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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탑을 향한 나는 망설임 없이 10층으로 향하는 문을 열었다.
보스전이라 해도 이제는 두렵지 않았다.
개안 스킬을 얻고 난 뒤의 나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으니까.
[탑 10층(EXTREME)에 진입합니다.]
눈앞의 풍경은 9층까지와는 확연히 달랐다.
넓게 펼쳐진 초원도, 축축한 동굴도 아니었다.
10층의 무대는 거대한 돌로 지어진 투박한 원형 경기장.
마치 고대의 콜로세움을 연상시키는 공간이었다.
그리고 경기장 한가운데. 돌로 된 왕좌에 한 놈이 앉아 있었다.
지금까지 봐온 오크와는 차원이 다른 덩치.
온몸을 뒤덮은 흉터와 위압적인 뼈 갑옷. 그리고 무릎 위에 놓인, 사람의 상반신만 한 거대한 양날 도끼까지.
딱 봐도 평범한 오크가 아니었다.
나는 녀석에게 오크 대족장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기로 했다.
놈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붉은 눈이 나를 꿰뚫었다.
나는 침착하게 양손을 펼쳤다.
“모래늪.”
내 발밑의 돌바닥이 부서지며 모래가 솟구쳤다.
곧바로 모래토템을 시전.
이번엔 평소보다 사이즈를 키워, 2m짜리 분신을 만들었다.
그도 그럴게, 저 녀석이 한번 휘두르면 보통 토템은 작살날 것 같거든.
모래는 순식간에 뭉쳐져 나와 똑같이 생긴 분신 두 개를 만들어냈다.
나는 분신들에게 손가락을 넣고 의식을 연결했다. 녀석들이 내 의지에 따라 입을 열었다.
“여긴 우리 구역이다.”
“그래, 당장 꺼져.”
내 모습을 한 모래 인형 둘이 양쪽에 서서 건방지게 팔짱을 끼고 말했다. 제법 폼이 났다.
하지만 오크 대족장은 코웃음조차 치지 않았다.
녀석은 그저 묵묵히 왕좌에서 일어나, 거대한 도끼를 어깨에 짊어졌다.
“크워어어어어어!”
건물 전체를 뒤흔드는 듯한 포효.
놈이 땅을 박차는 순간, 경기장 전체가 울렸다. 돌진하는 모습이 마치 대형 트럭 같았다.
나는 즉시 분신을 앞으로 내보냈다.
정면으로 부딪치는 것은 무리.
시간을 버는 것이 목적이었다.
하지만 놈의 속도는 내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었다.
분신이 반응하기도 전에, 거대한 도끼가 섬광처럼 공중을 갈랐다.
콰득!
모래 분신의 허리가 두 동강 났다. 단 한 방이었다.
“무슨 공격력이야 저건….”
나는 남은 분신 하나를 조종해 옆으로 파고들게 했다.
놈의 옆구리를 노리는 것이다.
동시에 나는 뒤로 물러서며 모래 탄환을 쏘아 올렸다.
모래늪에서부터 수십 발의 탄환이 빗발처럼 오크 대족장을 향해 날아갔다.
슈슈슈슉-!
오크는 옆에서 달려드는 분신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도끼를 거대한 방패처럼 휘둘러 탄환을 막아냈다.
카카카캉!
금속이 긁히는 불쾌한 소음과 함께 대부분의 탄환이 튕겨 나갔다.
지금까지는 두꺼운 방패도 박살을 내버렸던 모래 탄환이다.
그걸 수십 개를 쳐내도 말짱하다고?
저 무기, 심상치가 않다.
그나마 몇 발이 놈의 갑옷에 박혔지만, 깊이 파고들지는 못했다.
그사이, 옆으로 파고든 분신이 놈의 다리를 붙잡고 늘어졌다.
“워어!”
오크는 귀찮다는 듯 발을 한 번 휘둘렀다.
분신은 그대로 축구공처럼 뻥 차여나가 경기장 벽에 부딪혀 산산조각이 났다.
두 개의 분신이 단 몇 초 만에 허무하게 사라졌다.
나는 식은땀을 흘리며, 비상용으로 들고 온 모래주머니를 바닥에 부었다.
내 앞에 모래 토템 2개분의 모래가 쌓였다.
저 멀리 흩어진 모래까지 싹 긁어모아 다시 토템을 소환했다.
이번에는 전력을 다해 네 개를 동시에 만들었다.
다행히 마나는 넉넉하게 남아있었다.
네 개의 분신이 동시에 사방에서 오크에게 달려들어, 그 두꺼운 다리를 붙잡고 늘어졌다.
“이 돼지 새끼….”
“…놓치지 않는다.”
내 모습을 한 모래 인형 넷이 각기 다른 목소리로 외치며 놈을 끌어안았다.
과연 놈이라도 네마리를 동시에 떨쳐내는 것은 무리인지, 제자리에서 도끼를 휘두르며 토템의 머리를 하나씩 박살을 내고 있었다.
그 틈을 타 나는 다시 한번 탄환을 준비했다.
이번에는 단순한 탄환이 아니었다.
개안을 통해 얻은 마력을 총동원했다.
모든 마력을 끌어모아 단 한 발에 담아야 한다.
나는 한 팔로 다른 팔을 지탱했다.
내가 몸을 모래로 만들 수 있는 최대 범위.
오른팔 전체가 굵고 길쭉한 탄환으로 변한다.
학교 운동장을 박살을 낼까 봐 걱정스러워서 구상만 하고 실험해보진 못한 마법.
나는 길쭉한 탄환을 서서히 회전시켰다.
내 팔 위에서 회전하는 탄환은 이전의 것들과는 차원이 다른 위압감을 뿜어냈다.
탄환이라기보다는 말뚝, 파일 벙커에 가까운 모양.
오크 대족장도 그 위험을 감지한 모양이었다.
놈은 몸에 매달린 분신들을 미친 듯이 떨쳐내며 포효했다.
분신들이 하나둘 터져나갔지만, 나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지금이다.
놈이 마지막 분신을 도끼로 내려찍는 순간.
무방비하게 노출된 심장을 향해, 나는 혼신의 힘을 담은 탄환을 발사했다.
퍼어어엉-!
경기장을 뒤흔드는 굉음과 함께, 오크 대족장의 가슴팍에서 거대한 구멍이 뚫렸다.
오크 대족장의 붉은 눈이 믿을 수 없다는 듯 크게 뜨였다.
탄환은 그대로 경기장의 벽까지 날아갔다.
콰아아앙!
경기장의 한쪽 벽이 힘없이 붕괴한다.
“크어억….”
오크 대족장의 거대한 몸뚱이가 천천히 앞으로 쓰러졌다.
흙먼지가 자욱이 일며, 짧지만 힘겨웠던 전투가 끝났다.
“하아….”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가쁘게 숨을 몰아쉬었다.
온몸의 마력이 바닥난 상태였다.
그때, 익숙하면서도 낯선 메시지가 떠올랐다.
[오크 대족장이 당신을 기억합니다.]
“아, 씨. 불길한 메시지 뭐야 이거.”
찜찜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마치 다음을 기약하는 듯한 불길한 메시지.
나는 애써 그 메시지를 무시하며 오크가 쓰러진 곳으로 다가갔다.
보스가 쓰러진 자리에는 아이템이 하나 떨어져 있었다. 놈이 사용하던 거대한 양날 도끼였다.
[오크 대족장의 전투 도끼]
[등급 : 유니크]
[공격 시 5% 확률로 입힌 피해의 10%만큼 체력 흡수]
[힘 +30]
“피흡에다가 스탯 30? 엄청난데.”
유니크 등급답게 옵션은 굉장히 좋았다.
“읏차.”
나는 도끼를 양손으로 들어 올렸다.
묵직한 무게감이 팔에 전해졌다.
그러나 차곡차곡 쌓아온 올스탯 보너스 덕에 못 들 정도의 무게는 아니었다. 힘은 충분했다.
나는 다시 없는 마력을 쥐어짜내 모래 분신을 하나 소환했다.
그다음, 분신에게 도끼를 집어 들게 했다. 분신 역시 휘청거림 없이 안정적으로 도끼를 쥐었다.
좋아, 일단 쓰는 건 가능하구나.
나는 분신을 조종해 도끼를 휘둘러보게 했다.
휙-
허공을 가르는 소리는 묵직했지만, 그뿐이었다.
문외한인 내가 봐도 동작이 엉성하기 짝이 없었다.
무게 중심은 마구 흔들렸고, 공격 궤도도 엉망이었다.
마치 어린아이가 어른용 망치를 휘두르려는 듯한 어설픈 몸짓.
“이건 안 되겠네.”
나는 짧은 탄식을 내뱉었다.
분신은 나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 할 뿐이다. 나의 지식과 경험이 분신의 한계였다.
그리고 나는 평생 도끼는커녕 제대로 된 연장 한번 잡아본 적 없는 방구석 백수.
전투의 센스라고는 눈곱만큼도 없었다.
이런 내가 조종하는 분신이 도끼를 제대로 쓸 리가 만무했다.
결국 나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네. 이건 팔아야겠다.”
무엇보다 이런 무식하게 큰 도끼를 들고 다니면 어그로가 너무 심하게 끌릴 터였다.
지금처럼 조용히 탑을 오르는 것은 불가능해진다.
“하아…. 그 아저씨를 또 봐야 해?”
나는 한숨을 쉬며 브로커 아저씨를 떠올렸다.
묘한 감정을 느끼게 한 아저씨를 다시 만나야 한다는 사실이 영 내키지 않았다.
[탑을 나가시겠습니까? Y/N]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 넓은 경기장 어딘가에 5층처럼 히든 피스가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더 탐색하지 않기로 했다.
미친 마법사를 또 만나서 팔이 뜯기는 경험은 사양이었다.
게다가 마법 갤러리 유저들도 10층의 히든피스는 모르는 것 같았고.
나는 망설임 없이 Y를 선택했다.
탑을 빠져나오는 익숙한 감각과 함께, 내 눈앞에 새로운 창이 떠올랐다.
[10층 달성 특별 보상이 지급됩니다!]
“어라? 이런 것도 있었나?”
아무래도 10층 단위로 특별 보상을 주는 모양이었다. 보상의 내용은 단순했다.
[보상 : 골드 스킬북]
골드 등급? 나쁘지는 않다.
남들은 절하면서 받겠지만 무려 플래티넘 스킬이 있는 내게는 그저 그럴 뿐.
“슬슬 적당한 공격기나 하나 먹었으면 좋겠는데….”
모래 탄환의 한계를 슬슬 느껴가고 있는 지금이었다.
그때, 연달아 새로운 알림이 떠올랐다.
[난이도 EXTREME의 최초 클리어자입니다!]
[최초 클리어 보너스가 적용됩니다!]
[스킬북의 등급이 상승합니다!]
번쩍이는 빛과 함께, 금색 스킬북이 눈부신 백금색으로 변했다.
“어? 이게 여기에 적용된다고?”
특별 보상에도 클리어 보너스가 적용될 줄은 몰랐다.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설마.
“어어어어?”
[랭킹 1위 보너스가 적용됩니다!]
[스킬북의 등급이 상승합니다!]
내 예상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백금색으로 빛나던 스킬북이, 이제는 형용할 수 없는 무지갯빛으로 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미쳤다….”
A급인 냉장고.
그녀조차도 하나밖에 없다던 레인보우 등급 스킬.
그것이 10층에 떠버린 것이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허공에 뜬 스킬북을 향해 핸드폰을 겨눴다.
이 역사적인 순간을 인증샷으로 남겨야만 했다.
찰칵, 찰칵 소리가 연달아 울렸다.
“이거 인증하면 바로 차단각인데… 어차피 나 차단못하잖아?”
돈이 아무리 많고, 템이 아무리 좋아도 뭐하는가.
진짜 가치는 사회적인 관계에서 오는 것이다.
즉, 득템을 했으면 자랑을 해야 비로소 제 값어치를 한다는 소리.
기만질을 할 생각에 벌써부터 즐겁다.
사진 촬영을 마친 뒤, 나는 경건한 마음으로 무지갯빛 스킬북을 향해 손을 뻗었다.
무지갯빛이라 그런지 손맛부터 다른 것 같다.
손끝에 닿는 감촉이 예사롭지 않았다.
스킬북이 빛가루가 되어 내 몸으로 스며들었다. 나는 기대감에 차올라 스킬 정보를 확인했다.
[적응형 스킬 : 풍화(風化)]
“이름만 들어도 진짜 때깔이 다르네 이건….”
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