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itial commit: Novel Agent setup
- Add 3 AI agents (writing, revision, story-continuity specialists) - Add 4 slash commands (rovel.create, write, complete, seed) - Add novel creation/writing rules - Add Novelpia reference data (115 works, 3328 chapters) - Add CLAUDE.md and README.md 🤖 Generated with [Claude Code](https://claude.com/claude-code) 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This commit is contained in:
368
content/references/novelpia/370230/19.md
Normal file
368
content/references/novelpia/370230/19.md
Normal file
@@ -0,0 +1,368 @@
|
||||
|
||||
오늘도 탑으로 출근을 한다.
|
||||
|
||||
보스층은 반복이 안되기 때문에 16층을 선택.
|
||||
|
||||
오늘의 목표는 단 하나.
|
||||
|
||||
로브의 성능을 실험해 보는 것.
|
||||
|
||||
게다가 슬슬 레벨도 오를 때가 되었다.
|
||||
|
||||
못해도 다음 층에는 레벨업을 할 것 같았다.
|
||||
|
||||
[16층(EXTREME)에 입장하셨습니다.]
|
||||
|
||||
익숙하게 탑에 들어서자, 역시나 나를 반기는 것은 지긋지긋한 정글의 풍경.
|
||||
|
||||
“휴, 또 정글이야….”
|
||||
|
||||
이제는 지겹다 못해 정겨울 지경이었다.
|
||||
|
||||
매 층 올라갈수록 답답한 공기가 강해지고 있는 정글.
|
||||
|
||||
11층부터 이어진 이 환경이 이제 겨우 절반이 지났다고 생각하자 눈앞이 캄캄했다.
|
||||
|
||||
이번 층에는 조금 다른 점이 있긴 했다.
|
||||
|
||||
정글 깊숙한 곳에서부터 들려오는 기분 나쁜 소리였다.
|
||||
|
||||
쉭, 쉭, 하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 빠르게 풀숲을 스치는 소리.
|
||||
|
||||
이윽고 내 앞 풀숲이 거칠게 흔들리더니, 처음 보는 몬스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
||||
|
||||
“리자드맨이네.”
|
||||
|
||||
인간과 파충류를 반반 섞어놓은 듯한 외형.
|
||||
|
||||
초록색 비늘로 뒤덮인 몸은 단단해 보였고, 양손에는 날카로운 뼈 창이 들려있었다.
|
||||
|
||||
수는 다섯.
|
||||
|
||||
놈들은 혀를 날름거리며 달려들기 시작했다.
|
||||
|
||||
“리자드맨이 혀 낼름거리면 진짜 화난 거라는데.”
|
||||
|
||||
하지만 이제 이런 잡몹 따위가 나를 위협할 단계는 넘어섰다.
|
||||
|
||||
나는 효율충이 되기로 했다.
|
||||
|
||||
“사막화.”
|
||||
|
||||
내 발밑을 중심으로 건조한 모래가 순식간에 늪지를 집어삼켰다.
|
||||
|
||||
리자드맨들이 잠시 주춤하는 사이, 나는 다음 스킬을 준비했다.
|
||||
|
||||
“모래 토템.”
|
||||
|
||||
소환한 토템의 수는 스물.
|
||||
|
||||
평소보다 몇 배는 넘는 숫자.
|
||||
|
||||
사막 위로 길쭉한 장승같은 모래 기둥들이 솟아올랐다.
|
||||
|
||||
나는 손끝을 살짝 허물어 모래로 만든 뒤, 각 토템에 신체 일부를 섞어 넣었다.
|
||||
|
||||
그러자 기둥이었던 토템들이 서서히 내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
||||
|
||||
내 앞에 나와 똑같이 생긴 스무 명의 모래 분신이 도열했다.
|
||||
|
||||
원래라면 절대로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숫자의 분신.
|
||||
|
||||
문득 지난번 15층 보스전이 떠올랐다.
|
||||
|
||||
거대 골렘과 다수의 분신을 동시에 조종하다가 뇌에 과부하가 왔던 기억.
|
||||
|
||||
그때는 머리가 터져버리는 줄 알았다.
|
||||
|
||||
하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
||||
|
||||
나는 낑낑거리며 레전더리 로브를 꺼내 입었다.
|
||||
|
||||
“으, 진짜 너무 크네.”
|
||||
|
||||
어린아이의 몸.
|
||||
|
||||
성인 남성에게도 살짝 큰 듯한 로브가 맞을 리 없었다.
|
||||
|
||||
“수선을 맡길 수도 없고….”
|
||||
|
||||
나는 투덜거리며 로브의 유일한 옵션을 사용했다.
|
||||
|
||||
스탯 보너스 하나 없이, 옵션이라고는 달랑 한 문장뿐인 로브.
|
||||
|
||||
[인공 마나 코어 제조.]
|
||||
|
||||
나는 로브에 깃든 마법을 활성화시켰다.
|
||||
|
||||
마치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마법처럼, 새로운 스킬의 사용법이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
||||
|
||||
나는 눈앞의 모래 분신들을 향해 손을 뻗었다.
|
||||
|
||||
“인공 마나 코어, 부여.”
|
||||
|
||||
분신들의 몸 위에 푸른빛을 내는 마력의 회로가 새겨졌다.
|
||||
|
||||
마치 인간의 혈관처럼 정교하게 흐르기 시작하는 마력.
|
||||
|
||||
그리고 그 중심, 심장이 있어야 할 위치에는 밝게 빛나는 인공 핵이 생성되었다.
|
||||
|
||||
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분신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
||||
|
||||
“좋아. 모두 공격!”
|
||||
|
||||
내가 일일이 움직임을 조작하지 않았음에도, 분신들이 알아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
스무 명의 분신이 각자 리자드맨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
||||
|
||||
1대 4의 싸움. 질 리가 없었다.
|
||||
|
||||
“역시 사냥은 자동사냥이지.”
|
||||
|
||||
나는 마음 편하게 한발 물러나, 내 분신들이 사냥해 오는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봤다.
|
||||
|
||||
이제 극한의 날먹 사냥 체제가 완성된 셈.
|
||||
|
||||
“… 응?”
|
||||
|
||||
그러나 뭔가 이상했다.
|
||||
|
||||
분신들의 움직임이 너무나 엉성했다.
|
||||
|
||||
한 놈은 달려가다 제 발에 걸려 넘어졌고, 다른 놈은 주먹을 휘두르다 허공만 갈랐다.
|
||||
|
||||
모래 탄환을 쏘려고 시도했지만 발사가 되지 않아 허공에 시늉만 하고 있는 녀석도 하나.
|
||||
|
||||
리자드맨의 공격을 피하지도 못하고 정통으로 얻어맞는 놈까지 있었다.
|
||||
|
||||
퍽!
|
||||
|
||||
뼈 창에 맞은 분신의 가슴이 뻥 뚫리며 모래가 쏟아져 나왔다.
|
||||
|
||||
“아니, 저걸 왜 맞아줘?”
|
||||
|
||||
나는 혀를 찼다.
|
||||
|
||||
아무래도 내 기대가 너무 컸던 모양이다.
|
||||
|
||||
결국 보다 못한 내가 직접 나섰다.
|
||||
|
||||
“에이, 진짜 쉽게 쉽게 가질 못하네.”
|
||||
|
||||
나는 모래 탄환을 쏴 리자드맨을 가볍게 정리했다.
|
||||
|
||||
순식간에 전세가 역전되었다.
|
||||
|
||||
애초에 이 녀석들은 이제 백 마리가 몰려와도 내 상대가 안된다.
|
||||
|
||||
나는 박살난 분신들을 회수하고, 아직 살아남은 리자드맨 몇 마리를 모래 감옥에 가둬버렸다.
|
||||
|
||||
훈련용 샌드백이 필요했다.
|
||||
|
||||
나는 남아있는 멀쩡한 분신들을 일렬로 세웠다.
|
||||
|
||||
손에는 적당히 모래로 만든 창 하나씩을 들려준 채였다.
|
||||
|
||||
“자, 잘 봐. 공격은 이렇게 하는 거야.”
|
||||
|
||||
나는 앞을 향해 팔을 뻗는 시늉을 했다.
|
||||
|
||||
내 동작에 맞춰 분신들도 어설프게 창을 뻗었다.
|
||||
|
||||
휘적휘적. 흐느적흐느적.
|
||||
|
||||
힘이라고는 조금도 실리지 않은, 흐물거리는 움직임.
|
||||
|
||||
절도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
||||
|
||||
“…이번엔 방어!”
|
||||
|
||||
나는 창으로 방어 자세를 취했다.
|
||||
|
||||
분신들은 그마저도 제대로 따라 하지 못하고 흐물흐물 무너져 내렸다.
|
||||
|
||||
나는 이마를 짚었다.
|
||||
|
||||
정신이 어지러웠다.
|
||||
|
||||
이게 정말 내 분신이란 말인가?
|
||||
|
||||
“생각해 보니 이거, 10층에서도 이랬었지….”
|
||||
|
||||
10층에서 나는 모래 분신에게 도끼를 들려주고 사용하게 했었다.
|
||||
|
||||
그러나 분신들이 내 경험을 벗어나지 못하는 바람에, 전투 능력이라곤 없어서 포기했었지.
|
||||
|
||||
이번엔 자동 운전 ai를 탑재해서 좀 나아지려나 했더니, 여전히 바보였다.
|
||||
|
||||
아무래도 스킬이 지식과 경험까지 제공해 주지는 못하는 모양.
|
||||
|
||||
“아니, 이렇게 끝날 수는 없어.”
|
||||
|
||||
집으로 돌아온 나는 곧장 컴퓨터를 켰다.
|
||||
|
||||
그리고 마법사 갤러리에 조언을 구하는 글을 올렸다.
|
||||
|
||||
[제목: 소환수 지능 어떻게 올림?]
|
||||
|
||||
작성자: ㅇㅇ(D55.555)
|
||||
|
||||
분신들 이제 자율 운전 탑재함.
|
||||
|
||||
이제 진짜 소환수라고 봐도 될 듯?
|
||||
|
||||
근데 너무 멍청해서 전투를 못해….
|
||||
|
||||
소환수 훈련 시키는 법, 뭐 그런 거 없냐?
|
||||
|
||||
ㄴ 마법은화력 : 골렘 계열은 원래 지능 낮음.
|
||||
|
||||
ㄴ 냉장고 : 소환수는 내가 좀 알지.
|
||||
|
||||
ㄴ 냉장고 : 평소에도 계속 꺼내놓고 네가 하는 행동을 보게 해. 그러다 보면 조금씩 학습할 거임.
|
||||
|
||||
냉장고의 댓글은 명쾌했다.
|
||||
|
||||
계속 데리고 다니면서 학습시켜라?
|
||||
|
||||
“그거 괜찮네.”
|
||||
|
||||
나는 곧바로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
||||
|
||||
내 키와 비슷한 크기의 모래 분신 하나를 소환했다.
|
||||
|
||||
가뜩이나 어질러진 좁은 원룸이 순식간에 꽉 차는 느낌이었다.
|
||||
|
||||
“좋아. 이제 집안일이라도 시키면서 학습을 시켜볼까….”
|
||||
|
||||
나는 분신에게 인공 마나 코어를 부여하고 명령을 내렸다.
|
||||
|
||||
“야, 저기 설거지부터 좀 해봐.”
|
||||
|
||||
분신은 내 말을 들은 건지,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
||||
|
||||
그러더니 방 안을 한번 쓱 둘러보고는, 망설임 없이 내 침대로 걸어가 벌러덩 누워버렸다.
|
||||
|
||||
“…지금 뭐 하는 거야?”
|
||||
|
||||
내 물음에 분신은 대답 대신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봤다.
|
||||
|
||||
피식-.
|
||||
|
||||
모래로 된 얼굴에 떠오른 것은 명백한 비웃음이었다.
|
||||
|
||||
“이 새끼가…?”
|
||||
|
||||
감히 소환수 주제에 자아를 가졌다고 까불어? 넌 사형이다.
|
||||
|
||||
나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분신을 다시 모래로 되돌려버렸다.
|
||||
|
||||
바닥에 흩어지는 모래를 보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
||||
|
||||
“후우, 열받네….”
|
||||
|
||||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
||||
|
||||
나는 다시 모래를 뭉쳐 새로운 분신을 만들었다.
|
||||
|
||||
이번에는 제대로 된 놈이길 바라며, 다시 한번 마나 코어를 부여했다.
|
||||
|
||||
“자, 이번엔….”
|
||||
|
||||
내가 무슨 일을 시킬까 고민하는 사이, 새로 태어난 분신이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
나는 녀석이 어디로 가는지 유심히 지켜봤다.
|
||||
|
||||
분신이 향한 곳은 내 컴퓨터 책상 앞이었다.
|
||||
|
||||
녀석은 자연스럽게 게이밍 의자에 앉더니, 키보드와 마우스를 잡았다.
|
||||
|
||||
‘…뭘 하려는 거지?’
|
||||
|
||||
나는 충격에 빠진 채 그 모습을 지켜봤다.
|
||||
|
||||
녀석은 익숙한 손놀림으로 컴퓨터를 켰다.
|
||||
|
||||
그리고 바탕화면에 있는 브라우저를 실행하더니, 즐겨찾기 목록에서 무언가를 클릭했다.
|
||||
|
||||
화면에 나타난 것은 너무나도 익숙한 사이트였다.
|
||||
|
||||
헌터 갤러리.
|
||||
|
||||
“야, 이 미친년아!!”
|
||||
|
||||
나는 이번에도 분신을 가차 없이 모래로 되돌려버렸다.
|
||||
|
||||
나는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
||||
|
||||
정신적인 충격이 너무 컸다.
|
||||
|
||||
그러다 문득, 한 가지 끔찍한 사실을 깨달았다.
|
||||
|
||||
“설마 이 자식들…. 내가 평소 하는 행동을 따라 하는 거야?”
|
||||
|
||||
그렇다면 전부 말이 됐다.
|
||||
|
||||
첫 번째 분신이 침대에 누운 이유.
|
||||
|
||||
두 번째 분신이 갤질을 시작한 이유.
|
||||
|
||||
그것은 모두 내가 평소에 집에서 하는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
||||
|
||||
침대에 누워있거나, 컴퓨터 앞에 앉아서 갤질을 하는 것.
|
||||
|
||||
그것 말고는 이 녀석들이 학습할 만한 내 행동이 없었다는 소리다.
|
||||
|
||||
갑자기 내 삶에 대한 깊은 반성이 밀려왔다.
|
||||
|
||||
“아니야, 내가 그렇게 쓰레기일 리가 없어….”
|
||||
|
||||
해결책을 찾아야만 했다.
|
||||
|
||||
내 인간성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
||||
|
||||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한 가지 묘안을 떠올렸다.
|
||||
|
||||
컴퓨터를 다시 켠 나는 너튜브를 실행했다.
|
||||
|
||||
그리고 검색창에 실전 격투술이나 검술 같은 단어를 입력했다.
|
||||
|
||||
수많은 영상 중에서 가장 그럴싸해 보이는 것을 골라 전체 화면으로 재생했다.
|
||||
|
||||
화면 속에서는 건장한 남자가 화려한 발차기와 주먹질을 선보이고 있었다.
|
||||
|
||||
나는 다시 한번 모래 분신을 만들었다.
|
||||
|
||||
“자, 똑바로 봐. 저렇게 움직이는 거야.”
|
||||
|
||||
분신은 화면 앞에서 미동도 없이 영상을 시청하기 시작했다.
|
||||
|
||||
그 모습은 꽤나 진지해 보였다.
|
||||
|
||||
‘좋아, 이번엔 효과가 있는 것 같군.’
|
||||
|
||||
나는 안심하고 잠시 자리를 비우기로 했다.
|
||||
|
||||
출출해진 배를 채우기 위해 근처 편의점에나 잠시 다녀올 생각이었다.
|
||||
|
||||
“갔다 올 동안 딴짓하지 말고 열심히 배우고 있어라.”
|
||||
|
||||
나는 분신에게 단단히 이르고 집을 나섰다.
|
||||
|
||||
그리고 10분 뒤, 양손 가득 간식을 사 들고 돌아왔을 때.
|
||||
|
||||
나는 내 눈을 의심해야 했다.
|
||||
|
||||
모니터에서는 더 이상 격투술 영상이 나오고 있지 않았다.
|
||||
|
||||
대신 온갖 자극적인 썸네일과 효과음으로 가득한 영상이 빠르게 재생되고 있었다.
|
||||
|
||||
[탑에서 발견된 최악의 몬스터 TOP 5!]
|
||||
|
||||
[1시간만 들어도 마법사가 되는 주파수]
|
||||
|
||||
내가 틀어줬던 교육 영상은 꺼버리고, 쓰레기 같은 유튜브 영상을 시청중인 분신.
|
||||
|
||||
나는 들고 있던 편의점 봉투를 바닥에 떨어트리고야 말았다.
|
||||
|
||||
갈 길이 너무나도 멀게만 느껴졌다.
|
||||
Reference in New Issue
Block a user