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다...” 다리안은 모든 걸 잃었다. 가족도, 돈도 집도. 마수에 의해 물리적 고통을 얻고, 사람들에 의해 정신적 고통을 얻었다. 그의 삶은 더러운 시궁창과 같았다. 그때부터 그의 시야 속에 모든 것은 검은색으로 비쳐 보였다. “배... 배가 너무 고파.” 이런 와중에도 배가 고팠다. 육체에서 정신을 억지로 떼어놓는 것처럼, 그의 의식이 아득해졌다. 눈앞이 온통 검고 눅눅하게 보였다. 인간의 가장 간단한 의식주조차 해결하지 못한 채, 광장에 쓰레기처럼 널부러져 있을 때였다. “저기, 이거 받으세요.” -툭 눈앞에 참치캔이 놓여졌다. 신기하게도 참치캔은 검정색이 아니었다. 마치 보석처럼 밝고 화사한 색감으로 보였다. “아아...” 꿈인가? 그때 등 위로 코트가 덮혔다. 코트도 마찬가지였다. 척 보기에도 아늑하고 따스한 색감의 코트가 눈에 보였다. “어떻게...” 모든 것을 잃은 후로 세상이 검정색으로 보였다. 그런데 어떻게 참치캔하고 코트는 이렇게 온전히 제 색을 띄는 걸까. 다리안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고, 곧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알 수 있었다. “주딱님?” 온몸에 찬란한 빛을 내는 누군가. 햇빛을 등지고 자신을 내려다보는 그 남자는, 마치 신처럼 밝았다. 부정할 수 없었다. 그냥 진리를 깨닫듯, 눈앞의 존재가 주딱이라고 온 몸의 세포가 소리 질렀다. “주딱이라니 무슨 소리죠?” 하지만 주딱은 이를 부정했다. 마치 아직 때가 아니라는 것처럼. “아아.” 다리안은 곧 이해하고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닙니다. 너무 배가 고파서, 잠시 헛소리가 나왔던 것 같습니다.” 다리안은 주섬주섬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전히 세상은 검정색이었다. 하지만 주딱을 중심으로 마치 모든 색감이 천국처럼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으니. “저는 다리안 잘롯이라고 합니다.” “엄, 저는 말파이트입니다.” “말파이트...” 다리안의 세상 속에 주딱은 신이었고. 신의 이름은 말파이트였으니. “잊지 않겠습니다.” 다시 만날 그날을 기다리며. 다리안은 더는 피폐하지 않았다. 그는 생기로 가득한 초롱초롱한 눈으로 주딱을 바라보며 맹세했다. 언젠가 자신을 써주기를 바라며. * 교황의 시체가 단상 아래로 떨어졌다. 다리안은 역겹고 불경한 것을 바라보듯 그 광경을 바라보다 성검을 높게 치켜들었다. “주딱님께 영광 있으라!” 여전히 성검에선 빛은 나지 않았다. 하지만 모두가 충격에 휩싸여 그걸 확인한 사람은 없었으니. - 씨발 뭐임? - 아니 잠만 교황 ㄹㅇ 죽음? - 일단 붙잡아야 하는 거 아님? 갤러리는 혼란에 휩싸였다. 단상 아래에 있던 성당 병사들이 가장 먼저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곧바로 교황을 죽인 다리안을 향해 달려왔으나... ㄴ 무슨 근거로? ㄴ ? ㄴ 교황이 쟤 용사라고 했잖음 ㄴ 아 명분이 없다. 병사들은 차마 다리안을 체포하지 못했다. 용사란 신의 뜻을 가장 가까이에서 행하는 대행자였으니. 용사가 하는 모든 행위는 처벌받지 않고 정당성을 부여받는다. 그걸 성당이 인증했으니, 붙잡는 행위 자체가 모순이 되어버리는 꼴이었다. “이, 이...!” 교황의 시체 옆에서 굳어 있던 주교 중 하나가 배신감에 치를 떨었다. 다리안은 용사 같은 게 아닌, 자신들이 만들어낸 꼭두각시 가짜 용사였으니. 하지만 차마 붙잡으라고 말할 수 없었다. 붙잡으라 말하는 순간, 성당의 거짓말은 들통날 테니까. 그때 주교는 무표정했던 다리안과 마주쳤다. “...!” 그때 다리안은 광기에 찬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제야 주교는 모두가 속았다는 걸 깨달았다. 애초에 다리안은 이 순간을 계획하고 기다린 것이었다. 미친 이지선다, 가불기를 걸기 위해. “이단은 모두 죽어 마땅하다.” 또한 주딱이 아닌 다른 신을 믿으며, 주딱을 모욕하는 교황을 죽이기 위해. 근데 주딱이 나잖아. “에반데.” 나도 모르는 내 광신도가 교황을 죽였다. 모두가 보는 앞에 교황을 죽이고 대놓고 나를 연호하며 찬양했다. 머리가 아파오는 걸 느꼈다. - ㅅㅂ 주딱이 시킨 거 아님? - 주딱이 성당 치우려고 한 거 같은데 - 대놓고 주딱 찬양하잖아 ㅁㅊ 자연스레 갤러리는 나에 대한 음모론을 펼치기 시작했다. 내가 고도의 심리 작전을 펼쳐 교황을 죽인 일이라고. ㄴ ㅇㅇ 그래서? ㄴ 그럼 교황이 용사 인증한 건 뭔데 ㄴ ㄹㅇ 용사 맞으면 교황은 이단 맞는데? 문제는 성당에서 용사임을 인정한 것. 어지러운 상황 속 참다 못한 주교가 소리쳤다. “잡아!” “예? 하지만...” 니네가 용사라며. 다리안 앞에 선 병사의 표정이 울기 직전처럼 복잡해졌다. “잡아가라.” 하지만 정작 다리안이 성검을 내려두고 병사 앞에 다가가 말했다. 혼란 속에 다리안이 스스로 붙잡혔다. * [제목: 다리안이 용사가 아닌 이유...jpg] 이번 용사 떡밥은 모두가 봤을거라 생각함 그런데 내가 보기에 아무리 생각해도 다리안은 용사가 아님 ㅇㅇ (성검에서 빛이 나는 짤) 물론 성검에서 빛이 나긴 했지 근데 잘 보면 빛이 뭔가 다름 (주딱이 인증했던 성검 짤) 예전에 주딱이 성검 인증했을 땐, 진짜 딱 봐도 광채란 느낌이 있는 반면에 다리안이 잡았을 땐 그냥 빛이구나, 하는 느낌 밖에 없었음 (빛 마법 시연 짤) 그리고 이건 빛 마법사 갤럼이 올린 마법짤인데, 정확히 이거랑 빛이 같음 그래서 정리하자면 1. 교황이 권력 차지하려고 가짜 용사 만듬 2. 근데 가짜 용사가 주딱 광신도였음 3. 그래서 교황 죽고 현상황됨 ㅇㅇ [추천9999+] [비추천12] - 3줄요약 깔끔하누 - 바로 이거였누 - 그래 생각해보면 좀 뜬금없긴 했음 - 교황 정도면 청렴할 줄 알았는데, 실망이네... ㄴ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 모르누 갤럼아? - 그럼 저 용사란 앤 어캐됨? ㄴ 뭘 어캐되임, 교황 살인죄로 사형이지 ㄴ ㅅㅂ 그래도 속은 뻥이었는데 ㄴ (기억할게! 농민 콘) “결국 이렇게 되네.” 다리안은 용사가 아니었다. 결국 성당이 성당한 거다. 드물게도 갤러리에서 떡밥 결론이 났다. 성당의 지속적인 트롤링으로 인해 여론 자체가 이미 안 좋았던 게 컸다. [제목: 그래서 어캐됨?] 요약좀 - 시발련아 - 떡안분 - 성당 이제 조진거지 ㄴ ㅇㅇ 진짜 용사는 아니었지만, 할 일 지리게 하고 성당도 보내버린 거 - 작성자) ㅇㅋ 이해 ㄴ 작성자) 어떻게 저 사람 살릴 수 없냐? ㄴ ㄴㄴ 그건 불가능 ㄴ 되겠냐? 문제는 다리안도 처벌을 피할 순 없게 되었다. 성당이 가짜 용사 조작을 벌였으니, 관련된 모든 이들은 다 처형이었다. 덕분에 남아 있던 잔당들도 싸그리 정리되겠으나, 어찌되었든 교황은 교황. 결과적으론 가짜 용사 행세를 한 다리안도 죽을 수밖에 없단 것이다. 이를 막으려면 적어도 황제 이상의 존재가 합당한 증거를 가져올 수밖에 없는데... “지금 7살이라고 했나?” 황제는 초등학생이었다. 합당한 증거도 없었다. 다리안의 죽음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 - 성당 기사들은 뭐함? ㄴ ㄹㅇ 걔네가 할 일 대신 한 거 아님? ㄴ 대신 정상화 시켜줬잖아 ㄴ 본인 성당 기산데 명분이 없다... 무엇보다 다리안의 죽음을 마땅찮아 하는 여론이 거세진덴 이유가 있었으니. [제목: 와 이 씹새들이 ㅋㅋㅋㅋ] (성당 내부 수색하는 성당 기사 짤) (교주 집무실 내부에 숨겨두었던 각종 비리 짤) 이번에 가짜 용사 건으로 성당 기사들이 단체로 압수 수색에 나섰음 그런데 ㅅㅂ 한두가지가 아니네? 각종 살인 교사, 뇌물, 수녀 성폭행 및 헌금 갈취 등등 씨발 어이가 없네 ㅋㅋㅋ 윗머리들 안 죽었으면 이거 평생 묻혔을 거 아니냐? 이런 성당에 내가 헌금을 냈다니 ㅆㅂ ㅋㅋㅋ 존나 화나네 [추천9999+] [비추천5] - 아직도 비추박는 새끼가 있네 - 와; 도대체 몇 개냐? - ㄹㅇ 개소름돋네 - 심지어 윗놈들 죽은것도 주딱한테 깝치다가임 ㅋㅋㅋㅋ ㄴ 추기경=마녀사건 / 교황=가짜용사건 / 대주교 폭력 진압건 ㄴ ㅋㅋㅋㅋ ㄹㅈㄷ ㄴ 싸울 상대 존나 못고르누 ㅋㅋ 성당 내에도 상급자들만 들어갈 수 있는 비밀 공간들은 많았다. 이번 사태로 해당 공간들을 물색하자, 온갖 범죄들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다. 여태껏 국교로서 수많은 신자를 누린만큼 반발심도 심해졌다. 하물며 다리안을 영웅으로 추켜세우며, 살리자는 여론도 생성될 정도였다. [제목: 이새끼들 처형식 하는데?] (처형대 위로 올라가는 다리안 짤) 시간 끌면 못 죽일 거 아니까, 그냥 당일날 바로 처형식 해버리누 - 와 진짜 감탄만 나오네 ㅋㅋㅋㅋ - 용사 임명식과 처형식을 같은 날에 하는 미친 종교가 있다? - (화들짝 놀란 농민 개구리 콘) 문제는 가짜 용사 만들기에 실패한 교황파에서, 독단적으로 처형식을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짤 속에 다리안은 조금도 머뭇거리거나 두려움이 없었다. 오히려 평온한 표정으로 스스로 단두대에 올라가고 있었으니. “흠, 죽게 내버려두긴 아까운데.” 사람을 죽인 건 명백한 범죄가 맞다. 하지만 죽은 사람이 사람 같지 않은 놈이라면? 들끓는 여론 속에 따로 방법이 없나 고심하던 찰나였다. [빈 슬롯 1칸이 남아 있습니다.] [탐색 중...] [근처에 지정 가능한 대상이 1명 존재합니다.] [대상을 지정하시겠습니까?] “맞다 이게 있었지?” 갤러리 10레벨 달성 보상으로 내게 주어졌던 미묘한 시스템 알림. 대상을 지정하라는 내용 밖에 없었던 영문모를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제야 이게 뭔지 알아차렸다. -스르륵 내가 깨닫는 동시에 해당 알림 위에 보이지 않았던 문구가 하나 나타났으니. [10레벨 특전 – 갤주뽑기] 자격이 있는 갤럼들에 한하여 주딱이 직접 칭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갤주를 지정하여 주십시오. 빈 슬롯 – 1칸 부여 가능한 대상 1. 다리안 갤주 뽑기. 즉, 마치 갤주처럼 많이 언급된다는 뜻에서 붙여진 갤주. 전생 특정 인물 갤러리, 예를 들어 연예인 갤러리의 연예인이 갤주라 할 수 있었다. 실제 갤러리 창시자는 아니지만, 떡밥의 중심에 있는 대상인 것인데. - 다리안 좀 살려내라!!! - 성당 미친놈들아 하면 나도 폭동간다 - 용사.jpg 마침 다리안은 갤러리 내 수많은 언급을 받으며 떠오르고 있었다. “근데 지정하면 뭐가 좋지?” 과연 이걸 지정한다 해서 다리안을 살릴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다. 당장 다리안은 단두대에 머리가 올려진 상태였으니. [‘다리안’을 갤주로 지정하시겠습니까?] “뭐, 해보면 알겠지.” 나는 빈 슬롯에 다리안을 지정했다. 그순간이었다. [!전 갤러리 이용자 필독 사항!] [주딱에 의해 새 갤주 임명이 이루어집니다.] [현 갤주와 세대 교체가 이루어집니다...] [현재 갤주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현 갤주 ‘다리안’으로 임명되었습니다!] “오잉.” 갤러리 내 시끄러운 알림음과 함께 여러 시스템들이 나타나는 순간이었다. -번쩍! 순간 세상이 짧게 번쩍이는가 싶던 순간이었다. [개념글: ㅅㅂ 이거 뭐임?] (하늘 높게 솟구치는 빛기둥 짤) 아드리안인인데 이게 뭐냐 성당에서 뭐가 솟구치는데??? - ㅅㅂ 나도 봄 - 주딱이 정했다는데요? - 갤러리에서도 알림 존나 오는데? - 갤주 뽑기 이거 뭐냐? “오...” 다리안이 있던 성당 방향에서 하늘을 향해 빛기둥이 솟구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