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카히나 노아는 여러모로 싱숭생숭한 기분이다. 원래도 SNS에 능숙한 그녀이기에 일상적으로 어느 정도의 관심은 늘 받는 그녀지만, 이번에는 그 정도가 꽤 컸다. ​ [노아, 벌써 춤 영상 인터넷에 돌고 있어. 조회수 꽤 나올 것 같아!] ​ 성묵이 알려준 ‘그 춤’이 담긴 쇼츠가 벌써 조회수 30만을 돌파했다. 이 기세라면 꽤 높은 조회수를 기대해도 좋으리라. ​ 심지어 문혁고 남학생들의 상당수가 경기를 보러온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게 온전히 노아 덕분이라 하긴 힘들겠지만, 꽤 영향이 있는 건 분명하다. ​ 베실베실 웃음이 나오는 노아. 그러나 그녀는 자기 뺨을 찰싹 눌렀다. ​ “들뜨지 마, 노아!!” ​ 챱! 얼얼해진 뺨을 부여잡고 문혁고 SNS에 들어간 그녀. 관객을 불러 모을 글을 쓰기 위함이었다. ​ [이분 야구부 같은데 이름 아시는 분…?] [몰랐는데 야구부가 숨겨진 문혁고 비주얼 맛집이었네요 ㅎㅎㅎ] [헉, 야구부 훈남 왤케 많죠? ㅠㅠ] ​ 일명 다중 분신술! 계정을 여러 개 만들어 다른 사람인 척 여러 글을 쓴 노아. 안 그래도 잘생긴 남자에 목이 마른 문혁고 여학생들은 홀린 듯 그녀의 글에 클릭을 눌렀다. ​ 그렇다고 낚시도 아닌 게, 문혁고 야구부원들 외모는 대체로 괜찮은 편이다. 그래서 달리는 댓글들 역시 호평 일색. ​ -헉, 2루수 내 취향 ㅎㅎㅎ 완전 쿨뷰티의 정석…! -저분 선도부 신입 지수용 맞죠? 댕댕이 같아서 맘에 들어요ㅋㅋ -이동혁 이분 말 섞어본 적은 없는데 잘생겨서 친해지고 싶어 ㅠㅠㅠㅠ ​ 도도진, 지수용, 최아담, 리동혁 등이 대체로 미남상이었고, 류지는 특히 잘생긴 편에 속했다. 그녀는 게시판에 사정없이 부원들의 사진을 투하했다. ​ “후후, 오라버니라고 예외는 없어…!!” ​ 관객 수 확보엔 오빠고 뭐고 없다! 이 전략 덕분에 적지 않은 수의 여학생들을 낚아내는 데 성공한 그녀. 그러나 여기서 멈출 생각 따윈 없다. ​ “특이 취향까지 잡는 거야…!” ​ ‘얼굴보다는 근육!’을 주장하는 여성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런 취향까지 감안해, 근육은 빵빵하지만 다소 호불호가 갈리는 페이스의 소유자인 금성묵과 석운강. 둘의 사진까지 여럿 준비해뒀다. ​ 석운강은 광배근이 쫙 벌어진 뒷모습 사진을 준비했고, 금성묵은 여러 가지 후보군이 있었다. ​ ‘1번은 헬스장에서 웨이트 하는 사진….’ ​ 특히 원판을 가득 꼽고 스쿼트를 하는 사진은 남성미가 뿜뿜 풍겼다. 일단은 킵해두고 다음으로 넘어간 노아. ​ ‘2번은 공 던지는 사진….’ ​ 역동적인 자세로 공을 뿌리는 성묵의 사진. 이 역시 상당한 박력을 뿜어내고 있다. 이 또한 킵해둔 노아는 다음 사진으로 넘어갔다. ​ “………!!” ​ 순간 숨이 멎은 노아. 땀을 뻘뻘 흘리는 성묵이 티셔츠를 살짝 들어 올려 땀을 닦는 사진이다. 땀에 젖은 성묵의 복근은 햇빛 아래 선명한 그림자를 드러내며, 조각한 듯 완벽한 라인을 자랑했다. ​ -꿀꺽! ​ 자기도 모르게 침을 삼킨 노아. 긴 고민을 거친 그녀. 결국 결단을 내렸다. ​ “역시 이건 나 혼자 보는 거로….” ​ “동생아, 뭐 하냐?” ​ “……………!!!” ​ 화들짝 놀라서 펄쩍 일어난 노아. 그녀의 뒤에는 오빠인 류지가 서 있었다. ​ “오, 오라버니. 언제부터?” ​ “나는 방금 왔지, 왜 그렇게 땀을 흘려?” ​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핫…!” ​ 식은땀을 흘리는 동생의 말에 실실 웃으며 흐린 눈을 뜨는 류지. 노아의 뇌리에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녀는 하나뿐인 오빠가 어떨 때 이런 반응을 보이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 “흠, 성묵이 복근이 좋긴 한데, 그래도 도촬은 좀….” ​ “꺄아아앙아……!!” ​ 폴짝폴짝 뛰는 노아. 이 시간을 기점으로 타카히나 가에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당장 잊으라며 배트를 들고 추격하는 동생과, 헐레벌떡 도망치는 오빠의 추격전이 말이다. ​ ​ ###### ​ ​ 도도연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야구 때문이다. ​ “승리확률을 더 높일 방법….” ​ 문혁고 측은 그녀의 자료를 믿고, 최대한 전력을 숨긴다는 도박 수를 그대로 실행해줬다. 그 마음에 응하기 위해서라도 이젠 데이터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 “금강고 에이스 장태산, 이 투수의 약점을 찾아야 해.” ​ 장태산은 투수로서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투수다. 신장 207cm에 달하는 엄청난 리치의 릴리스 포인트. 거기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12-6 커브는 초고교급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 좀처럼 보기 힘든 신장의 투수기 때문에, 처음 만났을 때 다른 투수보다 더욱 생소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선구 능력이 훨씬 중요한 상황. ​ “…문제는 문혁고 타자들의 선구안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야.” ​ 몇몇 타자를 제외하면 문혁고 타자들은 공 고르는 능력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극상성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 ​ 초조함에 도연이 입술을 물어뜯었다. 뭔가 쓸만한 약점을 찾아야 한다. ​ 그런 생각으로 직원들을 통해 구할 수 있는 장태산의 다양한 피칭 영상을 모조리 수집했다. 여러 각도의 영상이 사무실의 여러 개의 모니터 속에서 재생 중이다. ​ “눈이 빠질 것 같아….” ​ 눈이 충혈될 때까지 보고, 또 보는 도연. 다른 직원들에게도 장태산의 약점을 찾으면 보너스를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쉽게도 아직 찾은 사람이 없다. ​ 하지만 그녀는 확신했다. 몰라서 그렇지, 없을 리는 없다고. ​ ‘완성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게 초장신 투수야. 아직 고등학생인 지금 메커니즘에 빈틈이 있을 수밖에 없어.’ ​ 분명히 공략에 써먹을 수 있는 투구 습관, 즉 쿠세가 있을 거라 생각하는 도연. 그렇게 장태산을 계속 관찰한 지 얼마나 지났을까. ​ “찾았어……!” ​ 그녀의 집념은 결국 빛을 발했다. 결국엔 찾아냈다. 아직 누구도 찾아내지 못했던, 장태산의 쿠세를. ​ ​ ​ ##### ​ ​ 2차전 당일. ​ 그런 날 있지 않은가. 컨디션이 더럽게 좋은 날. ​ “이야, 날씨 좋네.” ​ 오늘은 뭔가 되는 날이 확실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걸 받을 수 있을 리가 없다. ​ [ # 송로버섯 한우 스테이크 도시락] 요리사: 올리비아 램지 등급: 2 star ★★ 효과: [섭취 당일 체력이 한 등급 상승합니다.] [섭취 시 당일 스킬 지속시간이 20% 상승합니다.] [일시적으로 부상 확률이 30% 감소합니다.] ​ 상대에 대한 호감도: 남사친 (55%) 요리 스킬: S ​ ‘효과 미쳤다. 진짜.’ ​ 여타 요리 히로인들이 게임 끝날 때쯤에나 겨우 할법한 2성급 요리를 이렇게 턱하니 내올 줄이야. 저번에 받은 1성은 ‘일시적’효과기 때문에 경기 중에 효과가 끝날 수 있는데, 2성은 무려 당일 지속 효과다. 그냥 미쳤다는 말 밖에 안 나온다. ​ 경기를 앞두고 도움을 준 건 그녀뿐만이 아니다. ​ ‘노아가 관객 동원하는 데 힘을 많이 썼다 했지.’ ​ 어떻게 이렇게 많이 모아왔냐고 물으니 대답을 흐리며 도망갔지만, 아무튼 그녀가 엄청나게 노력한 건 분명했다. 그 결과 1차전의 2배에 가까운 문혁고 학생들이 오늘 경기를 보러 왔다고. ​ 많이 온 관객들을 진두지휘해 응원전을 펼치는 것 또한 노아의 몫이다. 무용과라 춤도 잘 추는데, 보는 사람을 웃게 만드는 긍정 텐션을 지닌 그녀라 분위기 띄우는 데에는 걱정도 없다. ​ 본인이 한다고 했던 홍보 영상 역시 알아서 착착 만들고 있는 모양이라, 믿고 맡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 ‘도연 씨는 뭐, 말할 것도 없고.’ ​ 이미 내 신뢰도가 천장을 찍은 그녀다. 이번에는 팀까지 꾸려서 더 질이 높아졌다는데, 기대도 안 한 장태산의 쿠세를 찾아왔다. 뉴비 절단기 수준의 흉악한 난이도를 자랑하는 녀석을 상대로 큰 힘이 될 것은 분명하다. ​ 나는 셋에게 모두 감사하다는 문자를 보내뒀다. 이번에 도움을 크게 받았으니 나중에 따로 보답이라도 해야겠다. ​ “…나도 놀고만 있던 건 아니지.” ​ 띠링! ​ # 투수 능력치 (*포텐셜) /좌투 스리쿼터 체력: A+ (*S) 제구: B+ 직구: B+ (*S+) 구위: A (*S+) 변화구: B+ (*S) ​ 결국에는 찍고 말았다. 구위 A 등급을! ​ 웨이트 시간에 악력 단련을 신경 써서 한 결과가 꽤 좋게 나타났다. ​ 구속까지 A를 찍었으면 더욱 좋았겠지만, 거긴 아직 미세한 벽이 남아있는 느낌이다. 이번 경기에서 적당히 활약하면 뚫을 수 있지 않을까. ​ ‘이 스텟에 태양신맥 효과까지 더해지면?’ ​ 아직 올리비아의 도시락을 먹지도 않았는데 벌써 배부른 느낌이다. 그렇게 신나는 기분을 품고 화장실에 들어가는데, 예상치도 못한 녀석과 마주쳤다. ​ 2M가 훌쩍 넘는 커다란 키에 다부진 체격, 희번득한 사백안의 얼굴. ​ “장태산?” ​ “…?” ​ 다름 아닌 오늘 맞붙게 될 금강고의 에이스, 장태산이다. 내가 대뜸 이름을 부르자 고개를 갸웃하는 녀석. 그러다가 눈치챈 듯 손바닥을 퉁 쳤다. ​ “아, 네가 금성묵이로군.” ​ “너 나 아냐?” ​ “그래, 전력 분석팀에서 경고하더군. 부전고 출신인 금성묵, 네가 보여지는 것 보다 꽤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에 대해 말이야.” ​ ‘…들킨 건가.’ ​ 장태산은 의외로 나를 알고 있다. 그것도 별로 좋지 않은 형태로 말이다. 미미한 학교가 어쩌고 하더니 조사할 건 다 조사한 모양이다. ​ “거참 황송하구만. 그래서 거기에 대한 대비책은 있고?” ​ “아니, 결국 네가 의외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변하는 건 없다.” ​ 쏴아아! ​ 수도꼭지를 돌려 물을 콸콸 트는 녀석. 손을 씻으며 나지막이 읊조린다. ​ “…너희는 내 공을 공략하지 못하고, 우리 타선은 너를 철저히 공략한다. 그뿐이다.” ​ 미미한 학교가 어쩌고 할 때부터 느꼈지만, 자신의 실력과 팀에 대한 압도적인 자신감이 느껴진다. 물론 그만한 실적이 있으니 그럴 자격도 있고 말이다. ​ 하지만 그렇다고, 신경전에서 지고 들어갈 생각 따윈 추호도 없다. ​ “나 한가지 깨달은 게 있는데, 말해도 되냐?” ​ “…뭘 깨달았다는 거지?” ​ “작년에도 방심해서 떨어져 놓고 또 그러고 있네. 지겹지도 않냐?” ​ “………!” ​ 나름 정곡이었는지 눈을 번뜩 뜨는 장태산. 아마 우리 같은 신생의 선수가 그걸 지적하리라곤 생각 못한 모양이다. ​ “방심한 적 없다. 말하지 않았나. 네가 의외의 실력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 또한….” ​ “그럼 이런 가능성도 생각해본 적 있냐?” ​ “………?” ​ 쏴아아! ​ 나 역시 녀석의 옆쪽에 서서 수도꼭지의 물을 틀었다. 그리곤 대답을 기다리는 녀석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 “내가 너보다 더 나은 투수일 가능성.” ​ “……!” ​ 놀란 눈의 장태산. 자기 귀를 의심하는 모양이다. 녀석이 말한 의외의 실력은 ‘굼벵이가 꿈틀’하는 정도의 실력을 이야기 한 것뿐, 자신과 비견될 정도를 이야기 한 건 아닐테지. ​ 잠시 눈을 감은 채 뭔가 생각하던 녀석은 곧 슬며시 눈을 뜨며 답했다. ​ “…없다.” ​ “그럴 줄 알았어.” ​ 탁탁! 나는 손을 대충 털고는 씩 웃었다. ​ “잘 보고 있으라고. 내가 증명해줄 테니까.” ​ “……….” ​ 녀석은 내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한동안 흐르는 물에 손을 담그고 있더니, 이내 수도꼭지를 잠그는 녀석. 그리고는 내게 가까이 사백안을 희번득거리며 말했다. ​ “그 언변만큼 실력도 좋은지 지켜보도록 하지, 금성묵.” ​ 그리고는 자리를 떠난 녀석. 녀석 말대로 이제 입으로만 나불대는 시간은 끝이다. 서로 죽도록 물어뜯고, 더 강한 놈이 살아남는다. 그뿐인 이야기다. ​ ​ ##### ​ ​ [아, 국립 성균관 구장에서 뵙겠습니다. 저는 캐스터 안준경 입니다!] ​ [해설자 이해송 입니다. 반갑습니다.] ​ 모 유명 스포츠 전문 방송사의 라이브 중계, 두 명의 해설진이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 금강고의 체급 탓에 적지 않은 관심을 받는 봄 대회 2차전. 적지 않은 숫자의 시청자가 경기를 보고 있다. ​ [이 해설자님, 오늘 경기 어떻게 보십니까?] ​ [예예, 뭐. 아무래도 금강고의 절대적인 우세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 [이유를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 [고교야구에서 세종기 진출팀의 무게감은 엄청납니다. 지역을 제패하고 전국으로 간 학교가 약할 리는 없지 않겠습니까?] ​ [아하, 그렇군요. 어디 보자, 문혁고는 이번 대회가 첫 출전인 모양입니다.] ​ [최근 서울에 신생 야구부가 거의 생기지 않았는데, 이렇게 도전을 한 것만으로도 박수받을 만한 일이긴 합니다. 개인적으론 문혁고가 이번 대회에서 미래를 위한 경험을 쌓는다~ 라는 의의를 가지고 갔으면 합니다.] ​ 문혁고가 이길 확률은 없다는 걸 전제로 깔고 가는 해설자. 그건 경기를 지켜보는 대다수의 시청자 역시 비슷한 생각이었다. ​ ㄴ금강고 ㅎㅇㅌ~ ㄴ장태산 피칭 보러왔다. 얘 피칭 졸라 시원함 ㄴ문혁고는 어디서 튀어나온 듣보잡이냐ㅋㅋ ㄴ신생 야구부 ㄷㄷ 금강고 대진 개꿀 빠네 ​ 인터넷 중계에서 올라오는 대부분의 댓글이 저런 분위기다. 문혁고 측에서는 이가 갈리지만, 불만이면 실력으로 입증하는 수밖에 없다. ​ [자! 문혁고 측 라인업 보겠습니다.] ​ 1. 최아담 SS 2. 도도진 2B 3. 금성묵 P 4. 석운강 C 5. 타카히나 류지 3B 6. 지수용 CF 7. 이동혁 RF 8. 서경수 LF 9. 이태경 1B ​ [오호, 몰랐습니다만 홍콩 국가대표 포수인 석운강 선수가 문혁고의 소속이군요.] ​ [예, 다소 네임 밸류가 약한 타순 속에서 무게감 있게 4번을 지켜주고 있습니다. 금강고는 석운강 선수만큼은 조심히 상대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 해설진을 비추던 카메라가 돌아가더니, 이내 경기장 안을 비춘다. 그러자 마운드 위에 올라 땅을 고르는 금성묵이 보인다. ​ [아, 경기가 곧 시작됩니다. 마운드 위에는 문혁고 측 선발투수, 금성묵 선수가 올라가 있습니다.] ​ [꽤 의외의 사실입니다만, 기록을 보니 금성묵 선수는 부산권 굴지의 명문인 부전고 출신의 선수로군요. 왜 굳이 좋은 학교를 두고 신생으로 전학을 간 것일까요…?] ​ [그 이유까진 알 수 없습니다만, 지금 막 당시 기록이 전달됐습니다. 1학년 기록은 0승 3패 방어율 4.87. 2학년 기록은 없습니다.] ​ [아무래도 중요한 건 지금 당장의 실력 아니겠습니까. 아, 심판의 신호 떨어지며 경기 시작됩니다!] ​ “플레이볼…!!” ​ “후우….” ​ 성묵은 크게 숨을 내쉬었다. 빙의 후 처음 대회 선발 투수로 출전하는 역사적인 순간. ​ ‘초반부터 바로 꺼낸다.’ ​ 오늘을 위해 준비해둔 히든카드. 그는 1회부터 그걸 꺼낼 생각이다. ​ 오늘 경기, 성묵은 금강고를 완전히 찍어누를 작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