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은 색으로 생명을 구분할 수 있었다. 흑백논리처럼, 악인이었다면 검은색 선인이었다면 하얀색으로. 생각이 겸허하다면 푸른색, 음욕으로 물들었다면 붉은색으로. “이건...!” 그리고 모든 용들의 여왕인 펠리시는 그 어떤 용보다 색감 능력이 뛰어났다. 그렇게 들여다본 주딱의 색감은... “...무지개?” 무엇 하나로 정의할 수 없었다. 펠리시의 머릿속에 여러 색감과 형태가 스치듯 흘러갔다. 존재할 수 없는, 존재해선 안될 색감. 언젠가 맡아본 자신과 같은 위대한 존재들의 색감도 이렇지 않았다. “앗.” 그녀는 콧잔등에 가져다 댄 옷감을 두 손으로 만지작거리다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조금 민망함에 붉어진 얼굴로 옷감을 떨어뜨렸다. 하지만 여전히 펠리시의 손에 들린 채 무릎 위에 올려져 있었다. “그것 참 신기한 색과 향이구나.” 기쁨, 슬픔, 분노, 즐거움, 욕망 기타 등등. 그 다양한 색들이 저마다 뚜렷한 자기주장을 하며 조화를 이뤄내고 있었다. 그래서 펠리시는 단정했다. 용용죽겠지: 그대는 다른 세상에서 넘어온 존재였군 펠리시는 그렇게 말하며 납득했다. 하긴 그렇지 않고서야 자신조차 이해 못 할 갤러리의 주인으로 있을 수가 없겠지. 주딱이 어디서 어떻게 왜 왔는지는 알 수가 없는 노릇이지만... “이제야 이해가 되는구나.” 오히려 그렇기에, 그때 봤던 재앙의 풍경을 일으킬 수 있는 힘을 쥐었으면서. 갤러리에서 갤질을 하거나 어그로 글이나 쓰며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용용죽겠지: 그대에게선... 주딱*: ㅇㅇ? 용용죽겠지: 포근함이 느껴지는구나 용들은 인지 능력을 초월했다. 펠리시는 처음 그 광경을 목도하고 본능적으로 주딱을 적대했다. 자신조차 그 멸망 속에서 살아남을 수는 없을 테니까. 하지만 이젠 달랐다. 주딱은 마치 세상과 단절된 공간 속에서 살다온 듯한 느낌마저 들었으니. 용용죽겠지: 마치 자그마한 방에서 평생을 살아온 것만 같구나 경계심 대신 호기심이 더 피어올랐다. 펠리시는 어쩐지 주딱과의 심리적 거리가 훨씬 가까워진듯한 감정을 느꼈다. * “어떻게 알았지.” 내가 주딱이기 이전. 아직 문과유령의비밀이란 고닉으로 수많은 갤러리를 방황하던 인터넷 망령 시절. 나는 작은 방에서 나가지 않았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모니터 앞에 앉아 갤질만 했었다. 설마 그걸 알고 말을 한 건가? 주딱*: 님 혹시 서울암? 그래서 혹시 몰라 물어봤다. 내가 다른 세상에서 넘어왔다는 걸 안다면. 정말 만에 하나 지구에 대해서 알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용용죽겠지: (골똘히 생각하는 용 콘) 용용죽겠지: 서울암이 무엇이더냐? “아니 서울을 몰라?” 그런데 전혀 모르는 분위기였다. 주딱*: 마 김치는 무 봤나! 용용죽겠지: 김치? 그건 그대 세상에 있던 음식인가 보군? 말그대로 넘어왔다는 그 사실만 아는 모양. 나는 순간 솟아올랐던 호기심이 가라앉았다. “뭐, 딱히 그리운 것도 아니었으니까.” 나는 전생에 대해 그리움이 없었다. 물론 여기에 갤러리가 없었다면 악착같이 돌아가려고 했겠지만, 보다시피... [이세계 멸망 갤러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대흥갤 1위] - ㅅㅂ 하나밖에 없으면서 1위는 뭔 - 이런 갤러리 하나 더 있었으면 진짜 그게 종말이지 ㅋㅋ - 마수들도 갤러리 있는 거 아님? ㄴ 바깥갤? ㄴ ㅋㅋㅋ ㅅㅂ 이름 병신같네 “여기나 전생이나 갤러리는 다 똑같으니까.” 상점 덕에 딱히 불편함도 없었다. 물론 세상의 멸망을 바라는 마수들이 있기야 한데... 막아내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상점/카테고리/핵] 단지 이걸 사는 일은 없길 바랄 뿐이었다. “그럼 펠리시만 영향을 받은 건가?” [특정 대상이 영향을 받았습니다.] [상점/카테고리/핵 열람이 가능해집니다.] 내가 처음 핵 카테고리를 열람하려 하자 나타났던 경고문이 기억났다. 특정 대상이 영향을 받을거라던 소리. 하지만 여태껏 반응한 건 펠리시뿐이었다. 그럼 특정 대상이라는 게 펠리시 뿐인건가? 이만 상점을 덮고 갤러리로 돌아왔을 때, 나는 곧 그 해답을 알 수 있었다 [개념글: “두려워하라”] (싸우다 말고 굳어버린 마수 무리 짤) (패닉 상태가 되어 혼배백산 달아나는 짤) 드디어 힘의 차이를 깨달은 건가? [추천1021] [비추천13] - ?? 쟤네 어디감? - 마수가 후퇴하는 건 첨 보네 - 어 나도 그러던데? ㄴ 1점 ㄴ (마수가 굳어 있다 도망치는 짤) ㄴ ㅅㅂ 이왜진? “엥?” 핵 카테고리를 열람한 순간. 마수들이 단체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 [제목: 이거 뭔 현상임??] 일단 본인 바다에 살고 있음 니들이 말하는 깡촌은 아니고 그냥 어느 땅에도 속하지 않은 ㄹㅇ 바다 근처에 사는 오지붕이다 말그대로 갤러리 상점 원툴 마을인데 (한방중에 보이는 붉은 마수 적안 짤) 며칠전에 우리 마을에도 마수들이 단체로 쳐들어왔다 ㅅㅂ 심지어 우리 마을 대부분이 어르신들이라, 며칠 막다가 진짜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이게 뭔일이냐? (마수들이 혼비백산 흩어지는 짤) (바다 속으로 몸을 던지는 짤) (닫힌 균열에 대고 머리를 박는 짤) 얘네 갑자기 한 1분 정도 그대로 굳어있더니, 짤처럼 미쳐 날뛰기 시작함 덕분에 진짜 다 죽기 직전에 구사일생하긴 했는데... ㅅㅂ 뭐지? 마수들이 갑자기 이상해졌다. 즉슨 높은 폭력성으로 사람들을 죽이려 들던 마수들이, 도망치기 시작한 것이다. 대다수는 닫힌 균열을 향해 끈임없이 머리를 박는다던가. 도망치다가 앞을 못 봐 절벽이나 바다로 몸을 던지기까지 했으니. - 마수들이 도망가는 이유 분석...jpg - 얘네 도망치다가 자멸하는데? - ??? 이게 무슨 현상임 “음...” 사실대로 말할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게, 도시 하나 날릴 수 있는 무기 열람했다가 저러는 거 같다고 할 순 없으니. 말하는 순간, 펠리시처럼 사람들이 혼란에 잠길 게 뻔하다. “아니, 차라리 그렇기만 하면 다행이지.” 예전 아드리안 사태처럼 날 죽이려고 한다거나, 납치하려들지도 모르지. 그래서 내가 선택한 반응은 무반응이었다. 주딱*: (몰?루 콘) 설마 영향을 받는다던 게 마수까지 받을 줄은 몰랐지만. 결론적으로 봤을 땐 오히려 잘된 일이었다. 안그래도 최근 잦은 웨이브 현상으로 이곳저곳 앓는 종족이 많았다. 아니면 다크엘프처럼 숨어 지내는 종족도 있었고. “오히려 잘 됐네.” 마수들이 도망치거나 자멸하고 있으니 잘 된 거 아니냐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마수가 잠잠할 즘이면 항상 내부적으로 문제가 터지곤 했으니. - 이거 주딱이 한 거 아님? - 솔직히 주딱 의심스러우면 개추 ㅋㅋ - 아 ㅋㅋ 이번엔 너무 노골적이었다 이상한 음모론들이 머리를 들이밀기 시작했다. [제목: 이번 사건이 상당히 의심스러운 이유] (대전쟁 당시 짤) (다양한 모습의 균열 짤) 항상 의심스럽긴 했음 주딱은 왜 진작 대전쟁 전에 나타나지 않았나? 왜 하필이면 멸망 위기에 갤러리와 함께 주딱이 나타났는가? 주딱은 왜 균열을 부수지 못하는가? 생각해보셈, 사건이 터질 때마다 나타나서 해결했는데 왜 진작 대전쟁 때는 안 나타났고, 왜 근본적 문제인 균열은 못 없엠? 그래서 생각한건데, 정답은 바로 ‘일부러 방치한다’ 임 그럼 왜? 바로 갤러리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기 위해서임 대전쟁 때 어쨌든간에 한 번 막아냈으니, 아예 그런 반항도 못하게 하려고 ㅇㅇ 갤러리에 의존한 상태로 대전쟁이 터지면? 그때 주딱이 사라지면 종족들은 구심점을 잃고 쉽게 멸망할 테니까 ㅇㅇ [추천1] [비추천12] - 지랄 ㄴ - 진짜 왜 이런 글들은 하나같이 유동닉임? - 에라이, 차라리 지구가 평평하다고 해라 ㅋㅋ ㄴ 이게 분탕글은 맞는데, 지구가 평평한 것도 맞다 ㅇㅇ ㄴ 지구가 평평하지, 그럼 동그랗냐? 어휴 ㄴ ??? 물론 이런 글들은 처음에는 비추 폭탄을 맞고 사그라들었다. 흔한 어그로 똥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 여긴 것이다. 하지만 원래 어그로의 성공은 꾸준함에 있었다. 끊임없이,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 너무 갤러리를 믿진 마라 ㅇㅇ - 갤러리 ← 이새끼가 제일 의심스러움 - 니들은 아직도 모르겠냐? 아직도 마냥 좋다고 주딱을 빤다고? [제목: 어휴 병신들아 ㅋㅋ] 갤러리 존재 자체가 의심스럽고 수많은 의심 증거들이 많은데 아직도 좋다고 갤러리 빠냐? 그러다 뒤통수 거하게 당해봐야 정신차릴거냐? (콜라, 치킨, 욕조 짤) 물론 상점 물품 좋지 나도 이거 없으면 멀쩡히 살아갈 자신 없음 (주딱 상상도 그림 짤) 물론 주딱 예쁘지 하프엘프 미소녀 대마법사 주딱을 어떻게 안 빨 수 있겠음? 하지만 이젠 진짜 정신 차려야 한다 뒤늦게 통수 당했을 땐 후회해도 늦는다 ㄹㅇ [추천412] [비추천503] - 어 ㅅㅂ 그런가...? - 계속 듣다보니 그런 거 같기도 하고 - 생각해보면 상점 물품들이 다 어디서 나오는지도 궁금함 ㄴ 작성자) (눈을 떴구나 성직자 콘) ㄴ 작성자) 그거 막말로 다 바깥에서 들여오는 걸 수도 있음 갤러리는 기본적으로 도파민 덩어리였다. 하루에 샐 수도 없는 이슈와 떡밥들이 넘치며, 조금 더 욕망에 충실해 헤어나오기 어려운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그만한 단점도 존재했다. “가짜뉴스네.” 카더라통신, 어디서 들었는데 등등. 전생에서도 쉴 새 없이 자주 일어났던 일종의 연례행사처럼 열리던 문제였다. 바로 사이버 마녀사냥, 가짜뉴스인 것이다. 실제로 이것에 대상이 되어 갤탈을 하거나 피폐해진 갤럼들은 수도 없이 많았다. 당연히 언젠가 나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리란 짐작은 해볼 수 있었다. “생각보다 늦었네.” 그래서 놀라거나 당황하기보단, 오히려 무덤덤하게 반응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늦은 등장에 오히려 조금 놀라울 지경이었으니. 다만 분탕들이 몰랐던 게 있다면, 나는 반평생을 갤러리에 바쳤던 미친 갤창이라는 것. 이런 고닉 사냥이야 샐 수도 없이 당해봤고, 대처법 또한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으니. [공지: 본인 등장] 작성자: 주딱* ㅎㅇ [추천7964] [비추천4021] - ㅎㅇ 같은 소리하네 ㅋㅋ - 주딱아 ㄹㅇ 해명해라 - 난 그렇게 안 봤는데 존나 실망이다 - ㅅㅂ 그럼 그럴 줄 알았지 에휴 - 진짜진짜 믿고 싶은데... 주딱님 ㅠㅠ 제발 뭐라도 말해봐요 ㅠㅠ 일부러 며칠동안 방치하자 생각보다 꽤 많은 갤럼들이 선동에 휘말려 있었다. 부정적인 댓글 비율이 꽤 높아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조용히 시스템에 손을 가져갔다. [정말 ‘주딱의 장터’를 폐쇄하시겠습니까?] “정상화 들어가야겠지?” 주딱 사냥에 대한 대처법, 그중 첫 번째를 실행할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