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엘프들이 귀를 쫑긋거리며 모였다. 시선이 한데 모인 곳에는 조그마한 크기의 하얀 비타민이 놓여 있었다. “리더 이게 뭐라고요?” “종합 비타민, 비타민D...라던데.” “리더, 그게 뭔데요?” “...몰라.” 로엔은 입을 비쭉 내밀었다. 주딱이 대마법사라고 하니, 대마법사의 마법 같은 게 아닐까. 그녀는 비타민을 집어들고 뚫어져라 바라봤다. “그러니까 이렇게 작은 게... 해를 적게나마 대신한다고?” “에이, 리더. 그게 말이 돼요?” “리더 너무 순진함. 사기 잘 당할 듯.” “에이, 다 조용히 해!” 각자 개성이 제멋대로인 종족이지만, 어쨌든 자신은 종족의 리더. 혹여 문제가 생기더라도 혼자 떠안으리라. 로엔은 단번에 비타민을 삼켰다. 그러자 그녀의 주변으로 다크엘프들이 시끄럽게 물어댔다. “어때요? 맛은요?” “몸이 아프거나 그러진 않아요?” “으음...” 로엔은 멍하니 제 몸을 더듬었다. 그러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대답했다. “잘 모르겠는데?” 당연했다. 비타민은 꾸준히 섭취해야 효과가 나오니까. * 다크엘프들에게 비타민을 준 지 한 달이 흘렀다. - 어둠조아) 크윽, 내가 대신 희생하겠다! ㄴ 어둠조아) 그러니 부디 우리 다크엘프들만큼은...!! ㄴ 주딱*) 아니; 이거 건강식품임; 처음에는 무슨 독약을 삼키듯 먹더니만, 이젠 제법 끼니마다 잘 챙겨 먹었다. - 어둠조아) 그 주딱... 혹시 오늘치 식량은... ㄴ 주딱*) ㅇㅇ 보냈음 ㄴ 주딱*) (삼각김밥 상자들 짤) ㄴ 어둠조아) 아이, 고맙다! 아마 매일같이 내가 식량을 보내준 것에 대한 신뢰 때문이겠지. 가끔은 빵이나 다른 음식들도 보내줘봤지만, 다크엘프 호불호는 확실했다. “지독한 삼김충들...” 오직, 결코, 절대 삼각김밥만 선호했다. 만일 고기를 보내주면? - 어둠조아) ...음 고맙다! 밋밋한 반응을 보인다. 헌데 불고기 삼각김밥을 보내주면? - 어둠조아) 닼끼얏호우!!! 고맙다!!! 사랑해 주딱!!!!! 두팔들고 열렬히 환호하며 나를 찬양했다. “다크엘프들은 알다가도 모르겠네...” 아무튼 그렇게 한달 째. 비타민을 섭취했던 어둠조아의 몸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제목: 더는 몸이 간지럽지 않다!] 작성자: 어둠조아 (직접 손으로 따봉을 만든 짤) 뼈가 쑤시는 것도, 몸에 힘이 없는 것도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주딱 정말 고맙다!! - ㅎㅎ 정말 고마우면... ㄴ 성의를 보여다오 ㅎㅎ ㄴ (으흐흐 고양이 짤) ㄴ 어둠조아) 아하 무슨 말인지 이해했다! ㄴ 어둠조아) (쌍따봉을 찍은 짤) ㄴ 어둠조아) 정말 많이 고맙다! ㄴ 어... 음... ㄴ 이게 아닌데 음... 아닙니다 그리고 보다 보면 느낌이 온다. “애는 착해요.” 멸족 위기에 처해 살려고 납치한 거지, 하나같이 성격이 착해빠졌단 걸. 하지만 아무리 비타민이 효과가 좋아도, 진짜 해를 평생 대신할 순 없는 노릇. 일시적으로 상황이 호전되었다지만, 본질적인 해결책은 없는 상황이었다. “일단 무기라도 지원하는 게 맞겠지?” 결국 해를 보러 지상에 올라가야 한다. 다크엘프들 입장에서도 본질적인 해결책 없이 세계수를 돌려줄 생각은 없을 테니까. - 어둠조아) 주딱, 이만 세계수님을 돌려주겠다. “엥?” 그런데 예상과 전혀 달랐다. 다크엘프들이 세계수를 풀겠다고 나선 것이다. - 아니 왜?? - 그냥 너네가 세계수 가져라 - ㄹㅇ 닼엘들이 엘라드 먹으면 안되냐? ㄴ 나쁜넘들아! 엘프도 생명이야 생명! ㄴ 니네가 그러고도 사람이야!! 갑작스런 선언에 갤러리도 당황하긴 마찬가지. 하지만 이유는 간단했다. ㄴ 어둠조아) 우리한테 잘해준 건 주딱뿐이었다. 나를 귀찮게 하지 않겠다는 것. - 주딱*) 비타민이라고 만능은 아님. 결국에는 다시 병이 도질 텐데? ㄴ 어둠조아) 괜찮다! 처음부터 우리 문제였으니, 해결책을 강구해보겠다! 식량 문제가 해결되었으니, 나머지는 자신들이 직접 해결하겠다는 것이었다. 그 착한 심성에 결국 갤러리도 완전히 호의적으로 돌아섰다. - 아니 개불쌍하네 - 엘프들은 ㄹㅇ 인정도 없나? - 엘프들 존나 싫다 - 엘프 그냥 죽어버려 ㄴ 아니 왜... ㄴ 이번엔 진짜 우리가 피해자라고요!! 기존 엘프 이미지가 바닥인 것도 한몫했다. 무엇보다 세계수를 풀어주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시름시름 앓는 세계수 짤) 햇빛을 보지 못한 세계수가 시름시름 앓기 시작한 것이다. - 어둠조아) 우리 좋자고 세계수님을 위협에 빠뜨릴 순 없다! 다크엘프도 결국엔 엘프. 세계수를 위해서 이익을 포기한 것이다. “뭐라도 도와줘야겠는데.” 다크엘프들이 터전을 잡을 수 있도록 무기라도 지원해줘야 하나 고민되기 시작했다. 그럼 일단은 세계수가 엘라드로 다시 돌아가는 건가 생각할 즘이었다. [제목: 아, 주 주딱 도움! 도와달라!] 작성자: 어둠조아 (세계수가 하악질하는 짤) (돌아가기 싫다고 벽면에 달라붙어 버티는 짤) 도, 돌려보내려고 하는데 안 가신다! 다크엘프 살림살이 다 부수고 난리났다! 헤에엑! “아니.” 정작 세계수가 돌아가기 싫다고 다크엘프 집안살림을 다 풍비박산 내고 있었다. * 세계수 납치 사건. 주딱에 의해 식량과 비타민을 지원 받은 다크엘프들이 세계수 납치를 포기했다. 덕분에 사건은 훈훈하게 막을 내리는가 했지만... “하아아악!” “세, 세계수님 진정하세요!” 이 소식을 접하게 된 세계수가 난동을 피우기 시작했다. 방 천장 구석에 거미처럼 들러붙어 하악질을 시작한 것이다. “세계수님, 이러다가 건강 잃으실지도 몰라요!” “리더 말이 맞아요. 얼른 엘라드로 돌아가셔야 세계수님도...” “하아아악!!!” “헤에엑!” 세계수는 돌아가야 한다는 말에 경기를 일으키며 난동을 피우기 시작했다. 무해한 외형과는 달리 포악하기 그지없는 금쪽이의 모습. “절대 거긴 안 돌아갈겁니당! 내가 미쳤다고 돌아갈 것 같나영?” “세계수님 이러면 억지로라도 잡겠어요!” “와바랏!!!” 다크엘프들은 암살의 대가였다. 소리없이 움직이는 기습과 민첩성 면에서 누구도 따라올 종족이 없었지만... 이상하리만치 세계수는 잡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는 여기가 훨씬 좋아영! 절대로... 캬학!” “세계수님!” 결국 영양실조에 걸린 세계수가 각혈을 하며 바닥에 추락하고 말았다. 다크엘프 여럿이 우르르 덮쳤다. 하지만 이건 모두 세계수의 함정. 세계수는 역으로 다크엘프들을 묶어버렸다. “헤에엑!” “히히, 안 가!” 세계수는 햇빛 말고도 살아갈 수 있다. 괜히 세계수란 이름이 붙은 게 아니었다. 하지만 이곳 루멜린에는 햇빛을 대처할만한 영양제가 없었다. 세계수는 날이 갈수록 시들시들해졌지만, 절대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제목: (자유 아니면 죽음을! 콘)] 작성자: 137.7.32 (깃발을 휘날리며 선두에서 자유를 외치는 세계수 여인 짤) [추천5231] [비추천42] - 캬 ㅋㅋㅋㅋㅋㅋ - ㅅㅂ ㅋㅋ - 오, 이게 오늘자 떡밥인가요? - ㅅㅂ 이건 또 무슨콘임? 개어지럽네 ㅋㅋㅋ 이상하리만치 자기 갤러리콘이 넘쳐나는 세계수가 저항을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도 세계수를 모욕하지 않았다. 엘라드에서 무슨 일을 당했는지 갤러리 모두가 알고 있었기 때문일까. “이 정도까지면 좀 불쌍한데.” 무엇보다 본인이 싫다는데, 엘프를 위해 강제로 돌아가달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 이젠 납치범과 피해자의 상황이 반대가 되었지만,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니까, 햇빛 말고도 영양분을 보급할 수만 있다면 된다는 거지?” 햇빛이 가장 좋지만, 세계수는 굳이 햇빛이 아니고서라도 생존할 수 있었다. 나는 상점에 들어가 식물 카테고리를 천천히 뒤져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상점은 답을 알고 있었다. [나무 영양제 300ml] - 14p [식물생장등] - 28p * 지하에는 햇빛이 들어오지 않았다. 세계수는 하루가 멀다하고 시름시름 시들어가기 시작했다. 윤기나는 녹색 머리카락도, 부드러운 피부도 푸석푸석 말라가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젠 다 옛말이지.” 장터에서 산 물품을 전달한 이후, 세계수는 루멜린 중심에 자리를 잡고 웅크렸다. 다크엘프들이 주변에 식물등을 여러개 설치하고, 영양제를 입에 물려줬다. “근데 사람 외형인데, 이게 되나?” 문제는 세계수는 소녀의 외형이었다. 뒤늦게 이게 가능은 한가 싶던 찰나, 세계수의 정수리에 싹이 트기 시작했다. - 헉 -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노력... - 진짜 눈물날 것 같네... 다크엘프들은 엘프들에게 버려져 세계수에게서 강제로 떨어진 세월을 살았다. 그런 다크엘프들이 오랜 세월 끝에 직접 신목이 싹을 틔우게 된 것이다. - 주딱, 주딱을 찬양해야만 해 - 진짜 평생을 이 순간만 기다려왔는데 - 주딱 지지를 철회한다. 오늘부터 다크엘프와 주딱은 한몸이 된다 ㄴ 주딱, 나의 사랑 ㄴ 주딱, 나의 운명 ㄴ 주딱 그리고 나 온갖 십주접글이 날아다니며 갤러리에 다크엘프가 대거 유입되었다. 숫자는 비록 소수여도, 도시 하나만큼은 이룰 인구수는 되었으니. 다크엘프 특유의 근면성실함, 마법에 대한 재능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이었다. 모두가 행복한 결말을 맞이한 것이다. - ...엘프는요? - 이, 이런 법이 어딨어! - (가슴을 탕탕 치는 엘프 콘) 엘프 빼고. 나는 이번 일을 보내며 새로운 파딱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다. “생각보다 종족간 거리감이 심하네.” 멸망해가는 세계라지만, 종족간 차별이 극심하다. 엘프와 다크엘프가 그랬고 엘프와 드워프가 그렇고 엘프와 인간이 그렇다. “어?” 아무튼 파딱이 2명이 있지만, 이 정도 숫자로는 갤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다. 게다가 세계수가 이번일로 동면에 들며, 멸갤위키와 관리에 공백이 생기고 말았다. 곧죽흡은 현실밴 전문이고, 풀피엘프는 엘프인 탓에 갤러리에서 쉴 새 없는 계승, 고로시 시도가 빈번했으니. “파딱을 뽑을 때가 왔다.” 나는 결정을 내렸다. 원래도 파딱은 세 명이 국룰 아니던가. [공지: 파딱 추가 모집합니다] 작성자: 주딱* 파딱이 되고 싶은 갤럼 완장을 차는 걸 꿈꿔왔던 갤럼들 모두 마음껏 지원해주세요 ^^ [추천9999+] [비추천0] - 드디어 파딱 뽑기 떴냐!!!!! - 신이시여 제발 이번엔 제가 파딱되게 해주세요!!! - 인생역전 드가자!!! - (이 몸 등장! 머리 콘) ㄴ (이 몸 등장! 몸통 콘) ㄴ (분탕은 내가 베어내겠다... 기사 콘) ㄴ (이 몸 등장! 다리 콘) 그에 맞춰 공지글을 작성했다. 자연스레 갤러리에 초대형 떡밥이 떨어지며, 온갖 지원글들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 날 무조건 뽑아야 하는 이유 - 주딱아 나 놓치면 진짜 손해다 - 형은 두 번 말 안한다. 내일 2시까지 알아서 뽑아놔라 - 상급 마법사 출신입니다. 절 뽑아주신다면... 그리고 지원자들 중에서는 의외로 스팩이 쟁쟁한 갤럼들도 있었다. “음음.” 나는 만족하듯 해당 글들을 훑은 뒤, 전부 뒤로 넘겨버렸다. 파딱 뽑는 법 하나. 절대로 파딱 달라는 갤럼들은 절대 파딱 딱지를 달아줘서는 안된다. 이건 국룰이었다. 파딱 달라는 갤럼 치고 멀쩡한 갤럼을 본 적이 없으니. 공지글은 함정 수사인 것이다. “지원글 올린 갤럼들 거르고 찾아보면 되겠네.” 이것만 해도 한결 뽑기가 쉬워진다. 글을 휙휙 넘기며 파딱 적합 갤럼을 찾던 도중, 눈에 띄는 글 하나를 발견했다. - zl존폭풍법사) ㅅㅂ 살려줘 “뭐야.” 호감고닉 지폭마가 쓴 글 하나. 짧고 굵은 제목에 무슨 일인가 싶어 해당 글에 들어가봤다. [제목: ㅅㅂ 살려줘] 작성자: zl존폭풍법사 (주색마탑에 용이 나타난 짤) (마탑을 무단 점거한 채 하늘을 향해 용이 울부짖는 짤) 마른 하늘에 느닷없이 용이 떨어짐 그러더니 아까부터 내내 저기 붙어서 자기가 용인 거 인증하러 나타났다면서 이제 믿냐고 소리치는데 뭔 소린지 모르겠다 ㅅㅂ 주딱님아 도와주세요 “아니 진짜 용이네?” 소문으로만 듣던 용이 나타나 깽판치고 있는 짤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