인지업: A+ ㄴ슬라이더: A+ ㄴ커터: A ​ ‘…확실히 미친놈이야.’ ​ 어린 나이부터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할 수 있는 건 다 한 덕일까. 스탯 대부분이 개발되어있다. ​ 게다가 마초원과 달리, 영리하게 싸울 줄 아는 투수다. 성묵은 류한울의 공략이 절대 쉽지 않을 것임을 직감했다. ​ “…한 번 재밌게 해보자고, 금성묵.” ​ “그래, 열심히 즐겨두라고. 승리는 우리가 챙겨갈 테니까.” ​ “오호…?” ​ 호기심어린 표정의 류한울. 그가 곧 씨익 웃으며 자리를 떠났다. ​ “하하, 기대할게!” ​ 재밌는 농담이라도 들은 것 마냥, 유쾌하게 손을 팔랑이며 가는 류한울. ​ 승리의 여신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두 호랑이의 맞대결은, 이제 막 시작된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